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09)
전직용병 재벌서자-209화(209/305)
209화. 부지런한 덤터기 (1)
【노스월과 오큐러스 펀드. 그 중간을 잇는 MH퓨처시큐리티. 美 군사기업 시장의 새바람을 일으켜…….】【MH퓨처시큐리티, 오큘러스 펀드의 방산기술 특허 에이전시로서 미 군사기업 노스월과 계약을 체결해… 앞으로 군사기업계통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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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는 동료들과 함께 미국 출장을 마치고서 한국에 돌아왔다.
다만, 노스월과 계약한 건으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앞은 경제부 기자들로 가득했다.
“백신우 대표님! 이번 노스월과의 계약으로 어느 정도의 이익을 예상하십니까?”
“유럽에서 유명한 오큘러스 펀드와 기술 특허 에이전시 계약은 어떤 식으로 치르신 거죠?”
“MH테크가 아닌 노스월을 선택하신 기준이 있으실까요?”
주변은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던 KITE 소속 경호원들이 사방을 막고 있었다. 그럼에도 기자들은 질문을 계속 던져대며 신우의 옆으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신우는 기자들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차량에 올라탔다.
그러던 중에 품속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액정에 뜬 번호를 확인한 신우의 표정이 서늘해졌다.
“전화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 백 대표.]전화를 건 사람은 육군 특전사령관인 윤태진 중장이었다.
“무슨 일입니까?”
[급하게 뵈어야 할 일이 생겨서 말입니다. 지금 괜찮으십니까?]그의 목소리만으로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디로 가면 됩니까?”
[영종해안남로321번길. 중간 지점에 샛길 하나 있으니 거기로 들어오면 됩니다. 그런데 따로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윤태인도 공항에 기자들이 몰린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능할 겁니다. 조금만 기다리시죠.”
통화를 끝낸 신우는 운전석에 앉아 있던 웨이에게 위치를 알려주었다. 차는 아까 출발해서 달리던 중이었다.
“미행을 따돌릴 수 있겠어?”
입국장에서부터 신우와 동료들을 주시하던 시선은 차로도 따라붙었다.
“후방 차량을 이용해봐야지. 그런데 어딘지 알겠어?”
“NIS. 국정원이야.”
이미 장만수가 경호 차량에 설치된 후방 카메라를 통해서 번호판과 안면 인식으로 그들의 신원을 알아낸 후였다.
“아주 대놓고 움직이네.”
“바로 떨쳐낼게. 근데 외곽으로 빠지는 길 쪽에 차가 별로 없어서 오래는 힘들 거야.”
웨이는 후방 경호 차량에 지시를 내려서 그들의 발을 묶어놓았다. 동시에 사거리에서 차를 아슬아슬하게 틀어 다른 방향으로 빠졌다.
“아까 말한 포인트에 내려주고서 움직여줘. 대략 30분 후에 돌아와주면 될 거야.”
“혼자서 가게?”
“국정원까지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 거면, 남들 눈 신경 쓰지 않고서 감시하겠다는 의미겠지.”
전과 달라진 국정원의 행동은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신우는 고심하던 중에 포인트와 가까워진 것을 확인하고서 다급히 내렸다. 그와 동시에 수풀 뒤로 숨으면서 차량이 출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 늦게 따라온 국정원 차량이 그곳을 지나갔다. 그렇게 차가 멀어진 것을 확인한 신우는 주변을 둘러보며 윤태인이 알려준 곳으로 향했다.
“국정원에서 따라붙어서 조금 늦었습니다.”
여러 채의 건물 공사가 중단된 곳 가운데, 윤태인이 서 있었다.
가까이 다가온 윤태인은 신우를 보고서 착잡한 표정이 지어졌다.
“따돌린 겁니까?”
“일단은요. 그래도 30분 정도가 한계입니다.”
“최대한 빨리 말해야겠군요. 이렇게 백 대표를 보자고 한 이유는 국정원에서 UAD 프로젝트 자료를 꺼내 들었습니다.”
지난번에 신우는 반상원이 직접 찾아왔던 것을 윤태인에게 전했다.
당연히 이번과 같은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역시 그렇게 됐네요. 그래서 국방부 쪽에서는 어떻게 하셨습니까?”
“당장은 모든 걸 부정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이야기가 VIP와 같이 한자리에서 진행된 터라 난감할 수밖에 없었고요.”
국정원이 생각보다 강수를 둔 것이다.
이에 신우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국정원장이 직접 나선 건가요?”
“맞습니다.”
4차장 반상원이 국정원장에게 UAD 프로젝트란 카드를 보고한 것이다.
신우는 속으로 살짝 놀라면서 다음 말을 이어갔다.
“하면, 국정원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UAD 프로젝트에서 백신우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 것과 과거 기록으로 들먹이더군요. 동시에 겉으로는 국가 안보를 위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그에 필요한 협조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반상원이 원하는 건 하나뿐이었다. 지난번 찾아와 물었던 블랙홀의 신상 정보. 그걸 위해 청와대와 국방부를 UAD 프로젝트로 협박한 것이다.
“꽤나 치졸한 방법을 쓰네요. 그런데 부정만으로 먹혀들던가요?”
“솔직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정세훈 국장과 동석한 반상원 차장의 말로는 해당 정보가 중국과 더불어 러시아 쪽으로도 흘러들어간 정황이 발견되었다고 하군요.”
신우는 그 말을 듣고서 표정이 굳어졌다.
“러시아에서 반응이 나온 겁니까?”
“비공식 전문(電文)이 날아왔습니다. UAD 프로젝트 자료에 남아 있던 투르체보 작전 내용을 언급하더군요. 물론 자세한 정황은 그쪽에서도 파악하지 못했겠지만 말입니다.”
투르체보 작전은 러시아에서 확보한 독일 쪽 군사기술을 회수한 임무였다. 그 사건에는 러시아 정보부인 SVR의 변절한 간부와 요원들이 관여되어 있었고, 작전 중 정보 회수와 함께 전부 사살되었다.
하지만 러시아 측 입장으로 보면 당국의 정보요원들이 타국 국방부 특수부대에게 몰살당한 것이니 적반하장으로 나올 수 있던 것이다.
“독일 쪽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겠군요.”
“거기와의 거래는 당시 일로 마무리된 것으로 끝이니 저희도 뭐라 말을 꺼낼 수 없죠. 공식적으로 UAD가 수행한 모든 임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 말입니다.”
청와대나 국방부는 진퇴양난인 상황이었다.
시계를 확인하니 약속했던 시간이 되어갔다.
“러시아 정부 쪽을 침묵시킬 정보를 드리죠.”
“…그런 것이 있습니까? 어떤 겁니까?”
“여기서는 설명하기가 길어지니 암호화된 자료로 보내죠.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신우는 그 자리를 조용히 벗어났다.
* ?* ?*
TSF의 곽치영은 며칠 전 한국에 들어온 참이었다.
지금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로사 테일러와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국가 안보가 달린 일에 러시아 쪽으로 정부를 올리다니. 반상원 차장이란 분이 꽤나 과격한 행보를 보여주셨네요.”
UAD 프로젝트 정보를 러시아에 흘린 걸 말함이었다.
그런 차분한 그녀의 중얼거림에 곽치영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국정원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을 테니 말입니다. 거기서도 원하는 바가 있을 것이고요.”
“일단 블랙홀이란 목적만큼은 동일하죠. 물론 그쪽으로는 절대 넘어가선 안 될 인물이니 신경 써야겠죠.”
“명심하고 있습니다.”
TSF의 회장인 제임스 캐넌의 지시까지 직접 떨어진 사항이니 확실히 챙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러시아 건으로 패가 던져지긴 했지만, 그걸로 백신우를 움직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당장 쓸 만한 수는 그것뿐이니 시간을 번 동안 다음 수도 강구해봐야죠. 한데 그라티온에게서는 다른 정보가 더 없는 겁니까?”
군사용 위성이 움직인 일은 미국에 본사가 있는 TSF에서도 놓친 정보였다. 거기다 일렉트로닉 크리쳐에 대해 알아내기까지 했으니 곽치영은 그쪽으로 더 기대보는 걸 생각했다.
“그라티온에게는 다른 임무가 있어서 이쪽 일을 신경 쓸 수 없어요.”
“…그건 아쉽게 됐군요. 아, 그리고.”
잠시 침묵이 이어지던 중에 곽치영은 책상에서 봉투를 꺼내 그녀에게 내밀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QA그룹 창립 60주년 행사 초대장입니다. 미디어 그룹 특성으로 국내·외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모일 겁니다.”
그걸 받아 든 로사 테일러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내용물을 천천히 읽어보았다.
“백신우 대표도 당연히 오는 거겠죠?”
“그쪽으로도 초대장이 발송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게다가 QA그룹 엄선동 회장의 막내이자 브레스필름의 엄아영 대표를 통해 영화에도 투자했으니 오지 않을 확률은 적을 겁니다.”
해당 내용은 로사 테일러도 백신우와 주변 인물에 대한 보고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MH퓨처시큐리티에서 투자했다던 그 영화는 벌써 1,000만을 목전에 두고 있다죠?”
“결국 이번에도 투자에 성공한 겁니다. 대체 못 하는 것이 무엇인지… 손을 대는 것마다 실패하는 걸 보질 못했습니다.”
곽치영의 탄식에 로사 테일러도 고민이 깊어졌다.
“확실히 MH퓨처시큐리티의 투자 카르텔을 구현해보면 이상한 점이 상당히 많아요.”
어떤 사업가라도 투자에 있어서 확률 계산이라는 걸 한다. 거기서 무조건적인 성공은 없었다.
얼마만큼 실패할 확률을 리스크로 안고 가기에 성공에 대한 이익도 반비례하며 차이가 생긴다.
하지만 MH퓨처시큐리티의 투자 방식은 성공 후 분석해보면 그런 리스크가 전혀 계산되지 않았다.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을 기반으로 깔고서 투자가 진행된 것이다.
“저도 그 점은 동의합니다. 그러나 투자 방법과 정보를 취합하는 방식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들 실력이 대단하다고만 생각할 뿐이죠.”
침음이 이어지던 중에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똑―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오한성이었다.
“지사장님. MH홀딩스에서 보유하고 있던 MH퓨처시큐리티 지분이 전부 백신우 대표에게 넘어갔다고 합니다.”
“…뭐? 넘어간 지분이 얼마나 되는 거지?”
“61%. 비상장 상태 주가로 환산하면 6,000억이 조금 넘습니다.”
곽치영은 그 말을 듣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잠깐. 지분이 백신우 개인에게 넘어갔다는 건가? MH퓨처시큐리티 내부 자산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처음 이야기를 듣고서는 상장에 대비하여 지분을 귀속시킨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한성이 말한 것은 그 사항이 아니었다.
“그렇습니다.”
“…백신우에게 그만한 사재가 있었나?”
일전에 확인했을 때의 신우가 보유한 재산은 그 정도가 못되었기 때문이다.
“미처 파악되지 못한 해외 계좌가 있던 듯합니다.”
“허어… 결국 MH퓨처시큐리티와 MH유통은 온전히 백신우의 것이 된 것이군. 이런 상황이면 명인철은 더는 손을 쓰기도 힘들겠어.”
“다른 임원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빠르게 지분 매입이 이뤄진 걸 봐서는 미국으로 넘어가기 전에 준비가 끝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지금 상황을 미국에서 돌아와 알게 된 것이었다.
곽치영은 백신우를 압박할 수단 중 하나를 잃게 된 것에 침음이 흘렀다. 동시에 백신우는 MH그룹이란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나 다름없으니 대비도 필요했다.
“현재 MH퓨처시큐리티와 MH유통의 지분 구조부터 알아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 외에 지시하실 사항은 더 없으십니까?”
그 물음에 곽치영은 다시 생각하고서 말했다.
“고승원 장관과 육진겸 총장 쪽의 움직임은 따로 없나?”
국방부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을 말함이었다.
“아직까지 별다른 행동은 없었습니다.”
“흐음… 휘하의 다른 사람을 부려서 접촉하는 걸지도 모르겠군.”
“추가로 인원을 더 붙일까요?”
“아니야. 지금 붙여둔 인원도 철수시키지. 국정원에서 알아서 움직일 테니. 괜히 서로 부딪쳤다간 얼굴 붉힐 일만 만들 수 있으니.”
오한성은 그 말을 들으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알겠습니다. 바로 거두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