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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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슛팅이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스쳐지나가며 좋은 기회를 놓쳤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금방 미련을 털어냈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 이번 경기는 날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진행될테니 기회는 또 올거야.’
나는 골 결정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부족한 골 결정력을 메울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
첫 공격 이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한 우리팀은 스페인 선수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활발하게 공격을 이어갔다.
몇 번의 위태로운 상황을 넘기고 드디어 온 기회.
“홍민준! 무리하지말고 돌려! 야! 얌마!”
“이쪽으로 패스해!”
팀원들의 아우성을 무시했다.
압박해들어오는 스페인 선수들을 보자 일순 번뜩인 무언가를 느꼈으니까.
‘할 수 있어.’
아까의 돌파가 치욕적이었는지 이를 악물고 달려오는 페르난도와 마르틴 수비멘디. 둘은 경쟁하듯 거의 동시에 달려들었다.
만약 둘이 적절하게 압박과 백업을 했다면 어려웠겠지만, 이렇게 달려들면… 두 선수의 사이에 있는 좁은 틈.
그 틈을 파고들었다.
* * *
온두라스전의 대승으로 기대감이 올랐지만 다음 상대가 황금세대로 유명한 스페인이라는 것에 축구팬들은 패배를 점쳤다.
단지 지더라도 ‘졌잘싸’ 소리를 들을 수 있게 선수들이 투지를 보여줄 것을 기대했을 뿐.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경기가 막 시작했을 땐 예상대로 흐르는 것 같던 상황이 대표팀의 날카로운 공격 한 번으로 확 뒤바꼈으니까.
“길게 들어오는 공! 페르난도 뜁니다! 아, 홍민준 선수가 먼저 잡아 설요한 선수에게. 설요한 다시 홍민준에게. 홍민준, 홍민준 뜁니다!”
“빨라요! 빨라요 홍민준 선수! 어어, 우리 선수들 흥분하면 안 되요! 흥분하면 안 됩니다!! 다 들어가면 안 되요!!”
“빨리 복귀해야, 홍민준, 제쳤습니다! 그대로 슛!!”
“아~ 살짝 골대를 빗나가는 슛팅. 아주 아쉬운 슛팅이 나왔습니다.”
흥분한 것은 비단 캐스터와 해설위원만이 아니었다.
—방금뭐냐;;
—속도 개쩌네ㅋㅋㅋ 걍 축구장을 가로지르는데?
—방금 누구임? 개잘한다ㄷㄷ
ㄴ홍민준
ㄴ그게 누구임?
ㄴ방금 그 선수라고
—홍민준 인맥빨이라고 깠는데 막상 제일 잘하누ㅋㅋ
—방금 티비켰는데 무슨 영화배우가 축구하고 있냐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비껴지나간 슛팅에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던 것도 잠시.
기세가 오른 대표팀이 공격적으로 스페인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어어? 라인이 너무 올라간 것 같은데요?”
“잘 보시면 대부분의 선수들이 스페인 진영에 있습니다. 이거 위험합니다. 역습에 너무 취약해요.”
“아슬아슬하게 공을 뺏기지 않은 오표식 선수! 다시 채규석 선수에게로. 김대성. 다시 채규성. 홍민준입니다.”
스페인 선수들의 강한 압박에 금방이라도 볼을 뺏길 듯 아슬아슬하게 소유권을 유지해가던 한국 선수들은 몇 번의 패스를 주고받으며 홍민준에게 볼을 연결했다.
부드러운 퍼스트 터치로 바로 앞에 공을 멈춘 홍민준의 모습에 해설위원이 재빨리 말을 이었다.
“홍민준 선수 이럴 땐 볼을 끌면 안 되죠! 스페인 선수들이 붙기전에 빨리 넘겨야 합니다!”
스페인 선수들의 강한 압박에 볼 돌리기 급급하던 한국 선수들과는 달리 공을 잡은 홍민준은 여유로웠다. 해설위원이 보기에 지나칠만큼.
—ㅅㅂ 저새기 뭐함?
—빨리패스해야지 존나 끄네
—아 망했다 여기서 공뺏기면 좆되는데
—이럴줄알았다 좀 잘한다잘한다해주니 아주 주제를 모르네
ㄴ너 아까 홍민준 누구냐고 한 놈 아님?
—스페인애들 다 자리잡았잖아 씨발 존나 빡치네 빨리좀패스해!!
시청자들의 아우성이 들릴리없는 홍민준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앞에 둔 공을 가볍게 툭툭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사방을 포위한 스페인 선수들이 순식간에 달려든다.
“아아! 위험해요!! 위험해요 홍민준 선수!!”
“뺏깁, 아니 제쳤어요! 제쳤어요 홍민준!! 기가막힌 라 크로케타!!”
거의 동시에 달려드는 스페인 선수들을 향해 마주달려가던 홍민준이 순식간에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
번개같이 양 발 안쪽을 오가는 공.
라 크로케타. 속칭 팬텀 드리블이었다.
“기회, 기회입니다!! 홍민준 기회에요!!”
“슛! 슛해야죠!! 슈웃— 아, 또 제치고, 슛!! 골!! 고올!!”
“엄청난 골이 터졌습니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선제골! 주인공은 7번 홍민준! 홍민준 선수입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두 사람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환호한다.
—홍민준!!홍민준!!홍민준!!홍민준!!홍민준!!홍민준!!홍민준!!홍민준!!
—엄마난커서홍민준이될래!!엄마난커서홍민준이될래!!엄마난커서홍민준이될래!!
—씨바ㅏㅏㅏㅏㅏㅏㅏㅏ방금 뭘 본거냐? 왜 메시가 한국 올대에 있냐ㅑㅑㅑ!!!
ㄴ이거 메시 전성기때 보던건데 진짜 왜 한국애가하고있냐;;
—역대급이다… 이건 진짜 역대급 골이다
—저게 대학리거…?? 대체 대학리그는 어떤 곳이냐;;
* * *
미켈 메리노는 입을 떡 벌렸다.
“맙소사… 방금 내가 뭘 본거지? 어째서 메시가 한국에 있는거냐.”
한국 네티즌과 똑같은 말을 중얼거리며 떨어뜨린 펜을 주운 미켈은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귀가 아플 정도로 요란하던 스페인 관중들이 싸늘하게 얼어붙어 있었다.
“음? 저 작자는… 프랭크? 그 옆은 에릭슨아냐.”
수십 년 간 축구 기자로 활동하며 알음알음 안면을 익힌 축구계 인사들. 프랭크는 헤르타 베를린의 스카우터였고 에릭슨은 첼시의 스카우터였다.
찾아보면 더 많은 스카우터들이 자리하고 있겠지.
그들의 원래 목적은 한국 선수가 아닌 스페인 선수들이었을거다. 황금세대라는 스페인의 젊은 재능들의 경기력을 확인하려고 했겠지.
‘이건… 쇼케이스군. 홍민준이라고 했나. 저 선수는 실력도 좋은데 운까지 갖췄구나. 기대하지 않던 보석을 발견하면 더 빛나보이는 법이지.’
스페인 선수들을 관찰하기 위해 자리한 수많은 스카우터들은 오늘 이 경기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 홍민준은 앞으로 유럽 축구계의 관심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백넘버 7… 홍민준이라.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군.”
신성이 탄생하는 경기를 직접 본다는 건 영광이다. 미켈의 오랜 기자 생활에서도 신성이 탄생하는 경기를 직관하는 건 처음일 정도로.
‘상대가 하필 우리 스페인만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을 삼키며 미켈은 바쁘게 펜을 놀렸다.
[대한민국의 백넘버7 홍민준은 마치 메시와 같이 우아한 볼터치와 믿을 수 없는 테크닉을 선보였다. 부드러운 트래핑, 공을 받을 때의 시선과 몸의 경로, 번뜩이는 천재성까지. 그는 단지 패스 실력이 약간 부족할 뿐, 바르셀로나의 DNA가 있는— ]* * *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스페인 선수들은 거세게 압박해왔다.
공격적으로 나선 우리팀에게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겠지. 스페인 선수들만큼 탈압박 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우리팀 선수들은 압박에 밀려 후방으로 볼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고, 볼이 오가는 지점이 낮아지며 자연스럽게 팀의 전체적인 라인까지 낮아졌다.
“올라가! 라인 올리라고!!”
감독님이 연신 소리치지만 체력을 고려하지 않는 듯 강렬한 압박을 가해오는 스페인 선수들을 상대로 골을 먹히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팀 선수들은 한계였다.
그러나 상대의 적극적 압박에 라인이 낮아졌다는 것은 다시말해 상대팀 뒷공간도 넓어졌다는 뜻. 스페인의 공격을 막기 급급하던 수비진이 간신히 패널티 박스 안을 향하던 패스를 클리어링해냈다.
앞뒤가릴 겨늘없이 뻥차낸 공은 우연찮게도 거의 하프라인까지 올라온 스페인 수비라인 뒤쪽으로 향했고, 나는 본능적으로 상대 진영을 향해 달려나갔다.
떨어지는 공을 트래핑하는 순간 들소같이 달려온 페르난도가 발을 뻗지만,
‘어설퍼.’
점프하며 뻗은 오른발 인사이드로 공을 받아 달리기 좋은 위치에 놓는다.
신체능력만큼은 뒤떨어지지 않는 페르난도가 재빨리 뒤에 붙어 공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이또한 가벼운 페인팅으로 벗겨내고 달린다.
눈앞으로 골문을 박차고 달려나오는 스페인 골키퍼가 보인다.
이름이 알바로 페르난데스랬나. 와일드 카드로 뽑힌 선수로 라 리가에서 잔뼈가 굳은 베테랑 골키퍼라는데… 내 눈엔 영 시덥잖단 말이지.
땅볼을 대비하는 건지 자세를 낮추고 좌우로 벌린 양 팔을 아래로 한 골키퍼가 주춤주춤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다 슛팅 페인트를 넣는다.
디딤발을 딛고, 시원한 팔로우 스윙을 이어가며— 마지막 순간 툭 공을 치고 나간다.
슛팅을 예측했던 골키퍼가 뒤늦게 몸을 비틀다 그대로 주저앉았고, 나는 몇 발자국 앞에서 톡, 공의 밑부분을 가볍게 걷어찼다.
두둥실 떠오른 공은 결코 빠르지 않은 속도로 허우적거리는 골키퍼의 손을 넘어 골대로 향했고, 필사적으로 달려온 스페인 수비수가 날 지나쳐 골대 앞에서 몸을 날렸지만,
삑, 삐이이익!!
이미 골라인 안.
2번째 골이었다.
“막아!! 제대로 막으라고!!”
“젠장, 닥쳐 호세!! 네가 막아보던가!!”
“씨발… 씨발…!!”
3골째.
수비진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던 스페인 선수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멍하니 골문을 응시했다. 벌써 3번째 뒤흔들린 골망.
“우리가… 3골이나 먹혔다고?”
“왜지? 왜 한 명을 못 막는거지? 어째서…?”
2번째 골을 먹힐때까지만해도 불같이 화를 내며 의욕을 불태우던 스페인 선수들은 창백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경기가 재시작했지만 넋이 나간 듯 흐느적거리는 꼴이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모양새.
유일하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오직 한 명, 호르헤 가르시아 뿐.
그러나 스페인 황금세대를 대표하는 천재 호르헤 가르시아도 팀의 패배를 막을 순 없었다.
삑, 삑, 삑!!
경기 종료.
대한민국 3 : 0 스페인
전반 7 홍민준
후반 11 홍민준
후반 23 홍민준
한국의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