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ilure Marquis is a genius RAW novel - Chapter (144)
후작가 망나니가 천재임-144화(144/200)
18장 인어 : 증강한 망나니
황금가지 시험을 치르고 나면 드루이드 스킬이 크게 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시험에 등장하는 멀린은 항상 내 수준보다 윗급이기 때문.
쉽게 말하면 Lv1짜리 초보자가 미리 Lv99 풀탬 캐릭터를 움직여보는 것과 같다.
이를 통해서 초보자는 앞으로 성장할 방향을 미리 외워둘 수 있고, 새로운 스킬에 대한 영감과 기존 스킬에 대한 발전도 성취해낸다.
[시험을 시작합니다.] [클리어 조건을 공개합니다.] [크라켄을 제압하세요.]지금 내 상태가 딱 그랬다.
현재 멀린의 수준은 엄청났다.
괴물급 드루이드를 대신해서 싸우다니.
이 기회를 철저히 살리기로 결심했다.
‘거대 몬스터를 상대로 이쪽도 거대 골렘으로 응수한다.’
[우드 골렘 소환] [스톤 골렘 소환] [크리스탈 골렘 소환]우드와 스톤 골렘을 소환할 때와 달리, 크리스탈 골렘도 소환되었다.
온몸이 단단한 수정으로 이루어진 골렘은 언뜻 보기에도 단단하고 강인했다.
소환된 개체 수도 많았다.
도토리 없이 고작 열 기를 소환하는 나에 비해 무려 30기가 넘는 군단이 만들어졌다.
“가라.”
골렘들이 크라켄에게 달라붙었다.
거대 문어는 8개의 다리를 휘저으며 격렬히 저항했다.
“배···고···파···”
문어의 다리는 상당히 성가셨다.
표면이 점액질로 덮혀있는데, 골렘의 일격이 자꾸 미끄러지는 바람에 치명타를 먹이기가 애매했다.
심지어 다리에 달린 빨판은 강력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어서 한 번 붙었다가는 자력 탈출이 불가능했다.
우드 골렘이 추풍낙엽으로 부서졌고, 스톤 골렘도 반수 이상이 침몰했다.
크리스탈 골렘만이 견고하게 버텨주는 중이었다.
‘골렘만으로는 부족하군.’
스피어 계열 스킬을 쓰기로 했다.
[우드 레인] [스톤 레인] [크리스탈 레인]분명 스피어 계열 스킬을 썼는데 시스템창에는 레인, 즉 비라고 표기됐다.
스킬의 발사 양상도 달라졌다.
전에는 고드름처럼 떨어지던 스피어가 훨씬 촘촘하고 거세게 내리쳤다.
정말 폭풍우처럼 떨어졌다.
“쿠워어어어!!!!”
심지어 단단한 크리스탈까지 떨어지니 크라켄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 약과다.
어떻게 된 놈인지 상처를 꾸역꾸역 복구했으니까.
슈화아아악!!
크라켄이 나를 잡고 싶었는지 골렘의 손짓을 뿌리치고 다리 하나를 내 쪽으로 발사했다.
[윈드컨트롤] [헤이스트] [순보]공기를 박차고 회피했다.
확실히 바람을 이용한 이동 기술만큼은 멀린과 내 레벨이 엇비슷하다.
내가 맞아주질 않자 문어는 화가 났는지 대가리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에베베···어쩔 건데? 어쩔 건데?”
문어를 약올렸다.
그러자 많이 열 받았나 보다.
놈이 비장의 수를 썼다.
푸화아아아악!!!
길쭉하게 삐져나온 코에서 먹물포가 뿜어져 나왔다.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피했다.
하지만 둔한 골렘들은 정통으로 맞고 말았다.
먹물의 효과는 확실했다.
끈적한 흑색 점액질이 시야를 가렸다.
공기 중에 노출된 먹물은 수분이 증발하며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마치 액체 시멘트를 끼얹은 것과 비슷한 효과였다.
그렇지 않아도 몸이 둔한 골렘은 먹물과 함께 딱딱한 돌덩이가 되어 운행을 정지했다.
‘조금 더 방심했으면 당할 뻔했군.’
크라켄은 강했다.
순수한 육체적 능력부터 시작해서 강력한 스킬까지.
하지만 약점도 명확해 보였다.
연신 배고프다면서 충동적인 행동을 보였다.
지능이 뒤떨어지는 게 분명했다.
‘도발을 더 해볼까?’
감정이 불안정한 녀석에겐 도발만큼 좋은 상대법이 없다.
“문어 대가리! 머리숱 하나 없는 대머리! 다리 하나 잘라서 숙회 해먹으면 딱이겠네.”
“우워어어!! 배고프다고!!”
광분한 문어가 날뛰었다.
먹물포를 사방으로 난사했다.
그러나 처음이 위험했지, 상대의 스킬을 알아챈 순간 회피는 수월했다.
조금씩 체력을 갉아먹었다.
끈질긴 생명력 덕분에 내 체력은 조금씩 회복되고 녀석은 천천히 지쳐갔다.
“쿠워···쿠워···”
피로감에 절어버린 문어 녀석.
더는 배고프다는 말도 못한다.
끝낼 때가 되었다.
[우드컨트롤] [바인드]쿠콰콰콰콱!!
바다 밑에도 나무는 존재한다.
땅을 뚫고 나온 나무뿌리가 크라켄을 단단히 묶었다.
튀어나온 가시가 크라켄의 출혈을 유도했다.
“끝이다!”
[자이언트 크리스탈]양손에 단단한 수정이 몰려들더니, 이내 커다란 주먹을 형성했다.
중력의 힘을 받아 위에서 아래로 거대 주먹을 꽂아넣었다.
퍼어어억!!!
몰려오는 고통에 문어가 전신을 뒤틀었다.
이후 몇 번이나 머리를 두들겨 팼다.
저러다 바보가 되는 게 아닐까 걱정될 때쯤, 결국 크라켄의 항복을 받아냈다.
“쿠워···쿠워···그만 때려라···아프다···”
[축하합니다!] [두번째 시험-드루이드의 기억Ⅱ을 클리어했습니다.] [황금가지를 획득합니다.] [승급완료!] [상급 드루이드로 승급하셨습니다.]드디어 네 번째 가지를 온전히 흡수했다.
중상급에서 상급으로 올랐다.
동시에 여러 상태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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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상급 드루이드가 되었습니다.] [기존 스킬을 버프합니다.] [새로운 스킬을 습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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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드 컨트롤
-바인드(★★★★)
-우드골렘(★★★★)
-우드 스피어(★) -> 우드 레인(★)
-자이언트 우드(★★)
2. 스톤 컨트롤 -> 크리스탈 컨트롤
-크리스탈 랜스(★★★★)
-크리스탈 실드(★★★★)
-크리스탈 골렘(★★★★)
-크리스탈 스피어(★) -> 크리스탈 레인(★)
-자이언트 크리스탈(★★)
3. 윈드 컨트롤
-순보(★★)
-헤이스트(★★)
4. 라이프 컨트롤
– 시야공유(★★)
– 테이밍(★★)
– 기억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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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스킬 수준이 증강했다.
처음에 얻었던 스킬들이 어느덧 4성이 되었다.
특히나 스톤 컨트롤이 크게 달라졌는데, 모든 스킬이 크리스탈로 변화했다.
크리스탈은 돌보다 단단하고 물리, 마법 내성을 지닌다.
한마디로 익스퍼트급 고수의 마나소드조차 견딘다는 뜻.
정말이지 짜릿한 업그레이드였다.
스피어 계열 스킬도 레인 스킬로 변모했다.
기존에 뾰족한 돌창과 나무창을 여러 개 소환하여 투척하던 스킬이 폭우처럼 뿌려지는 식으로 바뀌었다.
이러면 어떤 장점이 있느냐.
우선 광역 데미지를 넣을 수 있다.
또한 초고수와 싸울 때도 발목을 붙잡거나 시야를 막는 등 귀찮게 할 수 있다.
여러모로 유용하게 변화했다.
윈드 컨트롤 쪽도 향상됐다.
여태껏 이동 계열 스킬은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별을 하나씩 땄으니 더욱 빠른 도약과 이동이 가능해졌다.
라이프 컨트롤도 기존보다 향상되었다.
새로운 스킬도 추가되었다.
기억회상이란 스킬이 생겼는데, 나중에 따로 시험해 봐야겠다.
스파아앗!!
빛이 퍼졌다 사라지고.
다시 홀로니운 대신전이었다.
긴 여행을 한 느낌이다.
그래도 뿌듯했다.
교감력 향상이 제대로 체감되었다.
“그건 그렇고, 해저도시는 생각도 못 했네.”
세상에 저런 신기한 곳이 있었다니.
아마 아르니아 대륙 사람 대다수가 모를 것이다.
리앙에서 인어의 눈물이 소개되었을 때도 인어는 전설 속 존재로 여겼으니 말이다.
“나중에 한 번 가봐야지.”
이동하려던 차에 의식 속에서 천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애송아.
“무슨 일입니까? 천마님.”
-갑자기 생각났다.
“무엇이 말입니까?”
-너와 싸운 발키리 말이다.
“레플리 말입니까?”
-그래. 아무래도 그 여자네 종족···내가 멸족시킨 모양이다.
이건 또 뭔 소리래.
“자세히 설명해주시지요.”
-진짜 옛날 일이긴 한데···산속에서 쉬고 있을 때 그놈들이 단체로 몰려와서 시비를 걸었다. 자기네 영역이니 하등한 종족은 나가라나 뭐라나.
“그래서요? 나갔습니까? 천마님 성격에 절대 그냥 안 나갈 텐데요.”
-맞아. 홧김에 칼 꺼내서 싹 쓸어버렸다.
예기치 않게 발키리 종족의 비화를 들었다.
그 강력했던 종족이 사람 하나 잘못 만나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구나.
이쯤 되면 마왕 바알은 허구의 존재고 천마검 안에 봉인된 색마 늙은이가 진짜 마왕이 아닐까.
심지어 발키리족 최후의 생존자마저 천마검에 명을 다했으니, 이래저래 발키리족과 천마 영감님은 악연이었나 보다.
어쨌든 그렇다고 해서 레플리가 한 짓이 정당화되진 않는다.
그녀는 죽을 만했고 죗값을 치렀다.
이제는 뒷수습이 필요한 차례였다.
* * *
교황의 서거 소식이 들렸다.
신성국은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
이들은 색욕의 악랄함에 치를 떨었다.
어려운 와중에 메리안의 활약은 눈부셨다.
빠른 속도로 나라를 진정시켰다.
그녀의 신성력은 언제 어디서나 밝게 빛났고, 사람들은 점차 그녀를 믿고 의지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메리안은 벨라누스교의 새로운 성녀가 되어있었다.
현재 나는 홀로니움 대신전이다.
옆에는 시온과 캠벨이 있었다.
시온과 캠벨은 레플리와의 결전 이후로 나에게 정식으로 사과했다.
“도련님, 죄송합니다. 정작 필요할 때 아무런 도움이 못 되었습니다.”
“헤헤, 부단장, 이것참 민망한걸? 색욕이 그런 사기적인 능력을 지녔을 줄이야.”
“괜찮다. 아무튼 색욕은 죽었다. 좋은 경험했다고 여겨라.”
동료들을 토닥였다.
현재 내 앞에는 레플리의 시체가 있었다.
타락한 발키리는 마기에 잠식된 존재.
그리고 내 동료 중에는 마기에 집착하고 환장하는 귀여운 아이가 있다.
“뀨우!!”
아공간에서 코코가 나왔다.
허공을 뱅글뱅글 돌던 코코가 시온을 보더니 냉큼 안겼다.
그러고 보니 시온이 제국에서 수련을 받는 바람에 둘은 오랜만에 만났다.
서로 껴안고 부비부비하는 게 꽤 보기 좋은 그림이었다.
“쳇! 또 2대1로 얻어맞게 생겼군.”
물론 캠벨은 툴툴댔지만 말이다.
한동안 해후를 만끽한 코코는 레플리의 사체에 시선을 고정했다.
코코의 입가엔 이미 군침이 한가득이었다.
“뀨우?”
“그래. 먹어라.”
고개를 끄덕여주자 코코가 레플리의 시체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마기를 마음껏 흡수했다.
이어서 떠오르는 상태창.
[코코 — 헤츨링 Ⅱ->Ⅲ] [진화율 — 75%] [진화율이 100% = 성룡 진화]벌써 성룡까지 25%라니.
그만큼 발키리가 품은 마기가 농밀했나.
코코는 헤츨링 3단계가 되자 전신에서 빛을 뿜기 시작했다.
스파아앗!!!
빛이 한 번 가시자 낯선 모습의 용이 보였다.
윤기나는 검은 비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 강인해 보이는 날개. 기다란 꼬리까지.
위로 우뚝 솟은 뿔에서 번쩍이는 전류가 튀었다.
“설마···코코?”
“뀨우?”
커다란 덩치가 예배실을 가득 채웠다.
거의 아프리카 코끼리 크기였다.
어디 가서 아기용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
그만큼 코코의 성장은 남달랐다.
“코코가 더 귀여워졌군요.”
“쟤 똥 엄청 싸겠는데?”
시온과 캠벨도 한마디씩 남겼다.
시온의 칭찬을 듣고 뿌듯해하던 코코가 캠벨의 핀잔을 듣고 가자미눈으로 째려보았다.
그러자 캠벨이 슬쩍 눈을 피한다.
“어라? 캠벨 지금 쫄았나?”
“그럴 리가. 무식한 용가리에게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한심한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커헉!”
“뀨우우우!!!”
코코가 살짝 들이받았는데도 캠벨은 데굴데굴 굴러서 벽에 박혔다.
힘이 아주 장사다.
아무래도 캠벨의 앞날은 더욱 험난해질 예정이다.
나로서는 한시름 놨다.
코코는 마왕 바알의 봉인지를 지키는 파수꾼의 후예.
녀석이 빨리 커줘야지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던다.
또한 저렇게 컸으니 향후 전투에 적극적으로 써먹어도 괜찮을 듯했다.
* * *
동료와 대화를 나눈 후, 나는 메리안의 호출을 받았다.
그녀는 레플리가 썼던 예배당을 허물고 자신만의 예배실을 지었다.
이전보다 훨씬 비좁았지만 정갈하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예배실이었다.
방 안을 가득 채운 성물을 구경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고 메리안이 들어왔다.
“죄송해요. 오래 기다리셨나요?”
“아니. 이제 막 들어왔다. 바쁜 몸이신데 내가 배려해줘야지.”
“감사합니다. 제가 어떻게 불러드려야 할까요?”
“이제 내 진짜 정체를 알잖나? 헤논이라고 불러라.”
“네. 헤논님.”
잠시 뜸을 들이던 메리안.
“개인적으로 부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신성국은 헤논님으로 인해 구원받았어요.”
“내 이익과 일치해서 움직인 행동이니 너무 마음쓰지 말도록.”
“아니에요. 정말로 감사드려요. 무엇보다 벨라누스님이 헤논님에게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신이 나에게 고마워한다라.
이건 조금 흥미로웠다.
“그래?”
“네. 그래서 벨라누스님이 헤논님에게 쓸만한 정보를 알려드리고 싶다네요.”
“무엇이지?”
“그 전에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
심호흡을 하던 그녀가 잔뜩 긴장한 채로 입을 뗐다.
“헤논님, 이번 기회에 신성국에 정착하실래요? 저와 함께 나라를 이끌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