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42)
전직용병 재벌서자-242화(242/305)
242화. 브릴리언트의 거름 (1)
TSF 본사 회의실 안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그러다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빅터 브라이언트가 나섰다.
“LEVEL 2로 약속된 대가는 확실히 받기로 한 겁니까?”
새로운 기업의 지분을 의미했다. 현 지사장들이 TSF Investment를 위해 일해온 것은 전부 그것 때문이었다.
다른 지사장들도 가장 궁금하던 사항이었지만, 굳이 총대를 메고 싶지 않아 조용히 있었다.
제임스 캐넌이 그런 빅터 브라이언트와 눈을 마주치고서 말했다.
“그건 걱정하지 마시죠. 사업의 정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여기 있는 모든 지사장에게 약속한 지분을 배분할 겁니다.”
하지만 빅터 브라이언트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혹시나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신다면, 심사숙고하시길 바랍니다.”
“어떤 생각 말입니까? 설마 제가 거사를 앞두고서 지사장들을 배신이라도 할 거라는 뜻입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다들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빅터 브라이언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외적으로 남서유럽을 담당했던 바스티안 마션이 처분된 것은 내부 비리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쳐내기 아닙니까? 애초에 그가 유럽 마피아를 이용해 뒷공작을 준비 중이던 것을 알고 있었지 않습니까.”
그 외에 조직을 벗어나 따로 666부대를 만들려던 계획까지 세웠다.
물론 그건 다른 지사장들에게 흘러들어가지 않았다.
“바스티안이 우릴 배신하려 했다는 건 공유했던 내용 그대로입니다. 아니면 그걸 가만히 놔뒀어야 한다는 의미입니까?”
“그건 아니지만, 그런 방식의 처단이 아닌 공식적으로 논의를 거쳐 정리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제임스 캐넌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본사에서 조사를 마쳤을 때는 바스티안이 이미 웬만한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급히 조치한 겁니다. 하니, 그 이야기는 거기까지만 하시죠. 빅터 브라이언트 지사장.”
목소리에 잔뜩 힘이 실렸다. 그로 인해 회의실 안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조용해진 분위기 속에서 사미르 지란 쿠르디가 입을 뗐다.
“자∼ 자∼ 회장님 말대로 살벌한 말은 여기까지만 하시죠. 이러다 진짜로 누구 하나 죽겠습니다.”
“…….”
다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에 사미르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결과가 어떻든 우리는 약속된 지분만 받으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솔직히 바스티안 마션을 우리가 형제처럼 아꼈던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그리고 살 궁리는 각자 알아서 할 부분이지 않습니까.”
그 순간 몇몇은 뜨끔한 듯 시선부터 돌아갔다.
다들 지사장 또는 지부장 자리에 있으면서 지시받았던 일만 해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바스티안 마션처럼 꿍꿍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자금을 움직이는 만큼 그런 위치를 이용해 사익(私益)도 충분히 챙겼을 것이 분명했다.
이에 제임스 캐넌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사미르 지사장의 말대로 여기까지만 하시죠. 다음에 만났을 때는 새로운 자격을 갖춘 후가 될 테니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회의는 그렇게 끝났다.
제임스 캐넌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구엘 존슨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그와 동시에 친분이 있는 지사장, 지부장들끼리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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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간 제임스 캐넌의 뒤로 중국 지사장인 도로시 맥다니엘이 급하게 다가왔다.
“회장님.”
“…왜 그러나. 맥다니엘 지사장.”
그 물음에 도로시는 침을 한번 삼키고서 말했다.
“다름이 아니라 WIXCOIN 쪽 작업으로 추가 보고할 것이 있어서요.”
“잠시 내 방으로 올라가지.”
둘은 그렇게 위로 올라갔다.
자리를 잡고 앉은 도로시는 바로 내용을 꺼냈다.
“WIXCOIN 조셉 본은 조만간 계획대로 일을 진행할 겁니다.”
도로시 맥다니엘은 중국 지사장으로 가기 전까지 뉴욕 지부장이었다. 거기서 맡고 있던 업무가 있었고, 중국으로 넘어간 후에도 계속 담당해왔다.
“문제는 없겠지? 혹여나 조셉 본이 마음을 바꿔 먹는다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야.”
“자회사들 문제로 꽁꽁 묶어놨습니다. 어차피 침몰하게 될 배의 책임을 물고 싶지 않다면 조셉 본도 가만히 있을 수 없을 거예요.”
자신만만한 그녀의 대답에 제임스 캐넌도 고개를 끄덕였다.
“맥다니엘 지사장의 실력이라면 확실히 믿을 만하겠지. 하지만 저번에 곽 지사장의 자리를 넘보다 넘어질 뻔하지 않았나.”
한국 쪽 블랙 그라운드 프로젝트가 엎어질 뻔했을 때 도로시 맥다니엘이 MH퓨처시큐리티를 이용해서 마무리 공격을 날리려 했던 계획이었다.
“그때는 오큘러스 펀드가 갑자기 끼어드는 바람에 불가피했습니다.”
“나도 알지. 그러니 절대 방심하지 말라는 말이야.”
현재 TSF Investment는 모든 사업을 현금으로 바꾼 후 브릴리언트 휘하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거기서 최고의 피날레는 WIXCOIN이었다.
가상화폐라는 아이템 하나로 시가 총액 수백조 원을 이룬 회사. 그걸 무너뜨려 엄청난 차익을 얻어 브릴리언트의 거름으로 쓰려는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부탁하지. 시기가 시기인 만큼 절대 실수가 있어서는 안 돼.”
대화는 오래 걸리지 않아 끝났다.
이에 도로시 맥다니엘은 고개를 살짝 숙인 후 바깥으로 나갔다.
* * *
신우는 장만수와 릴리안, 경호원을 대동하고서 미국 실리콘 밸리의 WIXCOIN이란 회사를 방문했다.
로비에 따로 마련된 고급스러운 응접실에 앉아 있으니 젊은 인도계 청년이 비서들과 함께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조셉 본이라고 합니다.”
그가 내민 악수에 신우는 곧바로 일어나 받아주었다.
“백신우입니다.”
“압니다. 요즘 경제계에서 MH퓨처시큐리티의 백신우 대표님을 모를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신우는 그 말을 들으며 웃어주었다.
“사건, 사고가 많아서 유명해진 것뿐이죠.”
휠링 대참사를 말한 것이다. 그러나 조셉 본은 고개를 저었다.
“그것뿐일까요. 한국을 넘어 중국, 미국, 유럽 쪽으로 뻗고 계시는 사업도 상당하지 않습니까.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저를 먼저 찾아와주실 줄은 몰랐네요.”
조셉 본의 손짓과 함께 신우는 소파에 다시 앉았다.
“연락드렸을 때 만나주지 않으시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이네요. 만남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히 MH퓨처시큐리티에서 먼저 연락이 왔을 때는 정말 놀랐습니다. 이런 유명인이 나한테 먼저? 라고 말이죠.”
장난기 가득한 농담과 함께 조셉 본은 환하게 웃었다.
“회사가 유명한 거죠.”
“에이! 이 바닥에서 어찌 회사만 유명해지겠습니까. 그 기반에 사람이 있으니 가능한 거죠. 게다가 백 대표님이 MH퓨처시큐리티를 어떻게 성공시켰는지 모를 수도 없지 않습니까.”
처음 신우에 대한 평가는 MH그룹이란 재벌가의 혼외자 아들. 낙하산으로 본사 전략투자운영실 실장 자리에 앉아 운 좋게 실적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KITE 대표를 겸하고서 미국에 지사 설립. MH퓨처시큐리티와 배성유통 인수해 MH유통까지 만들었다.
그 모든 과정이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진행되었다.
“투자의 선택을 잘했을 뿐이죠.”
“그렇죠. 어떤 일이든 선택이 중요하니까요. 저도 그 덕분에 WIXCOIN을 이렇게 키울 수 있던 것이기도 하고요.”
“대단하시네요.”
“백 대표님보다 대단할까요. 솔직히 COIN이라는 것이 허상이지 않습니까. 물론 실체가 없는 자산인 것도 아니지만요.”
수조 원의 자산을 가진 조셉 본의 입장에서 뭔가 의미심장한 설명이었다.
“꽤나 감상적인 말씀이군요.”
“하하하! 논리적인 이과의 감성이 이런 현실을 만들 수 있게 해주었죠.”
“그런 것이라면 COIN 같은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 쪽이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지금 WIX에서 진행하시는 일처럼요.”
조셉 본은 WIXCOIN을 모기업으로 두고서 휘하에 여러 과학기술 분야의 자회사들을 설립했다.
다만, 그 기반은 충분한 자본금으로 웬만큼 사업이 안정된 기업들을 사들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제가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요. 그런데 오늘은 어떤 일 때문에 보자고 하신 겁니까?”
그런 물음에 신우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전화나 메일로 먼저 말씀을 드려볼까 하다가, 많이 민감한 사항이 포함되어서 직접 찾아온 겁니다.”
“그게 뭡니까?”
“그 전에 다른 사람들은 물리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급격히 무거워진 분위기에 조셉 본도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러죠. 다들 나가 있지.”
조셉 본의 지시와 함께 신우도 사람들을 물렸다.
그렇게 둘만 남게 되었다.
“무슨 이야기인데 그렇게까지 분위기를 잡으신 겁니까?”
다시 던져진 물음에 신우는 조심히 입을 뗐다.
“다름이 아니라, 사실 저도 WIXCOIN 주식을 가지고 있거든요. 물론 조셉 본 대표님께서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지만, 최근 그쪽 자회사인 WIX Tech와 Medical 쪽이 합작하여 개발하던 기술이 유출되었다는 소문을 들어서 말입니다.”
순간 조셉 본의 표정이 무섭게 구겨질 뻔하다가 말았다.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MCS-3392. WIX Tech 메디컬 웨어러블 기술 말입니다. 아직 소문이 크게 나지는 않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를 일이지 않습니까.”
신우의 입에서 자세한 기술 이름까지 나오자 조셉 본은 한숨을 길게 흘렸다.
“그렇게까지 알고 계시면… 제가 뭐라고 해도 소용이 없겠군요. 한데, 그걸 어디서 들으신 겁니까?”
정보의 출처는 장만수였다. 원래 미래에서 WIXCOIN에서 벌어진 대규모 주가 조작 및 횡령 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시기의 WIXCOIN 내부에서는 그 상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 상태였다.
“제 경영 능력과 더불어 정보 수집 능력이 나쁘지 않은 건 듣지 못하셨나 봅니다.”
“…건너 건너 조금 듣긴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대단하신 듯하네요.”
조셉 본도 신우가 만나자고 한 후부터 최근까지 여러 방면으로 조사했다. 당연히 그중 투자를 비롯해 여러 정보 면에서 특출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튼… MCS-3392의 기술 유출 사태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고 들었는데, 해결은 자사에서 하시는 중입니까?”
그런 신우의 물음에 조셉 본은 잠시 생각하다가 반문했다.
“정확히 어디까지 알고 계신 겁니까?”
“기술과 더불어 메디컬 웨어러블 시제품 테스터의 정보 유출까지입니다. 물론 그것만 문제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하아… 꽤나 자세히 알고 계시는군요.”
“그게 드러나면 자회사에서 그치지 않고 모기업인 WIXCOIN에도 큰 타격이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셉 본은 아까 말한 대로 여러 방면으로 관심이 많아 사업들을 벌였다. 언론을 통해 나름 성공적인 모습이 비치기도 했지만, 실상은 큰 구멍이 뚫린 항아리나 다름없었다.
상당한 규모의 기초 자금으로 벌인 일은 많았지만, 제대로 된 이익이 발생하지 못하고 손실만 발생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 대표님께서 뭘 원하시길래, 여기까지 찾아와 이런 정보를 주시는 겁니까?”
그런 물음에 신우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