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166)
전직용병 재벌서자-166화(166/305)
166화. 어라? 꿈틀거리네 (2)
【49°08’45.1″N 2°06’17.9″E】
우우우웅―
밤이 깊은 프랑스 파리의 북서쪽 외각 숲 지역 상공에서는 드론 하나가 떠 있었다.
지금 드론을 원격으로 조종 중인 것은 장만수였다. 그런데 드론의 움직임이 묘하게 달라지더니 밑의 폐창고를 중심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는 적외선 열화상 모드로 바뀌었다. 그러자 숲속에서 움직이는 집단이 붉은빛으로 비쳤다.
[여기는 MANDU. 북서쪽 200m 4명, 북동쪽 170m 4명. 총 8명이 접근 중. 대비 바람.]폐창고에서 그 무전을 받은 웨이는 복면 속에서 표정을 굳혔다.
그 앞에는 SHASS의 이름을 듣고서 멈춰버린 나선휘와 다른 666부대원들이 포박당한 채였다.
“전부 8명. 완전 무장인 상태인 거지?”
[윤곽을 보니 그런 거 같아. 놈들에게 다른 추적기가 숨겨져 있었나봐. 저번에 생겼던 일 때문에라도 나름 대비를 한 거겠지.]신우를 죽이려 했던 남인황과 문태범이 사라졌던 일을 의미했다.
물론 웨이는 동료들을 만나기 이전의 일이었지만, 상황을 들은 적은 있었기에 떠올릴 수 있었다.
“우리가 함정에 빠졌다는 의미네.”
[일단 상황 확인하자마자 FEROX에 지원 요청은 해뒀어.]“170m면 금방 도착할 텐데, 언제까지 기다려?”
[가능하겠어? 지금 시기의 몸으로는 진짜 전투 오랜만이잖아.]“괜히 중국에서 무흔사신이라고 불리던 거 아니다.”
지금 대화는 트라이드 아이의 음어였기에 주변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 이름, 네가 지은 거 아니었냐?]“아니거든! 놈들 위치나 제대로 알려줘.”
웨이는 양손 손가락을 깍지 끼듯 교차시켜서 장갑이 꽉 들어맞게 조였다.
일반적인 장갑이 아니었다. 바탕 재질은 케블라, 손등과 손가락 중간 부위의 타격 부위에는 세라믹으로 된 돌기가 있었다.
맨손 싸움을 전문으로 하는 웨이의 전투 특성을 위해 장만수가 만들어준 장비였다.
[K2 글러브는 잘 맞고?]장만수가 지은 이름은 정식 명칭 Kevlar Knuckle Gloves. 그걸 줄여서 K2 글러브라고 부르는 것이다.
“딱 맞아. 게다가 예전에 사용하던 것보다 단단하고 좋네. 안쪽 충격 흡수도 잘되고.”
아까 나선휘가 앉아 있던 차 창문을 주먹으로 깰 때 거의 충격이 없던 것도 장갑 덕분이었다.
[다행이네. 그리고 프랑스에 적당한 지원군이 있어서 미리 보내놨어.]“지원군? FEROX는 방금 불렀다며.”
[그보다 더 대단한 지원군이야. 마침 프랑스에 갔더라고. 666부대의 현재 위치는 북서쪽 120m. 북동쪽 100m. 놈들도 조심스럽게 다가오네.]“나도 슬슬 나가야겠네. 근데 진짜 누구인지 말해주지 않을 거야?”
[보면 알 거야. 못 알아보고서 죽이려고 하지 말고.]일단 대화를 마친 웨이는 머리를 바쁘게 굴리던 나선휘와 눈을 마주쳤다.
“이제부터 사냥을 시작해야겠네. RABBIT, 이놈들 묻어버려.”
RABBIT은 메이안의 콜네임이었다.
“안 죽이고 묻어도 돼?”
“지금 죽나, 묻혀서 죽나 똑같잖아. 그리고 적들이 오고 있다니까 전부 묻어버리는 대로 D4 포인트로 빠져나가.”
“적? 몇 명이나 되는데?”
아까 대화는 음어에다가 독립된 채널로 나눈 것이라서 메이안도 듣지 못했다.
“여덟.”
“나도 같이 싸우면 안 돼?”
“죽을 수도 있어.”
“에이, 그럼 사람이 한 번 죽지 두 번 죽겠어?”
메이안은 능청스러운 대답과 함께 품속에서 꺼낸 두 자루의 막대기 끝부분을 펼쳤다. 그러자 날 부분이 활대처럼 튀어나와 손도끼가 되었다.
웨이는 그 모습을 보다가 한숨이 흘러나왔다.
“난 어떻게 되든 모른다.”
“내 인생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면 그런 말은 접어둬.”
“…채널은 5번. MANDU. KIRIN과 RABBIT이 같이 움직인다.”
[Ok―!]대답이 들리자 웨이는 메이안과 함께 666부대원들을 구덩이에 집어 던지고서 밖으로 나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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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창고에서 북서쪽으로 약 50m 떨어진 지점.
그곳에서 666부대원들은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며 목표를 향해 접근 중이었다.
“여기는 감마. 델타 송신. 현재 상황은?”
무전을 친 사람은 TSF 프랑스 지사 소속 666부대 BLACK이자 이번 작전의 지휘관인 조나단 무어였다.
이에 반대쪽 지휘를 담당한 델타조의 시오베 히사지로가 대답했다.
[여기는 델타. 목표 지점까지 거리는 20m. 시야 확보 완료. 밖으로 나온 인원은 없다.]“포위 대형으로 들어간다. 미리 지시가 내려온 대로 아군의 생사보다 적들의 생포에 집중하도록.”
[Roger.]지금 그들에게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못한 적의 정체가 가장 중요했다.
이에 조나단은 주변 부하들에게 수신호로 지시를 내렸다. 좌우 10m 간격으로 벌어진 이들은 아까보다 빠른 속도로 접근했다.
그 순간.
쉬이이익― 팍!
어둠을 가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가운데 있던 부하가 옆으로 쓰러졌다. 어디선가 날아온 총에 맞은 것이었다.
“저격이다! 엄폐물 뒤로 숨어!”
무전과 함께 부하들은 다급히 발을 멈추고서 나무를 등지거나 옆으로 돌아섰다.
[여기는 델타. 적의 방향은?]시오베는 반대쪽에서 무전만 들었기에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물은 것이다.
“아직 파악 불가.”
[놈들이 우리가 올 걸 미리 알고 있었다는 거잖아. 설마 추적기가 발견된 건가?]“모르지.”
[이 상태라면 작전 취소도 고려해봐야 하는 거 아니야? 한국 지사장이 파놓은 함정일 수도 있잖아.]그들의 주인이자 상관은 TSF 한국 지사장 곽치영이 아니라 프랑스 지사장인 바스티안 마션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보고를 올려봐야지.”
[지금 가능하겠나?]아직 저격 포인트도 확인하지 못했다. 어디서 다시 공격이 날아들지도 몰랐기에 방심할 수 없었다.
이내 조나단은 현 위치에서 야시경으로 닿는 시야에 아무것도 없음을 확인하고서 상부인 바스티안에게 연락을 넣었다.
예상된 작전 시간보다 이른 연락이었기에 묵직한 목소리로 의문이 흘러나왔다.
[…문제가 생긴 건가?]“현재 상황은 델타조가 20m 앞까지 접근했습니다. 그런데 저격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피해 인원은 현재 감마조 1명입니다.”
[죽은 건가?]조나단은 야시경으로 바닥에 쓰러진 채 미동조차 하지 않는 부하를 보았다.
“…그런 듯합니다.”
[함정일 수도 있다는 말이군.]바스티안도 어렵지 않게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완전히 함정이라는 가정이 부족한 면이 있지만, 이대로 계속 진행해야 할지 확인 요청드립니다.”
[흐음… 작전 지역 밖으로 나간 인원은 없고?]“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는 그렇습니다.”
이어폰 너머에서 바스티안은 침음을 흘렸다.
[곽치영의 장난질에 놀아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 정도까지 하는 적을 가만히 두는 것도 문제겠지. 임무의 성공 가능성은?]“현재 시각은 22시 23분. 작전 지역은 지형이 낮은 숲 지대로, 저격 포인트를 찾지 못해 저희도 서포트 배치를 못 해두었습니다. 그런 곳에서 저격이 가능한 인물이 적에게 있으니 작전 성공률은 50% 미만으로 떨어집니다.”
666부대로서의 실력과 자존심을 뒤로한 객관적인 판단이었다.
[자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면 좋지 못한 것이군.]“다만, 적의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만약 저희보다 수가 많았다면 저격을 시작으로 습격이 이어졌을 테니까요.”
[만약 무리해서라도 진행한다면, 피해 규모는 어떻게 예상되나?]“최소 60% 손실은 각오해야 할 듯싶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인원을 더 보낼 걸 그랬군. 그래도 강행하도록 하지. 최소 한 놈이라도 말할 수 있을 상태로 잡아오도록. 지원 병력은 최대한 빨리 보내지.]지시는 그렇게 떨어졌다.
이내 조나단은 무전으로 그 사항을 전달했다.
“여기는 감마. 계획대로 진행한다.”
[Roger.]조나단은 무전으로 대답을 듣고 수신호를 던졌다. 델타조의 남은 부하들은 그 신호에 따라 자세를 잡더니 목표 지점을 향해서 빠르게 달렸다.
저격 실력이 아무리 대단한들 어둠 속에서 장애물까지 있는 장소의 유동 표적을 맞히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티잉―
동시에 부하들은 폐창고까지 도착하여 부서진 벽 틈으로 카메라를 넣어 확인했다.
“…안에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뭐? 설마 저격은 도망치기 위한 시간 벌이였나? 일단 둘은 밖에서 대기해. 나 혼자서 들어간다.”
바깥에서 급습할지도 모르는 적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이내 조나단은 잠기지 않은 폐창고 문은 열며 안으로 조심히 들어갔다.
창고 한가운데 드럼통에서 불꽃이 피어오르며 주변을 밝혔다. 그리고 아까 부하의 말처럼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 시간 벌이였던 건가?”
주변을 둘러보던 중에 엉성한 느낌으로 갓 덮인 흙바닥을 발견했다. 표면을 만져보니 무언가를 방금 묻어버린 듯한 흔적이었다.
“…설마.”
그 순간 천장에서 무언가 떨어져 내렸다.
조나단은 찰나에 뒤로 구르면서 총을 겨누려 했다. 그러나 앞에 떨어진 형태는 뭔가를 휘둘러 총구를 옆으로 쳐내더니 반대쪽 손이 날아들었다.
그것은 기묘하게 생긴 손도끼였다.
훙― 후웅―
“전부 들어와!”
그렇게 외친 조나단은 코앞으로 다가온 손도끼를 다시 피하면서 권총과 단검을 빼 들려 했다.
조나단에게 달려든 것은 복면을 쓴 메이안이었다. 양손에는 장만수가 만들어준 손도끼가 들려 있었다.
깡― 까강―
메이안은 그가 꺼내 든 권총과 단검을 쳐내면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휘둘렀다.
“크윽―!”
그사이 조나단은 가냘픈 몸과 굴곡진 가슴, 허리 부분만 보고서 메이안이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공격 하나하나에 실린 힘은 그런 생각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였다.
“?力不??? (실력이 제법이네?)”
변조된 메이안의 목소리에 조나단은 미간이 찌푸려졌다.
물론 그사이에도 양쪽의 손도끼가 폭풍처럼 몰아쳐서 권총을 겨누기는커녕 피하거나 막는 것도 아슬아슬했다.
그러다 방금 메이안의 입에서 나온 중국어를 듣고서 의아해졌다.
“Chinese? (중국인?)”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궁금해할 필요는 없고!”
까앙―
끝내 손도끼의 충격을 버티지 못한 권총이 조나단의 손을 벗어나 바닥으로 떨어졌다.
계속 메이안이 바로 앞까지 붙어대는 통에 어깨에 매단 소총으로는 손을 가져가기도 어려웠다. 그리고 방금 소리쳐 부른 부하들이 너무 잠잠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밖에서 무슨 일이 있는…….’
콰앙―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폐창고의 벽으로 차가 돌진해 뚫리면서 조나단의 부하 중 하나가 날아들었다.
“…….”
주변으로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동시에 메이안도 조나단을 공격하기보단 그쪽으로 시선이 가면서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먼지가 조금 가라앉더니 무너진 벽 앞에 서 있는 거구의 남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머리와 얼굴을 완전히 가린 잿빛 헤드 마스크, 그 밑은 사막 빛깔의 전투복 차림이었다.
남자는 폐창고 입구 앞에 서 있던 조나단을 쳐다보더니 반갑다는 듯 중얼거렸다.
“It’s you. (너구나.)”
목소리에는 진심 어린 광기가 묻어나 있었다.
그로 인해 조나단은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걸 감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