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Alchemist RAW novel - Chapter (142)
최초의 연금술사-142화(142/175)
142화. 마인드스톤 (2)
나는 데이먼이 건네준 마인드스톤을 오등분했다.
생각해보니 나 혼자 위험을 감지한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었다.
무엇보다 신경 써야 할 사람이 가까운 곳에 있었다.
메건.
마인드스톤은 누구나 흡수해서 새 능력을 얻을 수 있는 타입의 아이템이었고, 이는 당연히 메건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지금 같이 활동하고 있는 박성일, 신바와 코하루에게도 같은 능력이 필요할 것 같았다.
자라와 나즈라도 한 편이 되었으니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고.
나는 브라질에 갔을 때 최초의 던전에서 나만 흡수할 수 있는 양질의 마인드스톤을 얻을 수 있었다.
차라리 지금 있는 것들을 나와 가까이에서 움직이고 있는 동료들에게 주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팔면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겠지만, 당장 돈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괜히 그곳에 가기도 전에 브라질 최초의 던전을 향한 관심을 증폭시켜서 좋을 것이 없고.
마인드스톤 500개를 가공하는 것은 내게 무척 쉬운 일이었다.
최초의 던전에서 얻는 코어 마나가 늘어갈수록 내 연금술 능력도 비례해서 강해지고 있었으니까.
무엇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코어 마나 중 하나, 힐링마나는 피로감을 줄이고 모든 능력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밑바탕이 되어주었다.
메건은 내가 꺼내놓은 새로운 타입의 광석을 보고 놀랐다.
데이먼이 나를 따로 불러서 이야기한 내용이니 그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반응이었다.
뭐, 어차피 곧 브라질에 가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그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을 테니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이걸 흡수하라는 건가요?”
“응. 가공은 이미 끝냈어. 이 능력이 있으면 피아 식별,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닥칠 위협에 대비할 수 있을 거야.”
나는 최초의 던전에서 발굴되는 광석에 특별한 감응 능력이 있었다.
내가 이것을 흡수했을 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건 당연한 일이었지만, 다른 헌터들이 100개나 되는 광석을 흡수했을 때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는 일이었다.
이제까지 특정한 누군가에게 이 정도로 많은 개수를 주었던 적이 없으니까.
“정말 신기하네요. 알겠어요, 저도 괜히 태수 씨의 발목을 붙잡는 일이 생길까 봐 늘 신경이 쓰였으니까. 이걸 흡수하면 태수 씨도 제 걱정을 덜 수 있을 거예요.”
나는 메건을 걱정해서 마인드스톤을 흡수하라고 권한 것이었는데, 그녀는 나를 더 걱정하고 있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종류의 연인 관계라는 것이 이런 거라는 게 가슴 따뜻하게 와 닿았다.
메건을 만난 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제는 그녀 아닌 다른 여자와 여생을 함께한다는 걸 상상하기 어려웠다.
메건이 손을 뻗어 내가 꺼내놓은 마인드스톤을 흡수했다.
이미 가공된 광석이라서 아주 쉽고 부드럽게 그녀의 몸에 흡수되었다.
“으음~”
메건이 미소 지었다.
“느낌이 아주 좋아요. 태수 씨가 안아주었을 때처럼.”
어쩌면 반응도 이렇게 사랑스럽게 하는 것인지.
나는 그녀를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면서 또 다른 마인드스톤을 꺼내었다.
처음 꺼내놓은 단 한 개만 보았던 메건은 계속해서 같은 광석을 꺼내는 나를 보고 놀랐다.
“어? 1개가 아니었어요?”
“응, 당신에게 줄 것은 100개야. 더 주고 싶지만 몸에 부담이 갈 수도 있고. 그 이상은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어서.”
만약 메건이 500개 전부를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전부 그녀에게 주고 싶었다.
S급 헌터들이야 자기 앞가림을 잘 할 수 있으니까.
더구나 나와 활동을 함께하고 있는 주변의 S급 헌터들은 모두 최고 수준의 헌터들이었다.
그들보다는 메건이 흡수했을 때 더 큰 능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S급과 그 미만의 헌터들은 아이템의 흡수, 소화 능력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사실 100개나 되는 마인드스톤을 흡수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좀 무리한 발상이었다.
처음 1개를 흡수했을 때 메건의 반응이 좋지 않았더라면 생각을 바꾸었을 것이다.
“괜찮을까요?”
메건도 마인드스톤 100개를 흡수해야 한다는 말에 걱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천천히 하나씩 흡수해. 만약 몸에 무리가 된다면 내게 말하고.”
“알았어요. 당신을 믿고 한 번 해볼게요.”
지금은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이다.
메건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헌터로서의 당연한 성장 욕구를 느끼는 것 같았다.
하나씩 하나씩 손을 뻗어 마인드스톤을 흡수했다.
그때마다 그녀의 몸에서 푸른 빛이 솟구쳤다 가라앉았으며, 나는 그녀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폈다.
꺼내놓은 마인드스톤의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지만 메건에게서 특별히 나쁜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혈색이 눈에 띄게 밝아진 기분이 들면서 그녀의 좋은 기분이 내게도 전달되었다.
메건은 처음 열 개까지 다소 신중하게 광석을 흡수하더니 나중에는 안심하고 더 빠르게 흡수해가기 시작했다.
“몸이 안 좋은 것 같으면 말해.”
“아직 괜찮아요.”
걱정돼서 말해보았지만 메건은 전혀 걱정할 게 없다는 표정이었다.
어느새 100개의 마인드스톤이 전부 사라졌다.
가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그것을 누군가가 흡수하는 데 걸린 시간도 길지 않았다.
“후우우~~”
메건이 긴 숨을 뽑아내며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대학생 때 헌터 친구가 나쁜 알약을 권했던 적이 있어요. 원래 그런 걸 좋아하지 않지만 호기심이 생겨서 하나 먹어본 적이 있죠. 물론 그때가 마지막이었어요. 중독자들이 어떤 인생을 사는지 많이 보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분이 좋았던 것만은 부정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 그것의 열 배, 아니 백 배 더 기분이 좋아요.”
메건의 표정이 나른했다.
다소 충격적인 고백이었지만, 그녀가 지금 어떤 감정 상태인지 전달하는 데는 아주 효과적이었다.
나는 이로써 마인드스톤 100개를 흡수하는 일이 메건의 몸에 부담을 주는 것이 결코 아니며 오히려 그녀의 기분을 아주 좋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인의 떳떳하지 않은 과거의 일을 고백하게 만들 만큼 기분이 좋다는 뜻이었다.
“당신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져요. 너무 안심되고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당신이 내게 10초 뒤에 키스할 거라는 것도 알아요.”
메건에게 마인드스톤의 능력이 제대로 자리 잡았는지 헷갈렸다.
여전히 많은 수량을 흡수한 게 그녀의 몸에 무리를 주지 않았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행복한 표정, 그리고 두 팔을 벌리고 입술을 내민 사랑스러운 동작에는 허물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딱 맞췄네.”
나는 그녀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단순한 입맞춤으로 끝나지 않았고, 그녀와 함께 소파 깊숙이 몸을 묻었다.
뭐, 걱정할 만한 반응은 없는 것 같고, 쓸데없는 걱정은 나중에 하기로 했다.
지금은 나도 그녀와 함께 행복해지고 싶었다.
* * *
박성일과 신바, 코하루, 그리고 자라와 나즈라에게도 각각 100개씩의 마인드스톤을 주기로 했다.
S급인 그들은 걱정하는 기색 없이 더욱 쉽게 내가 준 아이템을 흡수했다.
“형님 덕분에 진짜 신기한 경험 많이 하네요.”
박성일이 가진 능력은 비행 능력을 기본으로 한 수준 높은 근접 전투 능력이었다.
사실 그가 이것을 흡수했을 때 가장 좋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았다.
예상대로 그는 자신의 달라진 점을 즉시 캐치했다.
“미쳤네요, 진짜.”
그가 주변을 둘러보고 제자리점프를 몇 번 했다.
당장 어딘가에서 새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어하는 듯한 태도였지만, 당장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이라면 오스틴이랑 싸워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니, 백 퍼센트 제가 이겨요.”
“아직 그걸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어?”
“첫 패배인데 당연하죠. 물론 그 자식이 기습한 거였지만요.”
내 기억으로 박성일은 여태 오스틴에게 졌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 그가 갖게 된 자신감이 근거 있는 것이라는 뜻이었다.
“고마워요, 형.”
“아니, 한국 최고의 헌터를 데리고 다니는 건데 내가 고맙지.”
“아휴, 별말씀을~”
신바와 코하루는 눈을 말똥말똥 뜨고 내게 물었다.
“정말로 이걸 주신다고요? 백 개나?”
“그런 거면 아주 비쌀 건데요. 헌터들이 이걸 가지려고 무엇이든 내놓을 거예요.”
“다른 사람을 주어서 뭘 하나요? 두 사람이 나를 도와주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두 사람이 해준 걸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신바와 코하루는 일본 내에서 배신자 낙인이 찍혔다.
뭐, 그것은 한두 달 전의 이야기로, 지금은 일본에서도 여론이 바뀐 것 같지만.
그들이 나를 건드린 뒤에 받은 타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앞으로 일본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다면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를 집어삼킬 야심을 품게 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헌터의 각성은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는 거니까.
오히려 기존 일본 국적의 S급 헌터들의 몸값이 높아졌으며, 그런 관점에서 신바와 코하루가 그곳에서 아직 배신자 취급받을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어쨌든 그들이 나를 찾아와서 돕지 않았더라면 일본을 상대하는 문제는 더 골치 아팠을 터였다.
무엇보다 그 일과 관련하여 볼썽사나운 꼴을 많이 보았다.
일본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거기 동조하는 한국인들이란…….
그들이 딴맘을 품을 수 없도록 만든 것도 큰 성과였다고 할 수 있다.
신바와 코하루는 거듭 사양과 감사를 반복한 끝에 내가 준 마인드스톤 100개씩을 흡수했다.
그 직후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놀랐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고양감을 느낀 모양이었다.
박성일이 보였던 것과 크게 다르지 반응이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귀한 것을 주셔서 감사해요. 이 보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두 남매가 이 정도로 고마워하니 마인드스톤을 내어 준 내 기분도 좋았다.
남은 200개는 자라와 나즈라 몫이었다.
그녀들에게는 신바와 코하루가 보여주었던 반응을 기대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들의 성격을 생각하면 너무 당연한 일.
“뭐? 우리들한테 이걸 준다고?”
“선물? 진짜야?”
자라와 나즈라는 내 제안에 적응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의외의 반응이라서 나도 좀 난감했다.
“돈을 원하는 건 아닐 테고. 혹시 뭘 바라는 거지?”
“너는 여자친구가 있잖아. 뭐, 비밀로 하자고 하면 안 될 것도 없지만.”
이상한 오해를 하기에 얼른 말했다.
“대가를 바라고 주는 거 아니야. 앞으로 한배를 탔으니까 너희들이 성장하는 건 나한테도 중요해.”
“진짜 그 이유라고?”
“다른 동료들한테도 주었어. 너희들만 특별대우하는 게 아니야.”
자라와 나즈라는 그제야 서로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들은 탐욕스럽게 내가 준 마인드스톤을 흡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