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149)
전직용병 재벌서자-149화(149/305)
149화. 도난당한 휴지통 (2)
오한성은 밖에서 보안을 위해 대기 중이던 666부대원들도 데리고 들어왔다.
그들에게서 흉흉한 분위기가 흘렀다. 그것을 느낀 해커 삼인방은 깜짝 놀라며 유동식이 들고 있던 노트북부터 덮었다.
“갑자기 무, 무슨 일입니까?”
“안가를 이동해야 할 듯합니다. 그러니 나가시죠.”
“…이동이요?”
“그때 해킹에 실패했던 것 때문인지 여기 근방까지 누군가 추적한 걸로 보입니다.”
유동식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어디로 가는 겁니까?”
“파주 쪽에 안가를 다시 준비해놨습니다. 이번에는 CCTV에 최대한 걸리지 않도록 몇 중으로 이동해야 하니 빨리 따라와 주시죠. 짐들은 저희가 따로 옮기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오한성은 그들을 입구 쪽으로 안내했다.
이에 해커 삼인방은 우물쭈물하면서 일어났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핸드폰과 노트북은 새로 지급해드릴 거니 두고 가셔도 됩니다.”
유동식과 다른 이들의 손에 들린 것을 보았기에 한 얘기다.
“…하던 것이 있어서요. 그냥 가져가면 안 되나요?”
“이리 주시죠.”
차분하면서도 무거운 느낌의 부탁이었다.
이에 유동식은 침을 한번 삼키고서 그에게 노트북을 건네줬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바로 출발입니까?”
“시간이 없으니 빨리 가시죠. 앞에 차량 대기시켜 뒀습니다.”
해커 삼인방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오한성은 유동식에게 받았던 노트북을 테이블에 내려놓고서 주변 666부대원에게 눈짓한 뒤에 따라나섰다.
해커 삼인방은 커다란 승합차에 먼저 올라타 있었다.
오한성은 보조석에 오르고서 운전석에 있는 부하에게 말했다.
“출발하지.”
차는 그렇게 출발했고 30분을 넘게 달렸다.
언제나 시끄럽던 해커 삼인방은 이상한 분위기로 인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승합차의 창문은 까만 시트지로 둘러싸였고, 운전석도 칸막이가 있어 바깥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지금도 차가 어디로 향하는지, 정말 파주 방향으로 가는 것인지 몰랐다.
“…파주 어디로 가는 겁니까?”
유동식의 떨리는 목소리에도 오한성은 덤덤한 표정이었다.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설마… 우리를 처리하시려는 건가요?”
너무나 흉흉한 분위기 탓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우린 기술자가 필요해서 여러분에게 비용을 선불로 주면서까지 모았죠. 아직 제대로 된 일도 하지도 못했는데 아까워서라도 그러겠습니까?”
각자 3개월 동안 일하기로 한 조건으로 10억 원씩 받았다.
자금은 안전한 곳에 넣어뒀기 때문에 스스로 뱉어내지 않는 이상 뺏길 염려도 없었다.
“블랙홀은 누군지 찾았나요? 그자만 찾으면 MH그룹을 뚫는 건 일도 아닐 거예요.”
오한성은 그의 말을 듣고서 생각이 깊어졌다.
“아직입니다.”
“MH그룹 인력관리본부나 시스템관리본부를 털어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텐데요.”
“그것도 당신들이 MH그룹만 뚫어줬다면 어렵지 않았겠죠.”
블랙홀의 등장만 아니었다면 해커 삼인방도 해결이 가능했다.
그렇게 다시 침묵이 찾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세워졌다. 문이 열리고 드러난 풍경은 주변이 온통 숲인 곳이었다.
차에서 내린 그들은 자신들이 머무를 안가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 걸 눈치챘다.
“아까 분명히……!”
철컥―
어느새 오한성은 품속에서 소음기가 장착된 권총을 꺼내어 해커 삼인방을 향해 겨누었다.
“차에서 피를 흘리면 처리가 귀찮아지니까요. 물론 약물이나 전기 충격기를 쓸까도 했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자살로 위장하려면 조그만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그사이 다른 666부대원들은 나뭇가지에다가 밧줄을 걸기 시작했다.
해커 삼인방은 그걸 보고서 곧장 무릎을 꿇었다.
“사, 살려주세요! 받은 돈도 전부 돌려드릴게요!”
“제발요! 어디에도 우리가 한 일을 말하지 않겠습니다!”
“살려주세요!”
숲에 울려 퍼지는 그들의 절규에도 오한성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장 마음에 들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면 금방이라도 방아쇠를 당길 듯한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볼 뿐이었다.
“준비됐습니다.”
밧줄은 오래 걸리지 않아 준비되었다.
오한성은 총을 겨눈 채로 조용히 물러나 고갯짓으로 지시를 내렸다. 이에 666부대원들은 해커 삼인방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
그 순간 유동식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국방부에서 해킹했던 리사이클 빈 서버에서 찾은 것이 있습니다!”
오한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거기 서버의 파일이라면 내가 다 가져간 걸로 압니다.”
“구, 궁금해서 제가 따로 카피를 떠서 복구했습니다…….”
처음에는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그리고 오한성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곧장 회수하는 걸 봤음에도 그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열어본 것이다.
“그 안에 뭐가 있었습니까?”
“살려주시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유동식을 빤히 쳐다보던 오한성은 한 가지를 짐작해냈다.
“아까 그 노트북으로 확인한 건가요?”
“그걸 아셔도 덮개를 닫으면 락이 걸리도록 해놨어요. 그러니 살려주시면―!”
푸슉―
권총에서 발사된 탄환은 유동식과 같이 무릎 꿇고 있던 남민준의 머리에 박혀 들어갔다.
그가 쓰러지는 모습을 본 유동식은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서 부들부들 떨었다.
“어차피 다 끝난 상황에서 기다리게 하지 마시죠. 국방부에서 해킹한 자료에 뭐가 있었습니까?”
이번에 총구는 김석환에게로 향했다.
“구, 군사 자료 같은 거였어요! UAD! UAD 프로젝트라고 쓰여 있었어요!”
“UAD?”
오한성은 권총을 부하에게 맡긴 후 아지트 처리를 담당한 다른 부하에게 연락했다.
“어디까지 진행했지?”
[디지털기기들은 전부 소각 중입니다.]“하나도 빼놓지 않고 말인가? 거실 테이블 위에 있던 노트북도?”
[그렇습니다. 아까 가장 먼저 처리하라고 지시하셨잖습니까.]지시를 내린 사람이 까먹을 리가 없었다.
이내 오한성은 통화를 끝내고서 유동식을 쳐다봤다.
“파일이 있으면 다시 복원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살려달란 말은 그만하시죠. 계속 들었다간 지금 바로 방아쇠를 당겨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
“복원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유동식 씨는 살 수 있는 시간을 벌었네요.”
그런 대답에 유동식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예?”
푸슉―
동시에 권총을 들고 있던 부하가 김석환의 복부에다가 총을 쏘았다.
“끄아아악!”
“이 정도면 바로 죽지 않으니 서로를 한 번씩 쏘고서 죽었다고 만들기 충분하겠네요.”
부하들은 권총 탄창에서 남은 탄환을 모두 빼더니 빈 탄창을 넣었다. 그리고 권총 표면을 깨끗이 닦아 죽은 남민준의 지문을 묻힌 후 김석환에게 넘겨서 쥐여주었다.
“그럼 우리는 이만 가보도록 하죠.”
유동식은 부들부들 떨면서 오한성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
* * *
다음 날.
신우는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기사를 보았다.
【경기도 북부 야산에서 총기로 살해된 시신 2구 발견. 시신의 신원은 남○○ 씨(24세)와 김○○ 씨(22세)로 추측되는 정황상, 남○○ 씨가 김○○ 씨를 총기로 살해하려다 실패. 이후 총기를 빼앗은 김○○ 씨가 남○○ 씨를 살해한 후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이라고 파악되며…….】
인터넷에는 관련 기사들이 주르륵 올라와 있었다.
총기가 불법인 한국에서 벌어진 사건인 만큼 꽤나 시끄러워진 것이다.
“남? 김?”
귀에 익은 성 씨에 신우는 연두색 재킷을 옷걸이에 걸던 장만수에게 물었다.
“만수야. 저번에 그 해커들의 이름이 뭐라고 했지?”
“누구? 아, MH그룹 서버에 침입하려던 놈들?”
“어. 걔네 말이야.”
“피라냐, 그린웨일, 개미지옥?”
신우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 이상한 이름 말고. 본명.”
“아∼ 유동식, 남민준, 김석환. 그쪽은 닉네임이 익숙한 판이라서. 근데 왜?”
그 물음에 신우는 모니터를 가리켰다.
옆으로 다가와 내용을 확인한 장만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 남 씨랑 김 씨가, 남민준이랑 김석환이라는 거야?”
“바로 확인해줄 수 있겠어?”
“기다려봐. KICS로 들어가서 볼게.”
KICS는 형사사법포털로 사건을 조회할 수 있었다. 물론 장만수는 LEUCO를 이용해서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인했다.
“진짜 남민준이랑 김석환이네. 얘네들이 왜 갑자기 죽어? 그것도 총으로? 여기가 미국이야?”
“뻔하잖아. 저번 일의 실패로 버려진 거겠지. 타이밍도 너무 정확하잖아.”
바로 어제 오전에 곽치영이 한국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근데 왜 남민준이랑 김석환뿐이지? 유동식은? 다른 곳에서 처리하기에는 이상하고.”
“뭔가 쓸모가 생긴 걸 수도 있지. 근데 그게 뭔지는… 혹시 세 사람이 MH그룹 말고 다른 곳을 공격한 흔적은 없었어?”
“걔네가 이번에 썼던 소스로 검색해볼게. 경찰 사건 자료는 공유해놨어.”
장만수는 다시 LEUCO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사이 신우는 장만수가 올려준 남민준, 김석환의 사망 자료를 확인했다. 사망 장소와 총에 당한 상처까지 사진, 서류들이 길게 나열되었다.
“이마 가운데를 정확히 노린 것만 봐도 프로 솜씨네. 근데 수사는 두 사람이 서로 죽인 걸로 마무리될 느낌이고.”
조용히 중얼거리던 중에 장만수는 검색을 마쳤다.
“국방부가 공격당했었는데? 근데 털어간 건 리사이클 빈 서버뿐…인데… 대장! 이거 큰일 났다.”
장만수의 목소리가 심각해지자 신우가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왜 그래?”
“리사이클 빈 서버에 UAD 자료가 있었어.”
“그게 왜 거기 있어?”
“기다려봐. 바로 떠와서 돌려볼게.”
그런 물음에 장만수는 다시 확인을 시작했다.
우우웅― 우우웅―
시간이 지나던 중에 신우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모르는 번호가 액정에 떠 있었다.
“…전화받았습니다.”
[오랜만입니다. 백신우 대표.]자주 듣기는 어려웠지만 잊기 어려운 목소리. UAD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이자 육군 특전사령관인 윤태인이었다.
“그러게요. 많이 오랜만입니다. 윤태인 중장님.”
[지금 시간이 괜찮다면 잠깐 만나고 싶은데… 가능하겠습니까?]신우는 지금 장만수가 분석 중인 파일을 보며 그가 전화한 이유를 퍼즐처럼 맞출 수 있었다.
“어디서 볼까요?”
[국방과학연구소로 와줄 수 있겠습니까? 정확한 장소는 메시지로 보내겠습니다.]“두 시간 정도 걸릴 텐데, 괜찮습니까?”
국방과학연구소는 대전에 있기 때문이다.
[기다리겠습니다.]통화를 끝낸 신우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UAD 프로젝트 유출 때문에 보자는 거 같네.”
“아까 윤태인이라고 했지? UAD 프로젝트 총책임자.”
“맞아. 일단 너는 자료 복원이 가능한 상태인지 확인부터 해줘.”
“끝나면 보내줄게.”
신우는 장진호를 통해 오전 일정을 취소시킨 후 경호원들과 함께 회사에서 나왔다.
.
.
.
예정대로 두 시간 정도 걸려서 국방과학연구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미리 승인된 차량이라 문제없이 안으로 들어가서는 윤태인이 알려준 위치로 향했다.
약속된 장소는 국방과학연구소 외곽의 산책로였다.
“잠깐 세워주세요. 메이안.”
“응?”
차에 같이 타고 있던 메이안은 심각해진 신우의 분위기 때문에 평소와 달리 말을 걸지 않고 가만히 있던 중이었다.
“너는 조용히 뒤로 돌아가서…….”
“Ok.”
신우의 지시와 함께 메이안은 작전용 이어폰을 넘겨받고서 내렸다.
이후 차는 다시 출발했다.
다들 일하는 시간이라 그런지 인도에 가깝게 세워진 차를 쉽게 발견했다. 이내 신우가 내리자 그쪽에서도 발견했는지 윤태인이 나와서 가까이 걸어왔다.
“오래 기다리셨습니까?”
신우의 물음에 윤태인은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연구소에 볼일이 있어서 방금 마치고 온 참입니다.”
윤태인은 원래 신우에게 하대를 썼다. 중장과 중사의 차이이니…….
하지만 서로의 입장이 상당히 바뀐 만큼 윤태인도 신경을 썼다.
이에 신우는 선공을 날리듯 물었다.
“그래서, 오늘 만나자고 하신 이유는 UAD 프로젝트 때문입니까?”
순간 윤태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