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46)
전직용병 재벌서자-246화(246/305)
246화. 여의도 하이에나 (2)
신우의 물음에 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황정현이 천천히 입을 뗐다.
“잘 아시겠지만, 이번 사업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몰려 있습니다. 특히 침체된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이다 보니 수많은 지역에서도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그건 신우도 잘 알고 있었다.
하이퍼 브릿지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다. 누가 봐도 그 사업으로 떨어질 것이 많아 보이기에 루두스 쪽에서 접근해올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빨리 고개를 들이민 것은 미국과 한국의 정부였다.
‘그래서 야당 대표인 민재열까지 명인철에게 접근한 거겠지.’
민재열이 명인철에게 접근한 이유는 너무나도 뻔했다. 야당 지역구에 거리 조성 사업을 진행시켜서 활성화시키고, 동시에 민심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신우는 청와대 응접실로 들어서기 전 장만수에게 받았던 답신을 떠올렸다.
야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힌 민재열은 며칠 전 청와대를 방문했다.
“아시다시피 해당 사업은 거리 조성입니다. 기존에 구성된 거리를 리폼하는 것이죠. 당연히 허가도 따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제3자는 끼어들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구청이나 시청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완전히 없다고도 할 수는 없죠.”
“정부의 마음에 들지 않을 시에는 그걸로 덜미라도 잡겠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평온하게 진행되던 대화는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이에 옆자리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던 경제수석 비서관인 김진섭이 다급하게 나섰다.
“크음―! 백신우 대표님. 대통령님께서는 그런 의도로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자칫 국민들의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어떤 오해 말입니까?”
“저희가 알기로 백신우 대표님은 특정 정치색을 드러내시지 않은 걸로 압니다.”
신우는 그 물음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대답해야 하는 질문일까요?”
이전 생에서 UAD 프로젝트가 끝나자마자 전역한 후 한국을 떠난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아무리 애국심을 위해 무엇이든 해도, 그 위에서 권력을 잡은 사람의 색에 따라 휘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건 아닙니다.”
김진섭의 대답에 따라 황정현도 다시 나섰다.
“호흡과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MH퓨처시큐리티에서 그런 기준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들, 사람들 눈에는 그렇게 비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하면, 우리가 어디서 사업을 진행할지 정부의 승인을 받아 움직이라는 겁니까?”
대답과 함께 신우는 아까보다 무거운 분위기를 내뿜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것은 황정현과 김진섭만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바깥에서 대기 중이던 경호실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통령님! 괜찮으십니까?”
“…아무 일도 없으니 들어오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김 수석도 잠시 나가계시죠. 백신우 대표와 둘이 이야기 좀 나누겠습니다.”
김진섭이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하지만 대통령님…….”
“괜찮으니 나가 있어도 됩니다.”
“…그럼 바깥에서 대기하겠습니다.”
문이 닫히자 황정현은 목을 가다듬고서 말했다.
“세간에서 백 대표님의 정보력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하던데, 어디까지 알고 계신 것인지 말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상당히 두루뭉술한 물음이었지만 신우는 어떤 의미인지 잘 알았다.
“먼저 실례 좀 하겠습니다.”
신우는 핸드폰을 꺼내 장만수가 깔아준 FBD2 프로그램을 가동시키고는 테이블에 올려놨다.
“…그건 뭡니까?”
“도청 방지 장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말입니까?”
“혹시 모르니까요. 근래에 제가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당해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이미 신우는 몇 번이나 죽을 뻔한 사건에 휘말렸다. 황정현도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바로 납득했다.
“하긴, 그렇겠군요.”
“그리고 아까 질문에는 대통령님께서 야당 대표인 민재열 의원과 뭔가를 협의하셨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중입니다.”
동시에 황정현은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나흘 전에 민재열 의원이 청와대를 방문했으니까요. 이후 대통령님이 제 방문을 요청하셨으니 관계가 있지 않을까 예상해본 겁니다.”
신우는 더 진지해진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흐음… 방금 그건 정상적인 방법으로 알아낸 거라고 생각할 수 없겠군요.”
“UAD 프로젝트로 한배를 타고 있는 대통령님께서 함부로 발설하지 않을 걸 알고 있으니까요.”
이번 대답과 함께 황정현은 긴 탄식을 흘렸다.
“그 이름을 백신우 대표님 입에서 먼저 듣게 될 줄은 몰랐군요.”
“평생 안고 가야 할 이름이죠. 동시에 절대 드러나면 안 될 이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의도한 바와 다르게 꽤나 많은 이들에게 퍼졌죠.”
따끔한 설명으로 황정현의 입에서 침음이 흘러나왔다.
“크음…….”
국방부 서버가 해커에게 털리면서 UAD의 정보가 밖으로 흘러 나간 탓이었다. 그리고 신우는 지금까지 그 정보로 인해 여러 일을 겪게 됐다.
“저를 부르실 거였으면 그게 털린 직후였어야 합니다.”
신우도 장만수가 해커 삼인방을 역으로 추적하다가 국방부 서버를 조사하면서 알게 되었다. 조치가 조금이라도 빨랐다면 지금처럼 번져서 일이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백신우 대표가 그때 알았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있었겠습니까.”
그의 입장에서 틀린 말은 아니긴 했다. 신우에게 어느 정도의 능력이 있는지를 모르니 불가피했으니 말이다.
“모를 일이죠.”
“크음―!”
“그래서 이번에는 민재열 의원이 그 카드를 들고 협박하던가요?”
순간 황정현은 얼굴이 굳어졌다.
“…그것까지 알고 계셨습니까? 하지만 그걸 어떻게―!”
그 이야기는 둘이 나눈 것이다. 민재열이 스스로 그 사실을 신우에게 말했을 리는 없을 테니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추측하고서 한번 던져본 말이었습니다. 민 의원이 청와대를 방문한 이후 저를 부르셨고, 하이퍼 브릿지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으니 말입니다. 거기서 저희 둘을 묶어서 움직이게 할 사항은 UAD밖에 없으니까요.”
사실 추측이 아니었다. 장만수가 민재열의 개인, 공용 PC와 단말기를 전부 뒤져서 UAD 파일을 확인한 기록까지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인 황정현에게 그런 상황까지 말해줄 수는 없으니 상황을 끼워 맞춰서 설명했다.
이에 황정현은 침음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맞습니다. 파일을 어디서 입수한 것인지 제 앞에 들이밀더군요.”
“협조하지 않으면 그걸 이용하겠다는 말이군요.”
“솔직히 민 의원이 그 파일을 공개하지는 못하겠지만, 여당 세력을 흔들기에는 충분한 카드가 될 겁니다.”
UAD 프로젝트는 대통령과 국방부가 합작하여 진행한 동맹국과 관련된 임무들이다. 그게 국민들에게 공개된다면 그 파장은 현 정권이 뒤집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임무로 연결된 동맹국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그걸 공개한 인물도 국가 위상의 추락과 기밀 문건 불법 소지 및 무단 공개 등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었다.
“대통령님께서 여당 의원들과 논의하지 않고 벌이신 일이라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높긴 하겠네요.”
“솔직히 위선이라는 것도 압니다. 나라를 위한 길이라면서 군인들을 임무란 이름으로 사지에 보낸 것은 사실이니 말입니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죠.”
대통령과 국방부가 만든 사지(死地)의 맨 앞에 바로 신우가 있었다. 모든 임무에 앞장섰고, 마무리까지 책임졌다.
“거기서 끝났어야 할 일을, 저희 측 실수로 이렇게 끌고 오게 되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황정현은 지금 눈앞에 앉은 신우가 약 4년 전 ‘무악재’란 코드명으로 임무를 수행해왔던 군인이 맞는지 믿기 어려웠다.
물론 이전에 UAD 프로젝트 파일 유출로 신우와 오랜만에 접촉했던 윤태인 중장을 통해 이야기를 듣긴 했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서 느낀 신우의 분위기는 차원이 달랐다.
날고 긴다는 대기업 회장들과 견주어도 전혀 밀리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그들이 신우에게 밀릴지도 모를 정도였다.
“이번 일은 청와대에서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하시죠.”
“하지만 민 의원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민재열이 여당 의원들을 흔드는 것만으로 그칠 리가 없었다. 대통령과 국방부가 진행한 UAD 프로젝트를 여당 의원들 공동 책임으로 돌려 압박할 것이 분명했다.
“현 정권이 무너지는 것이 겁나십니까?”
“그게 아닙니다. 제가 벌인 일은 제가 책임지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다른 의원들까지 끌어들일 수는 없습니다.”
“UAD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면서 이런 리스크가 생길 것이라고는 생각 못 하셨습니까?”
“…….”
어떤 일이든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물론 UAD 프로젝트의 이점으로 타국과의 무역이나 교류에서 우선권을 점한 부분도 컸다.
하지만 이제 독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황정현은 그것을 통탄할 정도로 느끼는 중이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제가 진행하는 사업에 정부 관여는 없습니다. 대신 민재열 의원은 제가 해결하죠.”
“어떻게 말입니까? 설마…….”
물음과 함께 황정현은 신우가 무악재란 코드명으로 활동하면서 발휘했던 암살이란 주특기를 떠올렸다.
“죽이는 것이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긴 하죠.”
“그건 안 됩니다. 누구든 의심을 살 수밖에 없을 겁니다.”
민재열은 여당 대표였다. 그만한 인물이 갑자기 죽는다면 사고라고 한들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저도 위치가 있는데, 함부로 그런 일을 벌일 리가 있겠습니다. 분위기가 너무 딱딱해진 것 같아 농담으로 해본 소리입니다.”
방금 신우의 눈빛에서는 진심 어린 살기가 풍겼다.
황정현은 그것을 보았기에 방금 농담이라고 한 말을 믿기가 어려웠다.
“…진심으로 아니길 바랍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면, 어떤 방법을 생각하시는 겁니까? 민재열이 쥔 패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제일 단순한 방법은 장만수나 LEUCO로 UAD 프로젝트 파일을 전부 찾아내 지우는 것이다.
물론 오프라인으로 따로 저장된 것까지는 당장 어렵겠지만, 장만수의 실력으로 프로그래밍해둔다면 온라인과 연결되는 즉시 삭제되도록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삭제 프로그래밍을 해둔다면 놈들이 LEUCO가 내 쪽에 있다는 걸 눈치챌 수도 있으니.’
루두스 쪽에서 일렉트로닉 크리쳐라는 이름으로 LEUCO의 존재가 웬만큼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회해서 민재열을 공격할 카드부터 찾아놔야 했다.
“서로 함부로 펼칠 수 없는 패가 있으면 가능하겠죠.”
“그런 것을 백신우 대표님이 가지고 계셨습니까?”
“자세한 것은 당장 말씀드리기 어렵겠네요. 대신 일이 해결되면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마지막 제안이었다.
이에 황정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결정을 내렸다.
“지금까지 임무에서 실망시키신 적이 없으니 믿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일이 잘 마무리되면 MH퓨처시큐리티에서 진행하는 국내 사업에 관해서는 편의를 최대한 보장해드리죠.”
“그 정도의 거래라면 충분할 듯싶네요.”
신우는 간섭만 없어도 문제될 것이 없었다. 거기에 정부의 편의까지 원활해진다면 사업 진행에 있어 브레이크가 없어질 것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대화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