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171)
전직용병 재벌서자-171화(171/305)
171화. 기다렸던 재회
며칠 후.
주호연은 백주선과 함께 MH퓨처시큐리티 1층 로비 카페에 들어섰다.
“사무실에 탕비실도 있는데 굳이 왜 여기서 마시자는 거야?”
“여기 커피가 맛있더라고.”
결국 백주선은 MH퓨처시큐리티 총괄재무본부 경력직에 합격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출근하여 주호연과 같이 일하기 시작했다.
백주선의 경력과 지금까지 같이 일해온 호흡을 생각하면 놓치기 안타까운 인재였기 때문이다.
그사이 두 사람이 주문한 커피가 나오자 각자 들고서 자리에 앉았다.
“일은 좀 어때? 할 만해?”
“괜찮아. 생각보다 굴리는 자금이 상당해서 좀 놀랐어. 그 정도의 자금을 서슴없이 굴리는 여기 회사도 대단해 보이고.”
백주선이 배정된 곳은 오대영 부장이 OZ오피스 횡령 건으로 잘리며 공석이던 재무부장 자리였다. 가뜩이나 꼼꼼한 재무 결재 라인을 더 꼼꼼하게 만들어 자금의 시작점부터 견고히 했다.
“백 부장님께서 잘 파악하셨네.”
“주 이사님만 할까요. 근데 운영0실은 그런 정보들을 어디서 얻는 거야? 전부 그… 대표님이 출처인 거지?”
“일단은 그렇다고 알아. 덕분에 MH퓨처시큐리티가 이렇게나 커질 수 있던 거고.”
주호연도 저번에 장만수가 올렸던 서류와 함께 다른 투자 결재 내용들을 볼 때마다 놀랐기 때문이다.
“진짜 대단하네… 응? 저 사람들은 뭐야?”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던 백주선은 1층 로비로 들어선 네 사람을 보았다.
앞에는 KITE 본부장인 웬 웨이와 신우의 경호원 중 하나인 메이안이란 것을 알았다. 그런데 두 사람을 뒤따라오던 두 사내를 보고 의아해졌다.
“그러게… 누구지? 새로운 경호원인가?”
한 사내는 170cm가 조금 넘는 키와 적당한 체격에 한국계의 훈훈한 외모를 가졌고, 다른 사내는 2m가 훌쩍 넘는 듯한 키와 곰을 연상시키는 덩치의 히스패닉계였다.
그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기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저 남자는 잘생겼네.”
“저기 한국인 같은 남자?”
“응. 잘생기지 않았어?”
“저런 취향이야? 근데 너무 어린 거 같은데.”
한국계 남자는 아무리 많게 쳐줘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것 같은 외모였다.
“왜? 난 연하 만나면 안 돼? 그리고 나도 꽤 동안이거든? 사람들이 20대 초반으로 봐.”
참고로 백주선은 올해로 34세였다.
그 때문에 주호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부터 흔들었다.
“에이, 그건 좀 아니다.”
백주선은 눈이 찢어질 듯 뜨면서 주호연을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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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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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로비를 지나온 네 사람은 대표 사무실이 있는 층에 도착했다.
문 앞에서 웨이가 메이안에게 말했다.
“너는 잠시 밖에서 기다려.”
“왜에!”
“중요한 일이야.”
진지해진 웨이의 표정에 메이안은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다.
“…알았어.”
그녀의 대답을 들은 웨이는 문을 두드리고서 옆에 서 있던 두 사람과 함께 들어갔다.
그러자 책상에 앉아 있던 신우가 곧장 일어나 가까이 다가섰다.
“헥터, 릭…….”
“대장. 잘 지냈…….”
“대자아아아앙!”
대답과 동시에 릭이 헥터와 웨이를 밀치고서 달려들더니 신우를 번쩍 안아 들었다.
신우도 그걸 피하지 않고 들려서 빙글빙글 돌려지기 시작했다. 그대로 손을 놓는다면 벽에 처박힐 정도의 속도였다.
“어우―!”
릭이 한참 동안 신우를 돌려대자 옆으로 다가온 헥터가 어깨를 두드려 말려주었다.
“아, 미안. 미안.”
“너는 여전하네. 헥터도 말이야.”
한껏 구겨진 셔츠를 피던 신우는 웃으면서 가까이 다가온 헥터와도 악수를 나눴다. 동시에 팔을 당겨 부둥켜안고는 가슴이 뜨거워질 듯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그러다 포옹을 풀고서는 서로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너무 늦게 찾아서 미안하다. 헥터.”
“대장을 우리가 먼저 찾지 못해 미안하지.”
“너희들도 사정이 있었을 거잖아.”
한쪽 문이 열리더니 장만수와 어제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릴리안이 고개를 내밀었다.
“헥터! 릭!”
“너희들! 이야―!”
두 사람도 헥터와 릭을 부둥켜안고서 난리를 쳤다.
그렇게 한참 동안 사무실 한가운데를 빙글빙글 돌다가 겨우 멈출 수 있었다.
“워― 워―! 다들 진정 좀 하고서 앉자.”
마침내 트라이드 아이의 모든 멤버가 모인 것이다.
다들 소파에 앉는데 맨 끝자리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끼이아아악―
릭의 육중한 몸무게로 인해 그가 앉은 소파가 비명을 지른 것이었다.
“이거 왜 이래?”
깜짝 놀란 릭은 소파 위에서 버둥거렸다.
그 모습에 다들 웃음이 터지면서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하―!”
“진짜 여전하네!”
“무슨 소파가 이렇게나 약한 건데?”
“네가 앉을 의자는 좀 더 단단한 걸로 주문해야겠다.”
신우도 오랜만에 시원한 웃음이 나왔다.
그러다 헥터가 신우에게 물었다.
“웨이에게 상황을 듣긴 했어. 브릴리언트그룹과 666부대 때문에 계획을 세웠다면서? 이 회사도 그런 이유로 만든 거고.”
“맞아. 실제 운영 주축은 여기 장만수 부장님이시고.”
“에헴―!”
장만수는 동료들을 쳐다보며 뿌듯한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런 소개에 헥터는 살짝 의아해하는 표정이었다.
“웨이는 KITE란 경호회사의 본부장이라고 하던데. 릴리안도 여기 MH퓨처… 시큐리티? 본부장이라고 했고. 마지막으로 대장은 대표에, MH그룹 회장의 막냇손자?”
“그것도 전부 맞아. 다들 놀고만 있을 수는 없고, 대외적으로 활동하려면 위치가 필요했으니까.”
헥터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반문했다.
“계획은 어느 정도나 진행된 건데?”
“일단 브릴리언트그룹의 기반 중 하나가 되는 TSF 한국 지사에 태클은 걸어뒀어. 중국 쪽도 흔들어주긴 했고. 근데 너희는 어떻게 지낸 거야?”
직접 만나서 상황을 듣기 위해 연락이 닿았을 때 일부러 묻지 않았다.
이에 헥터는 살짝 실소를 흘렸다.
“릭이랑 내 활동 구역이 비슷했던 덕분인지, 여기로 돌아오고서 한 달 정도 지나고 전장에서 만났어.”
“그래서 하운즈라는 용병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던 거구나.”
“당장 대장을 찾을 방법이 없었으니까. 기다리면 만수가 연락망을 구축할 거라 생각했고. 그러다 전장에서 666부대 놈들을 만났어.”
그 부분은 신우도 미처 듣지 못했던 이야기였다.
“싸운 거야?”
“몇 번 마주쳐서 싸울 수밖에 없었지. 그렇게 죽인 놈들이 40명 조금 넘으려나.”
그때 맨 끝자리에서 릭이 정확히 수를 알려주었다.
“정확히 41명.”
“많이도 죽였네. 그 정도면 666부대에서도 너희 둘을 눈에 불을 켜고서 찾는 중이겠다.”
“안 그래도 예멘에서 곽치영이란 인간이 우릴 찾아왔어.”
신우는 그 말을 듣고서 얼굴이 굳어졌다.
물론 곽치영이 하운즈를 찾기 위해서 에리트레아에 갔던 건 알고 있었지만, 내전 중인 예멘까지 직접 방문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놈이? 거기서 영입 제안을 한 건가?”
반격을 위한 목적이었다면 곽치영이 직접 가지 않았을 것이다.
“꽤나 큰 금액을 부르더라고. 한 사람당 1년에 미화 200만 달러. 추가로 스페셜 미션을 하나씩 처리할 때마다 5만 달러씩.”
그런 설명에 장만수와 릴리안이 감탄사를 터뜨렸다.
“휘우! 꽤나 세게 질렀네.”
“그러게나 말이야. 곽치영이 인력 부족으로 안달이 났나봐.”
헥터는 두 사람의 반응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 같았어. 실력도 없는 놈으로 둘이나 끌고 와서 뻐기길래 바로 쫓아버렸지만.”
“오한성은 여기 두고 갔으니 나선휘랑 안덕칠이겠네. 요즘 계속 곁에 두고 있던 거 같으니.”
“나야 이름까지는 모르지.”
이번 대답에 신우는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나선휘야 그렇다 치고, 안덕칠은 너랑 릭도 알잖아. 길로틴 말이야.”
“…길로틴? 그 전장의 살인마, 길로틴을 말하는 거야?”
“맞아.”
헥터는 그때 곽치영과 함께 보았던 666부대원들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맨 뒤에 있던 놈의 낯이 좀 익다 싶었는데. 그놈이 길로틴이었네.”
“그 녀석이 길로틴이었다고?!”
릭도 길로틴 안덕칠을 알고 있기에 깜짝 놀랐다.
“지금은 우리가 알던 모습이랑 많이 다르지. 그때보다 젊기도 하고.”
두 사람이 안덕칠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은 미래보다 멀끔한 모습에, 깔끔하게 차려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헥터가 의문을 가지고서 물었다.
“길로틴이 왜 666부대에 있는 거야? 녀석은 혼자서 활동했잖아. 놈도 일 때문에 666부대원들을 죽였기도 했고.”
“나 때문에 미래가 바뀐 거야. 중요한 일로 놈과 싸웠고, 그걸로 곽치영의 눈에 띤 것 같아. 그 외에도 많은 것이 변했지만.”
원래는 최소 3년에서 늦어도 5년이 더 지나서야 만났을 동료들이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다 웨이가 앞에 놓았던 가방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내 올려놓으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한국 지사 소속 666부대원들에게서 이걸 뺏었어.”
주머니 안에는 폴더형 핸드폰 다섯 개와 스마트폰 하나가 들어 있었다.
장만수는 자연스럽게 그걸 챙겨서 신우의 책상 앞까지 걸어가 앉았다.
“나는 바로 분석해볼게.”
“내 컴퓨터로도 그게 가능해?”
“공사하면서 전부 연결할 수 있게 해놨지.”
“…부탁한다.”
사무실 안에 타자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무튼 최종적으로 브릴리언트그룹을 무너뜨리려면 우리도 자금과 영향력에서 뒤처지면 안 되니까, 표면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거야.”
신우의 설명에 헥터는 걱정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설마… 나랑 릭도 여기 회사에 다녀야 하나?”
“릭은 몰라도 너는 그래야 하지 않겠어? SVR이랑 KDB에서도 활동한 경험이 있잖아.”
러시아 대외정보국인 SVR과 벨라루스 국가보안위원회 KDB를 말함이다. 그곳에서 베테랑 정보요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으니 일적인 부분에서도 능력치는 충분했다.
“그거야 옛날이지. 미래에서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지금 기억력으로 따지면 KDB에서 활동했던 게 무려 8년 전이야.”
헥터는 상당히 당황했는지 평소 묵묵한 성격까지 내버리고서 주절주절 말했다.
물론 신우는 그런 이유에도 소용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웨이도 잘하고 있는걸. 참고로 웨이의 학력은 잘 알지?”
“그, 그건…….”
실질적인 웨이의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였기에 헥터도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야. KITE에서 FRT(화기대응훈련)와 SRT(저격대응전술)를 담당해주면 돼.”
“훈련 교관? 나보고 사람들을 가르치라고?”
“그동안 MAT(다인공격훈련), WSD(무기타격훈련), FRT(화기대응훈련)은 해놓고 있었어. 최소한의 기본은 갖춰져 있으니 어렵지 않을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훈련 외에는 릭이랑 같이 내 경호팀이랑 같이 움직여주면 되고.”
헥터는 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경호팀? 누굴 경호하는데?”
“내 경호팀이라고 했잖아.”
“대장을? 왜?”
진심으로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이었다.
“이래 봬도 세 회사의 대표야. 너희가 여기 오기 전에 위험했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고.”
“당장 죽일 수 있었는데도 봐준 거겠지.”
“풋―!”
“하하하하!”
“정답!”
“제대로 맞혔네.”
다들 헥터의 말을 듣고서 웃음이 터졌다.
“봐준 건 맞아. 여긴 대한민국이라서 대놓고 죽이기에는 눈이 너무 많거든. 깔끔하게 처리할 상황이 아니면 귀찮아질 수밖에 없고.”
“역시.”
“아무튼 그러니 내 말대로 해…….”
신우는 말을 이어가다가 사무실 입구의 유리 틈새로 날카로운 눈동자를 보았다.
“…저건 뭐야?”
맞은편에서 그걸 본 웨이가 깜박한 것을 떠올렸다.
“메이안이야. 잠깐 기다리라고 했어.”
“아…….”
잠깐이라고 하기에는 이야기를 주고받느라고 꽤나 시간이 흘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