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188)
전직용병 재벌서자-188화(188/305)
188화. 화풀이는 아닐걸? (2)
칭다오 자오둥 국제공항에서 숙소로 향하던 천금성은 급히 차의 방향을 틀었다.
방금 백신우의 차량이 칭다오 시내를 벗어나는 중이라고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대기 중이던 적호방의 다른 조직원들도 움직였다고 연락이 왔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를 달리자 점점 산세에 둘러싸인 외진 곳으로 들어섰다.
“이거, 우리랑 한번 해보자는 건가?”
그런 중얼거림에 오른팔인 구태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인적이 드문 곳이지 않나. 이런 곳으로 사업을 하러 온 것은 아닐 테고, 도로도 외길이라 적호방이 미행한다는 걸 모를 리도 없고 말이야.”
구태형도 천금성이 말한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놈들이 일부러 여기까지 끌어들였다는 거군요. 하지만 그건 함정 아닙니까? 설마 중국 공안부에 신고라도 하고서 기다리는 것일까요?”
이에 천금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건 아닐 거다. 놈은 기고만장한 성향이야. 그러니 승주에게 납치당하고서도 다른 사람들을 부르지 않은 채로 혼자 해결했던 거겠지.”
당시 상황은 안승주와 같이 당했던 문근철에게 들었다.
천금성도 그런 이야기를 통해 백신우의 성격을 대략적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경호원들도 있으니 더 그렇긴 하겠군요.”
“놈은 절대 고리타분한 사업가 같은 것이 아니야. 겉만 얌전할 뿐인 짐승이지. 물론 오늘, 그 짐승을 잡는 날이 될 테지만.”
“정말 그런 심산이라면 우리를 우습게 보는 것일 테죠.”
차는 그렇게 외길 도로를 따라 쭉 들어가더니 을씨년스럽게 콘크리트 외형만 잔뜩 세워진 공사 부지가 나왔다.
거기서 천금성은 바로 들어가지 않고 입구 앞에 차를 세우고서 내렸다. 그곳에는 적호방에서 따라온 다른 차들도 잔뜩 있었다.
이에 적호방의 행동대장인 위창원이 앞으로 다가왔다.
“이대로 치면 되나?”
어눌한 조선족 말투였다. 그런 물음에 천금성은 폐건물 한복판에 세워진 차들을 힐끗 보고서 되물었다.
“여기서 다른 곳으로 도망칠 구멍은 있고?”
“오래전에 공사가 중단된 곳이오. 그리고 여기 말고는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차로는 올라가지 못하오.”
“여기뿐이라는 것이군. 그래서 놈들은?”
“건물 앞에 차를 세워놓고서 저 안으로 들어갔소.”
천금성도 멀찍이 보이는 차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 안에서 버텨보겠다는 건가? 만만하게 보더니 몰려온 차를 보고서 숨을 생각인가 보군.”
그러다 자신을 멀뚱히 쳐다보는 중인 위창원과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왜 여기 서 있기만 하는 건가? 내가 분명히 곧장 치라고 했을 텐데.”
요청했던 것과 다른 움직임을 보인 적호방 때문에 천금성은 심기가 살짝 불편해졌다.
이에 위창원이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선금이 아직이잖소.”
“…선금이라면 이미 준 것으로 아는데.”
구태형을 통해서 직접 전달한 것까지 확인했다.
“에헤이―! 그거야 꼬리를 잡는 데 필요한 선금이고, 목숨값이 빠졌잖소. 저쪽도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받아야 하지 않겠소?”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하지만 천금성은 지금 자리에서 실랑이를 벌일 생각이 없었다.
“그쪽에서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각오해야 할 거야.”
이내 구태형이 차로 돌아가 돈 가방을 꺼내 가져왔다.
위창원은 가방을 넘겨받고서 내용물을 확인해보았다. 100위안권 지폐 70묶음이 들어 있었다.
한화로 약 1억 3천만 원. 그걸 본 위창원의 입꼬리가 길어졌다.
“오오오―!”
“나머지 230만 위안은 일이 끝나는 대로 주지.”
“좋소. 확실하고 깔끔하게 끝내드릴게.”
위창원은 돈 가방을 자신의 차 안으로 옮겨놓고서 부하들을 소집했다. 그렇게 모인 적호방의 부하들은 대략 30명이었다.
다들 권총과 더불어 마체테나 쿠크리 나이프 같은 묵직한 흉기들을 꺼내 들었다.
“단, 마무리는 내가 해주게 잡아놔주지.”
“그건 걱정하지 마쇼.”
대답과 함께 위창원의 지시로 부하들이 다시 차에 올라타더니 폐건물 앞까지 달려가 섰다. 그리고 신우와 동료들이 분산해서 들어간 곳으로 부하들을 들여보냈다.
“절반은 맨 위로 올라가서 내려오고, 밑에서 치고 올라가! 그리고 백신우만 놔두고 전부 죽여버려! 시신은 여기 근처에 적당히 묻어버리면 되니 신경 쓰지 말고!”
“예―!”
30명은 둘로 나뉘어 건물을 뒤지기 시작했다.
.
.
.
그사이 신우와 동료들, 경호원들은 폐건물 가운데 층에 있었다.
치지직―
귀로 꽂은 이어폰 무전기로 헥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는 HOUND. 건물로 타깃 진입. 준비 요망.]현재 헥터는 아까 폐건물 부지 입구에서 먼저 내린 후 인근 산속에서 저격 포인트를 잡은 상태였다.
“Ok―!”
신우는 곧장 대답하고서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이어갔다.
“총기는 비상시에만 허용. 기본 전투는 맨손과 나이프로만 한다.”
자신들이 적호방과 천금파에게 습격당하는 입장이다. 그런 상황에서 자체 소지 중인 총기를 사용한 흔적이 남으면 문제가 커질 수 있었다.
“놈들한테서 뺏으면?”
릴리안의 질문이었다.
“그건 상관없어. 지금 상황에서 뭘 하든 정당방위가 될 테니까.”
“좋았어―!”
“여기서부터는 알아서 움직이자. 경호팀은 만수를 지켜주세요.”
그런 요청에 경호팀장인 마크 프리먼은 의아했다. 옆에 있던 로랜스와 알렌산더, 리카르도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다섯 분만 움직이실 생각입니까?”
“그래야죠.”
“놈들의 수는 대충 봐도 30명이 넘는 것 같습니다.”
아까 밑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어 확인한 것이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너무 담담한 대답 때문인지 마크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제 움직이자.”
“Roger.”
동료들은 그 말과 함께 원하는 위치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사이 신우는 장만수가 만들어준 너클을 끼고서 낭떠러지인 건물 끝 선으로 다가갔다.
“저거 또 미친 짓하려고 하네.”
장만수는 익숙한 듯 중얼거렸다. 그 모습을 마크와 경호팀이 빤히 보았다.
동시에 신우는 너클을 휘둘러 추가 달린 와이어를 천장 파이프에 걸고서는 곧장 뛰어내렸다.
“대, 대표님!”
“괜찮아요. 원래 저런 녀석이라.”
밑으로 내려간 신우는 2∼3층을 한 번에 건너뛰었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맨 밑에 층까지 내려가 위창원이 타고 왔던 차 위로 뛰어내렸다.
콰앙―
차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위창원은 깜짝 놀라며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 순간 신우는 곧장 달려들어 머리부터 낚아내고서는 벽으로 들이박았다.
“크읍―!”
주변에 남아 있던 적호방의 부하들은 그 상황을 보고서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하지만 신우가 먼저 움직여서는 그들의 품속으로 들어가 너클을 쥔 주먹으로 일격에 하나씩 쓰러뜨렸다.
묵직한 위력은 그들의 갈비뼈와 어깨를 박살내며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온갖 훈련으로 무장한 666부대원들과 비교한다면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맷집이었다.
다섯 정도 되던 이들이 순식간에 쓰러졌다.
“고작 이 정도로 나를 상대하려고 했나?”
“으으으…….”
중국어로 된 물음이었기에 위창원도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얼굴이 반쯤 뭉개져서 대답할 수 없었다.
“힘든가 보네.”
신우는 그의 머리채를 잡고서 들고 있다가 먼지를 털어내듯 옆으로 던져놓았다.
그사이 폐건물 안에서도 싸움이 시작되었는지 비명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여기는 LOX. 1층 Clear. HOUND 송신. 상황 보고.”
[여기는 HOUND. 입구 쪽은 움직임 없음.]“Ok. 천금성 쪽으로 이동한다.”
[Roger.]위창원이 타고 왔던 차에 스마트키가 있는 걸 확인하고서 올라탔다. 이후 곧장 입구 쪽을 향해서 달렸다.
[권총 소지 중. 날려버릴까?]헥터가 입구 쪽을 주시하면서 말해주었다.
“최대한 흔적을 안 남겨야 하니 위험할 때만 나서.”
[Roger.]“지루해도 조금만 참아줘.”
[딱히.]그런 대답을 들으며 신우는 엑셀을 더욱 세게 밟았다.
입구 앞에서 천금성이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권총을 들었다. 유리 너머에 앉아 있는 신우의 얼굴을 알아본 것이었다.
끼이이익―
천금성의 방아쇠가 당겨지려던 찰나, 신우는 엑셀과 핸드 브레이크를 컨트롤해 차체를 회전시켰다.
“젠장―!”
갑자기 표적이 사라지자 천금성의 입에서 욕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회전 중이던 차가 그들을 향해 덮쳐왔기 때문이다.
끼이이이이익―
구태형이 다급하게 천금성을 차 뒤쪽으로 당겼다.
그사이 신우가 타고 있던 차는 회전을 멈추고 천금성의 차와 나란히 서서 멈추었다.
“쫄기는…….”
신우는 밖으로 나와 구석에 찌그러져 있던 천금성과 구태형을 보았다.
이에 천금성은 신우의 얼굴을 뚫어질 듯 쳐다보다가 주변에 있던 부하들에게 외쳤다.
“뭐 하고 있는 거냐! 저 녀석을 잡아!”
천금파에서 온 부하들은 5명이었다. 적호방에서 조직원을 동원했기에 필요한 인원들만 추려서 데려온 것이다.
신우는 자신을 향해 달려든 이들의 주먹을 가볍게 피했다. 물론 거기서 그치지 않고 주먹과 팔꿈치로 그들의 머리와 복부를 시원하게 흔들어주었다.
퍼퍽― 퍽―
“크읍―!”
주먹의 위력에 사정 따위는 없었다. 물론 칼을 사용해서 단숨에 죽여버릴 수도 있었지만, 일반인(?)을 그렇게 만들었다간 오해를 부를 수 있었기에 참았다.
철컥―
천금성은 어느새 일어나 손에 쥐고 있던 총을 신우의 머리에 바짝 붙여서 겨누었다.
“이 새끼… 드디어 잡았다.”
어떤 때보다 징그러운 미소가 그의 얼굴에 걸려 있었다.
신우는 그의 목소리만 듣고서도 그의 표정이 상상되어 미간을 찌푸렸다.
“정말 잡았다고 생각하냐?”
“어디서 허세야? 지금 당장 머리에…….”
탁― 파팍!
그가 말하는 사이, 신우는 뒤로 손을 올려 권총을 잡아 꺾고서 몸을 돌렸다.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 상황이었다.
이에 천금성은 어안이 벙벙한 채로 자신의 머리에 겨누어진 총을 확인했다.
“이, 이게…….”
“아들 복수를 하려고 중국까지 따라와서 죽으면 어떤 기분일까?”
“…뭐?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신우는 그런 질문에 한숨부터 흘러나왔다. 그러다 총구를 옆으로 돌려 쏘았다.
타앙―
“아악―!”
차량 뒤쪽에서 몰래 신우를 쏘려던 천금성의 부하가 손을 부여잡고서 주저앉았다. 정확히 권총 방아쇠에 걸고 있던 오른손 검지 관절을 맞힌 것이었다.
이내 신우의 권총은 다시 천금성의 이마로 돌아왔다.
“가뜩이나 꼬인 일로 머리가 아팠는데, 너희들까지 나타나줘서 정말로 고맙네.”
“…뭐?”
신우는 권총을 몸쪽으로 가져와 탄창과 슬라이드, 공이, 몸체를 순식간에 분해시키면서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뭐긴 뭐야. 좀 맞자는 거지.”
퍼억― 퍼퍽―
대답과 함께 신우의 주먹이 빠르게 움직이며 천금성의 고개가 총에 맞은 듯 젖혀졌다. 정확히 코를 맞힌 탓에 입술과 턱을 타고서 피가 뚝뚝 떨어져 내렸다.
“너, 너…….”
“걱정하지 마. 이걸로 안 끝낼 거니까.”
진심이 담긴 신우의 주먹은 계속 이어졌다.
이에 방금 전 총성으로 주변에서 떨어대던 천금성의 부하들과 오른팔인 구태형도 달려들었지만, 신우는 가볍게 피하고서 그들을 빠르게 쓰러뜨려 나갔다.
[SILVER. Emergency Clear.] [RHINO. Emergency Clear.] [KIRIN. Emergency Clear.]그사이 신우의 귓가로 다른 동료들의 상황 종료 무전도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