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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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3:0 완승으로 끝난 D조 조별예선 2차전.
그 여파는 엄청났다.
[믿을 수 없는 경기력! 스페인마저 격파한 대한민국 선수들!!] [골짜기 세대가 아닌 황금세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실력!!] [(photo) 선제골을 넣는 홍민준] [황금세대 스페인을 상대로 압승을 거둔 대표팀!!] [무적함대의 침몰!! 주역은 무명의 대학리거!!] [공전성호의 황태자 홍민준!] [대학리거에서 대표팀 핵심까지! 홍민준은 누구인가!] [(photo) 경기 직후 승리의 환호성을 내지르는 대표팀 선수들]온갖 찬양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 중 상당수는 나에 대한 것이었다.
대학 리그에서 뛸 땐 무슨 활약을하든 기사 한 줄 보기 힘들었는데 과연 올림픽. 전 국민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활약하니 그 대우가 천지차이다.
‘이래서 사람은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는거구나.’
하나하나 기사를 정독하며 나에 대한 찬양을 음미하고 있으려니 이상한 기사가 하나 보였다.
[기자회견장에서 발생한 방송사고!]‘이건 뭐지?’
—지난 30일 열린 대한민국 대 스페인 조별예선. 사고는 경기 직후 진행된 기자 회견 중에 발생하였다.
(동영상 : 인터뷰 중인 호르헤 가르시아)
중간까지는 단순한 실력에 대한 칭찬같았던 인터뷰 내용은 갈수록 외모에 대한 칭찬으로 넘어가더니…
‘…헐?’
기자 회견 말미에 호르헤 녀석과 KBS 기자가 인터뷰하는 듯 한 모습은 봤지만 어쩐지 번역가가 애매한 표정으로 얼버무리길래 내 욕을 하나 했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내 활약에 묻혔으니 열받았을터, 패배자의 욕 정도는 신경쓰지 않았는데… 설마 이런 내용일 줄이야. 갑자기 분위기가 싸늘해진 건 욕이 아니라 이거 때문이었나?
‘이 새끼 뭐지? 그러고보니 경기중에도 내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괜히 어깨를 만지고, 팔뚝 쓰다듬고, 냄새맡고 하더니…’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씨, 씨부레.
마음의 정화를 위해 내 찬양으로 가득할 축구갤러리를 들어가봤다.
념글 가득한 내 찬양들.
‘캬~ 이거지~!’
그 중 하나를 클릭해봤다.
[이거 기사 뭐냐;;]링크
호르헤 홍민준한테 푹 빠졋노ㅋㅋ
—미친ㅋㅋㅋㅋ 이새끼 게이아니냐??
ㄴㄹㅇㅋㅋ 진짜 말하는게 쌔한데
ㄴ얜 진짜다;; 홍민준 말할 때 표정을 봐라
ㄴ이게왜진짜임? 눈빛이 아주 반짝반짝하누;
—ㅅㅂ 개역겹네 돈고충새끼
—아 지랄마 호르헤에 대한 응애는 우리 할라 마드리드에 대한 음해로 간주한다
ㄴ호르헤 빌바오 선순데?
ㄴ응 곧 이적해
ㄴ응 바르샤갈거야~
ㄴ응 이미 레알간다고 기사 다 떴어~
ㄴ레알 게이소굴이었노ㅋㅋ
ㄴ아니라고 씨발!!
—소신발언 : 홍민준 와꾸면 가능;;
ㄴ게이검거
ㄴ게이게이야
ㄴ근데 진짜 홍민준 얼굴이면 가능할거같은데ㅋㅋㅋ
ㄴ아 게이새끼들 왜 이리 신났냐
—이젠 해축 최고 유망주마저 꼬셔버리는 K-미남계
ㄴㄹㅇ 동서양을 아우르는 와꾸노
ㄴ부럽다 나도 하루만 저 얼굴로 살아보고싶네
ㄴ홍민준따라다니는 여자가 그렇게 많다는데
—이거 전에도 방송사고 있었자너~ 홍민준 뜬금 중2병 터뜨린거
ㄴㄹㅇ 이새키는 입만 안 열면 완벽한데
ㄴ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보다가 현웃터짐ㅋㅋㅋ
ㄴ캬~ 지워진 건 너다, 애송이하며 고개 끄덕할 때 알아봤다
ㄴ와꾸가되서 다행이지 와꾸박살난 놈이었으면 얄쨜없이 중2병이짘ㅋㅋㅋㅋ
* * *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고스퍼드의 시내 중심에 위치한 호텔 고스포드(Hotel Gosford).
총 29개의 객실을 가진 3성급 호텔인 이곳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숙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감독답게 가장 큰 패밀리룸을 배정받은 공전성은 고민에 빠져있었다.
어제 있었던 스페인전 이후 간단한 회복훈련을 끝낸 선수들이 자유시간을 가진 것과 달리 감독인 그는 명단부터 전술, 대응까지 생각할거리가 많았으니까.
그리고 그 중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선발명단.
공전성의 시선이 D조 순위표를 향했다.
[D조 결과 승 무 패 득 실 승점]1. 대한민국 2 0 0 7 0 6
2. 스페인 1 0 1 3 3 3
3. 온두라스 0 1 1 2 5 1
4. 모로코 0 1 1 2 6 1
대한민국은 일찌감치 2승, 승점 6점 고지를 확보하며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 남은 것은 조 1위를 사수하는 것.
그러나 앞선 2경기에서 대량 득점, 무실점에 성공하며 압도적인 득실차로 사실상 조 1위가 확정된 지금 공전성은 본선 진출을 넘어 그 이후를 생각해야 했다.
‘스페인이 마지막 경기에서 온두라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해도 조 1위를 차지하진 못할거야. 우리와의 경기에서 너무 많은 실점을 했어.’
대한민국이 마지막 경기, 모로코전에서 패배한다해도 스페인이 조 1위를 하기 위해선 총 7개의 득실차가 필요했다. 한국이 모로코한테 대량 실점하며 지고, 스페인이 온두라스를 상대로 대량득점하여 이겨야만 가능한 시나리오.
그러나 조 1위 팀이 꼴찌팀에게 압도적으로 지고, 조 2위가 조 3위에게 압도적으로 이길 경우가, 그것도 동시에 발생할 경우가 얼마나 될까.
사실상 D조는 대한민국이 조 1위를 확정지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경기에서 크게 이기든, 간신히 이기든… 아니, 설혹 진다한들 뭐가 어떻겠는가. 공전성은 실리적으로 생각했다.
‘모로코전은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최대한 많은 로테이션을 돌려야겠어.’
3일 간격으로 이어지는 앞선 2경기를 똑같은 맴버로 치뤘다.
본선을 생각한다면 체력관리가 필요한 시점.
체력소모가 심한 포지션부터 하나씩 맴버를 바꿔보던 공전성은 하나의 이름에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홍민준… 어쩔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이번 경기는 쉬게하는 게 맞다.
사실상 조 1위를 확정했는데 조별예선 경기가 뭐가 중요하겠는가. 본선을 대비해 체력을 비축해야지.
그러나 문제는 홍민준이 잘해도 너무 잘했다는거다.
‘2경기 4골 1도움이라. 득점왕 경쟁중인 선수가 과연 벤치에 앉으려고 할까.’
홍민준은 2경기만에 4골을 기록하며 득점 1위에 올랐다. 동시에 프랑스의 신성 가브리엘 멘디도 4골로 나란히 득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왕 경쟁 중인 상황. 그것도 무려 올림픽에서의 득점왕 경쟁 중인 상황이다.
조별예선 마지막 상대 모로코전은 팀적으로 보면 심하게 말해 아무 의미가 없는 경기겠지만 득점왕 경쟁을 하는 선수 입장에선 대량 득점을 노릴 수 있는 경기.
득점왕 수상 고지에서 유리해질 수 있는 약팀과의 경기를 뛰지 못한다는 걸 과연 선수가 이해할까? 공전성은 고민했다. 홍민준이 어떤 성격의 선수인지.
‘이해할 것 같으면서도… 출전하겠다 고집 부릴 것도 같고.’
홍민준은 전형적인 동아시아 선수 유형의 성격이 아니다.
감독의 권위에 순종적이고, 프로의식이 투철하고, 겸손하고, 인터뷰를 좋아하지 않고… 유럽에서 생각하는 동아시아 선수의 프로토타입 같은 모습.
물론 홍민준이 반항적이고, 프로의식이 부족하고, 오만하고, 인터뷰에 환장한, 마치 남미 선수 같은 유형이라는 것은 아니다.
홍민준은 대게 감독에게 순종적이고, 적절한 프로의식을 갖추고 있고, 어느 정도 인터뷰를 좋아하는… 말하자면 ‘요즘 세대식 동아시아 선수’ 유형.
과거의 순종적이기만 하던 모습에서 보다 개성이 강해진, 그러나 규율과 프로의식을 적절히 갖춘 그러한 선수.
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어디로 튈지 예상이 안 간단 말이지.’
어제 있었던 기자 회견을 떠올리던 공전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모두가 할 말을 잃게 만든 그 오글거리는 발언은 참….
그렇다고 이런 문제를 선수와의 상의도 없이 혼자 결정할 순 없는 노릇. 적어도 유럽에선 그랬다. 심하면 감독과 선수간의 불화 문제로 불거질 수도 있는 안건이었으니까.
똑, 똑.
호출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홍민준이 찾아왔다.
“앉아.”
공전성은 소파에 앉은 홍민준의 얼굴을 훑었다.
‘고놈 진짜… 잘생기긴 잘생겼네.’
잡티하나 찾아볼 수 없는 새하얀 피부. 뚜렷한 눈썹과 크고 깊은 눈, 오똑한 코와 붉은 입술은 유럽에서 오래 살아본 공전성이 보기에도 서양애들한테도 충분히 먹힐 외모다.
과거 공전성이 젊은 시절에 미남으로 유명했던 강동원과 서강준의 장점만 적절히 섞으면 이럴까.
“감독님?”
“크흠. 그래, 이번에 민준이한테 양해를 구할게 있어서 불렀다.”
“양해요? 뭔데요?”
허스키 한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는 촐싹대는 언동에 공전성은 끌끌 혀를 찼다.
“좀 진중해져라 임마.”
“저 엄청 진지한 사람인데요.”
“아니, 진중해지라고.”
“진중? 진중이 뭐지? 진지는 아는데. 그럼 진소랑 진대도 있나.”
“…….”
선수들이 가끔 얄밉다느니 때리고 싶다느니 하던데, 왜 그런지 알겠다.
이 새끼 존나 때리고싶네.
공전성은 주먹을 꾹 쥐며 말했다.
“너 모로코전, 벤치에 앉아야겠다.”
“저요? 그럴게요.”
가벼운 대답에 공전성은 혹시 이 바보가 득점왕 경쟁 중인 것도 모르나 싶었다.
“얌마. 너 지금 득점왕 경쟁 중이야. 프랑스의 가브리엘 멘디가 너랑 똑같은 4골인거 몰라?”
“아는데요?”
“아는 놈이 그래!?”
자신도 모르게 버럭 외친 공전성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홍민준이 말했다.
“상관없어요. 어차피 제가 득점왕 먹을거니까요.”
“뭐? 어떻게?”
“당연히 실력으로요.”
“…….”
당당한… 아니, 오만하기까지 한 선언에 공전성은 말문이 막혔다. 이 녀석이라면 정말 그럴 것 같았으니까.
‘허… 이게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다니. 프랑스의 신성을 내려다보는 한국인 선수라… 상상도 못했지만 이 녀석이하니까 또 어울리는군. 하긴 이 녀석은 천재니까.’
* * *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3차전.
대한민국과 모로코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조 최약체를 상대로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종료 직전 간신히 동점골을 기록하며 패배를 모면한 경기력이었음에도 언론은 칭찬을 보냈다.
최종결과 2승 1무, 승점 7점으로 6점을 기록한 스페인에 앞서며 조 1위를 확정지었으니까.
[마침내 해냈다! 공전성호 조 1위로 본선 진출 확정!!] [골짜기 세대의 반란! 누가 우릴 버리는 세대라 칭했는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활약으로 태극전사를 이끈 홍민준!] [솔솔 피어나는 이적설! 홍민준을 주시하는 유럽 관계자들!]그리고 드디어 홍민준의 이적설이 언론을 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