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73)
073
올림픽 선수촌이 얼마나 문란한지에 대한 건 비밀도 아니다.
지난 88 서울 올림픽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매 올림픽마다 무료로 나눠주는 콘돔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모두가 콘돔을 그런 용도로 쓰는 건 아닐거다. 그냥 버리거나, 기념품으로 삼거나, 나눠주거나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갈수록 선수촌에서 사용되는 콘돔이 많아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심지어 선수촌을 달리 섹스촌으로 부를 정도니까.
하지만 아무리 섹스촌이니 콘돔이 수십 만개가 배포되니 해도 선수들이 발정난 개도 아니고 올림픽 기간 내내 24시간 떡을 치는 건 아니다.
실세 선수촌이 섹스촌이 되는 특정 기간이 존재한다.
바로 대부분의 경기가 끝났을 무렵.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정확하게는 하계와 동계로 나뉘어 2년마다 번갈아 열리지만 종목이 상이하니 선수 입장에선 사실상 4년에 한 번 열리는 셈.
선수들은 바로 이 한 번의 기회를 위해 4년간 고된 훈련을 받아왔다.
한국 고등학생들이 단 하루, 수능을 위해 3년 간 죽어라 공부한다는 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겠지.
심지어 올림픽에는 재수, 삼수도 없다. 다시 도전하려면 얄짤없이 4년, 수능으로 치면 4수생이 되야 한다는 뜻.
당연히 올림픽 시즌이 되면 경기에 대한 압박감이나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마련.
경기 기간에야 이 악물고 참는다지만 4년 간 준비한 경기가 끝난다면? 메달을 따든, 예선에서 탈락하든 참가한 경기가 끝나고 나면 선수들은 쌓은 스트레스가 폭발한다.
뭐로? 바로 성욕으로.
이유야 간단하다.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해방됐는데 마침 주변에 젊고 건강한 남녀가 몰려있네? 더군다나 선수촌에서 있었던 일은 암묵적으로 묻어두는 문화가 있다보니, 극도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젊고 건강한 남녀가 눈이 안 맞을수가 있나.
선수촌이 괜히 섹스촌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올림픽이 끝으로 가면 그야말로 동물의 왕국으로 변하니까.
분위기가 얼마나 문란하냐면 심지어 동정이던 선수조차 섹스를 한다는 곳이 선수촌이다.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한 고된 훈련과 식단 조절, 동정을 유지하는 절제력을 갖춘 선수조차 섹스촌의 분위기에 넘어가는거다.
실제로 숙소 주변을 돌아다니다보면 헌팅하는 선수를 수시로 만날 수 있다. 단순히 헌팅뿐이면 모르겠는데 그 자리에서 눈이 맞아 곧장 으슥한 곳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건장한 남자라면 이런 분위기에 홀리지 않을수가 없지. 아니,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똑같다.
올림픽 본선에 출전할 정도의 선수라면 엄청난 운동량을 가졌을테고, 운동은 남성 호르몬을 촉진시킨다. 남성 호르몬은 성욕의 원천.
가뜩이나 성욕 높은 젊은 남녀가 이런 분위기에 던져진다면 휩쓸리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한국 선수단은 코치진이 엄격하게 관리한다.
주최측에서 콘돔 나눠주면 곧장 회수해가고, 개인행동 대신 단체행동을 하게 만들고, 섹스촌이 가장 활성화 될 시기에 곧바로 귀국하기까지.
코치진의 노력 덕분인지 선수들이 눈치를 봐서인지 확실히 한국 선수들은 이런 선수촌 분위기에 휩쓸리는게 덜하긴 한데… 혹시 모르지. 우리처럼 몰래몰래 할 건 다 하고 다니는지.
신나게 허리놀리고 다니는 선배들을 보니 한국 선수들은 선수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주장을 믿어야 하나 의심이 된다.
“왜 그렇게 보냐?”
“아뇨. 선수촌은 참 좋구나 싶어서요.”
“크~ 그치.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둬라. 밖에 나가면 얼굴 팔려서 이러지도 못해.”
히히덕거리던 설요한 선배가 문득 정색했다.
“내가 왜 올림픽에 참가한 줄 아냐?”
“당연히 병역특례죠 뭐.”
분데스리가에서 뛰다 병역 문제로 K리그에 복귀한 설요한 선배는 경찰청에서 뛰고 있었다. 실력만보면 분데스리가에서 뛸 수 있는 선수이니 병역 문제만 해결되면 다시 해외로 나갈 생각이겠지.
“물론 그것도 있지. 근데 내가 이번이 2번째 올림픽이잖냐.”
“그쵸?”
“내가 진짜 이 분위기를 잊지 못해서 와일드 카드 허락한거잖냐.”
“…선배, 형수님이 이런 거 알아요?”
“당연히 모르지 새꺄! 비밀이다 너.”
“…….”
신나게 숙소를 나서는 뒷모습을 보며 다짐했다.
난 저러지 말아야지.
끌끌 혀를 차는데 옆에서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윤혁 선배였다.
“…왜요 또. 왜 그렇게 보는데요.”
“쓰읍. 이상하네.”
이 선배는 또 뭔 소리래.
“하루종일 여자만나러 다닐 것 같더니… 의외다?”
“에이 선배. 저 아무 여자나 만나고 다니는 그런놈 아닙니다.”
“아니긴, 누굴 속이려고. 너 16강 끝나고 어땠는지 기억 안 나냐?”
“몰라요. 기억 안 남.”
“지랄똥을싼다. 몇 명이었지? 너무 많아서 헷갈리네. 4일 동안 20명? 22명? 진짜 미친듯이 후리고 다녔으면서.”
“…그건 과거의 저고요. 지금의 저는 달라졌거든요. 이른바 뉴 홍민준입니다.”
그래. 과거의 나는 멍청돋았어.
지금의 나는 새로 태어났다.
“그래서 여자 안 만날거야?”
“…그건 아니죠.”
“에라이, 그럼 그렇지. 개가 똥을 끊을까. 그럴 줄 알았다.”
“전처럼 마구잡이로 만나지는 않거든요.”
지능을 올려서 그런지 전에는 몰랐던 사실을 깨달았다.
굳이 여자 만나겠다고 아등바등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왜냐?
그야 나는 우월한 알파메일이니까.
내 자랑은 맞지만, 내 인지도는 비단 한국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번 올림픽 최고의 라이징 스타는 의심할 여지없니 나, 홍민준이다. 실력이면 실력, 외모면 외모, 거기에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까지.
세계인의 시선에서 보면 프로도 아닌 아마추어 신분의 무명 선수가 한국이란 변방의 팀을 결승으로 이끌고,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득점왕과 대회 MVP를 먹은거다.
이거 완전 주인공 아니냐?
올림픽 최고의 라이징 스타이자 수혜자가 된 나는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여자가 꼬인다. 정말로.
그냥 숙소 앞에 앉아서 일광욕하고 있으면 여자들이 어찌나 헌팅을 거는지. 하… 귀찮을 정도네 진짜.
“선배. 여자한테 먼저 껄떡대는 건 하수나 하는 짓이에요.”
“…….”
“저같은 진정한 고수는 가만 있어도 알아서 여자들이 찾아오는 법! 거기서 맘에 드는 애만 쏙쏙 골라내면 되는거죠.”
“아주 지랄을 하세요. 내가 널 모를까. 너, 저번에 그 독일애 때문에 그러지?”
“…….”
어떻게 알았지.
“하긴. 그렇게 데였는데 조심해야지.”
지난 16강 전, 한창 마구잡이로 여자를 만났을 때.
본래 올림픽 선수촌에서 있었던 일은 선수촌에 묻어두는게 암묵적인 룰이다. 나도 알고, 너도 알고, 프리 섹스를 즐기는 선수라면 누구나 아는 암묵적인 룰.
근데 이상하게 나랑 섹스한 여자들이 집착하기 시작한거다.
특히 섹스를 많이 할수록 집착이 심해졌는데, 그 중 가장 많이했던 독일애는 심지어 나랑 결혼하겠다고 집착하기까지.
다행히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길래 나랑 결혼하면 평생 히잡쓰고 집안일이나 해야한댔더니 며칠 뒤 퀭한 얼굴로 나타나서는 울면서 포기하겠다고 했지.
어휴, 생각하니 지금도 부랄이 쪼그라드네.
“참 이상하네. 여자들이 왜 그렇게 너한테 집착하지?”
“아 선배. 그걸 꼭 말로해야 알아요?”
“이새끼 또 뭔 소리하려고….”
“얼굴.”
“…씨발 반박할 수가 없네.”
“그리고 이거.”
손으로 탁, 사타구니를 쳤다.
“…흑형새끼.”
“마지막으로 테크닉.”
“넌 좀 맞자.”
“아! 악! 선배 진짜 때렸어요? 와~ 선배 이제 클났다. 감히 국민남동생 홍민준을 때려? 선배 이제 국민역적임.”
“죽어 새꺄, 죽어. 역적? 너 죽이고 역적된다, 일루와.”
“아, 잠깐, 아, 나 뼈맞았어! 진짜 아파!”
* * *
이상하게 나한테 집착하는 여자들이 무섭지만 그렇다고 섹스를 안 할 순 없지.
그 좋은 걸 왜… 아니, 어디까지나 난 포인트를 위해서라도 섹스를 포기할 수 없다.
그러니까… 조심해서 만나면 되잖아?
그래서 이번엔 골라서 만나기로 결심했다.
마침 시간도 여유롭다.
은메달을 따면서 시상식과 폐막식까지 시간이 붕 떴으니까. 결승전도 끝나서 훈련도 없고.
그래서 금쪽같은 하루의 시간을 투자했다.
일단 어플을 실행한다. 미어터지는 쪽지함.
‘컷. 컷. 컷. 패스. 컷. 컷.’
1차 심사의 기준은 간단했다.
프사없으면 컷. 프사있어도 못생겼으면 컷. 예뻐도 존나 예쁜 거 아니면 컷.
쪽지 삭제하는 것도 일이네.
그렇게 1차 심사를 마치고 곧장 2차 심사에 들어간다.
2차 심사는 한글패치 여부.
감히 나한테 쪽지보내는데 쏼라쏼라 알아먹지도 못 할 언어로 보내? 다 탈락이다.
내가 외국어를 못하면 여자가 한국어라도 해야지.
2차 관문에서 우수수 떨어진다. 아까운 여자도 많지만 의외로 한국어 능력자가 많아 아쉬움은 금방 사라졌다.
‘이게 한류의 힘…?’
얼굴 하얗고 머리 노랗고 눈동자 파란 예쁜 여자애들이 한국어를 이렇게 잘 하다니.
국뽕이 차오르는군.
다음 3차 심사는 자체 AI를 이용한 데이터베이스 검사.
쉽게말해 구글링이다.
다들 올림픽 본선에 출전한 선수들이라 검색하면 기본적인 정보는 다 나오더라. 대충 번역기 돌려서 훑어보면 견적이 나오기 마련.
이제 이중에서 가진 게 많고 똑똑한 여자를 골라낸다.
‘집안 좋고, 학벌 좋고, 돈이든 인기든 많은 여자.’
왜냐하면 그래야 무지성으로 매달리지 않지.
그렇게 무려 하루라는 시간을 쏟아부어 고르고 골라낸 여자.
“그게 너야 엘레나. 넌 정말 베스트야.”
“…….”
내 칭찬을 들은 엘레나의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