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ilure Marquis is a genius RAW novel - Chapter (33)
후작가 망나니가 천재임-33화(33/200)
5장 달성 : 이뤄낸 망나니
오늘 드래곤을 처음 보지만 내가 알기로 드래곤은 그 능력만큼이나 오만한 종족이다. 그런 드래곤이 ‘부탁’이라는 단어를 쓰는 건 두 가지 경우다.
첫번째는 상대가 자신과 대등한 동족일 경우. 나는 연약한 인간이니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두번째는 바로 드래곤이 고개를 굽힐 만한 절박한 사안일 경우. 지금의 경우는 당연히 후자겠지.
여기서 궁금한 점은 드래곤이 부탁이란 단어를 쓸 정도로 나에게 허리를 숙일 일이 뭐가 있느냐는 거다.
“무슨 부탁이십니까?”
-나 대신 마왕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달라.
“거절합니다.”
예상대로 부탁이란 단어를 쓸 만큼 엄청난 사안이었다. 누가 평생 드래곤 레어에 박혀서 대륙을 지키는 마왕의 파수꾼이 되고 싶겠는가.
심지어 된다고 해도 문제다. 난 드래곤처럼 강하지 않고 마왕을 감시할 능력이 안된다. 드래곤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드래곤의 대답했다.
-여태까지는 봉인된 마왕에게 나의 노화를 숨기고 있었다. 그러나 느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봉인을 풀고 나오려는 마왕의 힘이 강력해지는 것이.
이는 나도 알고 있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온라이크에서도 시온이 클리어해야 할 최종 보스는 마왕 바알이니까.
-조금만 지나면 나는 영면에 들고 이를 눈치챈 마왕이 부활하겠지. 그렇게 된다면 아르니아 대륙은 멸망할 것이다.
“제가 파수꾼을 한다해도 마왕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럴만한 힘도 없고요.”
-계속 맡아달라는 말이 아니다. 파수꾼의 자리를 이어받을 내 헤츨링이 성장할 때까지 옆에서 돌봐달란 이야기다.
헤츨링.
드래곤의 새끼를 뜻하는 단어.
웅크리고 있던 드래곤이 몸을 풀었다.
그러자 가운데에는 내 상체만한 작은 알이 좌우로 까딱거리며 은은한 기운을 뿜어냈다.
“보모 노릇을 하라는 겁니까?”
-원래는 맡기지 않으려 했다. 인간은 자신의 분수에 비해 더 많은 것을 바라는 존재니까.
“맞습니다. 절 믿기엔 조금 위험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하지만 넌 다르다. 드루이드여. 자연은 아무나와 소통하지 않는다. 그들이 선택하고 실제로 인과율까지 초월했으니 네가 이곳까지 온 것도 운명이었을 터.
“음.”
-특별한 인간이여, 나는 너에게 이 대륙의 운명을 걸어보고자 한다. 헤논이라고 했나. 마왕 바알이 눈치채기 전까지, 그리고 내 아이가 파수꾼의 역할을 이어받기 전까지 에그를 돌봐주지 않겠나?
[퀘스트 발동!] [퀘스트 제목: 카일의 유언] [내용 – 마왕 바알의 봉인이 풀리기 전까지 카일의 헤츨링을 보호하세요.] [보상 – 아공간 주머니, 레어의 재산, 용의 시체.]게임 세계로 빙의되고 나서 처음으로 받는 퀘스트 창이었다.
시온라이크에서 시온이 북부의 드래곤 카일을 찾아서 퀘스트를 받는 내용은 당연히 없다.
그러므로 이건 제작진이 숨겨놓은 이스터 에그임이 분명했다. 나는 운 좋게 이를 찾아낸 것이고.
‘보상이 정말이지 야무지군.’
게임을 해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많은 물건을 옮길 수 있는 인벤토리는 S급 아이템으로 분류된다.
오죽하면 인벤토리 한 칸 늘리는데 현질을 유도하는 게임 회사들이 있을까.
이뿐만이 아니다.
드래곤은 오랜 수명과 그 힘에 걸맞게 레어에 많은 재산을 쌓아두는 종족이다.
이런 드래곤이 주는 유산은 어느 수준일지 감도 안 잡힌다.
마지막 보상으로 적혀있는 용의 시체는 노다지다.
대륙 최고의 경도를 자랑하는 드래곤본과 드래곤 스케일.
정순한 마나가 녹아있는 용혈.
무엇보다 마나뿐만 아니라 영혼이 녹아있는 드래곤의 집약체이자 정수인 드래곤 하트까지.
그야말로 버릴 것 하나 없다.
보상목록을 못 봤다면 모를까.
퀘스트창이 떴고 보상까지 확실히 확인했는데 이걸 포기하는 건 바보다.
게다가 보상에 내 성장에 촉진될만한 아이템까지 있으니 나는 거절하지 않고 드래곤 카일의 제안을 수락했다.
-좋습니다. 제가 도움될지는 모르겠으나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퀘스트 수락 완료!] [지금부터 취소가 불가합니다.] [취소할 경우, 용의 분노를 삽니다.]낙장불입이라는 건가.
어쨌든 나도 취소할 생각은 없다.
“그러면 언제까지 헤츨링을 지키면 되겠습니까?”
-나도 모른다.
“엥? 그게 무슨 말이죠?”
-나오는 건 어디까지나 아이의 마음. 성장하는 것 또한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만 한다. 톱니바퀴가 잘 맞물린다면 백 년 이내에 성체로 성장할 수도 있고 잘못하면 천 년이 지나도 영원히 헤츨링이겠지.
제길슨.
보상이 빠방한 이유가 있었군.
단순히 알만 지키면 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교육과 육성까지 책임지는 부모 역할까지 겸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게다가 육성 실패의 결과는 대륙 멸망이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퀘스트 아닌가.
-맨입으로 부탁할 생각은 없다. 내가 영면에 들고 나면 내 시체를 쓰거라. 또한 내 재산은 모두 너의 것이며 마지막으로 고대의 유물 또한 네게 주겠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카일은 두 눈을 끔뻑였다. 마치 피곤해서 자려는 평범한 모습 같았다.
하지만 느껴졌다.
그에게서 풍기는 기운이 점점 약해지면서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을.
-뒤를 부탁한다···특별한 인간이여···
드래곤이 영면에 들었다.
온몸에서 풍기는 푸른 기운이 하늘로 짧게 치솟았다가 이내 종적을 감췄다.
그리고···
퍼석! 퍼석!
드래곤의 사체가 스스로 분해되기 시작했다.
이 놀라운 지성체의 몸은 일반 생물과 달리 마나로 연결되어 있었기에 영면에 드는 순간 구성요소들이 저절로 분해되는 것이다.
거북이 등껍질을 확대한 모양의 비늘 수백 개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흩어졌고.
반짝거리는 빛을 뿜어내는 용혈이 은하수처럼 흐르며 바닥에 작은 옹달샘을 형성했다.
근육과 살, 내장 같은 요소들은 가루가 되어 바람과 함께 섞여 레어 바깥으로 흩어졌다.
마지막으로 견고한 뼈만이 웅장히 남아 이곳에 드래곤이 있었다는 증거를 보여주었다.
“편안히 쉬시길.”
잠시 묵념 후 레어를 둘러보았다.
이 피라미드 형태의 유적지는 거대한 용족이 살았던 장소답게 인간 기준에서는 엄청나게 넓었다.
하지만 구조 자체는 단순했다.
방도 몇 개 없었다.
가장 안쪽에 있던 공간으로 들어갔다.
북부산맥 심처까지 도둑질하러 오는 정신 나간 놈은 없었을 테니 따로 잠금장치가 되어있진 않았다.
파아앗!
환한 금빛 줄기의 향연이 나를 반겼다.
고개를 들어올려야 할 정도로 아찔한 높이의 금은보화의 탑.
상식을 벗어난 재화의 규모의 입이 떡 벌어졌다.
“시, 심 봤다~~~~”
일전에 봤었던 로이드 후작의 비밀창고 재산은 여기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었다.
천 년 동안 용족이 모아놓은 재산을 목도하니 빠진 턱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굳이 비교하자면 웬만한 왕국의 전재산과 맞먹었다.
“문제는 이걸 가지고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군.”
재산이 많으면 뭐하나.
가지고 다닐 수 없으면 말짱 도루묵인데.
그렇다고 필요할 때마다 은행 찾아가듯이 이런 척박한 험지를 오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
그래서 퀘스트 보상에 아공간 주머니가 있었나 보다.
아공간 주머니는 어렵지 않게 찾았다.
산처럼 쌓인 금은보화 속에 파묻혀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바로 옆방에 따로 고이 모셔져 있었다.
카일도 아공간 주머니의 가치를 알아본 듯했다. 생각해보니 따로 고대의 유물이라고도 칭하지 않았던가.
아공간 주머니에 손을 갖다 대니 상태창이 떠올랐다.
[고대의 유물 획득!] [아공간 주머니 – 요술 호리병를 습득하셨습니다.] [주인 각인 중···각인 완료.] [아공간 주머니의 주인으로 인식됩니다.] [타인 사용불가. 귀속물품입니다.]세계를 구성하는 시스템이 반응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나 평범한 아이템이 아니었다.
‘고대의 유물이 무엇일까?’
유물에 대해서도 무언가 비밀이 따로 있을 것 같긴 한데 이에 관해 알고 있던 카일이 영면에 든 상태다.
따로 얻을만한 정보는 없으니 일단은 챙겼다.
주머니의 외견은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특이했다.
겉보기에는 아르니아 대륙 용병들이 술을 마시기 위해 허리춤에 주로 차고 다니는 흰색 호리병이랄까.
하지만 이 주머니는 술을 담는 대신 다른 물건들을 담았다. 저장량도 남달랐고 말이다.
뽀옹! 슈우우욱!!
호리병의 뚜껑을 열고 금은보화를 향하게 하니 레어에 산처럼 쌓여있던 금은보화가 소용돌이를 그리며 호리병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다시 레어의 중앙으로 되돌아와서 바닥에 퍼져 있던 드래곤 사체도 호리병은 꿀떡꿀떡 잘 삼켰다.
의외인 건 헤츨링 에그도 호리병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생명체도 넣을 수 있는 건지, 드래곤 에그가 특별한 건지는 나중에 확인해봐야겠다.
마지막으로 드래곤의 피인 용혈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액체여서 이걸 호리병에 넣으려면 따로 담을만한 용기가 필요할 듯했다.
그러나 나는 따로 이걸 담지 않기로 했다.
‘여기서 용혈을 마신다.’
용혈은 대륙 어디에서 구하기도 어려운 정순한 마나의 농축유.
이걸 마시고 내 몸의 변화를 관찰하기로 마음먹었다.
엎드린 채 바닥에 있는 피에 입을 갖다 대고 꿀떡꿀떡 넘기기 시작했다.
용혈이 식도를 타고 내려갔다.
일단 맛은 없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맛 자체가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에 도수가 높은 양주를 마신 것처럼 속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크윽!”
절로 신음이 나왔다.
드루이드가 된 이후로 패시브 스킬로 인해 모든 독이 통하지 않는 유사 만독불침의 체질을 얻었다.
그런데도 뜨거운 기운에 극한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
이에 반해 시스템은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황이니, 한마디로 용혈은 시스템에게 독으로 인식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건 농도가 비상식적으로 높은 에너지의 집합물이였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나를 죽일 만했다.
이대로 가면 정말 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머릿속에 경종이 울렸다.
즉시 가부좌를 틀고 내면을 관조했다.
이는 마치 뜨거운 주전자에 손을 대면 순간적으로 손을 떼고 땅이 흔들리면 자연스럽게 자세를 낮추는 것처럼 본능적이고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이미 천마에게 내가기공이라 불리는 호흡수련법은 모두 배워놓았다.
오히려 아르니아 대륙에서 나보다 더 상급의 마나 수련법을 익힌 사람을 없을 것이다.
속에 들어온 용혈을 침착하게 몸속에 가두어두기 시작했다.
‘누가 용혈 아니랄까 봐, 꿈틀대는 모양새가 드래곤 그 자체로군.’
가두면 가둘수록 난리를 피워서 내 기혈을 뚫고 나오려 그랬다.
쉽사리 제어가 안 되는 상황.
결국 가둬서 길들이기는 포기하고 퇴로를 열어줬다.
그러자 이때다 싶은 용혈이 내 기혈을 타고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콰콰콰쾅!!!
인체에는 무형의 기운이 머무는 여덢 개의 중요한 기혈이 있다.
나는 이중에서 여섯 개를 뚫어놓고 나머지 두 개를 남겨놓은 상황이었다.
남겨놓은 이유는 내가 가진 마나로 이 두 혈을 억지로 뚫었다가는 큰일이 날 것 같다는 직감 때문이었다.
헌데 용혈은 내 말을 듣는 놈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문제아이자 악동이었다.
이놈은 기존에 개통해놓았던 여섯 개의 기혈도 무자비하게 넓혀놨다.
온몸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통증에 신음이 저절로 나왔다.
용혈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일전에 뚫지 못했던 두 개의 혈을 향해 미친 듯이 돌진했다.
어떻게든 멈추려 했으나 흥분한 야생마를 맨손으로 어찌 멈추랴. 그대로 용혈이 첫번째 막힌 혈에 들이받았다.
쿠콰콰콰쾅!!
“꺼흐으윽!!”
침이 뚝뚝 떨어졌다.
눈알이 돌출된다.
뼈가 뒤틀린다.
생니가 빠진다.
이대로 여길 뚫지 못하면 어떻게 될지 깨달았다.
용혈이 다른 쪽으로 향해버리면 기혈 문제가 아니라 전신이 터져 죽으리라.
이미 저지른 마당이다.
이제 후퇴는 곧 죽음인 상황이 되었다.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마나까지 보탠다.’
천마가 알려준 대로 복부에 있던 마나까지 지원군으로 모조리 보탰다.
한층 더 탄력받은 용혈은 여세를 몰아 다시 한 번 막힌 혈을 향해 쇄도했다.
그리고 막에 부딪혔다.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폭음과 폭죽.
콰콰콰콰쾅!!!
여름철 홍수가 나서 제방이 무너지면 이러할까.
그토록 단단했던 성벽이 용의 기운과 내 기운의 연합에 더는 견디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졌다.
찰나의 시야가 아득해졌다.
의식을 잃진 않았다.
하늘이 점차 가까워졌다.
점점 내 몸이 흐릿해진다.
이것이···깨달음?
한 번 승리를 맛본 공격군은 이를 멈추지 않았다. 아직 함락시키지 못한 또 다른 성이 남았기에.
마지막 요새를 향해 파죽지세로 공격해 들어갔다.
은색의 마나와 내 녹빛 마나가 합쳐져서 상상 속에서 용으로 형상화했다.
용은 이마에 나 있는 뾰족한 두 뿔을 성문에 들이받았다. 충차처럼 들이받은 이 강맹한 공격에 결국 마지막 기혈까지 백기를 들고 길을 터주었다.
‘이로써 여덟 개의 혈을 모두 뚫었다.’
남은 곳은 어디인가.
아직도 에너지가 남은 용혈-마나 연합군은 한참을 걸었다.
마침내 도착한 곳은 시작점이자 종착점인 바로 내 단전이었다.
전신을 한바퀴 돌아온 것이다.
이후에도 에너지를 잃지 않은 용혈은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내 몸을 빙글빙글 돌았다.
순환할 때마다 기혈은 점차 넓어졌고 한 호흡당 내가 얻는 마나량도 점점 늘어났다.
그 이후에도 마나와 용혈이 섞여서 점차 하나가 되었다.
용혈도 낯선 곳에서 한참 난리를 피우더니 점점 얌전해지고 내 통제에 따르는 양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몇 바퀴를 돌았을까?
열바퀴? 백바퀴? 천바퀴? 만바퀴?
셀 수 없이 돌리고 돌렸다.
이미 내면세계와 하나가 되었다.
바깥의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으나 체감상 백 년은 훌쩍 넘긴 듯했다.
그리고···
번쩍!!
눈을 떴다.
눈꺼풀 사이에서 뿜어져 나온 정광이 사방을 밝게 비추었다.
놀랍게도 나는 가부좌를 튼 상태로 공중부양을 하고 있었다.
내면세계에서 벗어나자 땅에서 자유로웠던 몸이 중력을 인식한 듯 천천히 하강했다.
“익스퍼트가 되었군.”
전신에 흘러넘치는 고양감.
무량대수로 수렴하는 잠재력.
이게 익스퍼트가 아니면 무엇이 익스퍼트란 말인가.
아직 유적 안이라 천마검과 의사소통이 되진 않지만 당신 또한 내가 익스퍼트에 올랐다고 말해줬을 것이다.
그동안 막혔던 벽이 뚫리자 속이 다 시원했다.
반면에 겉은 그러지 못했다.
전신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온갖 노폐물이 다 뿜어져 나와 고약한 악취를 풍겼기에.
“일단 씻어야겠군.”
유적지 구석에 흐르는 물로 가볍게 씻고 호리병을 뒤져서 아까 전 담았던 수많은 보물 중에 내가 입을 만한 옷을 꺼내서 입었다.
제국의 황족도 특별한 날에나 입을만할 정도로 지나치게 화려한 복장이었으나 옷이 없으니 급한 대로 이거라도 입었다.
우웅! 웅!
허리춤에 있던 천마검이 진동했다.
검을 뽑고 양손으로 잡고 집중했다.
그러자 완전히 내 통제에 들어온 용혈이 단전을 출발해 익숙하게 일주천을 하였고 그것도 모자라 손가락 끝을 타고 검으로 스며들었다.
싸아아아.
검에 은녹빛의 마나가 흘러들었다.
익스퍼트의 상징인 마나소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