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99)
099
새로운 구단에서의 시작은 산뜻했다.
완전이적 옵션이 있긴하나 아직은 임대생 신분임에도 구단에서는 상당히 조건은 조건에 괜찮은 집을 마련해주었고, 주장과 부주장을 비롯해 선수단 모두가 허물없이 환영해주었다.
특히 감독이라는 인상 좋은 할아버지가 어찌나 좋아하던지, 나랑 무슨 인연이 있었나 싶을 정도.
“반갑네, 반가워! 난 감독인 프란츠 발더라고 하네!”
번역가는 감독이라고 의역해주었지만 프란츠 할배는 분명 스스로를 매니저라고 칭했다.
‘의외로 권력이 꽤 강한가보네, 이 할배.’
잉글랜드는 전통적으로 감독을 ‘매니저manager’라 칭한다. 반면, 다른 유럽 국가는 일반적으로 ‘헤드코치head coach’ 혹은 ‘기술자technician’나 ‘트레이너trainer’라 부르곤 한다.
전자인 매니저가 관리인이란 의미처럼 선수단의 운영과 전술, 훈련은 물론이고 선수나 코치진의 영입과 방출, 계약까지 책임지는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한다면 후자는 1군의 전술과 훈련, 경기만 담당한다는 차이가 있다.
쉽게 예를들면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이나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를 떠올리면 편하다.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구단 운영 전반을 관리하는 총책임자.
반면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는 운영진과 코칭스탭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기술이사technical director나 단장general manager 같은 직책이 존재했다.
이들이 구단의 전반적인 운영을 도맡으면 감독은 팀의 전술과 훈련, 경기 운영만 담당하는 한정적인 권한을 부여받았다.
현대 축구로 올수록 업무는 전문화, 세분화가 되어갔고 자연스레 한 명의 감독에게 모든 권한을 몰아주는 ‘매니저’형보단 업무가 분담된 ‘헤드코치’형 감독이 늘어나게 되었다.
특히 철저한 시스템을 갖춘 독일 축구계에서 ‘매니저’는 드물다고 알고 있는데… 이 사람 좋아보이는 할배가 매니저라니.
“내가 얼마나 자네를 기다렸는지 아나? 자네는 내 커리어 최고의 영입이 될거야!”
음… 이 감독님, 대체 뭘보고 날 이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네.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맞습니다. 제 영입이 감독님 최고의 선택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내 영입이 신의 한수가 되리란 것.
통역사의 말을 들은 감독이 껄껄웃었다.
짐 정리를 오하린과 윤다예에게 맡기고 곧장 훈련에 합류했다.
‘…집에 가서 혼나려나.’
그치만 오랫동안 공을 만지지 않았더니 근질근질해서 참을 수가 있나.
2부 리그라고 해서 열악할 줄 았았는데 의외로 시설 상태는 괜찮았다. 뭐… 바르셀로나에 비하면 부족하긴 하지만, 거긴 세계적인 명문이니까.
“이봐 신입! 3:3하는데 여기에 끼라고!”
간단한 3:3 패스 훈련.
어쩐지 짖궂게 웃더라니 처음엔 평범하게 훈련을 하는듯 싶던 선수들이 내가 공을 잡자 일제히 달려든다.
순식간에 5명에게 둘러쌓였다.
그대로 공을 빼앗겨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당황하여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사방에서 뻗어오는 발을 피해낸다.
좁은 공간에서 미세하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공.
집중력이 극에 다다르며 슬로우모션처럼 느리게 흐르던 시간이 끝나고, 격한 숨을 내뱉으며 몸을 멈췄다.
왜인지 모두가 입을 떡 벌린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대체 뭘 본거지?”
“방금 어떻게 한거야? 5명의 압박을 벗겨냈잖아.”
감독이랑 코치마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길래 대답해줬다.
“그냥 하니까 되던데?”
“…….”
“…….”
진짜다.
* * *
훈련을 하며 느꼈다.
역시 내 실력이면 분데스리가2는 씹어먹는다고.
【기술】
[개인기 75] [드리블 70] [트래핑 75] [숏패스 55] [롱패스 50] [슛팅 45] [프리킥 42] [헤더 38] [태클 32]【정신】
[시야 55] [예측력 50] [판단력 65] [집중력 56] [오프더볼 60] [공간마크 45] [침착성 52] [리더십 40] [팀워크 44]【신체】
[주력 65] [가속력 65] [밸런스 65] [민첩성 65] [반응속도 79] [파워 61] [점프 49] [지구력 59] [회복력 68]【히든】
[천재성 48] [매력 95] [지능 50]【신장 182.7cm|72kg】
【보유 포인트 0P】
가장 높은 테크닉 관련 스탯이 70대에 플레이에 핵심적인 스탯 역시 60대에 들어섰다.
아쉬운 스탯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 스탯이면 충분할터.
지금까지 경험한 바, 대충 50정도면 K리그에서 그냥저냥 뛸 수 있을 정도고 60정도면 유럽에서 뛸수 있을 정도라고 본다.
K리그에서 뛰어보진 않았지만 한국 축구계에서 성장한만큼 K리그로 직행한 고등리그 선수들의 실력이나, 대학 리그에서 맞붙었던 선수들의 실력과 그들이 K리그에서 보여주는 활약을 고려해보면 스탯으로 대충 50정도.
물론 선수 포지션이나 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클거다.
테크닉컬한 선수라면 그에 관련된 스탯이 60에 가깝거나 넘을 것이고, 수비수라면 테크닉 관련 능력치가 더 낮을 수도 있겠지.
올림픽에서 상대해본 유럽 선수들이나 얼마 뛰진 못했어도 같이 훈련을 하고, 라 리가 직관을 하며 느낀 유럽 선수들은 대충 60~70정도.
이건 보다 정확할거다.
내 주요 스탯이 60~70대에 걸쳐있다보니 나랑 비교해보면 금방 견적이 나오니까.
전반적으로 플레이에 필요한 스탯이 60정도만 되면 그냥저냥 1군에서 뛸 정도는 된다.
뭐, 구단마다 선수단 퀼리티에 차이가 있으니 바르셀로나에선 기껏해야 로테이션이겠지만 어쨌든 충분히 유럽에서 뛸 퀼리티.
70정도 되면 빅클럽에서도 주전에 해당하는 스탯 같다.
그리고 80은… 예측하건데 월드클래스로 분류되는 선수들이 이정도 아닐까?
이런 내 예상을 실험해볼 기회는 금방 찾아왔다.
팀에 합류하고 10일 후, 독일의 FA컵이라 할 수 있는 DFB 포칼 16강 경기에 선발 출장하게 되었으니까.
* * *
2033. 1. 20. 독일 헤센주 다름슈타트 현 프랑크푸르트암마인Frankfurt am Main, Hessen,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Eintracht Frankfurt 홈구장 도이체 방크 파르크Deutsche Bank Park.
DFB 포칼 16강, 프랑크푸르트 VS 보훔.
무려 5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프랑크푸르트의 홈구장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는 오늘 경기를 맞이하여 3만 여 명의 홈팬들이 몰려들었다.
“오늘 경기에서 공식적으로 집계된 관중이 4만이 넘는다는군. 긴장되나, 루키?”
주장 알렉산더 마이어는 각진 얼굴에 짧은 머리를 한 남자였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군인, 그것도 부사관 역할로 나오면 딱일 것 같은 이미지의 남자로 독일인하면 딱 떠오르는 재미없는 진중한 남자같은 외모의 소유자.
그러나 성격은 정반대로 상당히 능글맞았다.
오늘도 데뷔전을 앞둔 날보며 짖궂게 놀리고 있었으니까.
통역사가 번역해준 말을 들으며 황당한 표정을 지어줬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흐흐 웃으며 등을 두드렸다.
“괜찮아, 친구. 우리가 뒤에서 든든히 받춰줄테니 마음껏 날뛰어보라고.”
“…….”
어이가없네.
반쯤 방출된 신세이긴해도 바르셀로나 1군에서 뛰었던 나다.
관중 4만 명?
난 무려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 전용 경기장 캄 노우에서 10만 명의 관중 앞에서도 뛰어봤다고.
선수 소개가 끝나고 전광판에 내 얼굴이 비추자 홈팬들이 열광적으로 반응해준다.
목소리 높여 부르는 노랫소리.
“우리의 챈트 Schwarz-weiß wie Schnee로군. 이 맛에 홈경기를 기대하게 된다니까.”
슈… 뭐?
공식 챈트라는데 이름이 참 어렵다.
음… 오랜만에 경기장에 서서 그런가.
아니면 팬들의 환호가 오랜만이라 그런가.
오늘따라 유독 컨디션이 좋은 느낌이다.
그리고 그것은 전반 4분, 보훔 선수들이 날 얕보듯 자유롭게 풀어준 순간 드러났다.
“골!! 세상에, 이럴수가! 홍민준 가볍게 골을 넣어버립니다!”
4-3-3 전술의 좌측 공격수로 출전한 날 마크하기 위해 섣불리 발을 뻗은 상대 수비수를 제쳐내고 그대로 달렸다.
다급히 앞을 막아서는 상대 선수를 하나씩, 차례로 벗겨내며 패널티 박스에 들어선 뒤.
파앙!
박스 외곽에서 날카롭게 휘어지며 골문 구석을 파고드는 슈팅.
“선제골!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는 홍민준입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외침에 홈팬들이 일제히 챈트를 부른다.
홈 경기에서 득점시 부르는 Torhymne. 오스트리아의 음악가 프란츠 폰 주페의 ‘경기병 서곡’을 각색한 홈 팬들의 챈들에 나도 모르게 함박 웃음이 터져나온다.
“봤냐!! 이게 내 실력이다!!”
내 골에 맞춰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환호하며 챈트를 부르는 이 광경이란… 나도 모르게 그간 쌓인 울분이 상당했는지 골을 기록하는 순간 야수처럼 포효하며 그라운드를 내달렸다.
시간은 고작 전반 5분.
고개를 숙인 보훔 선수들이 맛있는 멋잇감처럼 보인다.
경기결과
프랑크푸르트 5 : 1 보훔
홍민준 (4, 22, 46, 49) 카이우 (68) / 에디냑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