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06)
전직용병 재벌서자-206화(206/305)
206화. 아가리 찢는 법 (2)
신우는 자신에게 향한 차가운 눈빛들을 훑어보았다. 대부분 돈만 보고 들어와 한국인인 신우를 깔보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에 옆으로 따라온 브루스 레이를 보며 물었다.
“아까 실력이 출중한 이들이라고 하셨죠?”
“맞습니다. 그렇기에 자잘한 실수로 내치면 안 되는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대체 누구 기준으로 자잘하다는 것인지…….
그런 대답을 듣던 신우는 한숨과 함께 말했다.
“테스트 좀 해봐도 되겠습니까? 마침 본사 교관들도 같이 왔으니 말입니다.”
브루스 레이의 시선이 신우의 옆으로 선 이들에게 향했다.
본사 교관으로 지정된 이들은 헥터 하몬드와 릭 왓슨. 두 사람을 보던 브루스 레이는 비릿한 미소를 흘렸다.
170cm가 조금 넘는 동양인 외모의 헥터와 2m가 훌쩍 넘어 둔해 보이는 릭을 대단하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안 그래도 저희 뉴욕 지부 경호원들은 본사 교관들과 만나볼 일이 없어서 실력이 궁금하던 참이었습니다.”
“예전부터 공문으로 보내온 본사 파견 교육 일정을 따라주셨으면 충분히 가능했을 텐데요.”
KITE는 미국에 지사와 지부를 설치하면서 훈련을 위해 일정 수의 직원 파견을 꾸준히 요청했다.
하지만 나름 잘 따라와준 지사들, LA 지부와 달리 뉴욕 지부만 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미 실력은 충분한데 거기서 배울 것이 있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실력을 확인해보는 데 불만은 없으시겠죠?”
“저희는 언제든 괜찮습니다.”
브루스 레이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다행이네요. 다만, 숫자가 안 맞겠네요. 그러니 본부장들도 같이 참석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런 요청에 브루스 레이는 릴리안과 웨이를 쳐다보았다.
“릴리안 포스터 본부장이라면 노스월에서 활약이 상당했다죠. 괜찮을 듯싶습니다. 뭐, 정말 그 정도인지는 직접 봐야겠지만 말입니다.”
브루스 레이도 릴리안의 실력을 말로만 전달받은 것뿐이었다.
이에 네 사람이 재킷을 벗고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 모습을 본 브루스 레이가 대련할 경호원들을 뽑으려 하자 옆에서 불러세웠다.
“인원은 딱히 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신우가 대답하려던 중에 옆에서 누군가 끼어들었다.
“나도! 나도!”
바로 메이안이었다. 그녀가 옆으로 나오자 신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한 줄 알고?”
“싸운다는 거 아니야?”
“영어는 못 하지 않았어?”
“못 알아들어도 뭔지는 대충 알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이해력만 대단했다.
신우는 그녀의 모습에 감탄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지부장님. 저희 쪽에서는 여기 메이안 경호원도 참가하죠.”
그런 요청에 브루스 레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여자분은 비서 아니었습니까?”
솔직히 그는 메이안이 너무 어려 보이는 탓에 비서로 위장된 신우의 애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메이안이 대련에 낀다고 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경호원입니다. 그리고 보기와 달리 실력까지 매우 좋으니 긴장하심이 좋을 겁니다.”
영어로 나눈 대화였다.
그 순간 주변에 서 있던 뉴욕 지부 산하의 경비·경호원들 입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앞으로 나간 릭, 헥터, 릴리안, 웨이, 메이안은 그런 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신우는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장비도 착용 가능한 걸로 하죠.”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각자 뿔뿔이 흩어져 섰다. 이에 잠시 눈치를 살피던 뉴욕 지부 경호원들이 하나씩 나갔다.
뉴욕 지부 훈련 담당 교관이 신호를 주었다.
릴리안은 접이식 톤파, 메이안은 거꾸로 든 삼단봉을 들고 있었다.
동시에 사람들은 자세를 잡고 있다가 시작했다.
퍼퍼퍽― 퍼퍽―
웨이는 순식간에 상대의 코앞까지 다가가 팔꿈치를 찍었고, 헥터는 태클로 들어가서 던져버렸다. 그리고 릴리안과 메이안은 재빠르게 다가가 각자 든 무기로 무릎과 목을 노려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
쿠웅―
마지막 릭이 제일 가관이었다. 덩치와 어울리지 않은 태클로 달려가 황소처럼 부딪쳐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
전부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 상황.
자신만만하던 브루스 레이의 표정이 서늘하게 식어갔다.
이에 신우는 불씨에 기름을 뿌리듯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오래 버티지는 못하네요. 뉴욕 지부의 훈련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요?”
“…….”
바닥으로 쓰러진 이들은 충격이 상당했는지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릴리안이 신우를 보고서 외쳤다.
“대표님! 이거 운동도 안 되는데?”
주변에 선 동료들은 다들 동의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로 인해 뉴욕 지부 경호원들은 자존심이 상한 듯 그들을 노려보았다.
“저렇다는데, 이번에는 전부 덤벼보는 게 어떻습니까?”
브루스 레이는 그 말을 듣고서 황당한 표정이 되었다.
“고작 다섯으로 여기 있는 사람 전부를 상대하시겠다는 겁니까?”
남은 경호원들의 수는 40명 남짓이었다.
그럼에도 신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맞습니다.”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한들 그건 불가능합니다.”
“그거야 해봐야 아는 일이죠. 그리고 MAT(다인공격훈련)으로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신우의 도발에 브루스 레이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대신 후회하셔도 소용없을 겁니다.”
“후회를 어떨 때 쓰는 말인지 모르겠네요.”
대화가 일단락되자 교관이 아까처럼 눈치를 보다가 신호를 던졌다.
다른 경호원들도 그와 비슷했다. 정말 전부 달려들어도 되는지 반신반의한 얼굴이었다.
이에 릭이 먼저 나서서 주먹을 손바닥에 부딪히더니 그윽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 오면 내가 가지 뭐―!”
몸이 근질근질했던 것인지 곧장 경호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사방으로 휘둘리는 공격과 함께 그들은 볼링핀처럼 쓰러져가면서 난전이 시작되었다.
퍼퍼퍽― 퍼퍼퍽―
웨이와 헥터도 맨손으로 그들을 빠르게 제압해가며 움직였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릴리안과 메이안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들의 손에 쥐어진 톤파와 삼단봉은 빠르고 거칠게 휘둘리며 경호원의 몸을 흔들어댔다.
훈련장 바깥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던 운영이사 유형진이 신우의 옆으로 다가왔다.
“결국 일을 벌이셨군요.”
“오셨습니까?”
“아까 도착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보다 이번에도 일을 과감하게 처리하시는군요.”
신우의 동료에 의해서 뉴욕 지부 경호원들은 갈대처럼 쓰러져갔다. 물론 경호원들도 나름 그들을 쓰러뜨리기 위해 여러 방법을 강구하며 공격해봤지만, 제대로 들어가는 공격이 한 번도 없었다.
유형진에게는 낯익은 상황이었다.
KITE 본사에서도 수많은 경호원을 상대로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자주 벌어졌기 때문이다.
“빨리 처리할 수 있을 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는 편이 못되어서요.”
“하지만 너무 독한 약을 쓰시는 건 아닌지요.”
40명 남짓했던 경호원들의 수는 어느새 절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만큼 신우의 동료들은 상대를 엄청난 속도로 쓰러뜨리는 중이었다.
퍼퍽― 퍼퍼퍽―
“그쪽으로 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하하하하―!”
“중심을 무너뜨릴 때는 사각을 제대로 노려야지!”
격음과 함께 릴리안, 릭, 웨이의 시끄러운 목소리도 같이 터져 나왔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신우는 살짝 머쓱한 기분이 들었다.
“제가 먹을 것도 아니니 독한 약을 써야 빨리 해결되죠.”
“본사는 그 독한 약을 빨리 먹어둬서 다행인 듯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살아생전에 사람이 볼링공처럼 날아가는 걸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릭이 경호원 하나를 던져 뭉쳐 있던 이들을 쓰러뜨린 걸 말함이었다.
“보기 드문 경우는 아니죠.”
그사이 대련은 거의 마무리되어갔다.
훈련장 위에는 신우의 동료들뿐이었다.
“브루스 레이 지부장님. 이제 대련도 끝난 것 같은데 가만히 계실 겁니까?”
“아…….”
브루스 레이는 지금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에 신우는 그를 빤히 쳐다보며 계속 말했다.
“뉴욕 지부 경호원들의 실력이 한참 부족한 것에 놀라셨나 보네요. 앞으로 본사에서 요청하는 훈련 일정에 사람들을 꼭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
그런 물음에 브루스 레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신우는 그 모습을 빤히 보고 있다가 큰 소리로 외쳤다.
“아시겠습니까?”
“아, 예!”
깜짝 놀란 그의 대답에 신우는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그사이 동료들은 애매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다들 고생했다.”
이에 릴리안은 톤파를 접어 넣고서 목을 꺾었다.
“고생은 무슨… 몸도 제대로 안 풀렸는데.”
그녀처럼 다른 동표들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그들의 모습에 신우는 웃음이 나왔다.
“생각보다 훈련이 심하게 부족한가 보네. 웨이, 오늘 상대하면서 느낀 것보다 2배는 높게 훈련 계획을 잡아봐.”
“에이! 3배는 되어야지.”
“그것도 괜찮네. 헥터랑 릭하고 논의해서 결정해. 일정은 최대한 빨리.”
“Ok―!”
대답을 듣던 중에 신우는 품속에서 핸드폰 진동을 느꼈다.
노스월의 필립 웹스터에게서 온 전화였다.
“드디어 결정하셨나 보네.”
오큘러스 펀드의 방산기술 특허 계약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신우는 자리에서 조금 벗어나 전화를 연결했다.
“말씀하시죠.”
[그 일로 뵙고 싶습니다. 언제가 괜찮으십니까?]“아직 뉴욕에 있으니 적당한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시면 내일 중으로 찾아뵙죠.”
[알겠습니다. 따로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비서였던 조앤… 아니 델마 맥커티는 인터폴로 인계되었다고 합니다.]그 사항은 신우도 장만수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
다만, 666부대에서 델마 맥커티를 구출하기 위해 아직 움직이지 않은 건 조금 이상했다.
“그랬군요.”
[인터폴에서 저희 본사를 방문해 그녀의 물건들도 수거해갔습니다. 듣기로는 국가 기밀급 사건과 연루된 위험인물이었다고 하더군요.]“그 정도이니 회장님의 곁에 머물며 일을 벌였던 것이겠죠.”
[덕분에 더한 위험을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전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노스월은 아직 미 국방부 쪽과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그걸 완화시킬 신우가 넘겨준 정보가 있긴 하지만 제대로 증명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일단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죠.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통화를 마치는 사이 다른 곳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온 장만수가 옆으로 다가왔다.
“서버 점검이랑 확인까지 다 마쳤어.”
“나온 건?”
“역시 위장 신분으로 파악되는 사람들이 있네.”
장만수는 태블릿을 건넸다.
내용에는 아까 훈련장에서 본 이들도 몇몇 포함되어 있었다.
“그 외의 다른 건 없고?”
“보안 폴더에 접근한 IP들도 있었어. 하지만 시큐리티 프로그램 때문인지 더 건드리지 않았네.”
어떤 의도를 가진 행위인지는 뻔했다.
일단 TSF나 666부대가 가장 유력했다. 그 외는 신우와 MH퓨처시큐리티의 정보를 탐낸 제3의 존재일 수도 있었다.
“더 추적해줘. 그리고 필터로 걸러진 사람들은 범법행위가 있으면 먹잇감으로 던져주고.”
“알았어. 근데 다들 시원하게 몸 좀 풀었나봐?”
장만수도 방금 훈련장으로 들어오면서 상황을 본 것이다.
“고쳐 잡을 것도 있어서.”
“아, 그러고 보니 뉴욕 지부장에 대한 자료도 몇 개 있길래 찾아놨어.”
태블릿 화면이 넘어갔다.
그걸 본 신우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하여간, 물이 조금이라도 고이면 문제가 생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