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83)
083
[해외에서 쏟아지는 러브콜! 홍민준의 선택은?] [공전성호의 황태자는 과연 어디로 갈까?] [특집! 홍민준에게 어울리는 구단은?] [익명의 관계자, 유명 구단으로부터 백지수표 제안을 받아!] [유럽에 이어 북미와 남미, 그리고 중동까지 참전한 홍민준 쟁탈전! 과연 그 결과는?] [홍민준의 에이전시 MH는 침묵 중! 과연 의도는?]어딜보나 홍민준의 이적에 대한 이야기 뿐.
그것도 확인되지 않은 찌라시가 절반, 어그로를 끄는 추측성 기사가 절반이다.
스포츠란을 도배하다시피 하는 홍민준의 기사를 훑어보던 눈에 기사 하나가 들어왔다.
[한국에서 펼쳐지는 장외 엘 클라시코! 홍민준을 사이에 둔 숙명의 라이벌 대전!—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명문 구단으로 꼽히는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홍민준 영입에 공식적으로 참전하는 모양새다. 오랫동안 스페인 라 리가를 양분해온 두 공룡 레알 마드리드 CF와 FC 바르셀로나의 더비를 뜻하는 엘 클라시코 (El Clásico)는 전 세계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인기가 많은 라이벌전.
매년 경기장에서 치열하게 맞붙는 두 팀은 이번 이적 시장에서도 격돌했는데, 바로 스페인 최고 유망주인 호르헤 가르시아(20) 영입전이었다. 재작년 18살의 나이로 빌바오에서 데뷔한 호르헤는 이번 올림픽에서 홍민준 선수와의 라이벌리로도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로 두 팀의 최우선 이적 타겟으로 선정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승자는 레알 마드리드.
지난 주, 레알 마드리드는 호르헤 가르시아의 이적을 공식 확정했다.
이적 시장도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적 시장에서 벌어진 엘 클라시코가 레알 마드리드의 판정승으로 기울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2차 엘 클라시코가 발발하였으니 그 중심은 바로 홍민준.
익명의 관계자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관심이 사실이라고 밝힘과 동시에 다수의 유럽 명문 구단의 러브콜이 있기에 아직 확정된 사실은 아니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올림픽에서 한껏 도약한 홍민준의 날개짓이 과연 어디까지—]
—캬~ 미쳤다ㄷㄷ 레알이랑 바르샤에서 홍민준 영입 경쟁을 벌이네
ㄴㄹㅇ 오졌다리;; 한국 선수를 두고 영입 엘 클라시코ㄷㄷ
ㄴ홍민준 클라스 ㄷㄷ해
—갠적으로 홍민준한테 라리가는 비추 EPL이 어울림
ㄴ니가뭔데?
ㄴ축알못은 아가리
ㄴ다짜고짜 욕박네;; 인성수듄ㅋ
—보닌 이탈리아 거주중.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서도 홍민준 나온다ㄷㄷ
ㄴ뭐라는데?
ㄴ유베랑 양 밀란에서도 영입 추진중이라는데ㅋㅋ
—키커 오피셜 떴네ㅋㅋ 뮌헨이랑 돌문도 참전ㅋㅋㅋ
ㄴ미친ㅋㅋㅋㅋ 뭐 다 달려드노
ㄴ홍민준이 그 정도임? 넘 오버같은데
ㄴFA니까 일단 못먹어도 찔러보는거짘ㅋㅋㅋ
—근데 홍민준 에이전시는 뭐임? 첨 들어보는데?
ㄴMH에이전시라는데 나도 축빠경력 10년만에 첨 들어봄ㅋㅋㅋ
—홍민준 EPL기원 3일차
ㄴ제발 유베
ㄴ인종차별리그 꺼지구연
ㄴ바르샤가 부르면 와야지
ㄴ꾸레아웃! 황족 레알이 부른다! 홍민준 와꾸는 하얀 유니폼이 딱이야!
댓글창을 훑던 오하린의 길쭉한 손가락이 토독토독 핸드폰 액정을 두드린다.
—이제 충분해
수신인은 강수연.
다수의 기사에서 언급된 익명의 관계자, 강수연의 답장은 빨랐다.
—강수연 : 알겠어
—강수연 : 이제 인터뷰 들어오면 애매모호하게 대답할게
내용을 확인하고 바탕화면으로 빠져나오자 홍민준의 사진이 반긴다.
잠시 사진을 훑어보던 오하린은 곧장 갤러리로 들어갔다.
온통 홍민준 사진으로 도배된 갤러를 훑어보다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지정했다.
다시금 바탕화면으로 나오니 핸드폰 화면에 딱맞게 조정된 홍민준 사진이 보였다. 오하린은 그제야 만족스럽게 웃으며 통화목록을 띄웠다.
—네 아가씨.
“언론에 불지피는 건 이제 그만해도 돼. 변호사는?”
—전혀 관련없던 스포츠쪽이라 시간이 걸렸지만 다음주까진 준비할 수 있습니다.
“확실해? 빠르면 다음주, 늦어도 다다음주엔 계약할 수 있어야 돼.”
—물론입니다. 걱정하시는 일 없도록 단단히 준비해놓겠습니다.
“그래.”
용건을 마친 오하린이 통화를 끝내려는데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가씨
“왜?”
—회장님, 아니 아버님께서 언제 인사하러오실지…
“바쁘니까 기다리라고해.”
—아가씨! 아가…
통화를 끝낸 오하린은 곧장 단축키 1번을 꾹 눌렀다.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멜로디. 자신과 똑같은 컬러링. 이런 걸 귀찮아하는 홍민준이기에 자신이 직접 설정해준거지만, 어쨌든 똑같은 컬러링에 기분이 좋아진다.
—왜?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기전까진.
“뭐야. 왜 네가 받아.”
—민준이 촬영전 메이크업하고 있어
윤다예.
자신이 모르는 홍민준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한 기분 나쁜 여자.
‘…이러면 안 돼.’
오하린은 마음을 다잡았다.
질투라니. 이래서야 마치 평범한 여자같지 않은가.
어릴적.
오랜만에 찾아온 아버지에게 어렸던 하린은 물었다.
“나는 왜 엄마가 많아? 아빠는 한 명인데.”
“그야 아빠는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이지. 하린아. 아빠는 특별한 사람이란다. 아주 능력있고, 아주 뛰어나지. 그리고 넌 그런 아빠의 딸이고. 명심하거라. 너와 난 특별한 사람이란다. 그러니 평범한 이들의 시선에 얽매일 필요는 없단다.”
그렇다.
자신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아빠는 아주아주 특별한 사람이다. 능력있고, 대단하고, 비범한.
그러니까 엄마가 아빠를 선택한 것도 당연하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괜찮다. 그들과 자신은 다르니까.
엄마가 아빠의 여자 중 하나가 된 것도, 그리고 그 사이에서 내가 태어난 것도 전혀 무의지하지 않다. 가치없지 않다.
왜냐하면 아빤 특별한 사람이고, 그 딸인 나 역시 특별한 사람이니까.
그리고 내가 선택한 남자도 특별한 남자니까.
분명 그렇게 만들고 말테니까.
그러니까 평범한 여자들처럼 질투할 필요는 하나도 없다.
큰어머니처럼… 본부인답게 첩을 관리하고 적당히 능력에 맞게 이용하면 될 뿐.
근데 왜…
“말 조심해. 난 네 사장이야.”
왜 이렇게 짜증이날까.
오하린은 자꾸만 피어나는 질척한 감정을 털어내듯 차갑게 쏘아붙였다.
—…미안, 아니 죄송합니다 사장님.
강수연이 반말하는 것은 아무렇지 않았는데, 윤다예의 존댓말에 금방 기분이 좋아졌다.
마치 본처와 첩의 위계를 인정받은 것만 같은 느낌.
“네 말대로 강수연을 시켜서 언론에 정보 흘리는 건 성공이야. 변호사도 다음주까진 준비될거고.”
—알겠어요.
“계약은 대체 언제할 셈이야?”
—아직이에요. 아직 엉덩이 무거운 구단들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그래도 언론을 통해 압박했으니 그쪽에서도 반응이 오겠죠.
오하린은 제안서를 보내온 구단을 떠올렸다.
확실히… 관심을 표명해온 곳은 많지만 실제 영입제안을 보낸 구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벨류의 팀들.
오하린이 축구… 아니, 스포츠에 관심을 가진 것을 불과 반년이 되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축구에 대해 공부하고 에이전시를 차린 것은 그 반도 되지 않고. 그러다보니 명식이 에이전시 대표이면서도 축구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몰랐다.
그러나 경영자가 할 건 실무가 아니다.
적절한 능력의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 그리고 공정하고 공평하게 평가해주는 것.
극단적으로 말해 인사권과 감찰권만 있으면 된다.
꼭대기에 앉은 사람이 일일히 말단이 뭘 해야하는지 알 필요는 없고, 모든 업무에 빠삭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에이전시의 실무는 영입한 전문가들이 할터.
자신은 큰 틀에서 방향을 잡아주고, 그들의 업무 능력을 평가하면 될 뿐.
윤다예를 고용한 것도 그 일환이었다.
그녀가 한국대 장학생이라서, 의외로 축구계에 해박해서, 능력있고 성실해서… 그딴 것은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오하린의 전화 한 통이면 한국대 출신 인재들을 줄 세울 수 있고, 성실하고 똑똑한 사람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축구계에 해박한 것?
물론 그건 좀 의외였다.
또한 의외로 직감이 날카로운 것도 나름 장점이겠지.
그러나 무엇보다 그녀를 고용한 이유는 윤다예가 홍민준의 여자이기 때문.
오하린에겐 보였다. 아니라고 하지만 홍민준이 윤다예에게 감정이 있다는 것이.
특별한 건 아니다.
이미 홍민준에겐 수많은 여자가 있으니까.
그러나 이상하게 유독 윤다예는 껄끄러웠다.
강수연이나 윤희연, 그외 잡다한 것들은 그저 본처로서 적당히 관리하면 그만이지만… 이상할정도로 윤다예는 신경쓰였다.
그래서 고용이란 명목으로 잡은걸지도 모르겠다.
가난한 윤다예에게 돈을 이용해 조금씩 위계를 각인시켜 나가기 위해서.
짧은 통화를 마치고 핸드폰을 내려놓던 오하린은 아,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윤다예만 신경쓰다 정작 홍민준의 목소리를 못 들었다.
‘…쯧.’
다시 연락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촬영 준비중이라고 했으니 이번에도 윤다예가 받을터.
신경질적으로 폰을 내려놓은 오하린은 오늘이 무슨 촬영인가 떠올렸다.
‘아는 형님이었나? 라디오 스타였나?’
* * *
“안녕. 나는 ‘은메달따고’에서 전학온 홍민준이라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