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22)
전직용병 재벌서자-222화(222/305)
222화. Mission 뒷북 (4)
투두두두두― 투두두두―
시끄러운 총성 속에서 부하는 자와드의 물음에 난감한 기색을 비쳤다.
“저도 반대쪽 공격이 없는 것이 이상해서 아까 2명을 우회시켜 보냈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습니다.”
“뭐?”
지금 총격전에 대치 중인 부하들의 수는 6명뿐이었다.
그렇게 반대쪽으로 갔던 곳에 문제가 생겼다면 진작 돌아오고도 남았다. 무장한 부하 2명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라질 수는 없었다.
자와드는 라피흐와 같이 문제가 작지 않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라피흐는 2명을 붙여서 반대쪽으로 가봐.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곧장 돌아오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한 라피흐는 앞에 서 있던 이와 다른 부하를 불러서 밑으로 내려갔다.
호텔 구조가 단순한 덕분에 아래층에서 반대쪽으로 넘어가면 되었다.
“너무 오래 끌면 안 되는데…….”
휠링의 경찰서와 소방서는 미리 급습해 완전히 처리해둔 상태였다. 인근 지역에 통신 회선 차단과 전파 방해기까지 돌리고 있으니 당장 문제될 것은 없겠지만, 그것도 시간문제였다.
그사이에도 어두컴컴한 복도는 위에서 계속 울려대는 총성으로 인해 시끄러웠다.
부하 둘은 사방으로 플래시를 비추며 라피흐와 같이 걸었다. 그러다 바닥에 쓰러진 인영(人影)들을 발견했다.
“…저건.”
한 부하가 다급하게 다가가 확인했다.
“제마르와 나딤입니다! 그리고… 사망했습니다.”
아까 반대쪽으로 보냈던 용병 동료들이었다.
이에 라피흐와 부하는 표정이 굳어지며 곧장 가까이 다가갔다. 플래시를 비쳐서 확인하니 겉으로 심한 외상이 없는 채로 진짜 죽어 있었다.
“어떻게 죽은 거지?”
“총상이나 칼에 베인 상처는 안 보입니다. 그렇다고 목이 부러지거나 졸린 것 같지도 않고요.”
“둘 다?”
“…일단 그렇습니다.”
그 순간 라피흐는 불안감이 엄습해옴을 느끼고서 사방을 플래시로 비춰보다가 주변 방문의 손잡이를 하나씩 돌려보았다.
철컥― 철컥―
하나같이 잠겨 있었기에 강제로 열고 수색해볼까도 했지만, 당장 신경 쓸 상황은 따로 있었다.
“일단 마저 반대쪽으로 간 후에 지원을… 뒤에!”
라피흐는 고개를 돌리며 말하다 부하들의 위쪽에서 떨어진 그림자를 보고 외쳤다.
그림자의 정체는 바로 웨이였다.
동시에 웨이는 한 사내의 어깨와 쇄골을 무릎으로 뭉개듯 찍어내렸다.
콰직―
반대쪽에서 상황을 보던 다른 사내가 곧장 소총을 겨누었다.
하지만 웨이는 총구를 붙잡아 당기며 왼쪽 팔꿈치로 그의 목을 가격한 후 빠른 속도로 명치와 옆구리를 주먹으로 찔러넣었다.
퍽, 퍼퍽―
“죽어―!”
상황의 심각함을 직감한 라피흐는 부하들을 생각하지 않고서 방아쇠부터 당겼다.
타타타탕―
그러나 웨이는 어느새 복도 구석으로 몸을 굴린 후 도약과 함께 반대쪽 벽을 발로 차서 라피흐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늦어.”
그들이 사용하는 다리어로 말했다.
순간 라피흐는 깜짝 놀라며 총구의 방향을 다급히 바꾸려 했다.
웨이는 그걸 놓치지 않고 팔로 총열을 쳐낸 후 빠르게 주먹을 내질렀다.
후욱―
라피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몸을 뒤로 빼서 피한 후 근거리에서 불리한 소총을 돌려 권총으로 반격하려 했다.
‘이 녀석은… 이시크올선의 라피흐?’
몸놀림이 격해지면서 라피흐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천이 흘러내리며 보인 것이다.
그 얼굴은 회귀 전에 트라이드 아이와 부딪쳤던 아프가니스탄의 용병 조직이면서 청부 살인까지 서슴지 않던 이시크올선의 부대장이었다.
퍼퍽― 퍽―
이에 웨이는 더 파고들어서 그가 권총 방아쇠를 당길 틈조차 주지 않고 공격했다.
하지만 라피흐도 그걸 예상했는지 뒤쪽으로 거리를 벌리기 위해 움직였다.
타탕― 탕―
권총의 총구가 움직일 때마다 웨이는 코앞에서 방향을 빠르게 틀었다.
라피흐는 탄환이 빗나간 것을 보며 욕부터 터뜨렸다.
“젠장!”
그사이 웨이는 벽과 바닥을 빠른 속도로 도약한 후 기묘하게 손가락을 세운 자세로 틈이 생긴 라피흐의 복부와 허벅지에 찔러 넣었다.
퍼퍼퍽― 퍼퍽―
웨이의 팔이 그에게 휘감기듯이 들어간 공격이었다.
충격으로 순간 몸이 휘청한 라피흐는 영문을 알기가 어려웠다.
‘고작 그런 공격으로 다리가 풀린다고? 그보다… 무엇으로 공격한 거지?’
방금 공격은 쇠막대기 같은 것으로 찔러 들어온 듯한 데미지였다.
그러나 라피흐는 상대인 웨이가 맨손인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웨이는 그의 시야 밖으로 도약한 후 천장을 밟고서 뒤쪽에 착지했다.
라피흐는 상대에게 총이 없다는 걸 알았음에도 몸을 돌리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순간 죽게 될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네놈들은 대체 뭐냐?”
그런 물음이 던져지자 웨이는 변조된 목소리로 다리어를 사용해 대답해주었다.
“로켓 런쳐에 죽을 뻔해서 깽값 받을 사람.”
“그게 무……!”
웨이는 라피흐의 양쪽 귀를 손등으로 쳐서 종처럼 울렸다. 그리고 머리를 잡아 몸과 함께 돌아갈 정도로 허공에 띄웠다.
정신이 아찔해진 라피흐는 자신이 어디로, 어떻게 떨어지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그런 라피흐의 머리는 웨이의 무릎 위로 올라오더니 손등이 작두처럼 떨어졌다.
콰직―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서늘하게 복도를 울렸다. 이내 웨이의 무릎에서 벗어나 바닥으로 떨어진 라피흐는 코와 눈에서 피를 흘리며 호흡이 끊겨버렸다.
.
.
.
여전히 6층 복도 앞 계단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지는 중이었다.
자와드는 서쪽 계단 방향이 계속 잠잠한 것을 보고서 의구심이 들었다. 5층 복도를 통해 넘어갔을 라피흐와 부하들이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지. 수류탄을 쓴다.”
아까도 걱정했듯 표적의 시신을 확인하기 어려울지 몰라서 일부러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 시간을 지체할 수 없기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부하들은 거리낌 없이 수류탄을 꺼내 핀부터 뽑으려 했다.
그때였다. 반대쪽에서 빗발쳐 날아들던 총성이 갑자기 그쳤다.
이상함을 감지한 자와드는 곧장 손을 들어 사격 중인 부하들의 행동을 멈추게 했다.
양쪽의 총성이 모두 멈추고서 정적이 찾아왔다.
“…뭐지?”
엄청난 수상함이 느껴지던 중이었다.
쨍그랑―
그 순간 복도 끝 창문이 깨지며 뭔가 날아들더니 자와드와 부하들이 서 있던 계단 앞 복도 바닥에 떨어졌다.
방금 전 그들이 던지려고 했던 것과 똑같은 모양의, 핀 뽑힌 세열 수류탄이었다.
“…피해!”
하지만 수류탄은 그들이 피할 틈을 주지 않았다.
콰아앙―
결국 폭발하면서 요란한 굉음이 울리더니 사방으로 파편이 휘몰아쳤다. 그 충격으로 인해 주변으로 몰려 있던 이들은 곧장 나가떨어지면서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와장창―
동시에 아까 깨진 창문으로 두 인영이 남아 있던 유리를 완전히 박살내며 들어왔다.
릴리안과 메이안이었다.
타타탕― 타탕― 퍼퍼퍽―
그녀들은 권총과 접이식 손도끼를 빠르게 움직이며 쓰려져 있던 이들을 하나하나 단숨에 보내버렸다.
“크으윽―!”
수류탄의 폭발로 인해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자와드는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음을 감지했다. 이에 다급히 몸을 일으켜 도망치려 했지만, 어느새 뒤에서 튀어나온 손도끼 날이 목 앞으로 겨누어졌다.
“얘가 대장 같은데? 그냥 죽이면 돼?”
메이안이었다.
그런 물음에 릴리안은 자와드의 마지막 부하를 권총으로 깔끔하게 처리하고서 다가왔다.
자와드의 얼굴은 아까의 폭발로 천이 흘러내려 드러나 있었다.
“…진짜 이시크올선이네. 게다가 자와드잖아?”
메이안이 알아들을 수 있게 중국어로 대답했지만, 자와드는 자신의 이름과 용병 조직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나와 이시크올선을 알고 있었나?”
다리어로 된 질문이었다.
이에 릴리안은 폭발과 전투로 엉망이 된 금색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자와드의 앞으로 걸어가 똑같은 언어로 대답해주었다.
“모를 수가 없지. 이시크올선, 아프가니스탄에 본진을 두고서 활동하는 용병이잖아. 탈레반에 속한 놈들이면서 어떤 조건의 청부든 금액만 맞으면 전부 처리하는 놈들이기도 하고.”
설명을 듣던 자와드는 여기저기 찢어진 드레스 차림을 한 릴리안의 모습을 보고 눈이 크게 뜨여졌다.
이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손도끼를 쥔 것이 자신보다 한참 작은 소녀의 얼굴을 한 여인이라는 것까지 확인했다.
“네년들이 내 부하들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건가?”
“우릴 공격한 대가는 치러야 하잖아. 아, 혹시 우리 대표님을 죽이라고 시킨 사람에 대해 말해줄 수 있겠어?”
이번 공격은 회귀로 알고 있던 미래와 완전히 별개이면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애초에 이시크올선과 부딪치게 된 것도 과거로 돌아오기 전에서 한참 후에나 벌어졌어야 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 우리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의뢰인을 알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우리는 돈과 함께 청부받은 대로 움직일 뿐이야. 의뢰인의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릴리안은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흘렸다.
“그걸 내가 알아내지 못할 거 같아서 묻는 거 같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의뢰는 무조건 직접 만나서 받잖아. 일부러 증거를 남겨놨다가 수틀리면 거꾸로 의뢰인을 협박하고 말이야.”
그 순간 자와드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방금 말한 방식은 실행으로 옮긴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년이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설마, 롱고 놈들이 함정을 파두었던 건가?”
얼마 전, 청부를 마무리한 후 이탈리아 마피아 롱고 패밀리가 자신들을 죽이려 해서 역으로 보복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서로의 입지가 위험해질 것 같아 적정선에서 협상해 멈췄다.
“롱고? 이탈리아의 그 롱고?”
물론 릴리안도 그곳에 대해 알고 있긴 했다.
“그래!”
“거기가 왜 나오는지는 모르겠고, 지금 말하기 싫으면 탈로칸에 있는 네 안가를 털어봐야지. 거기에는 누가 의뢰한 건지 남겨놨을 테니까.”
자와드의 표정이 다시 한번 굳어졌다.
그 안가의 위치는 부대장인 라피흐까지만 알고 있던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더 묻기도 귀찮으니 그냥 여기서 끝내자.”
타앙―
릴리안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권총을 들어 쏘았다. 그렇게 탄환은 발사된 자와드의 머리를 꿰뚫고서 바닥에 쓰러지도록 만들었다.
“에이… 처리는 나보고 하라며.”
“무슨 살인 중독이야? 그냥 적당히 해.”
호텔 안의 상황은 그렇게 정리되었다.
이에 릴리안은 이어폰으로 웨이에게 연락했다.
“자와드 처리 완료. 저격조 처리는 어떻게 됐어?”
잠시 조용하다가 웨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까 5층 복도에서 라피흐와 부하들을 처리한 후 바깥으로 나갔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Emergency Clear―! 부상자는 더 없고?]“일단 아까 이후로 없어. 전파 방해기는 찾았어?”
그런 물음이 오가던 중에 장만수의 대답이 들려왔다.
[호텔 건물 중심으로 동쪽 30m 거리에 기록이 없는 검은색 벤 발견.]로랜스 버드가 방에서 띄운 드론을 통해 장만수가 찾아낸 것이다. 물론 방금까지는 외부에서 호텔 상황과 저격조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Ok! 내가 바로 가서 처리할게.]“끄는 법은 알고?”
웨이는 섬세함이 필요한 기계 쪽과 그다지 친하지 않았다.
[안 되면 부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