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Alchemist RAW novel - Chapter (146)
최초의 연금술사-146화(146/175)
146화. 마인드스톤 (6)
나는 급히 메건을 끌어안았다.
그 상태로 테이블을 넘어 데이먼에게로 갔다.
“신바, 이쪽을 부탁해요!”
신바의 능력은 은신과 방어였다.
S급인 만큼 이쪽으로는 최고 수준의 능력을 가진 그였다.
가장 먼저 보호해야 할 것은 바로 헌터이기는 하지만 싸울 능력은 없는 메건과 데이먼이었다.
“네!”
신바가 얼른 달려와서 은신 능력을 발휘했다.
그와 함께 데이먼과 메건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러고 났더니 서로 손을 붙잡고 쩔쩔매고 있는 구스타보의 두 딸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 놀라서 울음조차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일반인인 그녀들은 데이먼과 메건보다도 더 위험한 처지였다.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바에게 말했다.
“그녀들도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내 말뜻을 이해한 신바가 움직였다.
구스타보의 딸들 또한 데이먼과 메건처럼 곧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뒤로 물러난 페드로가 외쳤다.
“김태수는 죽이면 안 돼! 나머지는 어떻게 돼도 좋아!”
“페드로오오오!!!”
구스타보가 절규했지만 이미 상황은 그가 바라지 않는 쪽으로 흘러갔다.
브라질 국방부장관인 페드로가 반란을 일으킨 것.
헌터들은 구스타보보다도 페드로의 편인 듯했다.
애초에 보상만 받는다면 누구 편에 붙어도 상관없을지 몰랐다.
대기하고 있던 브라질 헌터들이 우르르 문안으로 몰려들어왔다.
내게 그들의 능력과 수준이 감지되었다.
S급 헌터는 한 명이 아니었다.
모두 4명.
B급은 한 명도 없고 S급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A급이었다.
어설프게 일을 꾸민 것은 아니었던 것.
하지만 정확한 상황판단을 한 것도 아니었다.
이들이 브라질에서는 최정예 헌터들일지 몰라도 세계적인 기준에서 보면 그렇지 않았다.
나와 내 동료들의 수준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벌어진 사태로 증명되었으니까.
최근에는 자라와 나즈라라는 미국 정부도 두려워한 전직 용병들이 추가되었다.
나는 양팔을 변형시켰다.
오른팔을 힐링코어건으로, 왼팔은 블랙코어건으로 바꾸었다.
“내가 뒤를 봐줄게!”
이렇게 말한 의도는 힐링코어건으로 치료해줄 테니 염려 말고 적과 싸우라는 뜻이었다.
우리 쪽에서 싸울 수 있는 헌터의 숫자는 여섯 명, 그마저도 신바는 데이먼과 메건, 그리고 구스타보의 딸들을 보호해야 했다.
상대 숫자는 우리보다 최소 세 배 이상 많았다.
꾸역꾸역 몰려드는 것을 보고 있자니 대기하고 있던 헌터가 서른 명이 넘는 듯했다.
곧 연회장이 싸움터로 바뀌었다.
페드로가 말했다.
나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되어도 좋다고.
살인도 마다하지 않고 덤비는 놈들이었다.
메건과 데이먼조차 죽일 의도가 있는 것 같고.
그걸 안 이상 봐줄 필요가 전혀 없었다.
박성일이 빠른 속도로 공간을 가로질로 누군가에게 달려갔다.
그도 제대로 감지한 것 같았다.
적들 사이에 끼어있는 S급 헌터.
그중에서도 특히 강하다 싶은 헌터에게 돌진하는 그였다.
쾅!-
박성일이 접근하는 것을 보고 상대가 무기를 꺼내었다.
그것은 유선형의 거대한 칼이었다.
그 묵직하고 빠른 공격을 박성일이 피해냈다.
상대는 박성일이 이렇게 쉽게 자신의 공격을 피할 줄 몰랐던 듯했다.
박성일이 적의 머리를 양손으로 붙잡더니 그대로 꺾어버렸다.
우직.
목뼈가 부러진 상대 S급 헌터가 실 끊어진 인형처럼 쓰러졌다.
코하루는 곰을 소환했다.
소환된 곰이 상대 A급 헌터들을 경직시키며 그들을 위협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자라와 나즈라였다.
그녀들은 제자리에 선 채로 적들과 싸웠다.
그녀들의 양팔이 팔꿈치 아래에서 사라졌으며 허공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리면서 무기를 쥔 그녀들의 손이 헌터들을 베었다.
알고 보니 근접 거리에서 싸울 때는 딱히 요란한 주문진과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공간은 단순히 주문을 깨지 않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녀들이 모습을 들키지 않고 상대를 암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나는 내 쪽으로 돌진해오는 누군가를 보았다.
갈색 머리카락의, 일반적인 남성보다도 큰 키와 덩치를 지닌 여자였다.
양손에는 너클을 끼고 있었다.
근접 공격 타입의 헌터라는 뜻.
그것도 S급이었다.
나는 그녀를 향해 왼팔을 들었다.
블랙코어건은 여간해선 사용하고 싶지 않은 무기였다.
여기에서 발사되는 총알을 맞는 사람의 입장으로 생각한다면 절대 달가운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하지만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나나 내 동료가 죽는 상황에서라면 이것저것 가릴 게 없었다.
오히려 치명적인 수단이 될 터였다.
타앙!-
“윽!”
근접 거리에서 발사된 총알이 그녀의 가슴을 맞혔다.
그녀는 덜컥, 몸을 움츠렸다가 다시 달려오려고 했다.
애초에 내가 쏜 총알을 피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았다.
본인의 신체 능력을 믿기 때문이겠지.
여태 이런 식으로 싸웠을 것이다.
무시무시한 신체 능력과 회복 능력으로.
하지만 블랙코어건은 여태 그녀가 겪었던 무기들과 차원이 달랐다.
계속 돌진하려고 했던 그녀의 무릎이 풀썩 꺾였다.
총알을 맞은 자리를 사색이 된 얼굴로 내려다보는 그녀였다.
곧 그녀의 목 위로 독이 퍼지는 것이 보였다.
가슴팍부터 어깨까지 뼈와 살이 녹기 시작했다.
“으어억…….”
백 퍼센트 위력으로 쏜 총알이 아니었다.
하지만 S급 헌터 한 명을 죽이는 데는 충분했다.
내 능력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는 뜻.
한 명의 S급 헌터를 쉽게 처리한 박성일은 또 다른 S급 헌터와 싸우고 있었다.
그 역시 오래 버티지 못하고 박성일의 손에 쓰러졌다.
A급 헌터들은 코하루가 소환한 곰, 자라와 나즈라의 공격에 속절없이 당하기만 했다.
이대로 가면 결과는 뻔했다.
결국 적진에 한 명 남아있던 S급 헌터가 결단을 내렸다.
그녀가 페드로에게로 가더니 그의 멱살을 잡아 들어 올렸다.
뭐라고 소리쳤는데, 통역기를 장착하고 있지 않아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아마도 멈추라고 하거나 그만하라고 소리친 것 같았다.
페드로를 인질로 삼은 것은 아닐 터였다.
그를 인질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으니까.
“이거 놓지 못해! 뭐 하는 거야!”
페드로가 여자 헌터의 손에 들려 버둥댔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여자 헌터는 그런 그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펑!
국방부장관이지만 일반인이기도 했던 페드로의 얼굴이 터져버렸다.
같은 편을 공격한 의도는 뻔했다.
싸움을 그만하고 싶다는 뜻.
그녀는 죽은 페드로를 팽개치고 양손을 들어 보였다.
나를 빤히 바라보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다가 문밖으로 달려나갔다.
남아있던 몇 명의 A급 헌터들도 눈치를 보다가 그녀를 따라 도망쳤다.
싸움이 끝났다.
예상대로 우리 측의 압승이었다.
신바가 은신을 해제했고, 그가 보호하고 있던 데이먼과 메건이 시야에 나타났다.
메건이 내 쪽으로 달려왔다.
“괜찮아요?”
내가 본인 걱정을 해야 할 텐데, 나부터 챙기는 그녀였다.
“응.”
내 양팔은 이미 원래대로 돌아가 있었다.
데이먼이 감탄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알고는 있었지만 대단하군. 뭔가 잘못되나 싶었는데 괜한 걱정이었어.”
그는 일반인에 가까웠지만 갑자기 일어난 소동에도 크게 동요한 것 같지 않았다.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던 구스타보가 테이블 밑에서 기어나오며 소리쳤다.
“안나! 마리아!”
그의 두 딸이 울면서 아빠에게로 달려갔다.
페드로도 그의 딸들만큼이나 눈물로 얼룩진 얼굴이었다.
세 명이 끌어안고 살아남은 것에 기뻐했다.
“구스타보.”
데이먼이 말했다.
구스타보가 움찔 놀라 고개를 들었다.
“내 돈을 그렇게 처먹었으면서 이런 일을 꾸미고 있었구만.”
“아, 아니. 나는 그럴 의도가…… 이건 페드로가 혼자 한 일이야!”
“누가 부패한 정치인 아니랄까 봐 뻔뻔하기 짝이 없군. 여기에는 내 딸도 있었어. 자네 딸들이 소중한 걸 알면 다른 사람도 그럴 거라는 걸 알아야지.”
“아, 미안하네. 정말 미안해…….”
그의 번들거리는 두 동공이 빠르게 움직였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을 리 없었다.
결국 포기하고 소리쳤다.
“제발! 나는 상관없으니 내 딸들 목숨만큼은 살려주게!”
그런 그를 보면서 데이먼이 쯧, 못마땅한 입소리를 냈다.
“내가 자네인 줄 아나? 대신 지난번에 했던 계약을 수정해야 할 것 같은데, 문제없겠지?”
“응?”
구스타보가 조아렸던 고개를 들었다.
“왜? 또 마음이 바뀌었나? 지옥에 가고 싶어졌어?”
“아, 아니! 당연하지! 무엇이든 원하는 걸 말하게!”
* * *
브라질 입국 시점부터 벌어졌던 사건이 일단락되었다.
대통령이 대놓고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고 있었다니.
데이먼이 절로 머리를 흔들 만했다.
“미안하네. 사업을 하루이틀 한 게 아닌데, 이런 일이 발생할 때면 늘 곤혹스럽네.”
나와 동료들을 믿고 경호 병력도 최소화했던 그였다.
“장인어른은 어떨지 몰라도 저는 이제 익숙해졌습니다.”
최초의 던전을 부활시키기 위해 각국에 방문할 때마다 한 번도 빠짐 없이 오늘처럼 문제가 발생했다.
내게는 최초의 던전 코어를 하나하나 수집하는 것이 일종의 난도 높은 미션처럼 여겨졌다.
이번 일 정도면 그래도 양호했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나보다 자네가 더 노련한 것 같구만.”
데이먼은 씁쓸하게 말하면서도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다.
애초에 길게 방문하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이런 일까지 겪고 나니 더 이곳에 있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데이먼은 구스타보와 2차 협상에 들어갔다.
단순히 최초의 던전과 관련한 이권뿐만이 아니라 그 밖의 던전들, 그리고 사업 전반에 걸친 계약 협상에 들어갈 생각인 듯했다.
그와 별개로 나는 지금 당장 최초의 던전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곳에서 멀지 않습니다. 헬리콥터를 준비하겠습니다.”
구스타보가 내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이제는 그가 제공한 어떤 것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헬리콥터에 타지 않고 안내만 받기로 했다.
다른 헌터들은 데이먼과 메건 옆에 남겨두고 박성일과 둘만 가기로 했다.
내가 노란색 점박이 용을 소환하는 것을 보고, 브라질 공무원들이 깜짝 놀랐다.
용의 등에 올라타고, 박성일은 본인 스스로 하늘을 날아서 최초의 던전으로 출발했다.
박성일이 말했다.
“형님이 주셨던 그거, 효과가 있었습니다.”
“뭐 말이니?”
“마인드스톤 말이에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저도 안 좋은 느낌이 들어서 경계하고 있었거든요. 국방부장관이라는 인간이 대통령을 배신할 것까지 알겠더라고요. 더 쉽게 싸울 수 있었어요.”
“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나 스스로는 마인드스톤을 한 개도 흡수하지는 않아서, 이곳 최초의 던전에서 얻을 코어 마나가 기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