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Alchemist RAW novel - Chapter (82)
최초의 연금술사-82화(82/175)
< 중국 헌터(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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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제주도 최초의 던전으로 갔다.
전날에 소모한 파워 코어 마나를 충전하려는 이유였다.
다시 마나를 불어넣을 수 있게 되기까지 A급 던전이 4일, 그리고 B급 던전이 6일의 기한이 필요했다.
꼭 메시지대로 움직일 필요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고-예를 들어 배터리가 끝까지 소모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전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 마나를 다시 얻을 수 있는데 굳이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정연희에게 상의하자 바로 헬리콥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시간이 좀 흐른 상태에서 접하는 최초의 던전은 완전히 예전 모습을 되찾은 상태였다.
물론 나는 그때 세대가 아니고, 실물로 그것을 본 적이 없지만 던전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판단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메건 대신 김지유, 김지은이 나와 동행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마나를 충전해서 버려진 던전의 코어에 이식하는 거죠?”
“응, 맞아.”
“좀 불편하기는 하네요. 마나를 충전할 때마다 헬리콥터를 타고 올라와야 하는 거잖아요.”
“아……”
김지유의 말을 듣자니 불현듯 깨달은 것이 있었다.
그녀의 말이 맞다.
최초의 던전 코어의 마나를 충전할 때마다 그곳에 가야 한다는 것은 무척 품이 많이 드는 일이었다.
제주도는 그나마 한국에 있어서 다행이지만 다른 열한 곳의 최초의 던전은 전부 해외에 있었다.
그 코어의 마나를 충전하기 위해 그때마다 그곳에 가야 한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최초의 던전 코어 마나를 수집
해갈수록 그 쿨타임이 짧아진다.
내가 구상하고 있는 것은 버려진 던전에 그 마나를 이식하여 내 배터리로 삼는다는 발상이었다.
‘그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일련의 과정에서 ‘연금술’로 발휘할 수 있는 또 다른 능력을 발견했다.
‘이식’.
혹시 빈 광석에 코어의 마나를 이식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마나가 필요할 때마다 해당 장소에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을 없앨 수 있을 것이었다.
“좋은 의견이야.”
“네?”
내 말에 김지유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던전 천장에 난 구멍 안으로 들어가자 당장 익숙한 존재를 마주할 수 있었다.
이곳의 보스.
고릴라와 용모가 흡사한 흰색 털의 던전 보스가 나를 발견하고 기쁘게 달려왔다.
쿵, 쿵, 쿵,
바닥을 울리며 달려오는 놈을 보고 김지유, 김지은이 잠깐 움찔했다가 녀석이 나를 안아 올리는 것을 보고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적응 안 되네.”
“그놈한테 우리도 공격하면 안 된다는 걸 학습시키면 안 돼요?”
김지은의 의견은 그럴싸했지만, 나는 던전의 보스가 그 정도 지능이 있을지 자신할 수 없었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그런 길들이기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이 녀석이 내게 반응하는 것은 내가 이곳 코어의 마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 마디로 본능.
길들이기를 하고 정을 붙여봤자 이곳에 들어와 사냥되어야 할 존재이기도 했다.
그러고 다시 리젠되겠지.
어차피 죽고 같은 종의 다른 개체로 되살아날 녀석에게 정을 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잠깐만……’
나는 문득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코어의 마나를 흡수할 수 있고, 던전의 생명체들이 코어보다 나에게 먼저 반응한다면……
물론 가능한 발상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최초의 던전에 가서 그곳의 마나를 흡수하여 능력이 더 강해진다면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일 수 있다.
나 자신이 평범한 헌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만약 이 발상이 현실이 되면 인간의 영역까지 완전히 초월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뭐, 능력이 강해진다는 것 자체는 헌터에게 나쁜 일이 아니지만.
“알았어. 이제 내려놔.”
나는 던전의 보스에게 명령하여 나를 바닥에 내려놓게 했다.
천장에는 새로운 파워스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이것들은 평범한 파워스톤들과 달리 가공한다고 해서 일반 헌터들이 흡수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오직 나만 흡수할 수 있는 파워스톤이다.
“저것들을 따서 가져와 줄래?”
전에 던전의 보스에게 같은 명령을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녀석은 역시 지능이 낮은지 기억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녀석이 알아들을 수 있는 보디랭귀지를 통해 이해시켰다.
“쿠륵, 쿠륵,”
던전의 보스가 자신에게 맡겨달라는 듯 가슴을 두드렸다.
녀석이 펄쩍 뛰어 천장의 돌 줄기에 매달리는 동안 나는 코어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익숙한 벽 앞에 서서 두 손을 얹자, 벽면 전체가 쿠르릉, 진동하며 코어가 올라왔다.
벽에 댔던 손바닥 안에 코어가 안정적으로 달라붙는 것은 버려진 던전에서 보았던 현상과 같았다.
하지만 확실히 최초의 던전과 일반 던전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어려웠다.
단순히 버려진 던전의 코어가 강력한 마나를 흡수하여 힘이 강해진다고 하더라도 최초의 던전 코어와 같아질 수는 없을 것이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
나는 최초의 던전 코어로부터 마나를 흡수했다.
어제 버려진 던전 두 곳에 가서 잃었던 양만큼의 마나를 흡수할 수 있었다.
내가 그런 일을 하는 동안 던전의 보스는 천장의 돌 줄기를 옮겨 다니며 파워스톤을 따서 아래로 던지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 행동이 무척 빠릿빠릿해서 천장에는 이제 파워스톤이 몇 개 남지 않았다.
나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파워스톤을 가공했다.
동시 강화를 통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한 뒤 그 마나를 즉시 흡수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내 안에 가장 많아진 것은 파워스톤으로부터 얻은 것, 즉 힘과 관련된 마나였다.
이제 나 스스로를 전투형 헌터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S급 헌터를 제외한다면 한국에서 가장 강했다고 할 수 있을 박광일을 지금 만난다면 전과는 확실히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힘과 관련된 능력, 그것을 기반으로 사용하는 스킬 구사 능력에 있어서는 그에게 절대 밀리지 않을 터였다.
던전의 보스가 천장에서 바닥으로 내려왔다.
나는 계속 파워스톤을 가공하여 그 마나를 흡수하는 일을 했다.
전보다 개수가 소량 늘어나서 전부 스물여섯 개였다.
강화 능력이 강해졌기 때문에 그것들을 전부 가공하여 흡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마나가 뽑혀서 퇴색한 파워스톤에 손을 얹었다.
김지유의 말을 듣고 떠올렸던 발상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였다.
여기 최초의 던전 마나를 이식할 수 있다면 이것은 내가 최초의 코어 마나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배터리가 될 터였다.
익숙하게 마나를 뽑아내어 파워스톤 안으로 불어넣었다.
파앗-
나는 파워스톤이 밝은 빛을 뿜어내며 되살아나는 것을 보았다.
‘세상에……’
된다.
혹시나 했던 일이 눈앞에 현실로 일어났다.
그러니까 ‘이식’ 능력으로 최초의 던전 코어로부터 얻은 마나를 파워스톤에 옮기는 게 가능했던 것.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던전 코어가 있는 방에서 얻은 파워스톤이 아니면 이런 식으로 코어의 마나를 이식하는 것이 불가능할 거라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얻은 파워스톤이기 때문에 이것을 감당할 수 있을 터.
나는 신기한 기분으로 내 안에 있는 코어 마나를 전부 파워스톤에 이식했다.
스물여섯 개의 파워스톤 전부에 이식하자 딱 맞게 마나가 바닥났다.
이 또한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었다.
배터리가 된 파워스톤들을 전부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이것을 제작하느라 소모했던 마나를 다시 충전하기 위해 코어로 갔다.
잃어버렸던 마나를 다시 충전했다.
일련의 작업을 모두 끝낸 뒤에 김지유에게 말했다.
“고마워, 지유야. 네가 아니었으면 배터리를 만든다는 생각을 못했을 거야.”
“네? 무슨 배터리요.”
내가 한 행동들을 쭉 지켜보고 있었으면서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김지유가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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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버려진 던전을 부활시켜서-부활할 거라는 조짐을 만들어서- DW로부터 부동산을 사들인다는 계획은 적어도 몇 주라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동안 메건과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제주도는 서두르지 않는다는 전제로 최소 몇 주는 즐겁게 관광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답고 큰 도시였다.
마루 길드가 이곳에 자리 잡아 성장한 뒤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무엇보다 타국의 헌터들 때문에 불안했던 치안이 많이 좋아졌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마루 길드, 특히 정연희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아주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데이먼은 최초의 던전 문제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만나 협의한 뒤 나를 초청한다는 이야기였다.
그에게는 금지옥엽과 다름없는 메건이 한국에 남아있는 것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나에게 그녀를 잘 부탁한다고 말했을 뿐.
결혼만 안 했다 뿐이지 그에게 나는 이미 사위나 다름없는 포지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끔 정연희 그리고 김지유, 김지은과 어울리면서 보통은 메건과 함께 데이트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갔을 때 나는 찜찜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떤 시선들이 끈적하게 달라붙기 시작한 것.
이상한 느낌에 돌아보면 나와 메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보통 시선을 받는 일에는 익숙했다.
메건은 어딜 가든 이목을 끄는 타입이었으니까.
나만 해도 능력이 강해지면서 평범한 헌터와는 다른 아우라를 갖게 되었다.
그런 사람들은 이유 없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불편한 감각은 단순히 사람들이 호기심에 바라보는 것과 달랐다.
무엇보다 스킬이 반응하고 있었다.
헌터의 마나를 분별하여 위협이 닥치려고 할 때 미리 알 수 있는 패시브 스킬 ‘감지’.
이 스킬은 데이먼이 가지고 왔던 럭키스톤으로 얻은 것이었다.
‘이식’과 ‘강화’, ‘치환’의 과정을 통해 얻은 최상위 스킬이기도 했다.
여느 때처럼 메건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드라이브를 할 때였다.
그 불길한 감각이 평소보다 훨씬 강해졌다.
백미러로 슬쩍 보았을 때, 수상한 자동차 두 대가 우리를 따라오고 있었다.
“메건,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줄 테니 걱정하지 마요.”
“네?”
내가 한 말은 일상적으로 하는 로맨틱한 멘트와 달랐다.
메건도 그것을 깨달았는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오늘의 미행이 여느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의 ‘감지’로 우리를 미행하는 놈들이 걱정할 만큼 강한 헌터들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놈들을 유인하기 위해 한적한 장소로 자동차를 몰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