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93)
093
홍민준의 바르셀로나 이적 소식에 가장 환호하던 사람중에는 분명 김현식 부장도 들어갈거다.
JBC 방송국의 스포츠국 부장으로 라 리가 중계권 협상을 주도한 핵심 인물이 바로 김현식이기 때문.
지난해 라 리가와의 2년 중계권 계약을 성사시켰지만 예상외의 저조한 시청률에 나날이 매말라가던 김현식은 홍민준의 이적설 불거지자 생전 찾지도 않던 교회, 그것도 새벽 기도까지 나갔다. 부디 어느 팀이든 좋으니 라 리가로 가달라고.
거기서 우연찮게 타 방송사 스포츠국 부장 녀석이 눈을 꼭 감고 ’제발 분데스, 분데스리가로 이적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결국 신은 그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지금.
김현식은 기쁨의 훌라춤을 추며 바르셀로나의 프리 시즌 친선 경기마저 중계할 정도로 열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아, 드디어! 드디어 홍민준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습니다! 한국인 최초! 바르셀로나 1군 데뷔, 출장을 기록하는 자랑스러운 홍민준 선수!!”
“정말 대단하네요. 불과 20살에 바르셀로나 1군에 데뷔하다니. 물론 친선 경기지만 홍민준 선수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자리를 잡을 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음… 홍민준 선수, 표정이 굳어있네요. 긴장한걸까요?”
“글쌔요. 제가 듣기론 우리 선수 쉽게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첫 프로 경기, 그것도 바르셀로나라는 빅클럽에서의 데뷔전이다보니 긴장을 했나보네요. 아, 말씀드리는 순간 홍민준을 향한 패스. 아, 첫터치가 길었네요. 아웃되고 맙니다.”
멀리서 광란의 탭댄스를 추는 김현식 부장을 본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힐끔 시선을 맞췄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눈치지만 축구 중계만 십 수년에 달하는 이들은 조짐이 심상찮음을 느끼고 있었다.
홍민준의 표정이나 움직임, 트래핑을 보아하니 출장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닌 듯 싶은 쌔한 예감.
노련한 캐스터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첫 경기다보니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죠.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우리 선수. 차분히, 조금씩 적응해나가면 되는거에요.”
“그렇습니다! 같은 리그여도 원정가면 구장마다 잔디나 흙의 차이 때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마련인데, 하물며 저 먼 스페인이라면 말할 것도 없죠.”
“아… 홍민준 선수, 이번에도 공을 놓칩니다.”
—나왔다!!!
—홍민준입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ㅆㅂ… 홍민준하고 나이 옆에 바.르.셀.로.나 딱 뜨는데 나만 지림??
ㄴ나도 지렸다….
ㄴ바르셀로나 개간지
ㄴ우리나라에 바르샤 선수가 나올줄이야;;
—코쟁이들 사이에서도 빛나는 홍민준의 와꾸력보소;;
ㄴ이왜진ㅋㅋㅋㅋ
ㄴ진짜 홍민준이 잘생기긴했넼ㅋㅋㅋㅋㅋㅋ
ㄴ씹ㅋㅋ 백인들 와꾸력에서 이미 졌넼ㅋㅋ
ㄴ얼굴만보면 발롱도르 받아야함
—근데 왜 표정이 굳어잇는거같냐?
ㄴ긴장한듯?
ㄴ홍민준 긴장안하는 성격이라던데 올림픽 결승에서도 별로 긴장안했대
ㄴ올림픽이 아니니까 긴장했나보1지 ㅂㅅ아
ㄴ오 그렇네
—???
—???????
ㄴ방금 터치모임?ㅋㅋㅋㅋㅋ
—씨발ㅋㅋ 스페인가더니 세모발이됐누
처음엔 유쾌하던 커뮤니티 분위기도,
—헐?
—이거뭐냐;;
—와 씨… 쟤 왜 저럼?
ㄴ좆됐네진짴ㅋㅋㅋㅋㅋㅋ
—ㄹㅇ 아마추어티 팍팍내누;;
—야 이거 진짜 농담할 분위기 아닌데? 홍민준 어디 아픈거아님?
싸늘하게 식어갔다.
『우아하던 볼터치는 투박했고, 현란하던 드리블은 엉성했다』
『아마추어의 한계?』
『드러난 홍민준의 실력』
『아시아에서 온 원더보이는 어디로?』
혹평.
그야말로 혹평이 쏟아졌다.
수많은 관심이 집중됐던 데뷔전이었던 만큼 주목도는 높았고, 혹평은 그만큼 쏟아졌다.
그러나 아직 어린 선수의 첫 프로 데뷔전. 게다가 동양에서 건너온지 이제 겨우 보름 남짓 지난 선수에 대한 동정여론이 더 컸다.
첫 경기는 실망스러웠지만 올림픽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을 떠올려보면 실력은 확실할터. 적응만하면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거란 기대감을 모두가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9월 20일.
바르셀로나의 프리 시즌 마지막 친선 경기.
2부 리그 지로나 FC를 상대로하는 이 경기에서 홍민준은 처음으로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전반이 끝난 뒤, 하프 타임이 지난 후반전 경기에서 홍민준을 찾아볼 수 없었다.
* * *
정규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
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았건만 여기저기서 위기설이 솔솔 흘러나온다.
인터넷을 보고있자니 가관도 이런 가관이없다.
『프로 무대는 달랐다! 가장 기대되는 영입생에서 최악의 영입생으로!』
『물밀듯 쏟아지던 스폰에 활짝 웃던 바르셀로나, 울상으로 변한 이유는?』
『일본 네티즌, 홍민준 조롱 도를 넘어!』
아주 멋대로 떠드는구만.
기사를 보며 코웃음을치고 있는데 오하린이 평소와는 달리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괜찮아?”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한 표정.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씩 웃었다.
“당연히 괜찮지. 너도 봤잖아? 갑자기 키가 크면서 밸런스가 무너진 것 뿐이야. 키에 맞춰 조정만 하고 나면 금방 괜찮아져.”
처음에 상태창이 경고를 띄우며 밸런스 조정에 포인트를 싹 가져갈때만해도 아까웠는데, 막상 지금와보니 알겠다.
그게 진짜 신의 한수였다.
급격히 키가 크면 밸런스가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난 키가 크면서도 일정 이상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고 있다.
훈련 때문에?
아니다.
애초에 아직 키가 크고 있는데 훈련으로 어떻게 밸런스를 잡을까.
훈련으로 조정하는 건 성장이 끝나고 나서지, 실시간으로 키가 클때는 방법이 없다.
상태창을 제외하면.
덕분에 완전히 밸런스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끊임없이 키가 크며 밸런스 조정이 들어가는 미묘한 간극이 이어지는 바람에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칠 수 없었다.
“얼마 안 남았어. 걱정마, 하린아.”
그래.
얼마 남지 않았다.
내 시선은 눈앞에 뜬 반투명한 홀로그램을 향했다.
【신장 175cm ▶ ??cm|63kg ▶ ??kg】
【보유 포인트 ▶ 0P】
『적용중…』
『적용중에는 포인트 사용이 제한됩니다.』
* * *
시즌이 시작하고 나는 벤치에 머물러야 했다.
아니, 벤치에 앉혀주는 것만으로 고맙다고 해야 되나.
바르셀로나는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나갔다.
5경기 모두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하며, 5승0무 0패. 리그 선두에 오른 바르셀로나에 대한 칭찬이 가득한 가운데 유일한 비판은 바로 나였다.
5연승을 거두는 동안 내가 출장한 건 단 1경기.
후반 교체로 출장했던 나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언론의 표적이 되었다.
그리고 이를 더욱 부채질하는 건 감독의 인터뷰였다.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교묘하게 내 탓을 해대는 통에 여론은 박살났고, 덕분에 내 입지 역시 실시간으로 박살나는 중이다.
‘하… 미치겠네 진짜.’
차라리 모든 능력치 -3정도가 되더라도 밸런스가 잡히는게 낫겠다.
그럼 지금보다 고점은 낮아져도 저점은 확실히 올릴 수 있을테니까.
차라리 실력이 부족했다면 부족한대로 거기에 맞춰 플레이하면 되는데, 이건 실력은 높은데 감각이 미묘하게 어긋나니 오히려 더 최악의 플레이가 나온다.
‘아 씨. 좀 생각하고 행동할걸. 내 지능, 이대로 괜찮은거냐.’
부족하지 않다 생각했는데 역시 지능 스탯에 더 투자해야했나.
부진해도 불구하고 동료들은 대부분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몇 몇 선수, 특히 감독 새끼가 지랄하는게 문제지만.
‘음. 생각해보니까 싫어할만 하네.’
언론이 떠드는 걸 들어보니 원래 감독이 영입을 요청했던 브라질 선수는 내 영입으로 인해 분데스리가로 향해서 활약중이라고.
그런 말을 들으니 미안하다가도,
“우리 선수단에는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해야 할 선수가 있다.”
“승리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선수는 마땅히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선수 퀼리티는 인기가 전부가 아니야.”
“자리가 부족하여 임대를 떠난 페르난도의 활약을 보면 아쉬울 뿐이다. 페르난도가 바르셀로나에 남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저격성 인터뷰를 해대니 미안하긴 개뿔.
어디 두고보자 진짜.
아무리 부진해도 계약서에 ‘리그 선발출장 5경기’가 명시되어 있으니 간간히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얻은 2경기 선발 출장에서 개똥싸고 전반이 끝나자마자 교체되는 굴욕을 당했지만.
2경기 모두 워스트로 꼽히며 올림픽 플루크, 역대급 거품, 얼굴 말고는 쓸모없는 선수, 마켓팅용, 유니폼 팔이 온갖 조롱과 비난을 들었지만… 뭐, 생각보다 견딜만했다.
내가 멘탈이 이렇게 좋았나?
만약 상태창이 없었다면, 조금만 견디면 회복될거란 희망이 없었다면 나 역시 무너졌을지 모르지.
그러나,
【신장 175cm ▶ ??cm|63kg ▶ ??kg】
【보유 포인트 ▶ 0P】
『적용중…』
『적용중에는 포인트 사용이 제한됩니다.』
『적용중 완료까지 27일 남았습니다.』
상태창이 공언했다.
27일 남았다고.
어떻게든 전반기만 버티자. 후반기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테니까.
* * *
『적용중…』
『적용중…』
『적용중…』
『적용 완료.』
『신체 변화가 완료되었습니다』
『밸런스 조정중…』
『밸런스 조정중…』
『밸런스 조정중…』
『밸런스 조정이 완료되었습니다』
『일부 스탯이 조정되었습니다.』
『이제 포인트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마침내, 길었던 27일이 지났다.
【기술】
[개인기 75] [드리블 70] [트래핑 75] [숏패스 55] [롱패스 50] [슛팅 45] [프리킥 42] [헤더 38] [태클 32]【정신】
[시야 55] [예측력 50] [판단력 65] [집중력 56] [오프더볼 60] [공간마크 45] [침착성 52] [리더십 40] [팀워크 44]【신체】
[주력 67 ▶ 65] [가속력 68 ▶ 64] [밸런스 65 ▶ 61] [민첩성 65 ▶ 62] [반응속도 79] [파워 54 ▶ 61] [점프 46 ▶ 49] [지구력 57 ▶ 59] [회복력 65 ▶ 68]【히든】
[천재성 48] [매력 95] [지능 40]【신장 175cm ▶ 182.7cm|63kg ▶ 72kg】
【보유 포인트 21P】
낮아진 스탯도, 올라간 스탯도 있다.
전반적으로는 낮아진 것이 많아 손해지만… 몇 번 공을 튕겨본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미묘한 감각의 괴리가 사라졌음을.
즉, 스탯의 증감이 떠나 더 이상 이전처럼 병신같은 플레이를 보이지 않을 수 있음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