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66)
066
“대한민국의 공격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는 후반 27분. 스코어는 3:1, 대한민국이 앞서가는 가운데, 채기덕 선수가 이어받습니다!”
“네, 채기덕 선수. 선발로는 이번이 두번째 출전입니다. 2부 리그인 창원에서 뛰고 있는 채기덕 선수는 명단 발표 이후 논란이 되었던 선수 중 한 명이죠?”
“그렇습니다. 앞서 홍민준 선수와 윤혁 선수에게 묻힌 감이 있지만 고작 대표팀에 한 번 소집되었던 선수가 최종명단에 확정되며 말이 많았었죠.”
“그러나 채기덕 선수. 홍민준 선수와 윤혁 선수 같이 실력으로 극복해냈어요. 첫 출발은 두 선수에 비해 좋지 않았지만 조별예선에서 교체로 출전하며 감각을 끌어올리다가 첫 선발 출장이었던 지난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모로코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죠.”
“맞습니다! 이야~ 이렇게보니 우리 공전성 감독. 신인 발굴에 아주 재능이 있네요. 홍민준 선수와 윤혁 선수에 이어 채기덕 선수까지. 이 정도면 마이다스의 손 아니겠습니까?”
한국와 나이지리아전을 중계하는 방송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경기는 전반 초반 와일드 카드로 뽑힌 두 선수의 합작으로 일찌감치 선제골을 넣었으니까.
오버래핑으로 나이지리아의 패널티 박스 부근까지 올라온 설요한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오표식이 중간에서 가볍게 방향만 바꾸는 감각적인 슛팅으로 골망을 흔든 이후, 한국팀은 내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공세를 펼치고 있었다.
“공 감독님이 참 난 사람이야. 우리 민준이를 어떻게 알아보고 떡하니 발탁했다니.”
홍민준의 어머니 강해미는 TV에 잡힌 까칠한 인상의 중년 남자, 공전성을 보며 손뼉을 쳤다.
축구를 시작하자마자 천재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아들이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기나긴 부진이 시작됐다.
중학생 시절까지만해도 프로는 기본이고 유럽에서 시작할지 국내에서 시작할지를 고민하던 이들 부부에게 아들의 부진은 충격이었다.
“어허. 부정타게 괜한 소리 말어. 진득허니 실력을 갈고 닦다보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오게 되있어.”
“아니 이 양반은 무슨 소리래. 요즘 기다린다고 어디서 기회가 와요. 왔던 기회도 도망치겠구만. 요즘은 자기 pr의 시대라구요. 그치 다예야?”
강원도에서 작은 과일가게를 하는 부부는 아들이 부진에 빠진 이후에야 현실을 깨달았다.
천재로 유명할 땐 촌지니 선물이니 신경쓸 것 하나도 없이 그저 아들이 뛰는 모습을 맘 편히 지켜보기만 하면 됐지만, 부진이 시작된 이후 ‘운동선수의 부모님’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그제야 절감할 수 있었으니까.
부부는 아들이 힘들때 힘이 되어주지 못했다는 것이 못내 미안했다.
“괜찮아요. 민준이는 이제 자기가 나설 필요도 없어요.”
윤다예의 차분한 목소리에 강해미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 어휴, 다행이다. 우리 다예라도 있어서 아줌마가 아주 안심이야. 우리 민준이가 축구밖에 모르는 애라 걱정이 많은데 다예가 잘 챙겨주고.”
“그럼요. 걱정마세요.”
“아 그 사람 참. 다예가 어련히 알아서 할까. 거, 한국대생 아니야, 한국대생. 거기에 전액 장학생! 한국대에서 장학금까지 받는 천잰데 어련히 알아서할까.”
아버지 홍경식의 말에 윤다예가 곤란하다는 듯 손으로 입을 가리며 조신하게 웃는다.
“아이 참. 아니에요 아저씨.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민준이가 더 대단하죠.”
“어허 아저씨라니. 듣는 사람 서운하게 아저씨가 뭐냐. 전처럼 불러도 괜찮다.”
“네 아버님. 민준이, 올림픽 끝나면 힘들었을테니 맛있는거 해줘야겠어요.”
“크흠. 벌써부터 서방 내조할 필요없다. 저 놈아가 축구만 할 줄 아는 바보인거 애비인 나도 알고 이 사람도 아니까 다예, 네가 잘 보살펴주렴.”
“아이고.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더니. 아주 깨가 쏟아지네, 깨가 쏟아져.”
“어흠!”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조신하게 웃던 윤다예의 시선이 다시금 TV화면을 향했다.
평소보다 지친 표정으로 땀에 흠뻑 젖은 홍민준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고 있었다.
‘잘생겼… 이상하네. 옛날부터 보던 얼굴인데 왜 요즘들어 이렇게 잘생겨보이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 공을 잡은 홍민준이 다시 한 번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였다.
“홍민준! 홍민준이 공잡았습니다!!”
“홍민준입니다! 순식간에 둘러싸는 나이지리아 선수들! 그러나 쉽게 달려들지 못합니다!”
“네, 섣부르게 달려들다 돌파당한 게 벌써 몇 번이죠. 나이지리아 선수들, 지금 홍민준 선수한테 겁먹었어요!”
“치고달릴 듯 주춤주춤! 아, 우리 홍민준 선수 대단합니다! 2명의 나이지리아 선수를 앞에두고 오히려 압박하고 있어요!!”
“체력이 떨어져 보이죠? 이번엔 돌파보다 패스를 할… 들어갑니다! 길게 공을 차고 순식간에 파고드는 홍민준!!”
“어머! 어머어머!”
“슛! 슛 때려야지!”
TV를 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두 사람과 다르게 윤다예는 고요히 화면 속 홍민준을 지켜봤다.
정작 경기 중인 선수는 침착하게 수비수를 제치고 있는데 보는 사람이 더 오두방정을 떠는 광경이 지나가고,
“기회입니다! 홍민준, 홍민준 슛!!”
홍민준의 슛팅이 아쉽게 골대 옆을 벗어나는 순간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커뮤니티 분위기 역시 비슷했다.
—홍민준갓민준킹갓제너럴홍민준!!
—응~ 또 돌파했쥬~ 나이지리아 아무고토못하쥬~?
ㄴ응~ 깜시들 압박따위 아무소용없쥬~
—존나 홍민준 혼자 시몬스네
ㄴ뭔말임?
ㄴ집구석마냥 존나 편하게 제침
—아 까비 존나 아깝다
ㄴ깻잎차이
ㄴ나노미터차이
ㄴ헥소차이
—아까부터 다른 건 다 존나 잘하는데 마무리가 아쉽네
—홍민준 골넣음?
ㄴ겨우 1어시만함
ㄴ존나 아깝게 못넣음 2번이나
ㄴ언제부터 올림픽에서 1어시가 겨우였냨ㅋㅋㅋㅋ
ㄴ어허 그것이 홍민준의 위엄이죠
—근데 오늘 왤케 힘들어보이냐;; 존나 지쳐보이는데
ㄴ홍민준 원래 체력이 좋은 선수는아니자너~
ㄴ어케아는데?
ㄴ몰?루
—교체해줘야하는거아님? 존나 헥헥대는데
ㄴㅅㅂ 헥헥대는데도 나보다 잘생겼네
ㄴ비교할걸비교해라;;
ㄴ홍민준 와꾸는 이미 월클아님?
ㄴ월클이라니 발롱도르 위너지
ㄴ고티는 줘야지 ㅅㅂㅋㅋㅋ
—근데 니들 이건 알고 갤질하냐?
ㄴ??
ㄴ준결승 잘하면 일본이랑 붙을듯ㅋ
ㄴㅈㄹㄴ 일본 이탈리아랑 경기중인데 먼 개소리
ㄴ지금 경기력 막상막하다
ㄴ막하막하임 ㅋㅋㅋ 이탈리아 개같이멸망
—어 ㅅㅂ 좆댓다 오표식쓰러짐
—깜둥이들 경기 존나 드럽게하네
—미친 발목노리고 태클하네
—ㅅㅂㄹ들 존나 거치네 진짜
* * *
삑!! 삑!!
대한민국에 3:1 스코어로 끌려가던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점점 거칠어졌다.
그러던 중 후반 33분.
패널티 박스 정면, 위험지역에서 공을 잡은 오표식이 앞을 가로막던 수비수를 상대로 페인팅을 성공시켰다.
균형을 잃은 수비수가 주춤하는 사이 오표식이 치고나갔고, 뒤늦게 따라붙은 수비수가 그대로 백태클을 가하며 함께 그라운드를 뒹굴었다.
심판이 패널티를 선언했지만 오표식은 일어나지 못했다.
오표식이 발목을 잡고 뒹굴자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강제로 유니폼을 잡아 끌었고, 계속된 거친 플레이 끝에 부상자가 발생하여 잔뜩 흥분한 한국 선수들이 이에 맞서며 상황은 더욱 격화되다 다툼이 벌어졌다.
“씨발!! 심판 새끼 매수된 거 아냐!? 저새끼들이 더럽게 백태클했는데 왜 우리한테 카드꺼내고 지랄이야!!”
“레프리!! 헤이, 레프리!! 와이!? 와이!?”
“선배! 진정해요! 진정해요 선배!!”
“뭐해 안 말리고! 다들 말려!”
“너무 흥분했어 진정해!”
결국 더 이상 경기를 뛸 수 없다는 사인에 오표식이 교체되었고, 거센 항의를 하던 미드필더 김대성이 레드 카드를 받으며 퇴장까지 당했다.
분위기가 진정되고 경기가 재개된 것은 5분이 지났을 무렵.
“하아, 하아.”
“괜찮아?”
예상치 못한 오표식의 부상에 레드 카드까지 나오며 교체 카드를 모두 써야했던 한국 대표팀은 체력이 바닥난 기색이 역력한 홍민준을 교체할 수 없었고, 항상 체력 안배를 위해 후반 말미에 교체되던 홍민준은 그날 올림픽 경기 처음으로 풀타임 출전을 기록했다.
결과는 3:1 대한민국의 승리.
8강을 넘어 준결승인 4강에 진출한 쾌거였지만 와일드 카드로 공격진의 중심을 잡아주며 톡톡히 제몫을 해내던 오표식이 부상으로 올림픽을 마감하였으며, 중앙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대표팀의 허리를 맡아주던 김대성 레드 카드를 받으며 다음 경기 출장이 불가능해졌다.
메달 획득을 위한 가장 중요한 4강전에서 주전 2명이 빠진 것.
설상가상 다음 상대는—
“다들 준결승 진출을 축하한다. 다음 경기 이기면 메달인거 알지? 너네한텐 메달보다 병역 특례가 더 관심사지 이것들아.”
“에이~ 저흴 너무 잘 아시네요 감독님.”
“메달 가즈아!!”
“면제가자아앗!!”
“선배 면제가 아니라 특례에요.”
“아 이탈리아는 좀 빡센데.”
비록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어쨌든 승리는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한 선수들이 떠드는 모습을 지켜보던 공전성이 손뼉을 쳤다.
“주목해봐라. 우리가 나이지리아 선수들이랑 싸우느라 5분 허비해서 반대쪽 결과가 먼저 나왔으니까.”
“이탈리아가 이겼어요?”
“당연히 이태리가 이겼지 임마. 감독님 몇 골차로 이겼습니까?”
“반대다. 일본이 이겼다.”
“…네? 그럼…?”
“그래. 4강 상대는 일본이다.”
다음 상대는 바로 일본이었다.
한편 경기가 끝나고 그라운드에서 빠져나가던 윤혁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홍민준 이새끼 어딨지?’
16강이 끝난 다음날부터 설요한, 윤혁과 함께 섹스촌의 맛을 본 홍민준은 8강 나이지리아와의 경기 전날까지 뻔질나게 여자를 후리고 다녔다.
나름 몰래몰래 여자를 만나고 다니던 홍민준이 걸린 것은 경기 전날.
선수들 컨디션 체크를 하던 공전성은 퀭한 얼굴로 후들거리는 홍민준을 발견하고 자초지종을 캐물었고, 그렇게 세 사람의 도원결의는 불과 4일 만에 파국을 맞았다.
‘적당히 했어야지 아오!!’
얼마나 해댔는지 다크서클이 아주 턱밑까지 내려오고 다리를 후들거리는 꼬라지에 대노한 감독님이 대체 몇 명이나 만났냐고 물었더니 첫날에만 7명에 둘째날에 5명, 셋째날에 6명, 마지막날에 3명을 만났다고.
‘미친 종마자식.’
오늘 경기에서 평소보다 체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도 모두 이러한 이유 때문.
세트로 묶여 같이 혼난 윤혁은 졸지에 홍민준 감시역을 맡아야 했고, 경기가 끝난 지금도 녀석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응?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는거지?’
살금살금 뒤로 다가가니 들려오는 홍민준의 목소리.
“나는 절대로 오늘 아무런 부작용이나 조건, 대가없이 유희생활을 각성하며 유희생활 능력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으며 유희생활 능력을 그 누구도 강탈해 갈 수 없다. …씨발 나는 왜 유희생활 어플 안 뜨지? 나도 성유진처럼 정력 존나 쌔지고 싶은데.”
‘…….’
이새끼 죽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