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167)
전직용병 재벌서자-167화(167/305)
167화. 어라? 꿈틀거리네 (3)
메이안이 조나단과 싸우다 불청객(?)을 맞이한 사이.
폐창고를 먼저 떠났던 웬 웨이는 숲속에서 666부대 델타조와 싸우는 중이었다.
퍼퍼퍽― 퍼퍽―
델타조장인 시오베 히사지로는 부하들과 자신 사이로 바쁘게 움직이는 웨이를 정신없이 노렸다.
하지만 너무 근거리인 탓에 아군이 맞을까봐 총을 사용하지 못해서 쉽지 않았다. 이미 부하 둘이 그의 공격에 쓰러져서는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런 놈이 어디서 나타난 거지?’
틈을 잡았다 싶으면 어떻게 계산한 것인지 나무 뒤로 숨거나 부하에게 시야가 가려지기 일쑤였다. 모든 움직임이 주변의 시야를 전부 파악한 듯했다.
게다가 일반적인 격투술의 움직임이 아니었다. 팔꿈치와 무릎을 주로 사용하면서 틈틈이 기관총처럼 빠른 주먹질을 휘둘러 얼굴과 가슴을 찔러 들어갔다.
퍼퍽― 퍽퍼퍽―
끝내 하나 남았던 부하도 턱이 위로 솟구치며 쓰러져갔다.
시오베는 그때가 틈이라고 생각하고서 뒤로 빠진 채 들어 올렸던 총구에 집중했다.
파악―
그 순간 어디선가 탄환이 날아들더니 시오베의 어깨에 박히며 몸이 밀리도록 만들었다.
“크억!”
웨이는 이미 그의 조준을 피할 자세까지 취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시오베가 쓰러지자 사방을 둘러보았다.
나무가 빼곡히 자리잡은 지형에, 주변으로 높은 건물이나 산도 없었다. 예상될 만한 저격 루트는 나무 사이뿐이었다.
“MANDU! 설마 지원군이라는 게 HOUND였어?”
[BINGO―! 현재 저격 포인트는 숲 동쪽 외곽 약 200m 지점.]“거기서 나무들을 사이에 두고 여기까지 노렸다고?”
프로 저격수에게 200m는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장애물이 단순한 나무 몇 그루가 아니라 숲이라면 차원이 달라진다.
그 거리를 떨어져 확보되는 저격 시야는 고작 몇 mm. 거기다 헤아릴 수 없는 나뭇가지와 나뭇잎, 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까지…….
콜네임 HOUND라고 불리는 헥터 하몬드는 그런 거리에서 수많은 장애물을 감수하고서 시오베를 맞힌 것이다.
[진짜 미친놈이지.]“그러게. 근데 통신은 왜 연결이 안 됐어?”
[HOUND랑 RHINO한테 우리 장비가 없어. 전화로 연결하기에는 지금 상황에서 불편하고.]웨이는 그 설명을 듣고서 깜짝 놀랐다.
“RHINO도 여기 와 있다고? 진짜 HOUND랑 같이 있던 거야?”
[예멘에서 FEROX의 임무를 도와줬던 하운즈란 용병이 걔네가 맞았더라고. 지금 RHINO는 폐창고 포인트에 갔을 거야.]“RABBIT한테? 일단 저 녀석 좀 마저 처리하자.”
대화가 오가던 중 웨이는 시오베에게 다가가 총을 집으려던 팔을 지그시 밟았다.
“아아악―!”
“어디서 오랜만에 좋은 소식 듣는데 꼼수질이야?”
“너희들이 이런 식으로 우릴 죽인다고 끝날 것 같나?!”
“끝나지 않으면 뭐?”
웨이는 마무리를 위해 옆으로 떨어져 있던 권총을 집어 들려고 했다.
그때 장만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미친 새끼들이 타이거 HAP 띄웠어. 100m 거리까지 다가왔으니 최대한 빨리 빠져나가!]정식 명칭은 EC―665 타이거 HAP.
프랑스 군대에 보급된 기관포와 미사일을 장착한 공격 헬기였다.
“뭐? 공격용 헬기를? HOUND는?”
[D5 퇴각 포인트로 알려줬어. RHINO랑 RABBIT한테도 말해줬으니 너도 움직여!]“진짜 미친 새끼들이네. 근데 녀석들을 끝내지 못해서 어떻게 해?”
[그러게, 처음부터 총을 썼어야지! 누가 주먹질만 하래?!]공격용 헬기로 100m 거리면 금방이었다.
이에 웨이는 그들을 마무리하지 못하고서 최대한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
.
.
콰앙―
폐창고에서는 콜네임 RHINO인 릭이 조나단과 싸우는 중이었다.
퍼퍽! 퍽!
조나단은 총을 전부 놓치고서 주먹과 칼을 휘둘렀다. 그런데 족족 릭에게 막힌 것으로 모자라 묵직한 주먹과 발을 피하기에만 급급했다.
“탱크가 따로 없잖아!”
몸은 어찌나 단단한지 그나마 타격으로 때려 넣은 공격에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릭이 몸의 방향을 빠르게 돌리고서 조나단을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이제 잡았다. 쥐새끼.”
“…….”
커다란 주먹이 피할 새도 없이 조나단의 얼굴로 향했다.
물론 조나단도 쉽게 맞아줄 생각이 없었기에 반대쪽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그런데 위의 공격이 페이크였다. 조나단이 피한 릭의 왼쪽 방향에서 주먹이 날아들더니 그대로 얼굴에 꽂혔다.
쾅― 쾅― 쾅―
주먹질은 한 번에 끝나지 않고서 폐창고가 무너질 듯 진동을 울렸다.
“야! 이봐! 덩치!”
그때 뒤쪽에서 메이안이 릭을 계속 불러댔다. 그러나 얼마나 집중하는 중인지 듣지를 못하자 손도끼의 날을 뒤로 돌려서 릭의 머리를 후려쳤다.
까앙―
릭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복면 안에서 안광을 번뜩이며 뒤를 돌아봤다.
“…What?!”
“???中文?? (혹시 중국어 할 줄 알아?)”
“知道. (알아.)”
대답으로 중국어가 나오자 메이안은 다급히 말했다.
“여기로 타이거인지 뭔지 하는 헬기가 날아오는 중이래.”
“…타이거?”
“그리고 너, 전화 좀 받으래.”
메이안의 말에 릭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런데 아까 격하게 움직이면서 박살난 것인지 핸드폰 이곳저곳에 금이 가 있었다.
“에잇―!”
결국 메이안은 자신이 끼고 있던 이어폰을 릭에게 던져주었다.
그것을 받아서 낀 릭은 장만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너, 왜 이렇게 연락을 안 받아?! 지금 타이거 HAP가 오는 중이라고! 빨리 옆에 있는 야차랑 같이 피해!]“핸드폰이 박살났어. 그리고 이것들을 아직 못 끝냈는데?”
조나단은 얼굴이 뭉개진 상태였음에도 숨통이 붙어 있었다.
[그것보다 퇴각이 우선이야!]“젠장! 현재 위치는?”
[거의 다 왔어. 근데 지금 나가면 IR EOTS에 표적 탐지로 걸릴 거야.]“시선을 돌리면 된다는 거지? 방향만 말해줘!”
그사이 릭은 바닥에 쓰러진 666부대원들의 조끼에 달린 스턴 그래네이드를 모았다. 그리고 주위에 굴러다니던 밧줄로 핀을 연결했다.
[방향은 북서쪽 상공 20m에서 접근 중이야.]“Ok―! 너도 준비해!”
“뭘 어떻게 하려고?”
릭은 방향을 확인한 후 그곳을 향해 투포환처럼 스턴 그래네이드를 강하게 휘둘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근처까지 온 헬기 주변에서 섬광과 함께 폭음이 연달아 터졌다.
퍼퍼펑― 퍼펑―
그와 동시에 릭은 메이안과 같이 폐창고 반대쪽 벽을 몸으로 무너뜨리고서 빠져나가 숲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너희들! 대체 뭐야?”
“IR EOTS에 걸리지 않아야 하니까 닥치고 달려!”
“그게 뭔데?”
“항공용 카메라 추적기! 걸리면 말짱 도루묵이야!”
최신형 IR EOTS에는 장만수가 드론으로 사용했던 적외석 열화상 시스템도 장착되어 있었다. 그 상태에서 표적이 된다면 헬기에 있는 기관포나 미사일의 먹이가 될 것이 분명했다.
투두두두두두―
그때 멀리서 헬기 블레이드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던 중에 릭의 귓가로 장만수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너희는 계속 도망쳐! 내가 막아볼 테니까!]“뭘 어쩌게?”
드론으로 부딪혀서 시간을 벌 생각인 것 같았다.
이에 릭도 뭔가 결심한 듯 급히 멈춰 섰다.
“그럼 최대한 가까이 붙었을 때 머리 쪽으로 돌격해!”
[다른 생각이 있는 거야?]보통 헬기는 머리 위의 메인 로터가 아닌 테일 로터 쪽이 내구도 면에서 약하기 때문에 타격을 주기가 쉬웠다.
“설명해줄 시간 없잖아!”
짧은 대답이었음에도 장만수는 불평하지 않았다. 그러다 헬기는 릭과 메이안이 도망치던 방향대로 더 가까워졌다.
[간다―!]그 순간 나무 수풀 뒤로 숨어 있던 드론이 헬기의 메인 로터 블레이드를 향해 돌진했다.
콰앙―
이내 드론은 헬기의 블레이드에 부딪히면서 폭발했다.
동시에 릭은 아까 스턴 그래네이드와 같이 챙겨뒀던 세열 수류탄의 핀을 뽑고 클립까지 제거한 채 2초 정도 기다리다가 헬기를 향해 힘껏 던졌다.
슈아아아악― 콰앙!
수류탄은 헬기 좌측의 미사일이 장착된 곳에 부딪히면서 터졌다. 그로 인해 미사일까지 연쇄 폭발로 터지더니, 헬기는 불길에 휩싸이면서 숲으로 추락했다.
“피해!”
충격의 여파가 생각보다 컸다.
릭은 퇴각 루트로 달리다가 잠시 멈춰 서 있던 메이안을 감싸듯 안고서 나무 뒤로 뛰어들었다.
콰쾅― 콰콰쾅―
끝내 바닥에 떨어진 헬기의 수많은 파편과 화염의 파도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RHINO! RHINO―!]장만수의 목소리가 이어폰에서 크게 울렸다.
나무 뒤에서 릭이 커다란 덩치를 꿈틀거리며 조금씩 일어났다.
“여기는 RHINO. 귀 아프니 그만 좀 불러.”
[괜찮은 거야?]“생채기 정도.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어.”
[난 지금 상황을 파악할 수 없으니까 빨리 D5 포인트로 가. KIRIN이랑 HOUND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릭은 폭음에 어질어질했던 정신을 확실히 차렸다.
“후우―! 진짜 죽을 뻔했네.”
[그랬다간 나한테 죽는다.]이번에 들려온 목소리는 신우였다.
깜짝 놀란 릭은 검댕이가 잔뜩 묻은 복면 속에서 환하게 웃음 지었다.
“대장!”
[미안하다. 아침부터 조질 놈들이 있는 회의가 있어서 이제야 확인했어. 다친 곳은 없는 거 맞지?]프랑스와 8시간의 시차가 있다 보니 한국은 지금 막 출근 시간이 조금 지난 상태였다.
“나야 멀쩡하지! 괜히 탱크라고 불리겠어?”
[다행이네. 빨리 퇴각 포인트로 이동해.]“근데 이 여자도 꼭 데려가야 하는 거야? 겁나 시끄럽던데.”
[여자? 아, RABBIT?]“이름이 토끼야?”
[콜네임이야. 근데 RABBIT이 다친 거야?]DAX를 맡고 있는 야구자 위수안의 수양딸인 만큼 놓고 와서는 안 될 사람이었다.
“폭발 충격 때문에 기절만 한 거 같아.”
[조심해서 데려와. 시끄럽다고 어디다 버리지 말고.]“Roger― 대장!”
릭은 힘찬 대답과 함께 메이안을 안아 들고서 D5 포인트를 향해 다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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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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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무너질 듯한 폐창고의 한쪽 흙바닥이 들썩였다. 그러다 손들이 튀어나오더니 흙을 헤치면서 두 사람이 기어 올라왔다.
나선휘와 안덕칠이었다. 메이안이 묻으면서 흙에 딸려 들어온 녹슨 못을 사용해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퉤― 퉤?―! 진짜 죽을 뻔했어.”
“…그러게 말입니다. 카악― 퉤!”
두 사람은 바닥에 흙을 뱉어내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벽과 바닥에 처박히듯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프랑스 지사 쪽 부대원들인가?”
전투복에 붙여진 666부대 마크를 본 것이다.
바깥에서는 폭음이 울리고 있었다.
콰쾅―
아까 땅으로 추락한 헬기의 추가 폭발이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을 모르는 나선휘는 비틀거리며 폐창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아―!”
당장 상황을 확인해보려 해도 무전기를 모조리 뺏긴 상태였다.
이내 나선휘는 바닥에 쓰러진 다른 부대원들에게 다가가 무전기를 찾으려 했다.
스악―
그 순간 바람을 가르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나선휘는 목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크읍…….”
나선휘가 목에 손을 가져다 대니 피가 범벅이 되어 묻어나왔다. 그리고 옆으로 유리 조각을 든 안덕칠이 비릿한 미소를 흘리며 걸어 나왔다.
“이제야 기회가 왔네. 안 그래? 선배?”
“…….”
끝내 나선휘는 목에서 가슴을 타고 흐르는 피와 함께 바닥으로 쓰러졌다.
안덕칠은 그 모습을 보며 목을 꺾었다.
우드득― 우드득―
“아∼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