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10)
전직용병 재벌서자-10화(10/305)
10화. 패러글라이딩
임희연은 지금까지 한 설명을 신우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조건 이야기를 꺼내니 놀라우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무슨 조건?”
반문과 함께 신우는 생각하던 것을 꺼냈다.
“따로 투자 기획도 진행할 수 있게 해주시죠.”
“투자 기획? 그건 위험하니까 일단 운영부터 배워.”
기획은 사업의 시작이다. 그걸로 자금이 움직이고 손익의 유무로 이어진다.
차후 문제가 생긴다면 초기 기획 단계의 책임이 크다.
임희연은 신우가 회사에서 그런 책임을 떠안길 바라지 않았다.
“일은 제대로 배워야죠. 그렇게 치면 기획부터 아닌가요?”
“…….”
“제 조건은 투자 기획에 따른 인센티브예요. 제가 기획한 투자에 관해서만 순수익의 5%.”
“…인센티브?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니?”
MH그룹은 중소기업이 아니었다. 한 번에 움직이는 자금만 최소 수십억에 달했다.
당연히 투자 관련에서도 자금이 적지 않으니 5%는 절대 낮은 수치가 아니었다.
“제가 기획한 투자 기획에서 5%면 많은 것도 아니잖아요. 물론 투자가 실패할 경우엔 당신이 하라는 대로 할게요.”
임희연의 고민은 길어지지 않았다.
“정말 그렇게 할 수 있겠어? 한국을 떠나서 살라는 말이라도?”
그녀가 진즉에 바라던 사항임을 신우도 잘 알았다.
“내가 무슨 간첩도 아니고, 왜 이렇게 한국을 떠나라는 건지… 일단 뭐든 따를게요. 그러면 되나요?”
“…알았어. 그렇게 다시 작성해서 줄게. 송 부장님. 바로 공문 올려주세요.”
송태훈이 태블릿으로 뭔가를 조작했다.
“대기시켜 뒀던 전사 공지를 올렸습니다.”
“고마워요. 그리고 신우는… 아니, 앞으로 공적인 자리에서는 백신우 실장님이라고 칭하죠. 백 실장님은 이제 업무를 시작해주시면 돼요. 안내와 전략투자운영실의 설명은 송 부장님이 해주실 거고요.”
“저도 그게 편하겠네요. 본부장님.”
“그럼 나가보세요. 나머지는 송 부장님이 안내해줄 거예요.”
밖으로 나간 신우는 앞장서서 걷고 있던 송태훈에게 설명을 들었다.
“전략기획본부는 총 3개의 부서로 나누어집니다. 먼저 전략투자기획실은 자체적인 투자 프로젝트를 기획합니다. 그리고 전략투자운영실이 실행하여 이익을 남기죠. 거기서 전략투자감사실은 이익의 증감을 확인, 문제가 있을 경우 감사를 실시하게 됩니다.”
“굉장히 불편한 순서네요.”
“순수하게 자금을 움직이는 부서이다 보니 직원과 팀의 무분별한 독주를 방지하기 위해서 마련된 방식입니다.”
신우는 그런 설명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순차적으로 계획, 실행, 검사라는 말이네요. 인원수는 많습니까?”
“원래 전략투자본부는 전략기획본부란 이름으로 그룹 내 모든 계열사의 운영 감사를 맡았었습니다. 이번에 신설된 것으로 체계가 바뀌면서 독립적인 투자 운영 계열사가 된 것이고요.”
송태훈의 친절한 설명으로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만수가 요즘 하는 일이랑 비슷한 거구나.’
그러면서 엘리베이터 앞 복도를 건너가 한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이곳이 전략투자운영실입니다. 내부 직원 수는 일단 과장 직급의 팀장 2명, 대리 4명, 일반 사원 8명, 차장 직급인 백신우 실장까지 해서 총 15명입니다. 이후 인원 T/O를 따로 요청하실 수도 있습니다.”
사무실의 크기는 50평 남짓한 공간이었다.
그곳에서는 이번 신설 부서인 전략경영본부로 배치되어 업무 중인 직원들이 잔뜩 보였다.
신우는 그런 사무실 안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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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신설된 전략투자본부 내 전략투자운영실 사무실 안에서는 방금 뜬 인사 공지로 인해 직원들이 모여 이야기 중이었다.
“우리 전략투자운영실장으로 백신우? 누구지? 아는 사람 없어?”
“이번 전략투자본부 실장급 이상은 대부분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이분도 그런 거 아닐까요?”
“그 사람들이야 진작 발령 공지 떠서 배치됐잖아. 우리 실장만 공석으로 있다가 갑자기 공지가 난 거고.”
“아놔! 듣도 보도 못한 회장님 혼외녀가 갑자기 나타나서 본부장 자리에 앉지 않나… 뭔 난리야?”
“소문에 그룹 내 비밀 부서가 있다던데… 거기서 온 거 아닐까요?”
다른 자리도 아니고 신설된 부서의 실장이었다.
원래 본사 내 수많은 팀장이 진급 기회를 노리며 기다리던 자리였다.
그런데 갑자기 생판 처음 듣는 이름이 발령 공문에 떡 하니 올라와 있었다.
직원들은 웅성거리면서 ‘백신우’란 이름을 계속 중얼거렸다.
띠익― 철컥―
그때 카드 인식 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이 열렸다.
한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전략투자본부 부장인 송태훈을 발견하며 자세부터 고쳐 잡았다.
“안녕하십니까. 부장님!”
제일 선임인 1팀장 김종수가 대표로 소리쳐서 인사했다.
물론 송태훈도 대외적으로 얼굴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본부가 신설되면서 공개적으로 인사를 나눴었기에 알 수 있었다.
“전략투자운영실 직원은 전부 출근했습니까?”
김종수가 다른 팀장들과 눈을 마주치면서 결원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
“문제없이 출근 완료해서 업무 파악 중입니다.”
그사이 직원들은 송태훈과 함께 들어온 신우에게 시선이 갔다. 아무리 많아야 20대 중반, 노타이 정장 차림에 편하게 쓸어 올린 머리 스타일은 직원이기보다 손님처럼 보였다.
송태훈은 직원들을 쭉 둘러보다가 그런 신우를 앞세웠다.
“잘됐습니다. 여기는 우리 전략투자본부 운영실장으로 들어온 백신우 실장입니다.”
다들 그 말을 듣자마자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이에 신우는 직원들을 보면서 말했다.
“소개처럼 제 이름은 백신우입니다. 나이는 올해 서… 아니 스물셋이고, 전략투자본부장이 제 친모 되십니다.”
다들 아까 공문 내용을 이야기했을 때보다 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전략투자본부장 자리에 오른 임희연은 자신들이 일하는 MH그룹 명중환 회장의 혼외자라는 것이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백신우도 그런 오너 일가 중 하나라는 의미였다.
동시에 스물셋의 나이로 어떻게 본사 전략투자운영실장 자리에 오른 것인지도 납득할 수 있었다.
다들 신우의 소개에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몰라서 조용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런 말에도 침묵은 계속해서 흘렀다.
“실장님. 사무실로 안내하겠습니다.”
“그러시죠. 부장님.”
“다들 곧 업무 시간이니 자리로 돌아가주시죠.”
직원들이 흩어지는 사이, 신우는 송태훈의 안내를 받아 사무실 안쪽에 마련된 운영실장 자리로 갔다.
사무실은 20평 남짓한 크기로 커다란 책상과 소파, 회의용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다.
“상당히 넓네요.”
“실장 직위라면 누구나 이용하는 방입니다. 물론 본부장님께서 편히 사용하시라고 준비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군요.”
신우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창가 쪽으로 다가갔다.
32층에서 내려다본 서울 풍경은 상당히 새로웠다.
송태훈이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까는 왜 그러셨던 건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뭐가요? 아, 본부장님이 제 친모라는 걸 밝힌 거 말인가요?”
“대외적으로 발표된 사항은 본부장님이 회장님의 혼외자라는 것까지입니다. 물론 실장님의 존재는 거론되긴 했지만, 어떠한 정보도 새어 나가지 않았었습니다.”
“어차피 누군가는 알아내서 밝혀질 거 아닙니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전부 죽지 않는 이상은요.”
명중환 회장의 새로운 손자가 등장한 것이다.
혼외자의 자식이니 계승 서열은 낮겠지만,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니 사람들의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그거야 그렇긴 합니다. 다만, 비유가 조금 극단적인 듯합니다.”
“제가 좀 극단적인 삶을 지향해서요. 그리고 차라리 빨리 밝혀지는 게 편할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했습니다. 그럼 업무는 오늘부터 차차 익히시면 됩니다. 필요한 자료는 가능한 권한 내에서 아까 본 직원들에게 요청하면 넘겨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송태훈은 대답과 함께 바깥으로 나갔다.
혼자 남게 된 신우는 핸드폰을 꺼내서 장만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벌써 전화? 출근은 마친 거야?]“직원들이랑 인사하고서 들어왔어. 다행히 개인 사무실까지 주네.”
[오오, 출세하셨어. 그래서 일은 어떨 거 같아? 첫 출근이라 그건 아직 확인하기 어려운가?]“굳이 그렇진 않아. 부서 일은 투자 관련인 거 같고.”
[잘됐네. 그런 쪽이면 내가 도움을 충분히 줄 수도 있으니까.]장만수는 신우와 달리 국정원에 속해 있으면서 사회·경제 동향을 잘 알았다. 게다가 회귀한 것으로 인해 과거를 떠올리는 기억력도 좋아져서 투자에 대한 치트키가 생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부탁 좀 하려고.”
[뭔 부탁?]“투자운영실장을 맡게 됐어. 그래서 현재 시기에 크게 뜰 만한 종목들 좀 추려줘. 네가 손 쓴 범위 외의 것으로.”
[투자? 거기서 제대로 해보려는 거야?]“마침 잘됐지. 놈들이 위기감을 느끼도록 만들려면 회사 내에서 내 몸집부터 키워도 좋고.”
[알았어. 기업 투자 규모가 가능한 정도로 정리해서 보내줄게. 어차피 내가 굴리던 것은 그 정도까지 규모가 안 되어서 손쓰지 못했던 것도 있으니까.]경제 흐름을 알고 있는 장만수라도 아직 개인 수준이었다.
나중에 덩치를 불리면 모를까. 지금은 기업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기는 어려웠다.
“고마워. 대신 추적당하지 않을 만한 루트로 전달해줘. 직접 줘도 되고.”
[내가 누구냐.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이전 삶에서도 장만수는 트라이드 아이의 정보 담당으로, 흔적 지우기와 정보 교란을 담당했었다. 그런 경험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왔으니 어떤 일보다 쉬웠다.
* * *
MH그룹 본사 사장실.
명인철은 경호원인 박상규를 통해 전략투자운영실장 자리에 오른 신우의 파일과 계약 서류를 전달받았다.
“으흠… 일단 신원 조회 사항은 저번과 다른 것이 없군.”
“특별한 점은 없었습니다.”
“근데… 투자 인센티브 5%? 트레이드 프리랜서라도 되나?”
이어서 계약서를 보던 중이었다. 거기서 백신우는 전략투자본부 운영실장이라서 기획 업무가 없었기 때문에 살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용을 보시면 운영실도 담당하면서 자체적으로 투자 기획까지 진행한다는 것 같습니다.”
“투자? 아주 스스로 나락에 떨어지려고 작정하고 있구나.”
“저번에 만났을 때도 자신감이 과한 성향이었습니다.”
“그 같잖은 새끼가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져준다면야 우리에게 좋은 일이지.”
명인철의 중얼거림에 박상규는 다른 보고를 이어갔다.
“일단 말씀하신 대로 전략투자운영실 안에 사람은 심어두었습니다.”
“좋네. 그 외에는?”
“전략투자본부장의 경호팀은 저번 카페 사건 탓인지 심어뒀던 인원이 교체됐습니다. 차후 틈을 봐야 할 듯합니다.”
임희연이 카페에 신우를 만나러 갔던 때를 말함이었다.
당시 심어둔 사람을 통해서 임희연을 처리하기 적절한 시간과 장소를 알아냈었다.
“그것도 겨우 심었던 거 아닌가?”
“최대한 대외적인 기록이 깔끔한 사람 중에 골라냈던 거라서 쉽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 그쪽에서도 더 신중을 기할 겁니다.”
“중요한 패를 잃었어. 뭐, 그거 때문에 나도 살긴 했으니. 내부에 포섭해볼 만한 사람은 여전히 없나?”
이전에도 모색했던 방법이었다.
하지만 임희연도 철두철미한 성격 탓에 배신하지 않을 사람들로만 구성했었다.
“당장 그건 어려울 듯합니다.”
“하여간 그년이 KITE에서 5팀을 만들도록 놔두지 말았어야 했는데.”
KITE는 경비업체로 MH그룹 방위산업 계열사인 MH테크의 자회사였다.
그곳에서는 특수경호 팀별로 오너 일가의 경호를 담당해왔다.
그중 5팀은 원래 존재하지 않았다.
임희연이 과거 전략기획본부장에 오르는 과정에서 연을 맺어온 인원들로 구성한 것이었다.
덕분에 어떤 특수경호 팀보다 탄탄한 조직력을 가질 수 있었다.
“당시 임희연 본부장이 그렇게까지 준비해놨을 줄은 누구도 예상 못 했습니다.”
“아버지도 전혀 몰랐을 정도이니 그년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던 것이고.”
“이제 전략기획본부는 전략투자본부라는 이름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으니, 그들도 많은 제약이 걸릴 겁니다.”
“그게 전부 아버지의 계획이지.”
명인철은 이번 일로 MH전자를 통해서 빼돌렸던 자금을 최대한 티 나지 않게 돌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의 자리도 보전하기 어려웠을 수 있었다.
“윗선에서는 부담가지지 말고 상황을 지켜보라 했습니다.”
사실 회사로 되돌린 자금은 원래 빼돌렸던 자금이 아니었다.
그 자금은 이미 사용되었기에 박상규가 급히 원조해온 것이었다.
“위에서도 말이 많았을 텐데. 내가 미안하게 됐군.”
“조금 문제가 있었지만 사장님의 대업을 위한 일이니 괘념치 않으셔도 됩니다.”
“전부 그년이 문제야. 계속 방해만 하고 있으니…….”
“임희연 본부장에 관한 건 조직에서도 방법을 물색 중입니다.”
명인철은 책상 의자에 깊이 기대면서 손가락으로 팔걸이를 두드렸다.
“백신우도 같이 처리할 방안은 없나?”
“당장은 이목이 집중된 만큼 의심을 사기 쉽습니다. 그래도 한번 논의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