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12)
전직용병 재벌서자-212화(212/305)
212화. 감정적인 파티 (2)
파티장 한가운데에 선 신우와 곽치영은 서로를 보았다. 그러다 곽치영의 시선이 신우의 뒤쪽에 있던 두 사람에게로 향했다.
“이런 자리에서 예멘에서도 못 봤던 하운즈의 얼굴을 보게 될 줄은 몰랐군요.”
헥터와 릭을 말함이었다.
이에 헥터가 무거운 표정으로 곽치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때 단추 하나로 부족하셨나 봅니다.”
당시 예멘에서 헥터는 곽치영의 제안을 더 듣지 않으려고 총으로 단추 하나를 떨어뜨렸다.
그러면서 일부러 부정하지 않았다. 애초에 곽치영 정도라면 두 사람의 체격이나 다른 특징들로 충분히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곽치영은 헥터와 릭에게서 풍기는 섬뜩함을 느꼈다. 예멘에서 마주했을 때보다 더 날카롭고 무거운 분위기였다.
“즐거워야 할 자리에서 섬뜩한 농담을 던지시는군요. 그래서 말인데, MH퓨처시큐리티에서는 어떤 제안으로 하운즈를 스카우트할 수 있던 겁니까?”
이번 질문은 신우에게 향한 것이었다.
“TSF의 조건보다 월등히 좋았던 덕분이겠죠.”
“백신우 대표님께서는 성공하시는 만큼 자금의 여유가 상당하신가 봅니다. MH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MH퓨처시큐리티 나머지 지분 전부를 매입하신 것도 그렇고 말입니다.”
비상장 지분의 이동은 내부자가 아니면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것으로 곽치영은 신우를 살짝 도발하려는 느낌도 있었다.
“회사를 확실히 안정화시키려면 기반부터 단단히 잡는 것도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조금 무리해서 지분을 사들였습니다.”
“하하하―! 생각보다 회사 걱정을 많이 하시는 분이었군요.”
“어렵게 키운 회사이니까요.”
대화 중에 긴장감이 팽팽해졌다.
그러다 곽치영의 뒤에 서 있던 유진 슈와르츠가 릭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그걸 본 신우는 잠시 침묵이 흐르던 중에 다시 입을 뗐다.
“곽치영 지사장님께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들이신 듯싶습니다. 제가 알기로 주변이 지난번 저를 찾아온 TSF 프랑스 지사장의 사람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유진 슈와르츠와 로사 테일러를 보고 말한 것이다.
이에 곽치영은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쪽 지사에 일이 좀 생겨서 한국 지사로 인원이 조금 옮겨왔습니다. 한데, 백 대표님 정도면 그 정도 소식은 이미 아실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일부러 떠보는 듯한 물음이었다.
“바스티안 마션 지사장이 내한 중 바다낚시를 하다가 실족사했다는 걸 듣긴 했습니다.”
대외적으로 공표된 소식이었다.
신우는 항만에서부터 보이지 않던 바스티안 마션이 왜 사라졌는지 충분히 짐작했다. 보트 위에서 누군가에게 제거당한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일의 주모자가 곽치영이라고 하기에는 TSF가 너무 조용했다. 동시에 신우의 시선이 그의 뒤로 서 있던 로사 테일러에게 슬쩍 돌아갔다.
‘미마스…….’
이전 생에서도 이름만 알고 있던 비밀스러운 존재를 찾아낸 것이었다.
그사이 곽치영은 신우의 말에 대답했다.
“역시 알고 계셨군요.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TSF로서는 듬직했던 사람을 허무하게 잃었죠.”
“그러셨군요.”
신우도 장만수를 통해 바스티안 마션이 제거당할 만한 이유를 찾아봤다. 그리고 TSF 프랑스 지사에서 바스티안 마션의 제거 이유가 될 만한 문제를 확인했다.
‘바스티안 마션은 블라인드 펀드로 상당한 자금을 챙겼지. 차명 계좌로 용도를 알 수 없는 상당한 금액의 자금도 움직였고. 그게 본사와 협의되지 않은 일들이었다면…….’
그렇게 신우가 생각하는 사이 곽치영이 말을 이었다.
“오큘러스 펀드 쪽의 군사기술 에이전시 소식도 들었습니다. 그것으로 노스월과 계약까지 추진하시다니… 대단하시군요.”
“괜찮은 성과가 있을 거로 생각되는 사업이라 크게 기대하는 중입니다.”
“한데, 왜 노스월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군사기술 구현에 있어서 그보다 더 나은 기업들이 있었을 텐데요. 비율 이익을 따져본다면 더 나은 선택지도 있었을 거구요.”
신우는 그의 질문이 어떤 의도를 가진 걸 알아챘다.
“혹시… 하르파스 인더스트리 같은 곳 말입니까?”
“그곳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이죠. 노스월보다 미국 내 군사기업 순위는 낮으면서 기술력은 나쁘지 않으니 수수료 또한 조금 더 높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동시에 TSF도 그 판에 끼어들 수도 있겠고요.”
동시에 곽치영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저희 TSF와 하르파스 인더스트리의 관계를 알고 계셨나 봅니다.”
“자금의 흐름과 지분 구조로 추측만 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물론 하르파스 인더스트리도 조건이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내부 지분 구조와 자금 흐름에 이상한 부분이 많아서요.”
정곡을 찌른 듯한 신우의 설명에 곽치영은 좀 더 표정이 구겨지려다 다시 펴졌다.
“솔직히 MH퓨처시큐리티만큼 깨끗한 기업이 흔하겠습니까. 사업으로 인해 복잡한 자금 운영이 불가피하지요.”
“그런가요?”
“아무튼, 오큘러스 펀드의 군사기술 특허 관련하여 독점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면 이야기를 한번 나눠보심이 어떻겠습니까.”
의외의 제안에 신우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죠.”
“조만간 회사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때 자세히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뭔가 뻔뻔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곽치영의 접근은 신우에게 기회였다.
“그러시든가요.”
“이만 실례하죠. 파티,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날카롭던 대화를 마친 곽치영은 몸을 돌려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신우의 옆으로 헥터가 조용히 다가섰다.
“괜찮은 건가?”
아까 유진 슈와르츠가 릭을 보고서 뭔가 알아챈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비격도 일 때문이면 걱정할 필요 없어. 어차피 우리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도록 해놨잖아. 곽치영이 뭘 알아낸다고 해도 뭘 어떻게 할 것도 아니고.”
“대장의 결정이 그렇다면 맞겠지.”
동료들도 이견이 없는지 조용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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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다른 쪽으로 걸어간 곽치영은 유진 슈와르츠의 말을 들었다.
“릭 왓슨이라는 남자. 비격도 캠프에서 저와 싸웠던 놈과 덩치나 분위기가 흡사합니다.”
그 순간 곽치영은 표정을 굳히며 걸음을 멈췄다.
“…정말인가?”
당시 비격도 캠프에서 침입자들과 근접전을 벌였던 사람 중 생존자는 유진 슈와르츠뿐이었다. 다른 이들은 어둠 속이다 보니 그들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곽치영도 마찬가지였기에 그 말을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100%는 아니지만, 일단 느끼기에 그렇습니다.”
이에 옆에서 침묵 중이던 로사 테일러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그때 곽 지사장님이 조사한 백신우 대표의 동향은 중국 출장 중이었지 않나요?”
“호텔 기록에 의하면 청우그룹과의 회의 준비로 약 24시간 동안 펜트하우스인 로열 스위트룸에서 머물렀습니다. 건물과 인근 CCTV는 조작된 흔적이 전혀 없었고 말입니다.”
하지만 로사 테일러는 유진 슈와르츠의 감을 무시하지 않았다.
“만약 구멍이 있었다면요?”
“그때 비격도 캠프를 침입한 불청객들이 백신우 대표와 관계된 이들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요. 물론 저도 확신은 안 들어요. 아까 본 남자의 외형을 제외하고서는 목소리도 달랐거니와 알리바이도 확실한 상태이니까요.”
게다가 당시 침입한 이들의 실력은 666부대원 BLACK 이상이었다.
그 정도 실력의 병력을 백신우가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구멍이라…….”
“사실 그것도 가능성일 뿐이에요. 제가 본 영상에서는 해당 시간 중에 릭 왓슨이 경호원에게 룸서비스를 넘겨받는 장면이 있었으니까요.”
“조작 가능성은 어떻게 됩니까?”
“일단은 없어요. 만약 그게 조작이라고 하더라도 호텔을 빠져나간 방법을 알아내지 못하는 이상, 그 무엇도 입증이 안 되고요.”
곽치영은 도돌이표로 맴돌게 된 의문으로 머리가 아파왔다.
“당장은 회장님의 지시대로 MH퓨처시큐리티와 다시 접점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죠. 국정원을 통해서 압력도 넣어놨으니 반응이 있을 테고 말입니다.”
“러시아 쪽에서도 반응이 있다고 하니 대통령이나 국방부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로사 테일러의 의견에 곽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며칠 전 육군 특전사령관인 윤태인 중장에게서 목적이 불분명했던 일정을 찾았습니다. 위치를 추적하지는 못했지만, 당시 일정을 백신우의 스케줄과 비교하니 한국에 돌아온 날짜와 시간대가 겹치더군요.”
“윤태인 중장이 백신우를 따로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네요. 그렇다면 예상한 반응이 곧 올지도 모르겠고요.”
그런 중얼거림에 곽치영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아까 찔러볼까도 싶었지만, 괜히 심기를 건드리기보다 외부 압력으로 시선을 끄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괜찮은 수라고 생각되네요. 당장 불쾌한 감정으로 경계심만 높이는 것은 좋지 못한 선택일 테니까요.”
고요한 논의가 더 잔잔해지면서 곽치영과 로사 테일러의 시선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신우에게로 향했다.
시선에서 뿜어진 분위기는 무거우면서 오묘했다.
멀찍이서 그런 시선을 충분히 느끼던 신우는 괜히 고개를 돌리지 않고서 조용히 있었다.
그러던 중에 신우의 옆으로 임희연이 다가섰다.
지난번 MH전자 본사에서 기술 특허 사용 계약 이후로 처음 보는 것이니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여긴 어떻게 왔네.”
“사업적인 자리도 중요하니까요.”
형식적인 대답에 임희연은 아까부터 망설였던 말을 꺼냈다.
“방금 곽치영 지사장과 만났던데, 혹시 문제가 있는 거니?”
“그것도 사업적인 일들 때문이죠. 거기서 저한테 원하는 것이 많아서요.”
“…위험한 건 아니고?”
이제 임희연도 곽치영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잘 알았다. 그런 상황에서 곽치영이 신우에게 접근한 것을 보았으니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언제는 위험하지 않았던 일이 있었을까요.”
“그거야 그렇지…….”
“MH전자는 괜찮나요? 상황을 보고는 있었지만, 내부에서 잡음이 제법 있다고 하던데요.”
원래 MH전자는 명인철이 사장이던 곳인 만큼 고질적인 파벌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새로 대표 자리를 차지한 임희연에게도 반감이 심했다. 그로 인해 신제품 출시 이후 준비하는 사업과 기술 개발에 있어서 이런저런 태클이 많았다.
하지만 임희연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표정이었다.
“내 앞에서는 꺼내지도 못하는 잡음이지.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있을 때 파악해둔 것이 상당하니까.”
“약점을 잡아두신 것이 많나 보네요.”
“명인철 대표가 뿌려둔 게 워낙 많았으니까.”
그런 대화 중에 누군가 옆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안녕하십니까. 백신우 대표님.”
BF 인터내셔널의 백승한 대표와 재무이사인 백진한도 함께 온 것이었다.
임희연은 두 사람을 보고서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처음 뵙겠습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백승한이라고 합니다.”
“백진한입니다.”
신우는 두 사람과 명함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백승한은 신우의 옆으로 서 있던 임희연에게도 인사했다.
“임희연 대표님도 계셨군요.”
BF 인터내셔널이 희토류를 비롯해 여러 부품을 취급하다 보니 MH그룹의 여러 계열사와도 수차례 거래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백승한은 표면에서 거의 나서지 않았던 임희연을 본 적이 없었지만, 사업가로서 얼굴과 이름 정도는 익혀두고 있었다.
“…예. 안녕하세요. 백승한 대표님. 오랜만에 뵙네요.”
“MH전자 대표로 취임하신 거,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신우야. 나는 이만 가볼게.”
“그러시죠.”
임희연은 그렇게 다급히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