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129)
전직용병 재벌서자-129화(129/305)
129화. 새해는 검찰과 함께 (2)
변호사 전형범은 검찰 측에서 실수한 것들을 요목조목 따져서 밀어붙였다.
그 덕분에 검사인 노승진도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고 신우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신우는 그렇게 조사실을 빠져나와 회사로 돌아가려 했다. 그때 옆에서 같이 걷고 있던 전형범이 주변을 살피고서 조용히 말했다.
“앞으로 검찰 측 임의 동행에는 절대 응하시면 안 됩니다. 만약 그런 일이 있다고 해도 곧바로 저를 불러주시면 됩니다.”
전형범은 명함을 꺼내서 신우에게 건네주었다.
“저는 검찰에서 뭐로 밀어붙일지 궁금해서 와본 것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오시면 상황만 안 좋게 돌아갈 겁니다.”
“압니다. 앞으로 벌어질 상황도요.”
“…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어느새 냄새를 맡은 기자들이 중앙 지검 앞에 개떼처럼 몰려와 있었다.
“백신우 대표님! 내부 거래로 이익을 보셨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MH퓨처시큐리티에서 내부 거래가 빈번히 벌어졌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검찰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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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들이 몰려드는 벌 떼처럼 쏘아졌다.
동시에 중앙 지검 앞에서 대기하던 마크 프리먼과 다른 경호원들이 주변을 둘러싸면서 막아주었다.
“빨리 차량으로 가시죠.”
신우는 마크의 말을 듣고서 층층이 둘러싸는 이들을 지나쳐 차에 올라탈 수 있었다.
문이 닫힌 창문 너머로도 기자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옆 좌석에 올라탄 전형범은 살짝 놀란 표정으로 신우를 쳐다봤다.
“아까까지는 분명 기자들이 없었는데… 백 대표님은 알고 계셨던 겁니까?”
“대충 봐도 누가 판을 깐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기자들도 당연히 동원하겠죠.”
신우는 검찰에서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았다.
【M전자, M식품에 이어서 이번에는 M투자회사 내부 거래 의혹? 중앙 지검에서는 M투자회사에 대한 수색 영장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며, 해당 기업의 대표인 A씨 또한 당일 임의 동행해…….】
【M그룹에 속한 M기업의 투자 성공 비결은 내부 거래? 중앙 지검에서는 공익 제보를 받아 해당 사항을 중점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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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수많은 기사가 인터넷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간 신우의 영향력이 컸던 만큼 말도 많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전형범도 기사를 살피면서 탄식을 흘렸다.
“지금 상황대로면… MH퓨처시큐리티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겠군요.”
“그룹 본사에도 데미지가 가겠죠.”
신우는 수색 영장을 앞세운 검찰이 회사로 들이닥쳤을 때부터 예상했다. 그리고 누가 만든 판인지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그 곽치영이 이런 조잡한 수를 쓸 줄은 몰랐지만…….’
현재 TSF 한국 지사에서는 MH그룹과 계열사의 주식들을 매집하는 중이었다. 명분은 명중환 회장을 경질시키고서 명인철을 밀어주기 위함이겠지만, 곽치영이 정말 그걸로 끝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최종 목적은 MH그룹을 TSF가 집어삼킨 후 브릴리언트그룹을 만드는 반석으로 사용하기 위함일 것이었다.
“일단 검찰에서는 확실한 증거 없이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 대신 백 대표님께서도 저한테 중요한 사항을 전부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뭘 말입니까?”
전형범은 중앙 지검으로 오는 중에 MH퓨처시큐리티 이전부터 신우가 이끈 전략투자운영실과 운영2부의 실적을 대략적으로나마 확인했다.
예전부터 엄청나다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기록으로 확인하니 전율과 더불어 진짜 내부 거래를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신우가 약 1년간 창출한 회사 이익은 어마어마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1조 원이란 자금으로 배성유통까지 인수했으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부 거래는 정말 없는 겁니까?”
어떤 사람이든 성공에 있어서 순수한 방법만 추구할 수는 없었다.
기업 전문 변호사인 전형범은 그런 사람을 수도 없이 봐왔기에 신우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 물음에 신우는 살짝 웃음이 나왔다.
“없었다면요?”
“…확실합니까?”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변호사를 전적으로 믿지 못할 수밖에 없다. 그룹 법무팀이라고는 하지만, 오너 일가에서 신우는 서자의 자식이라는 입장이니 더욱 그럴 것이라고 여겨졌다.
“확실하지 않으면 방법도 없는 겁니까? 뭐, 이 상황에서 방법이 따로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요.”
“문제가 전혀 없다는 말씀입니까? 저는 변호사입니다. 모든 사항을 알아야 어떤 상황에서든 대비할 수 있습니다.”
“주가 변동이 어떻게 될 걸 예측하고서 투자한 것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순수한 예측뿐이라면 그렇겠죠. 하지만…….”
신우는 그의 말을 끊고서 들어갔다.
“알긴 알았죠. 그래서 주식을 그렇게 잘할 수 있던 겁니다.”
“정확히 어떻게 말입니까?”
“제가 미래에서 돌아왔거든요.”
순간 전형범은 진심으로 어이가 없다는 듯이 신우를 쳐다봤다.
“지금 이 상황이 장난 같으십니까?”
“솔직히 같잖은 농간질을 보니 장난보다 더 장난 같네요.”
“그룹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하는 일이고요. 그러니 대표님께서도 제게 꼭 필요한 것들을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신우는 그런 전형범을 빤히 보며 되물었다.
“정확히 어떤 걸 말입니까?”
“범법 행위가 있었는지요. 만약 있었다면 거기에 맞는 변호를 준비해야만 합니다.”
“흐음… 범법 행위라면 있긴 합니다.”
“그게 뭡니까?”
귀를 쫑긋 세운 전형범이 신우 쪽으로 몸을 숙였다.
“사람을 죽인 적은 있습니다.”
“…….”
“왜요? 믿지 못하시겠습니까?”
“저는 회장님의 지시를 받아 백 대표님을 도와드리기 위해 온 겁니다. 그런데 아까부터 왜 이러시는 겁니까?”
헛소리라고 생각한 전형범은 답답해졌다.
그런 반문에 신우는 살짝 머물던 웃음기를 지웠다.
“그렇죠. 회장님이 보내서 오신 거죠. 아, 2년 후에 은퇴하신다고 들었는데요. 맞습니까?”
“…예? 갑자기 그건 왜……?”
갑자기 은퇴 이야기로 빠지니 전형범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에 신우는 핸드폰을 슬쩍 보고서 계속 말했다.
“은퇴하시면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23억짜리 주택에서 편히 사실 수 있겠네요. 방 5개에 화장실도 넉넉히 2개가 있어서 편하시겠고요. 그렇죠?”
“…….”
전형범은 얼굴이 굳어진 채로 입을 떼지 못했다.
“LAOJIA를 상대로 한 소송은 빨리 결판낼 수 있으면서 일부러 지지부진. 어렵지 않은 청탁으로 그런 선물까지 받으셨으니, 속도 시원하셨겠네요.”
“그, 그게… 지금 무슨 말씀입니까?”
신우는 처음부터 전형범이 TSF가 움직인 사람이란 걸 알았다. 시작은 MH전자에서 변심했던 고석주와 안동원 때문이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MH그룹 본사부터 사람들을 계속 훑어 나갔다. 거기서 전형범은 필터에 걸러졌고, LAOJIA 디자인·기술 유출 사건을 기점으로 가족들의 재산이 늘어난 것까지 확인했다.
“준비가 확실한 상황에서 소송 준비를 질질 끄시던데요.”
“대체 그게 무슨…….”
“모진 꼴 당하고 싶지 않다면 욕심도 적당히 부려야 할 겁니다. 그리고 제 경고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니 전형범 변호사님은 깊게 잘 생각하시죠.”
차 안에 침묵이 맴돌기 시작했다.
그사이 차는 MH 본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회사 바깥에는 검찰 앞에서처럼 냄새를 맡고 온 기자들로 한가득이었다.
물론 KITE의 경비원들이 그런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신우는 그들을 지나쳐 지하 주차장에 들어간 후 차에서 내리며 전형범을 보고 말했다.
“아, 제가 변호사님이라면 지금이라도 짐 싸서 하와이로 떠나겠네요. 정체까지 들킨 마당에 여기 계속 있다가 봉변을 당하실 수도 있을 테니까요.”
혼자 차 앞에 서 있게 된 전형범은 침을 삼키고서 손끝이 부들부들 떨렸다.
신우는 그렇게 말한 후 경호원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위로 올라가니 검찰의 수색으로 사무실은 엉망이었다.
“다들 괜찮은 거야?”
안에는 장만수와 웨이가 있었다.
“아주 도둑처럼 뒤집어놓고 갔어. 근데 너는 생각보다 빨리 나왔네.”
“변호사로 그룹 법무팀장인 전형범이 왔더라고.”
“욕심 많은 인간이 능력은 있었나 보네.”
전형범이 뇌물로 받은 하와이 주택을 조사해준 것이 장만수였다.
“적당히 경고만 해줬어. 생각이 있다면 알아서 물러나겠지.”
“명인철 사장이랑 곽치영의 귀에도 소식이 들어가겠네.”
전형범 변호사는 원래 본사 임원인 이병진 전무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병진은 명인철을 따랐다.
당연히 전형범은 명인철의 지시로 MH전자와 LAOJIA의 소송 준비를 지체시킨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전형범에게 다른 사람이 접근했다. 그건 바로 TSF의 곽치영이었다. 하와이 저택을 전형범에게 뇌물로 준 것이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즉, 곽치영은 명인철을 밀어주면서 완전히 믿지 않고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이었다.
“지금쯤 확인했겠지. 그런데 넘어간 자료 중에 위험한 건 없지?”
“전부 암호화되어 있기도 하고, 진짜 중요한 건 시스템에 락을 걸어놓으면서 외부 서버로 옮겨졌어. 어차피 우리야 서면 자료는 거의 쓰지 않으니 문제될 것도 없고.”
장만수가 어깨를 으쓱거리자 옆에서 웨이가 나섰다.
“계좌는 괜찮은 거야? 거기서 우리 자료를 확인할 수 없으면 그걸로 물고 늘어질 수 있잖아. 만수 실력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TSF에서 이 정도로 움직일 정도면 검찰도 조용히 넘기지 않을 거고.”
“합법적인 거래 내용밖에 없으니 그것도 오래 우려먹지는 못할 거야.”
신우는 장만수의 대답에 뒤를 이어갔다.
“맞아. 하지만 녀석들도 이번 기회로 주식 매집을 더 공격적으로 하겠지.”
“안 그래도 움직이기 시작했어. 이번 MH퓨처시큐리티 사태 때문에 MH홀딩스는 0.34%, MH전자는 1.23% 더 하락했거든.”
“상당히 크네.”
특히 MH전자의 시가 총액은 380조 원이 넘었다. 거기서 1%는 약 3조 8천억. 현재까지 총하락세는 10.83%가 넘었다.
총손실액은 42조. 1%당 4,200억의 손해가 난 것이니 주주들도 난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쪽 투자금이야 외부에서 돌리던 것이 많지 않으니 타격은 거의 없지만, 놈들의 목표는 MH홀딩스와 MH전자이니까.”
어차피 명인철은 명중환의 지시로 MH전자와 MH건설의 사장직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성의 주인이 없는 상태이니 TSF의 입장에서는 더 공격하기가 편해진 것이다.
“지금 사태부터 빨리 정리해야겠네.”
“검찰에서 계속 물고 늘어질 텐데 괜찮겠어?”
“어떻게 해결할지 알면서 그렇게 묻는 심보는 뭐야?”
장만수는 키보드를 두드리더니 마지막에 엔터를 쳤다.
“재미있어서 그렇지. 노승진 검사랑 안상혜 검사장의 자료는 WAVE CHAT에 넣어놨어. 적당한 것으로 골라봐.”
이에 신우는 태블릿으로 WAVE CHAT에 접속했다.
WAVE CHAT은 연락망뿐만 아니라 팀원들끼리 여러 자료를 공유하는 곳이기도 했다.
“릭이랑 헥터한테는 아직 연락 없나 보네.”
자료를 확인하기 전에 메시지 아이콘으로 먼저 시선이 갔다.
그런데 갑자기 ‘N’ 마크가 떠올랐다.
“응? 아, 릴리안이네.”
출장 중인 릴리안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릴리안(SILVER) : FAKE Mission Clear.】
【신우(LOX) :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