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88)
088
내 여자들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절로 흐뭇해진다.
“넌 뭘 웃고 있어!!”
“애한테 왜 그러세요. 혹시 화나셨어요?”
“…그럴 리가. 빨리 설명이나 마저해.”
이거 봐.
둘이 있으니 나한테 튀려던 불꽃도 서로에게 향하잖아. 역시 라이벌이 있어야 돼.
“시간이 부족해서 알려진 정보만 취합해봤을 때, EPL을 선택한다면 토트넘이나 아스날을 추천해. 둘 다 계약조건도 비슷하고, 1군 진입도 수월할 거로 예상되니까 선택은 네 몫이야.”
캬. 역시 똑똑이 윤다예답게 핵심만 짚어 주는구나.
만족스럽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다음으로 선호하는 리그를 골랐다.
“그럼 라 리가는?”
“남미나 코토누 협정에 가입한 아프리카, 튀르크 계열 국적이라면 뜻밖에 널널한데 우리 같은 아시아 국적은 역시 빡빡해. EPL이랑 동일하게 1군 로스터 규모는 25인이고, 1군 로스터에 외국인 선수 한도가 3명이라 어떤 면에선 더 빡빡할 수도 있지.”
“3명… 알고는 있었지만 진짜 빡빡하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라 리가의 외국인 선수 대부분이 남미 선수라는 거야. 2년 거주 조건만 채우면 스페인 국적 취득이 가능해서 뜻밖에 외국인 3인 규정이 널널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라 리라에서 꽤 많은 구단이 너한테 적극적이야.”
윤다예가 골라준 제안서의 상단,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알만한 익숙한 로고가 가득했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AT마드리드, 발렌시아, 말라가, 헤타페, 세비야… 뭐야 이거. 뭐 이렇게 줄줄이 나와? 구단 면면이 엄청나게 화려하잖아.
“너, 너무 많은데?”
“이적료가 없는 데다 첫 프로계약이라 연봉도 낮고. 게다가 아시아의 슈퍼스타잖아. 계약 관련해서 구단들이랑 조율하다 알게 된 건데, 일본이랑 중국에 대해 초상권이나 권리에 엄청 신경 쓰더라고. 우리 생각보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네 인기가 많은거 봐.”
“하, 이놈의 인기는 진짜.”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스대는데 윤다예게 코웃음을 친다.
“좋아하지 마. 어쩌면 실력보다 마케팅 목적으로 영입하려는 걸지로 모르니까.”
“…그건 안 되지.”
“어쨌든 결과만보면 어지간한 구단은 다 달려들었어. 심지어 2부에서도 관심보이더라. 핵심 선수로 대우해주겠다고. 물론 우리 선에서 잘랐지만.”
“그래도 꽤 많은데.”
“이것도 고르고 고른 거야. 챔스든 유로파든 유럽 대항전에 참가하는 구단 중 괜찮은 계약 조건의 구단들로만.”
역시 선수는 실력이든 인기든 뭐가 됐든 좋고봐야 돼.
이렇게 유명한 구단들이 서로 와달라고 아우성을 치다니… 하, 나란 남자 정말 대단하다.
“헛소리 그만하고. 라 리가의 구단들은 네 상업적 가치에 특히 관심이 높아. 그쪽에서 요구하는 필수적인 계약 조건에 구단의 상업적 이용을 위한 자유로운 초상권 사용에 대한 권리가 꼭 들어가더라.”
초상권.
사전적 의미로는 ‘자기 형상을 다른 사람이 임의로 제작, 공표하거나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말하지만 상업적인 의미로 확장되면 ‘자기 형상을 활용해 상업적인 활동하는 것’까지 모두 포함된다.
당연히 광고나 캐릭터 같은 모든 것이 망라된 권리인 만큼 잘못 계약했다간 CF 제의가 와도 못 찍고, 찍어도 대부분의 수입이 구단으로 넘어가는 막장테크를 타게 된다.
인기 있는 유명 선수의 경우엔 연봉보다 초상권 활용 수입이 훨씬 큰 경우가 많다 보니 나 같은 경우 초상권에 특히 주의해야 했다.
“다른 리그라고 초상권 활용에 적극적이지 않은 건 아니지만, 라 리가는 너무 심해. 활용 조건이나 비율을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더라고.”
“그런 팀은 그냥 빼.”
윤다예가 조용히 몇 장의 종이를 구겨던졌다.
“아. 참고로 연봉이랑 수당을 낮추더라도 최대한 계약 기간을 줄이고, 선발출장 옵션을 추가하는데 집중했어. 괜찮지?”
“괜찮겠냐!”
“뭐 어때. 돈이라면 여기, 돈 많은 사장님께서 펑펑 지원해주시는데. 너 어차피 돈 많이 쓰지도 않잖아?”
윤다예가 턱짓으로 오하린을 가리킨다.
…생각해 보니 그러네.
연봉을 낮췄다지만 유럽 최상위 리그에서 뛰는데 박봉일리도 없고, 애초에 나… 돈도 별로 안쓰잖아.
돈도 써본 사람이 잘 쓴다고 그저 훈련-집-섹스-훈련-집-섹스라는 단조로운 일상이다 보니 돈 쓸데도 없다.
“그래서 내 연봉은 대충 어느정돈데?”
“라 리가는 55~70만 유로 사이. 다른 리그도 큰 차이는 없어.”
음… 그게 얼마야. 감이 안 잡히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윤다예가 친절히 오늘 환율로 계산해 알려 준다.
“한화로 7억 3천에서 9억 3천 사이. 옵션이나 수당 포함하면 대충 10억되겠네. 환율에 따라 변동은 있으니까 대략 이 정도다, 참고만 해.”
“…얼마? 10억?”
홀리… 낮춰서 이 정도면 최대로 땡기면 대체 얼마야.
“유럽은, 특히 축구선수는 고액연봉자로 분류돼서 세금이 쌔니까 40~50%는 줄여서 생각해.”
“아오 미친! 세금을 그렇게 뗀다고?”
갑자기 기분 확 나빠지네.
“대신 계약기간은 기본 3년에 추가 1년으로 조정했어. 1군 스쿼드 등록은 기본이고 구단에 따라 선발 출장 5~10경기 보장해주는 곳도 있어.”
그래도 연봉이 억 단위다.
세금 다 떼도 4~5억.
억대 연봉은커녕 무보수로 개 같이 뛰던 지나날이 떠올라 눈물이 앞을… 가라진 않네.
‘생각해 보니까 나… 입학 초반을 제외하면 오하린 덕분에 호의호식하고 있었잖아.’
집은 신축 오피스텔 꼭대기 층을 다 사용하는 펜트하우스.
차는 드림카였던 벤츠 CLS. 거기에 미녀인 오하린이 밥해 줘, 빨래해 줘, 청소해 줘, 아침마다 태워주고 훈련끝나면 데릴러와 밤에는 섹스까지… 대부분은 가정부 아줌마가 해주는 거지만, 그 돈도 오하린에게서 나오는 거니 오하린이 해주는 거지 뭐.
…뭐야. 그냥 해외가지 말까.
“레알 마드리드랑 바르셀로나는 오히려 다른 구단보다 조건이 좋아.”
“…레알? 바르샤?”
아 이건 못 참지.
유럽가야겠다.
“얘들, 자존심 싸움한다고 경쟁적으로 조건을 올리더라고. 라 리가에서 가장 조건이 좋은 팀이 이 두 팀이야. 주전으로 뛸 수 있는지가 문제지만.”
“1군 로스터는 확실한 거야?”
“그건 확실해. 애초에 계약서에 1군 로스터 등록을 명시하기로 했고, 두 구단 모두 외국인 선수 3인 한도는 널널한 편이라 그건 문제없을 거야. 바르셀로나는 외국인 선수가 브라질 4명에 아르헨티나 2명, 프랑스와 독일 1명씩인데 이 중 독일 선수 제외하곤 모두 스페인 이중국적을 취득했거든. 레알은 좀 더 다양한데, 그래도 이번에 이중국적 취득자가 있어서 티오 한 자리 나고.”
레알 마드리드랑 바르셀로나라니.
무려 레알이랑 바르샤다. 그야말로 축구 선수에게 꿈의 구단이 아닌가.
“너무 좋아하지만. 1군 진입까진 수월할지 몰라도 주전으로 뛰는 건 보장못해.”
“걱정 마. 호르헤도 주전으로 뛴다매? 내가 그 정도 급은 되는데 주전으로 못 뛰겠어?”
자신감을 피력하는 내 모습에 윤다예가 한숨을 내쉬었다.
“실력이 비슷해도 호르헤는 5000만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660억이 넘는 이적료로 영입한 선수야. 이것도 계약기간이 얼마 안 남아서 그렇지, 계약기간이 길었으면 이적료가 2배도 넘었을 걸? 게다가 연봉도 네 10배는 되는 선수에 자국 최고의 유망준 데, 과연 실력만으로 똑같이 대해 줄까?”
“그건… 힘들지.”
“그래. 네가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 주지 않는 한 힘들어.”
기껏 차올랐던 뽕이 금세 쪼그라들었다.
씨바… 현실은 시궁창이네.
“그럼 세리에는 어때?”
“뜻밖에 EPL이나 라 리가보다 규정이 빡빡하지 않아. 로스터 규모는 25인으로 동일하고, 홈그로운 조건은 EPL과 비교하면 좀 낫고, 라 리가보단 까다롭지만 이적 자체는 쉬워. 한 시즌에 NON-EU 출신 2명만 영입 가능하지만 애초에 세리에 분위기가 NON-EU 영입 쿼터를 다 채우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
“역시 인종차별 때문에?”
“아니. 세리에라고 유별하게 심한 건 아냐. 이미지가 그래서 그렇지, 다른 나라도 비슷해. 세리에에선 AC밀란이랑 인테르 쪽이 가장 적극적으로 널 원하고 있어.”
흐음… 세리에라.
이탈리아 무대는 나름 로망이 있지. 그렇다고 EPL과 꿈의 구단 레알과 바르샤를 제칠 정도는 아니지만.
“마지막으로 분데스리가는 가장 편해. J리그와 협약으로 헐값에 일본 선수들이 유입된 지 10년도 넘었고, 사실상 외국인 선수 쿼터가 없다 보니 유럽에 진출하는 한국 선수들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곳이다 보니 아시아 선수 선호도나 친근감이 가장 높아.”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선수도 다수 활약한 곳이다 보니 심정적으로 가장 친근한 리그가 분데스리가다.
뭔가 EPL이나 라 리가에 치여 만년 2~3인자 이미지지만 뜻밖에 챔스에서 가장 꾸준한 성적을 내는 실속형 리그이기도하고.
“사실 선수로서 너를 가장 강하게 원하는 곳은 분데스리가야. EPL이나 라 리가, 세리에가 너의 실력보다 마케팅에 주목한다면, 재정건전성이 가장 높아서 자체적인 수입만으로 구단 운영이 가능한 분데스리가 구단들은 마케팅보다 선수로서 너의 실력에 관심일 가지더라.”
전 세계에서 가장 평균 관중이 많기로 유명한 분데스리가는 특유의 50 1 제도까지 합쳐져 자체 수익만으로 구단 운영이 가능한 가장 재정 건전성이 높기로 유명한 리그다.
그래서인지 아시아 마케팅적 측면보단 선수로서 실력적으로 날 원한다는 곳.
“실제로 다른 리그에선 단장이나 보드진이 영입제안해왔는데, 특이하게 분데스리가 구단에서는 감독들이 직접 제안서를 보냈더라고. 계약조건보단 팀에서의 네 역할이나 전술적 변화에 대해 강조하더라.”
설명을 마친 윤다예가 조신하게 손으로 가리며 하품했다.
하품도 전염됐는지 옆에 앉아 있던 오하린까지 작게 하품을 하더니 살짝 눈물이 맺힌 눈으로 내 선택을 기다린다.
“음… 지금 바로 결정해야 되나?”
“아무래도 빠를수록 좋지. 대략적인 견적은 나왔지만 막상 협상에 들어가면 세부적인 내용으로 다툴수도 있으니까.”
“그러면… 여기로 할래.”
“…하필,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