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43)
전직용병 재벌서자-243화(243/305)
243화. 브릴리언트의 거름 (2)
비밀이 드러나자 조셉 본은 초조해졌다. 그러면서 신우의 의미심장한 얼굴을 보고는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신우는 그사이 조셉 본의 표정을 살피며 천천히 입을 뗐다.
“골치가 아픈 자회사들을 매각하심이 어떻습니까?”
“매각 말입니까? 저희야 그곳들이 처리된다면 좋을 일이지만… MH퓨처시큐리티에서 무슨 득이 될 것이 있습니까?”
조셉 본은 깍지 낀 손가락으로 손등을 두드리며 신우가 자회사들에 관심 가지는 것을 심상치 않게 생각했다.
사업가는 사업가를 알아본다. 쓰레기를 산다고 해도 거기서 이익이 될 이유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득 되는 것이 있죠.”
“…어떤 부분에서 말입니까?”
“그걸 알려드리면 저한테 자회사들을 안 파실 것이지 않습니까. 조셉 본 대표님에게 자회사들은 골칫덩이고, 저는 그게 필요하니…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방향이 가장 좋은 그림이 될 듯싶은데요.”
그런 대답에 조셉 본은 조금 창피해졌는지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나왔던 상체를 뒤로 당겼다.
“크큼―! 그래서, 만약 저희 쪽에서 Tech와 Medical을 매각한다면 MH퓨처시큐리티는 얼마 정도를 생각하십니까?”
“지금 가치를 따진다면 WIX Tech는 6,000억. WIX Medical은 7,000억 정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신우는 이미 두 기업의 대략적인 가치를 조사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그런 제시에 조셉 본은 미묘한 표정이 지어졌다.
“그 금액이 나쁘지는 않지만, 아무리 당장 적자인 회사라고 해도 자체 가치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그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특허도 상당하고 말입니다.”
조셉 본도 그 기업들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수많은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실패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치는 꺾였고, WIXCOIN의 골칫덩어리가 되어갔다.
지금 상황에서 그런 자회사들로 인해 조셉 본의 대표 자리도 위협당하던 중이었다.
“그것까지 감안해서 그 금액인 겁니다.”
차라리 MH퓨처시큐리티에서 터무니없이 후려친 금액이라면 모를까. 조셉 본이 생각했을 때도 적정선에 들어가는 수준이다 보니 무작정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제가 지금 결정하지 않고, 백 대표님이 아닌 다른 곳과 협의해볼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금액이 달라질 수도 있을 텐데요.”
나름 머리를 굴려본 것이 그 정도 수준이었다.
그만큼 조셉 본이 자회사들을 매각할 마음이 상당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시든가요. 제안받을 회사들이 WIXCOIN 자회사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더불어 자회사들이 처한 상황까지 해결할 수 있다면 더 좋겠고요.”
자신만만한 신우의 대답에 조셉 본은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당연히 그도 자회사에 마음이 떠난 후 매각할 대상부터 모색했다.
하지만 덩치만 너무 불려놓은 자회사들을 사들일 기업이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신우는 장만수를 통해 그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지를 수 있었다.
동시에 조셉 본의 입이 한참 꿈틀거리다가 천천히 떨어졌다.
“MH퓨처시큐리티는 그게 가능하다는 겁니까?”
기술과 제품 테스터인 사용자 유출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대외적으로 공표된 사항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기에 어떤 기업에든 팔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하아… 값을 치를 테니 그걸 알려주실 수는 없습니까.”
“그건 안 되죠.”
“의외로 칼 같은 면이 있으시군요.”
“사업은 사업이니까요. 일단 저희가 제안한 금액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고려해보시죠.”
똑똑―
대답이 던져지던 중에 노크 소리가 울렸다. 안으로 고개를 내민 것은 장만수였다.
“장만수 부장님? 무슨 일입니까?”
사실 신우는 장만수에게 적당한 타이밍에 중요한 스케줄이 있는 척 불러달라고 해놨다. 그래야 조셉 본이 좀 더 초조한 마음이 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공적인 자리인 만큼 서로 존댓말을 썼다.
“화이트하우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곳 VIP가 시간이 될 때 조찬이나 오찬으로 만남을 한번 가졌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영어로 말한 것이다 보니 조셉 본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백악관의 대통령이 보자는 말이었기에 그는 놀란 표정이 지어졌다.
“음… 언제까지 답변을 줘야 하는 겁니까?”
솔직히 너무 센 거짓말을 던진 듯해서 신우는 얼떨떨했다.
하지만 장만수는 평소와 다르게 덤덤한 표정이었다.
“그쪽에서는 빠른 답변을 원하긴 합니다. 일단 미국에서 머물 예정인 기간을 생각하면 내일밖에 없습니다.”
“다른 중요한 일정은 없습니까?”
“오늘 저녁에는 하르파스 인더스트리에 방문 일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곧 있으면 공항으로 출발하셔야 합니다.”
“그럼 내일 오찬으로 하죠. 만약 거기서 일정이 안 되면 다음에 기회를 봐서 방문한다고 전하시고요.”
“알겠습니다.”
장만수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이후에 신우는 조셉 본을 보며 말했다.
“일정 때문에 곧 가봐야겠네요. 아까 제안드린 건 생각할 시간을 드리면 될까요? 물론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제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주시면 좋겠지만 말입니다.”
조셉 본이 자회사들을 헐값에 넘길 생각이 없다면 거의 협박이나 다름없는 제안이었다.
“한번 생각해보고 연락드리죠.”
“알겠습니다.”
신우는 그에게 명함을 건네주고서 배웅받았다. 이후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동료들과 함께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차에 올라타면서 옆자리에 앉은 장만수에게 말했다.
“아까는 무슨 거짓말을 그렇게 세게 쳤어?”
“응? 거짓말?”
“화이트하우스에서 연락이 왔다는 거 말이야.”
그런 말에 장만수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거짓말 아닌데.”
“…왜?”
신우는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그 모습에 장만수도 같이 고개를 움직였다.
“왜긴. 진짜 화이트하우스에서 연락이 왔으니까 전한 거지. 거기서도 빨리 일정을 알아봐달라고 해서 미팅 중에 전달한 거고.”
“…….”
전부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신우는 그게 조셉 본을 적당히 재촉하게 할 거짓말이라고만 생각했다.
“진짜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던 거야?”
“난 그런 줄로만 알았지.”
“대장아, 화이트하우스 방문이면 이쪽 바닥에서도 소문이 날 일인데. 그걸로 내가 거짓말을 어떻게 하냐?”
신우는 왜 그렇게 센 거짓말을 하나 싶었다.
“…하긴, 그것도 그렇네.”
“일단 내일 오찬으로 말 전했는데. 그건 괜찮은 거야?”
“거기서 답변은?”
“곧 연락 주기로 했어.”
우우웅― 우우웅―
장만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에 전화를 받고서 오래 걸리지 않아 끊었다.
“화이트하우스?”
신우의 물음에 장만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내일 오찬, 괜찮다고 하네.”
“귀찮게 됐네. 이제 와서 됐다고 할 수도 없고… 일단 알겠어.”
그사이 차는 WIXCOIN 본사 부지를 벗어났다.
* * *
해가 저물어가는 시각.
신우는 실리콘 밸리에서 시카고로 넘어와 다시 타일러 차로, 헥터는 데릭 린으로 변장한 후 하르파스 인더스트리 본사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글렌 라슨은 신우가 건넨 오큘러스 펀드의 계약서를 훑었다.
“역시 만만치 않은 제안들이네요.”
상부의 허가까지 떨어진 사항이지만, 글렌 라슨은 여전히 못마땅한 부분이 많았다.
이에 신우는 타일러 차의 얼굴로 웃어 보였다.
“일단 먼저 말씀드린 대로 1차 제안이 기재된 계약서입니다. 체결 의향이 있으시면 공장 시찰까지 마무리하고서 확정될 겁니다.”
FBD2의 모든 설계를 오큘러스 펀드에서 진행한 만큼 제품 생산에 필요한 기반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하르파스 인더스트리 측에서도 그런 과정을 잘 알았다.
“생산 공정에 필요한 시찰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저희도 충분히 믿고 있습니다.”
“하면, 시찰은 언제쯤 가능하십니까? 저희는 내일이라도 문제없습니다.”
글렌 라슨은 최대한 빨리 남은 사항들을 진행하고 싶었다.
상부에서 TSF와 같이 하르파스 인더스트리를 흡수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앞서 오큘러스 펀드의 FBD2 생산 계약이 묶여 있어야 같이 가지고 들어갈 수 있었다.
“저희도 빨리 확인하고 싶지만, 내일은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어렵겠습니다. 이후는 동남아시아에 들어가 중요하게 처리할 일들이 있고요.”
“내일 일정은 어떤 것인지 여쭈어도 괜찮은지요.”
정중한 물음에 신우는 살짝 웃어 보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프라이빗한 일정이라 말씀드리기가 어렵겠네요.”
살짝 머쓱해진 글렌 라슨은 신우와 시선을 마주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실 수도 있죠.”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MH퓨처시큐리티 백신우 대표는 내일 화이트하우스를 방문한다고 하던데요.”
글렌 라슨은 이번 설명을 듣고서 깜짝 놀랐다.
“도널드 휴스턴 대통령을 말입니까?”
“그런 것 같던데요.”
신우는 타일러 차의 모습으로 원래 자신의 스케줄을 말해줬다.
이에 글렌 라슨은 계속 놀라워했다.
“백신우 대표… 참으로 대단하군요.”
“도널드 휴스턴 대통령이라면, 회장님께서도 뵙지 않으십니까?”
다른 기업이면 몰라도 방산기술을 다루는 곳인 만큼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어쩌다 한 번 뵐 뿐이죠. 하지만 그것도 필요에 의해서 찾아뵙는 겁니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보통 그쪽에서 먼저 호출이 오는 경우는 드물죠.”
“그렇습니까? 하긴, 어려운 부분이 많겠네요.”
신우는 그렇게 반문하며 타일러 차의 얼굴로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글렌 라슨은 조금 초조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하루라도 빨리 진행해야 할 계약이 차일피일 늘어지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하면, 미국에는 언제 다시 들어오실 수 있는 겁니까?”
“동남아시아를 거쳐서 중국 쪽 일정까지 마치면, 2주 후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보다 나중인 탓인지 글렌 라슨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하지만 지금 관계상 아쉬운 것은 자신들이란 것도 잘 알았기에 재촉하기가 어려웠다.
“…그럼 2주 뒤에 지부장님의 공장 시찰 일정을 잡아두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우우웅― 우우웅―
웬만큼 이야기가 진행되던 중에 진동음이 울렸다.
그런데 테이블에 놓인 신우나 글렌 라슨의 핸드폰이 아니었다. 회장실 한쪽에 자리 잡은 글렌 라슨의 책상 쪽에서 나는 진동음이었다.
“…전화 온 것 아닙니까?”
누가 봐도 비밀스럽게 사용하는 전화 느낌이었다.
이에 글렌 라슨은 헛기침을 내뱉으며 말했다.
“중요한 전화가 온 듯싶군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를 나눠야겠습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공장 시찰 때 뵙죠.”
신우는 인사를 마치고서 밖으로 나갔다.
이후 혼자 남게 된 글렌 라슨은 급히 책상으로 다가가 서랍에서 폴더형 핸드폰을 꺼내 받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