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59)
059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시드니 북쭉의 해안도시 뉴캐슬을 연고지로 하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제츠 FC(Newcastle United Jets FC)의 홈구장 맥도널드 존스 스타디움은 3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이다.
유수의 거대 구장과 비교하면 부족하지만 결코 적지 않은 수용량을 자랑하는 이 구장은 오늘 대한민국과 스페인의 경기를 맞이하여 다양한 사람들로 벅적이고 있었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사 엘 문도 데포르티보의 미켈 메리노 역시 그 중 한명이었다.
‘많이도 왔구만. 저 억양은 마드리드 쪽이고. 저쪽은 안달루시아 쪽인가. 고작 한국이랑 하는 경기에도 이렇게 모이는 걸 보면 황금세대에 대한 기대가 크긴 큰 모양이야.’
엘 문도 데포르티보(El Mundo Deportivo).
보통 문도 데포르티보로 불리는 이 스포츠 신문은 스페인 내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언론사이자 대표적인 친 바르셀로나 언론 중 하나로 꼽힌다.
미켈 메리노는 주섬주섬 카메라와 수첩, 필기구를 꺼내들었다.
요즘은 경기를 보며 노트북으로 실시간 기사 작성을 한다지만 60대인 미켈에겐 아직까지 전통적인 방식인 수첩과 필기구가 익숙했다.
‘어디보자. 명단이… 그래. 호르헤가 나오는군.’
호르헤 가르시아.
황금세대라 칭해지는 젊은 스페인 선수 중 가장 두각을 보이는 천재. 그러나 안타깝게도 호르헤는 바르셀로나의 부름을 거부하고 저주스러운 레알 마드리드로 향했다.
미켈은 쯧, 혀를 차며 명단을 훑었다.
익숙한 이름이 다수 선발 명단에 올라있었다.
‘음? 지난 모로코전과는 구성이 많이 변했군.’
축구 기자답게 미켈은 감독의 생각을 금방 알아챘다.
3일 간격으로 치뤄지는 연전. 거기에 상대는 어렵지 않을거라 예상되는 한국이니 로테이션을 적극적 활용하겠다는 생각이겠지.
‘덕분에 오늘은 페르난도를 볼 수 있겠구만.’
미켈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가 이 경기장을 찾은 것은 공적으로는 한국전에 대한 칼럼이지만 사적으로는 페르난도를 보기 위해서다. 미켈은 열성적인 바르셀로나 서포터였으니까.
페르난도 도밍게스.
스페인이 U-17 유로와 U-19 유로를 연달아 우승하고 U-20 청소년 월드컵까지 제패할 때 베스트 11의 한 자리를 차지한 황금세대의 일원. 그리고 무엇보다 바르셀로나의 성골 유스.
올해 22살의 젊은 선수로 좌우 측면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귀중한 양발잡이 수비수였다.
다만 지금은 워낙 출중한 바르셀로나의 1군 수비수들에 치여 출전 기회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출장을 갈구하는 선수만큼 의욕적인 선수는 없지. 오늘 페르난도의 활약을 볼 수 있겠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페르난도를 보며 미켈은 수첩을 치켜들었다.
아무리 어린 시절부터 지켜본 바르셀로나의 성골 유스라지만 평가는 냉정해야 하니까.
삑, 삐이익!
경기가 시작하고 고작 7분.
멍하니 경기장을 지켜보던 미켈은 툭 펜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맙소사….”
* * *
2032년 7월 30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뉴캐슬, 맥도널드 존스 스타디움 (McDonald Jones Stadium).
대한민국 0 : 0 스페인
GK 송찬식 / GK 알바로 페르난데스
RB 오지우 / RB 페르난도
CB 안병기 / CB 바예흐
CB 김유현 / CB 오스카르 길
LB 설요한(c) / LB 밍게사
DM 김대성 / DM 호세 메리노
DM 윤혁 / CM 마르틴 수비멘디(c)
RW 채규석 / CM 세바요스
AM 오표식 / RW 호르헤 가르시아
LW 홍민준 / LW 라파 미르
CF 유지호 / CF 하비 푸아도
우리팀은 지난 온두라스전과 동일한 구성으로 나왔다.
반면 스페인의 베스트 11은 모로코전과는 절반 이상이 바뀐 구성.
“저새끼들 로테이션 돌렸네.”
“감히 우릴 상대로 로테이션을 돌려? 선배, 박살내버리죠.”
윤혁 선배와 굳은 약속을 하며 경기장에 자리를 잡는다.
스페인은 유로 청소년 월드컵이라는 UEFA U-17, 19 축구 선수권 대회를 연속 우승하고 피파 U-20 청소년 월드컵에서까지 우승을 차지한 황금세대.
호르헤 가르시아는 말할것도 없고 발렌시아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라파 미르나 말라가의 세바요스 같은 선수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재능충들.
‘그리고 저 수염쟁이도 바르셀로나라지.’
포지션 상 자주 맞붙을 수 밖에 없는 우측 측면 수비수. 이름이 페르난도랬나.
분석자료를 떠올리며 훑어보고 있으려니 내 시선을 느낀 듯 녀석이 날 보며 히쭉 웃는다.
‘…미친.’
저게 어떻게 22살?
액면가는 32살이라해도 믿겠는데. 덥수룩한 수염쟁이의 징그러운 미소에 절로 고개가 저어진다.
안 됐군. 아주 안타까운 면상이야.
경기는 스페인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예상대로 시작하자마자 끊임없이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점유율을 높이는 스페인 선수들. 우리는 단단히 자리를 지키며 스페인 선수들이 우리 진영으로 넘어오길 기다렸다.
툭, 툭.
마치 달려들라고 유혹하는 것처럼 하프라인 주변에서 패스를 주고받았지만 우리팀 선수들은 연습한대로 공간을 틀어막는 것에 주력하며 근처에 공이 왔을때만 압박을 가했다.
한동안 공을 돌리며 빈틈을 찾던 스페인 선수들은 우리팀 선수들의 방어가 단단하다고 느낀건지 점차 패스의 범위를 좌우로 넓혀갔다.
그리고 전반 6분이 지났을 시점.
느린 템포로 여유롭게 공을 주고받던 스페인 선수들이 갑작스레 템포를 끌어올렸다.
‘오버래핑!’
기다렸다는 듯 우리팀 진영을 파고드는 페르난도 녀석. 지켜보고 있던 덕분에 곧장 따라붙을 수 있었다.
‘확실히 빨라.’
사전 전력분석때 순간적인 가속도가 뛰어나니 경계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폭발력이 장난이 아니다.
‘근데 나한테 안 되지!’
출발은 페르난도가 먼저였지만 거리가 있었기에 녀석이 날 제치기전에 재빨리 따라붙을 수 있었다. 페르난도의 폭발력을 믿은 듯 녀석의 앞, 빈공간을 향해 정확히 이어지는 패스.
꽤 괜찮은 패스였다. 나만아니었으면.
페르난도보다 먼저 공의 소유권을 확보하며 그대로 설요한 선배에게 패스했다.
직후, 급정거를 하며 재빨리 몸을 돌리자 다시 나에게 오는 공.
수염쟁이 녀석도 제법 균형감각이 좋은지 뒤쳐지지 않고 따라붙어서는 발을 뻗어온다.
날 상대로 공을 뺏으려고 해?
집중하자 일순 느려지는 시야로 옆에서 다가오는 스터드가 보인다. 공을 터치하고 있는 발을 살짝 뒤로 끌며 드레그백을 한 뒤, 녀석의 몸을 기둥삼아 빙글 몸을 돌린다.
허무하게 앞을 지나치는 페르난도의 발.
빈 공간을 훑으며 균형을 잃은 페르난도를 뒤로하고 그대로 치고나간다.
녀석을 믿고 있던 걸까.
페르난도를 제치자 뻥뚫린 광활한 필드가 펼쳐졌다.
‘아무도 붙는 사람이 없군. 기회다.’
이럴땐 역시 치달이지.
길게 공을 차내며 전력으로 달린다.
뒤늦게 부랴부랴 따라붙는 스페인 선수들.
생각보다 빠른 반응속도에 앞으로 길게 찬 공을 하마터면 허무하게 뺏길 뻔 했지만 전력으로 달려 간신히 지켜냈다.
‘더 치고나가? 아니면 중앙으로?’
찰나의 고민.
여기서 더 치고나가면 지나치게 구석이다. 좌측 측면에 갇히면 선택지가 너무 좁아지고… 중앙으로 컷인해 들어가야겠군.
“여기!!”
그때 뒤에서부터 달려온 설요한 선배가 옆을 지나치며 측면 더욱 구석으로 향했다.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에 일순 선배에게 향하는 스페인 선수들의 시선. 그리고 부랴부랴 뒤따라오던 페르난도 역시 노마크 상태로 측면을 파고드는 설요한 선배를 방치할 순 없는지 이를 악물고 따라갔다.
순간 주어진 자유.
어떤 견제나 압박도 없는 상태에서 재빨리 주변을 훑었다.
스페인 진영으로 물밀 듯 쏟아져 들어오는 우리팀 선수이 보인다.
사전에 계획된 플레이가 아니었지만 공격시 약속한 움직임대로 센터백 두 명과 윤혁 선배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하프라인을 넘어 스페인 진영을 파고들어온다.
예상치 못한 공격적인 움직임에 스페인 선수들이 당황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래도 확실히 재능이 넘치는 선수들답게 빠르게 반응하고 있지만…
‘너넨 실수했어. 고작 한 명으로 날 막겠다고?’
다른 선수들을 견제하느라 날 마크하러 온 선수는 고작 한 명.
마르틴 수비멘디. 스페인 대표팀의 주장이자 와일드 카드로 뽑힌 선수. 본래는 왼쪽 미드필더나 윙어로 뛰는 선수인데 로테이션을 돌리다보니 오늘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고 한다.
전문 수비수도 아니고 공격 포지션의 선수가 날 막을 수 있을리없지.
몇 번의 상체 페인팅으로 녀석의 균형을 흔든 뒤 중앙으로 치고나간다. 곧잘 따라붙는 녀석이었지만, 녀석이 따라붙기 무섭게 빙글 반대로 몸을 돌리자 균형을 잃고 바닥에 무릎을 꿇는 녀석.
유니폼이라도 잡으려는 듯 손을 뻗는 것을 지나치니 어느새 패널티 라인이 코앞이었다.
‘더 들어가는 건… 위험해.’
자신은 있지만 실수하면 큰일이다.
우리 진영을 비워두고 죄다 공격으로 올라온터라 뒤가 텅 비어있는 상황.
‘때리자.’
마르틴 수비멘디를 제친 직후라 방해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굳게 디딤발을 딛고, 끝까지 공을 보며 정확한 임팩트를 가져간다.
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