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191)
전직용병 재벌서자-191화(191/305)
191화. 꿀렁이는 정부의 그림자 (1)
신우는 동료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 회사에 출근했다.
대표 사무실에 있는 층으로 올라가자 비서인 장진호가 튀어나오면서 옆으로 따라붙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간 별일은 없었지?”
“투자 때문에 여러 기업에서 연락이 왔던 것을 제외하고는 없었습니다.”
이내 사무실에 앉아 그 외 다른 보고 사항을 듣고서 밀린 일들을 처리했다.
그러다 바로 앞 복도에서 헤어졌던 장만수가 쪽문으로 뛰어들어왔다.
“대장! 대장!”
“왜 그래?”
“안덕칠의 핸드폰에서 찾은 대포폰의 통화 기록이 누구인지 알아냈어!”
“뭐?”
장만수는 그 핸드폰을 통해 비격도 캠프 좌표와 더불어 주기적으로 어딘가와 통화한 기록을 발견했다.
하지만 대포폰인 탓에 당장 소유주를 알아낼 수 없어서 중국으로 출장 간 동안 LEUCO로 추적을 위한 PTA 프로그램을 돌려놨다.
신우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옆 사무실로 넘어갔다. 안으로 같이 돌아간 장만수는 자리에 앉아 방금 알아낸 것을 보여줬다.
“통화한 기지국만으로 알아내기 어려워서 인근을 지난 모든 CCTV에 잡힌 차량을 찾아내도록 해놨거든.”
“그래서 프로그램으로 잡힌 놈이 누구인데?”
“민영만.”
그 이름에 신우는 황당해질 수밖에 없었다.
“국정원 경제안보국장이라던 민영만? 반상원 차장 밑에 있는?”
“맞아. 그 인간의 차량이 지나갔어. 그리고 며칠간 발신된 기지국의 위치를 보면 국정원 근처야. 놈이라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겠지.”
“정확한 위치는 잡기 어려워?”
“민영만의 대포폰이 2G야. 나름 추적당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겠지.”
둘이 대화하던 중에 뒤쪽에서 지켜보던 웨이가 의견을 던졌다.
“국정원을 털어보면 안 되나? 그럼 뭐라도 나올 거잖아.”
장만수는 한숨과 함께 설명을 이어갔다.
“내가 안 해봤겠어? 근데 민영만이 속한 경제안보국은 4차장 휘하에 있어. 그리고 거긴 미래랑 똑같이 국정원이랑 완전히 분리된 것 같아. 우회 IP를 사용해서 특정 좌표가 없으면 나도 바로 찾기가 어렵고.”
다들 이전 생에서 장만수가 국정원에 잡혀 고생했던 것을 잘 알았다.
그사이 신우는 안덕칠이 민영만과 주기적으로 접촉한 사실을 알고부터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국정원이 안덕칠을 통해 TSF의 정체와 666부대의 존재를 알고 있을지 모른다는 거겠네.”
“그놈도 목숨은 질기네. 파리에서 혼자서만 살아남아 돌아오더니… 그냥 바로 죽여버리는 것이 나을 뻔했나?”
웨이의 대답이었다. 그가 파리에서 나선휘와 안덕칠을 비롯하여 곽치영이 보냈던 666부대원들을 땅속에 묻어버렸기 때문이다.
“원래 한 번 묻었다가 꺼내고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함이었잖아. 하지만 놈들이 공격헬기까지 동원할 줄은 몰랐으니 불가피한 상황인 거지.”
그때도 고문의 표적은 안덕칠이었다. 나선휘나 다른 666부대원들과 달리 중간에 소속된 인물이라 충성심이 낮을 것이 뻔했다.
하지만 충성도를 떠나 처음부터 국정원과 666부대 사이에서 이중 첩자 노릇을 하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다 장만수가 탄식과 함께 말했다.
“일단 핸드폰에서 나온 것은 그게 전부야. 녹음된 통화 같은 것도 없고, 일부러 메시지로도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통화만 한 것 같아.”
“철저한 놈들이네.”
“그래도 나름 대처할 방안은 마련해두고 있잖아. 애초에 경제안보국에 내가 들어가지 않은 것만으로 놈들의 계획은 상당히 틀어졌겠고.”
원래 미래에서 대한민국 국정원은 장만수의 영입 시점으로 폭발적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갔기 때문이다.
“일단 TSF 프랑스 지사의 상황이랑 로사 테일러란 여자에 대해 좀 더 확인해줘.”
지난번에 로사 테일러의 기척이 희미하던 것이 신경 쓰였다.
“알았어.”
“그리고 BF 인터내셔널 쪽의 투자 건은 긍정적인 쪽으로 해서 진행해줘.”
그런 요청에 장만수는 묘한 표정이 지어진다.
“BF 인터내셔널이라면…….”
“무슨 말 할지 아니까 거기까지만 해. 그리고 투자 프로젝트는 나정현 차장을 통해서 진행하고.”
“직접 하지 않고?”
투자 미팅을 제안해온 사람은 현 BF 인터내셔널 대표인 백승한이었다. 그런 입장을 생각한다면 신우가 직접 나서는 것이 맞았다.
“대표까지 필요 없으니 그쪽도 맞춰서 미팅하라고 해. 금액은 청우에너지 쪽에서 최근 낙찰시킨 희토류 매입가 정도로 잡아주고.”
“어쩐지… 그래서 대장의 의조모님이랑 그런 이야기를 나눴던 거구나.”
천혜린의 저택에서 신우와 그녀가 나누던 이야기는 장만수도 대충 들었다. 물론 그때 대충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렇게나 빨리 결정을 내릴 줄은 몰랐다.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뭐, 대장이 생각한 바가 있는 거겠지. 일단 알겠어. 주호연 이사님한테 결재 맡고서 차장님한테 인계할게.”
신우는 이후 다른 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똑똑똑―
그러다 사무실 바깥에서 장진호가 문을 두드렸고 원격 버튼으로 열어주었다.
“대표님. 1층 로비에 손님이 오셨다고 합니다.”
오늘 일정에 누군가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신우는 고개를 갸웃거리고서 되물었다.
“누구죠?”
“그게… 국정원 소속의 반상원이라는 분이랍니다.”
사무실에 있던 동료들은 그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급변한 사무실 분위기 때문인지 문 앞에 서 있던 장진호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내 신우는 책상 위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콰앙―
커다란 소리가 울리며 불길처럼 뿜어지던 동료들의 살기가 순식간에 흩어졌다.
“다들 진정해. 일단 만나서 어떤 의도로 날 만나러 온 건지 확인해볼 테니까. 장 비서는 가서 내 사무실로 데려와.”
“아, 알겠습니다.”
장진호는 침을 크게 한번 삼키고서 다급히 문 앞을 떠났다.
그사이 신우는 장만수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놈이 뭘 하러 왔든 이제는 상관없잖아. 대화 내용도 공유해줄 테니 잘 확인하고.”
“기죽은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라. 오히려 놈이 먼저 찾아와준 것이면 감사할 따름이지. 호랑이 입에 머리를 들이미는 거니까.”
“딱 좋은 비유네.”
그렇게 말한 신우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더니 근엄한 표정을 한 반상원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 뒤로 같이 온 듯한 정장 차림의 남녀 세 명 정도가 보였다.
신우는 반상원을 보고서도 일부러 먼저 다가가지 않았다. 이에 반상원이 그런 신우에게 걸어와 먼저 악수를 권했다.
“안녕하십니까. 국가정보원의 반상원 차장이라고 합니다.”
“백신우입니다.”
인사와 함께 마주 앉았다. 이후 장진호가 음료수를 가져와 내려놓고 나가자 반상원은 바로 입을 뗐다.
“갑자기 국정원에서 찾아와 놀라신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놀라긴 했습니다. 그런데 차장님이시면 꽤나 높으신 직책으로 아는데, 여긴 어쩐 일로 오신 걸까요?”
반상원은 진지하면서도 평온한 분위기를 풍기더니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고서 말했다.
“크음! 일단 중요한 일로 몇 가지를 여쭈고 싶어서 제가 직접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그게 뭡니까? 저는 국정원과 연관될 일은 딱히 한 적이 없어서 궁금해지네요.”
뜸을 들이는 듯한 반상원의 태도에 신우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그러다 반상원은 숨을 크게 내쉬었다.
“혹시… UAD 프로젝트라는 걸 알고 계십니까?”
순간 신우는 최선을 다해서 표정을 움직이지 않았다.
동시에 국정원이 그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알게 된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역시 안덕칠이 국정원에 정보를 흘려주고 있는 건가?’
곽치영이 미쳤다고 국방부 서버에서 턴 자료를 국정원에 넘길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경로를 통해 얻은 척 찔러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으로 TSF 입장에서 당장 이득 볼 부분이 없었다.
오히려 의심과 오해를 산다면 모를까.
“UAD 프로젝트? 그게 뭡니까? 사업 아이템인가요?”
“Underground Attack Department. 지하공격부라는 국방부 휘하의 특수부대 비슷한 겁니다.”
“그렇습니까? 한데, 국방부에 관한 이야기를 왜 저한테 하시는 겁니까?”
신우의 반문에 반상원은 설명을 계속 이어갔다.
“저희가 입수한 UAD 프로젝트란 자료에 백신우 대표님의 이름이 있어서 말입니다.”
해당 내용은 신우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반상원이 자신을 떠보는 있다는 것도 잘 알았다.
“저는 그 UAD라는 걸 모릅니다. 그리고 국방부 휘하의 특수부대라면 제가 아니라 그쪽에 가서 문의하셔야 하는 것 아닐까요?”
“아, 문제 삼는다거나 백신우 대표님을 추궁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국방부 기밀 자료라고 해도, 국가 안보를 책임져야 하는 국정원의 입장에서 유출된 경로와 관련된 사람들을 조사하려는 것뿐입니다.”
아까부터 정확히 어떤 자료인지, 그 자료에 신우와 관련된 어떤 내용이 기재된 것인지 하나도 설명되지 않았다.
거기서 계속 유도 신문으로 몰고 가는 방식이기에 신우는 속에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말씀하시는 뉘앙스가 저라고 확신하시는 것 같은데, 자료 안의 백신우란 인물이 정확히 저라고 명시가 된 것일까요? 제 기억에는 UAD란 것이 전혀 없어서 말입니다.”
그런 대답을 던진 신우는 반상원의 머리가 바쁘게 굴러감을 감지했다.
“해당 자료를 직접 보여드릴까도 싶지만, 죄송하게도 국가 기밀 자료이다 보니 그건 어려울 듯싶습니다.”
“이번에도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으시네요. 국정원이란 곳이 회피성 대답만 교육받는 곳인 겁니까?”
신우가 정곡을 찌르자 반상원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제가 너무 두루뭉술한 답변만 드렸군요.”
“그러게요.”
“사실 백신우 대표님의 이름이 기재된 것을 시작으로 국정원 내에서는 동명 인물들의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대표님의 군 이력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점이죠?”
MH그룹 명중환 회장이 조사했던 때와 같았다.
“기록상으로는 육군 특전사령부 군수과 부사관으로 복무하셨다고 나오는데, 정작 해당 부대에서 복무한 이들은 백신우 대표님을 본 적이 없다고 해서 말입니다.”
다만, 이렇게 대놓고 물어온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에 신우는 여전히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제가 딱히 눈에 띄는 얼굴은 아니라서요.”
“…그렇게 대답하시는 걸로 끝날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미 전역한 상태인데 문제될 것이 있습니까?”
“…….”
반상원은 UAD 프로젝트에 기재된 백신우와 동일인으로 결정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신우가 뻔뻔하게 둘러대자 거기서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이에 신우는 그런 반상원을 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아, 차장님이라고 하셨는데 정확히 어떤 카테고리를 담당하고 계신 거죠? 명함도 주지 않으셨고, 제가 알기로 현 국정원 차장직에 계신 분들 중에는 반상원이란 이름이 없던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 이름들은 국정원의 공개 정보 사항으로 인터넷에 검색만 해봐도 나왔다.
이에 반상원은 다시 목을 가다듬었다.
“큼, 크음―! 국정원에는 백신우 대표님께서 모르시는 분야가 상당히 많습니다. 대외적으로 드러내기 민감한 업무도 많기 때문에 드러내지 못하는 곳도 상당하고 말입니다.”
이번에도 둘러대는 말이었다.
신우는 그 순간 실소와 함께 대답해주었다.
“국정원 내에서 특수 부서들을 담당하고 계신 4차장도 민감한 업무에 포함되나 보네요.”
동시에 반상원은 처음으로 사무실 안에서 표정이 굳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