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183)
전직용병 재벌서자-183화(183/305)
183화. 바다 위에서 사냥 (1)
아까부터 오한성은 신우가 사용하던 와이어 무기에 시선을 뺏겼다.
그사이 안덕칠은 생각이 깊어졌다. 아까부터 어둠 속에서 플래시 불빛에 중간중간 보이는 와이어를 보고 똑같이 떠올렸기 때문이다.
“…일단은 그렇습니다.”
이에 오한성은 신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던 중에 죽은 이의 손을 떠난 플래시가 바닥에서 구르다가 그들 사이를 비쳤다.
“그쪽이 맞습니까? 여기 이 친구와 싸웠고, 배성물산의 장부를 챙겼던 사람 말입니다.”
질문을 떠나 계속 시간을 끄는 듯한 행동에 신우는 실소가 흘러나왔다. 그러다 권총의 탄창 버튼을 눌러서 빼버리고서 허리춤의 여분 탄창으로 빠르게 갈아 끼웠다.
철컥― 탁!
“계속 떠들 생각이면 빨리 눕혀주지.”
“가능하겠습니까? 당신들은 둘이고, 우리는 당신들보다 많은데 말입니다.”
오한성의 주위로 다른 666부대원들이 걸어 나와 신우에게 권총을 겨누었다.
그의 말처럼 수만 따지면 1대 4. 신우가 아무리 손이 빠르다고 한들, 그들 전부를 한 번에 죽이기에는 불가능했다.
철컥― 철컥―
물론 릴리안 쪽도 마찬가지였다. 유진과 옆에 선 다른 666부대원들이 신우처럼 포위한 상태였다.
“불가능할 이유는 뭐지?”
“나한테 팔까지 베여놓…….”
오한성은 말을 이어가다가 아까 신우의 탄창이 빠르게 교체된 걸 떠올렸다. 아까는 일부러 신우의 행동에 제약을 주기 위해서 치명타를 입힐 곳이 아닌 팔을 노렸던 것이다.
하지만 아까 팔을 베는 느낌이 있었음에도 멀쩡한 상태로 보였다.
“…설마, 케블라 아머?”
겉으로 봤을 때 신우의 옷은 밀리터리 사양의 드라이 슈트로만 보였기 때문이다.
그사이 릴리안은 유진 슈와르츠와 대치한 채 슬금슬금 신우의 옆으로 다가왔다. 이에 그녀처럼 옮겨온 유진은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투는 왜 멈춘 거지? 포기하고서 곱게 잡힐 생각인 건가?”
유진도 두 사람 중 신우가 리더라는 걸 알았는지 시선이 향해 있었다.
“그럴 리가 있나.”
신우는 대답과 함께 바닥에서 칼을 주우려던 훈련병의 팔뚝을 밟았다.
콰직―
“아아아악―!”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훈련병의 비명이 소름 끼치게 울려댔다.
동시에 오한성과 유진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서로에게 날카로운 살기(殺氣)가 날아드는 분위기 속에서 신우가 그걸 알아차린 탓이었다.
“시야가 제법 넓은 편이군.”
이번에 질문을 던진 이는 뒤쪽에 숨어 있던 바스티안이었다. 분위기가 잠시 냉전으로 흘러가는 듯해서인지 나선 것이다.
“당신이 바스티안 마션이군.”
신우는 일부러 그의 대답에 응해주듯 말했다. 동시에 바스티안은 살짝 커진 눈으로 신우를 쳐다봤다.
“…나를 알고 있나?”
“TSF Investment 프랑스 지사장.”
“오호… 장비와 실력을 보니 용병인 듯싶은데. 맞나?”
“그렇다면?”
의문이 가득한 대답에 바스티안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안을 하지. 실력이 상당하던데, 내 밑에서 일해보는 건 어떤가? 조건은 어떤 것이든 맞춰주지.”
자신들의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신우네를 스카우트하려는 것이었다.
물론 신우는 그 제안에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
“우리가 그 제안을 받아들일 거로 생각하나?”
“지금까지 자네들만 여기 있는 걸 봐서는 수도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제안을 받지 않는다면 죽을 수밖에 없겠지.”
철컥, 철컥―
주변의 666부대원들은 바스티안의 마지막 말에 총을 살짝 고쳐잡으며 죽음을 암시시켜줬다.
“우리가 당신 손에? 당신들이 우리 손에 죽는 건 생각해보지 않았고?”
“지금 상황에서 그게 가능하리라 생각하나?”
바스티안은 방금까지의 습격이 무리수를 벌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 대치하기 직전까지 스물이 넘는 훈련병들을 거의 다 쓰러뜨린 건 충분히 감탄했지만 말이다.
“미안하지만, 그건 어렵겠네.”
“…결국 발악하다가 죽겠다는 건가? 뭐, 그런 결정을 억지로 바꿀 생각은 없지만 상당히 아쉽군.”
이에 신우는 헤드 마스크 속에서 실소를 흘렸다.
“너희들이 죽을 때가 왔거든.”
투두두두― 투두두―
대답과 함께 어디선가 총성이 울렸다. 동시에 신우와 릴리안의 주위에 서 있던 이들의 손만 정확히 맞혀버렸다.
장만수와 팀인 헥터가 도착해서 쏜 것이다.
찰나에 몸을 굴린 오한성은 다른 이들처럼 탄환에 맞지 않았다. 그리고 곧장 총을 다시 겨눠서 신우의 머리를 향해 쏘았다.
타탕―
하지만 신우는 이미 몸을 숙여 피하고서 반격했다.
“크윽―!”
한순간 자세가 무너진 오한성은 신우의 총격에 오른쪽 어깨를 맞으며 뒤로 쓰러졌다. 원래는 전투복 안에 방탄조끼를 착용해야 했지만, 캠프에 오는 것이다 보니 미처 챙기지 않았던 탓이었다.
그쪽의 승부가 웬만큼 정리되던 사이.
유진은 부상당한 부하들을 시켜서 바스티안부터 대피시켰다. 이후 총을 쏘면서 같이 뒤로 빠지려 했지만, 어느새 우회해서 길을 막아선 릴리안과 붙을 수밖에 없었다.
이내 거리가 가까워지며 유진은 그녀가 총을 조준하기 힘들도록 사각으로 돌아가 권총 손잡이 부분과 나이프를 찔러 넣었다.
퍼퍼퍽― 퍼퍽―
강(强)과 속(速)의 대결이 되었다.
릴리안도 권총의 조준이 어려워진 걸 빨리 깨닫고서 뒤로 빠지며 함께 든 나이프와 톤파를 휘둘렀다.
“이거, 완전 곰이잖아!”
저돌적인 유진의 공격은 릴리안의 코앞을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이내 둘의 거리가 더 가까워지면서 지원 사격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릴리안도 더 집중해 그의 주먹과 팔꿈치를 빠르게 피하며 공격했다.
퍼퍽― 가가각― 가각―
유진의 나이프와 톤파가 부딪치며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어디까지 막을 수 있나 보자!”
릴리안을 힘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한 유진은 반격을 감수하며 커다란 몸통을 앞세워 돌진했다.
콰앙―
물론 릴리안은 아슬아슬한 거리였음에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유진의 몸통은 커다란 다른 무언가에 막혀서 멈춰 세워졌다.
“덩치 맞는 놈들끼리 싸우는 것이 맞지 않겠어?”
유진을 막은 이는 릭이었다. 그사이 같은 팀이었던 웨이까지 도착해서 부상으로 쓰러진 666부대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까 지원 사격으로 신우와 릴리안에게 기회를 만들어준 헥터도 나와서 돕는 중이었다.
완전히 역전된 상황이었지만 유진은 마주 선 릭에게 나이프를 휘둘렀다.
파악―
이에 릭은 그의 손목을 잡아 비틀려 했다. 유진도 반격을 위해 반대쪽 손의 권총을 사용하려 했지만, 그 손목까지 릭에게 잡히면서 순수한 힘겨루기로 이어졌다.
“크으윽…….”
유진도 190cm의 상당한 덩치로 절대 작지 않은 몸집이었다.
하지만 릭은 그보다 25cm나 큰 215cm에, 유진보다 우락부락한 근육이 드라이 슈트를 뚫고 나올 정도였다.
“이거, 힘 좀 쓰나 보네!”
“네 녀석은 뭐야!”
끝내 유진은 권총과 나이프를 바닥에 떨구고서 릭의 손을 뿌리치더니 주먹을 휘둘렀다.
쾅― 콰쾅―
릭도 가만히 있지 않고 같이 주먹을 휘두르며 치고받았다. 커다란 해머로 땅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둘 사이에서 울려댔다.
“하하하―!”
그사이 릭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맞고 치면서 웃기까지 했다.
둘만의 싸움에 누구도 끼어들지 않았다. 그만큼 릭이 육탄전에 진심이고 미친놈이라는 걸 동료들 전부 잘 알았기 때문이다.
“하하하!”
“이 미친놈은 왜 웃는 거야?”
“크하하하!”
퍼퍽― 퍽.
주먹은 계속해서 오갔다.
이내 유진은 충격을 더 버티기가 힘들었는지 살짝 휘청하면서 릭의 주먹을 피했다. 그와 동시에 릭의 다리에 태클을 걸어 넘어뜨렸다.
승기를 위해 마운트 포지션을 차지하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유진은 곧장 동굴의 통로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
순간 릭은 어이가 없어져서 그런 유진의 뒷모습을 멀뚱히 쳐다봤다.
이에 멀찍이 떨어져 있던 웨이가 소리쳤다.
“뭘 그렇게 쳐다만 보고 있어? 빨리……!”
철컥― 투두두두두두!
그 순간 곽치영과 바스티안이 도망쳤던 통로 쪽에서 다른 사내들이 나타났다. 아까 놓쳤던 오재성과 휘하 교관들이 소총을 꺼내 들고나온 것이다.
“피해!”
소총은 훈련장 이곳저곳으로 흩어져 있던 신우와 동료들을 향해 쏘아졌다.
다들 급히 바위나 벽이 있는 곳으로 몸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 통로 한쪽에 숨어 있던 오한성도 그들의 지원 사격으로 몸을 피해서 도망쳤다.
신우는 벽 뒤에서 그것을 보며 이가 갈렸다.
‘곽치영까지는 죽여야 하는데.’
오늘이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에 신우는 무전기에 대고서 말했다.
“HOUND, 놈들의 시선을 끌면 잡을 수 있겠어?”
처음에는 통로 쪽에 있는 헥터와 웨이를 동굴로 우회시켜서 뒤를 치는 것도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장소는 지리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그 방법을 쓰기 어려웠다.
[놈들이 우리 위치를 완전히 파악했어. 그런데도 가능하겠어?]“가능할 거 같아. 아, 저기 머리 긴 놈은 맞히지 말고.”
[Ok.]아까 동굴에서 마주치며 싸웠던 오재성을 말함이었다.
그사이 오재성과 휘하 교관들은 확실한 견제를 위해 번갈아가며 탄창까지 교체해 총을 계속 쏘아댔다.
이에 신우는 장만수에게 무전을 쳤다.
“MANDU. 이번에 만든 헤드 마스크랑 케블라 아머의 성능은 확인한 거지?”
[응? 그거야 확실한… LOX! 뭘 하려고?]순간 무전기 너머에서 장만수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럼 됐어.”
[야! 진짜 뭘―!]아까부터 신우는 타이밍을 확인했다. 소총의 탄창이 다 떨어지고서 교체하기 직전의 순간을…….
그리고 마침내 그때가 되자 신우는 장만수의 말을 다 듣지 않고서 뛰쳐나갔다. 그와 동시에 한쪽으로 치우쳤던 총격이 신우에게로 향했다.
“야, 이 미친 새끼야!”
“대장!”
투두두두두― 찰칵! 찰칵!
소총 두 자루의 탄환이 발사되다가 그쳤다.
하지만 방금 쏘아진 탄환만으로 보통 사람이라면 온몸에 구멍이 났어야 정상이었다.
“하나 잡았―!”
한순간 기뻐하던 오재성의 외침이 멈췄다.
죽은 줄 알았던 인형(人形)이 갑자기 움직이더니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뒤에서 대기 중이던 다른 교관들이 벽 뒤에서 나와 소총을 내밀어 쏘아댔다.
신우는 그걸 알아차리고서 좌우로 크게 왔다 갔다 움직였다. 찰나에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소총을 든 이들에게 혼란이 찾아왔다.
물론 신우도 빠르게 움직이며 두 사람을 권총으로 맞혔다.
탕― 탕― 탕―
동시에 헥터도 어느새 조준을 끝내고서는 나머지 세 사람의 머리를 정확히 꿰뚫었다.
“한 놈 빼고 전부 잡았어. KIRIN, SILVER는 날 따라오고, 나머지는 퇴각 포인트로 돌아가서 우회해.”
[대장! 괜찮은 거야?] [이 미친놈아! 아무리 케블라 우블렉 아머를 썼다고 해도, 거기서 돌진하는 새끼가 어디 있어?!]마지막 외침은 장만수였다.
사실 신우와 동료들이 현재 착장한 전투복과 마스크에는 방탄복 소재인 케블라만이 아니라 우블렉이라는 비뉴턴성 액체가 함유된 재료가 같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재료는 고속으로 충돌하는 물체의 운동 에너지에 반응하여 급속으로 단단해진다.
덕분에 신우는 근거리에서 날아든 총알들을 온몸으로 막아낼 수 있던 것이다.
“멀쩡해.”
신우는 그렇게 말하면서 방금 쓰러뜨린 이들을 지나 동굴로 들어갔다. 물론 방금 호명한 웨이와 릴리안도 빠르게 따라붙었다.
[진짜 미친놈!]그사이 나머지 동료들은 퇴각하면서도 투덜거림을 계속해서 들어야 했다.
“잔소리는 전부 정리되면 들을게.”
통로에서 방금 도망친 오재성의 발소리가 동굴에 같이 울려 퍼지는 중이었다. 다른 출입구 쪽은 아직 길을 파악하지 못했는데, 그것이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