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59)
전직용병 재벌서자-259화(259/305)
259화. 두바이의 철사자 (3)
준비가 끝난 신우는 릴리안과 웨이, 릭, 경호원들을 대동하고서 나왔다. 장만수와 헥터는 계획을 위해 따로 움직일 예정이었다.
로비에는 그저께 만났던 오마르 바라크 갈란이 직원들과 함께 흰 카두라 복장을 한 채 서 있었다.
“휴식은 잘 취하셨습니까. 백 대표님.”
“오랜만에 편히 쉬었네요. 그럼 바로 출발하시죠. 말씀하신 구역들을 둘러보고서 1차적인 청사진을 그려보면 좋을 듯합니다.”
“마음에 드실 만한 곳으로 준비해뒀습니다.”
주차장에서 호텔 앞으로 옮겨온 차량을 향해 걸었다.
그러다 신우는 오마르의 뒤쪽으로 따라오는 이들을 보며 물었다.
“직원들을 꽤나 많이 대동하시네요.”
대략 6명 정도였다. 시찰에 필요한 인원치고는 많은 수일 수밖에 없었다.
“오늘 시찰할 곳의 담당자들입니다. 취합해서 제가 설명드리긴 하겠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거죠.”
“그렇군요.”
그제도 같이 나왔던 인물들.
풍기는 분위기나 눈빛, 자세들이 절대 일반인이 아니었다.
‘역시 666부대였어.’
장만수가 핀디에프의 사원 정보를 털어서 대조해봤다. 그리고 지금 따라오는 이들의 정보는 그 안에 없었다.
대신 TSF 아랍에미리트 지사에서 그들의 사원 정보를 찾아냈다.
‘사미르 지단 쿠르디가 붙인 것 같은데… 상황을 확인하기 위함인가?’
TSF Investment 아랍에미리트 지사장을 말함이었다. 그가 실질적인 핀디에프의 주인이니 MH퓨처시큐리티의 움직임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 다들 차량으로 올라타고서 출발했다.
오늘 시찰할 곳은 두바이 인근의 미개발 지역들. 아랍에미리트는 국토 97%가 사막으로 이뤄진 나라이다 보니 개발이 까다롭지만, 한편으로는 수많은 가능성을 그릴 수도 있었다.
“저희 핀디에프는 두바이의 부동산 중 30%를 중개 중입니다. 물론 중복된 곳도 상당하지만, 개발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탁월한 선택을 하셨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차로 이동하면서 오마르의 설명이 계속 이어졌다. 이에 신우도 부동산 관련 질문을 던지며 대화했다.
일단 두바이 남쪽으로 황금빛 모래가 가득한 공터들을 구경했다.
“이곳에서 수도인 아부다비까지 차량으로 1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그 구간 해안가에 자리 잡은 호텔도 상당하고요.”
“도시 건설이라면 상당히 괜찮은 위치지만, 당장 그 정도 규모까지는 아니니 부담이 크네요.”
“MH퓨처시큐리티에서는 이번 계획에 어느 정의도 자금을 고려하고 계신 겁니까?”
“두바이에서 진행되는 케이스로만 최소 15억 달러로 예상합니다.”
약 2조 원. 그런 대답에 오마르는 깜짝 놀란 표정이 되었다.
“한용건설과 이탈리아 VEGIX가 공동으로 세운 아틀란티스 호텔이 12억 달러였는데… 그 금액을 MH퓨처시큐리티에서만 준비한다는 말씀입니까?”
“그럴 리가 있나요. 저희가 아무리 돈을 잘 번다고 해도 독자적으로 그 금액을 부담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연히 오큘러스 펀드와 분할해서 진행하는 거죠.”
“아하, 역시 그랬군요. 설마 했습니다.”
차에서 내릴 때마다 모래바람을 맞아가면서 살폈다.
신우가 살짝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지어 보이자 오마르는 다른 곳을 소개했다.
“이번에 갈 곳은 두바이 번화가 동쪽의 창고 단지입니다. 면적은 196,000㎡. 부지 소유주는 두바이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중입니다. 창고를 항구가 있는 샤르자를 쪽으로 옮기면서 이곳을 매물로 내놓았죠.”
축구 경기장 약 4개에 달하는 크기였다. 오마르는 신우의 옆자리에서 태블릿으로 사진부터 보여주었다.
엄청난 규모의 부지에 컨테이너 박스와 간이 건물들이 빽빽이 세워져 있었다.
“매매가 완료되면 안에 있는 것들은 어떻게 하죠?”
“소유주가 알아서 처리해주기로 약속되어 있습니다. 번화가와 가깝다 보니 미관에도 좋지 못하고, 다만 그 탓에 가격이 조금 높은 편이라서요.”
신우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오마르는 설명을 이어갔다.
“해안가 같은 경우는 1㎡에 5만 디르함이고, 지금 보고 계신 곳은 4만 디르함이 조금 넘습니다. 전체 부지 가격은 81억 디르함이고 말입니다.”
한화로 3조 원이 조금 안 되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아까 신우는 초기 예산이 2조 원 정도라고 말했기에 오마르는 급히 설명을 이어갔다.
“물론 전부 매입하시라는 건 아닙니다. 부분 매입도 가능하니 보여드린 것이죠.”
“확실히 시세보다는 높은 편이긴 하네요.”
“지반도 튼튼한 곳이라 뭔가 지어 올리기 좋은 곳이죠.”
“가서 확인부터 해보죠.”
오마르는 계속 실실거리며 웃었다.
“생각해보신 청사진은 있습니까? 지금까지 보여드린 곳이면 주택 밀집 지역이기보다는 빌딩에 가까운데 말입니다.”
“일단 호텔을 겸비한 테마파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 그렇다면 이곳만 한 곳이 없죠. 두바이란 네임드가 있으니까요.”
너무 뻔히 보이는 아부성 멘트였다.
그럼에도 신우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서 말했다.
“한국의 느낌을 담은 테마파크면 어떨까 싶습니다. 일단 초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요.”
“안 그래도 뉴욕에서 기사…식당이라는 K푸드가 유행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최근 기사에 많이 나온 내용이었다.
“그런 것도 좋긴 하겠네요. 물론 리서칭이 필요하겠지만요.”
“두바이에서도 K 콘텐츠가 인기가 많습니다. 백신우 대표님이 그쪽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시든 성공하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투자금이 큰 만큼 잘해보려 합니다. 그러니 지금 보는 자리가 정말 좋았으면 하네요.”
신우가 혹한 느낌을 받았는지 오마르는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그 외에도 북쪽으로 해안가에 인접한 부지가 몇 군데 더 있으니, 그중 마음에 드시는 곳이 안 나오겠습니까.”
여전히 자신만만한 목소리였다.
그때 보조석에서 경호팀장인 마크 프리먼이 뭔가 확인했는지 무전을 쳤다.
“뒤쪽 대열에서 빠진 차량은 뭔가?”
[핀디에프에서 동행한 사람들의 차량입니다.]무전으로 대답이 들려오자 마크는 고개를 돌려 신우의 옆에 앉아 있던 오마르에게 말했다.
“다음 목적지까지 같이 가시는 거 아니었습니까?”
뭔가 무서운 말투로 들렸는지 오마르는 살짝 놀랐다.
“예? 아, 회사에 일이 있어서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말씀드리는 걸 깜박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마크의 표정은 여전히 무거웠다.
“갑작스런 동선 변경으로 의심을 사실 수도 있으니 미리 고지 부탁드립니다.”
“예,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빠져나간 차는 666부대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었다.
갑자기 이동한 것을 봐서는 뭔가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계획이었다. 이미 차량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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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두바이 동쪽의 오래된 간이 건물과 컨테이너 박스가 마을을 이루는 곳에서는 약 20명의 사내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이었다.
“타깃 포인트까지 이동 중. 도착 예정 시각 8분 후. 타임 체크. 10, 9, 8, 7…….”
찰칵―
그들은 용병부대 철사자의 부대원이었다.
대장인 마카르 쿠즈네초프의 무전에 다들 손목시계를 들어 시간부터 맞췄다.
지금 그의 위치는 창고 단지 입구에서부터 멀리 떨어진 간이 건물이었다. 임시로 설치해둔 CCTV로 마크하지 못하는 바깥쪽을 확인하며 지시를 내리려 했다.
이에 부대장인 이반 페트로프는 우려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너무 밑지는 장사 아닐까 싶습니다.”
“왜? 의뢰가 어려운 것 같아서 그러나?”
“예상에도 없던 FEROX까지 경호팀으로 끼어들지 않았습니까. 솔직히 타깃이 하나라는 건 말뿐이지, 실질적으로는 전부 죽여야 하는 거니까요.”
목격자를 남겨놔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가 한둘이었나. 봤다 싶으면 죽이는 거지.”
“일반적인(?) 경우보다 수지타산이 안 맞는 것 같아서 그럽니다.”
“놈들이 UAD이든 FEROX이든 급습에는 무용지물일 것이 뻔하지 않나. 일단 저격에 성공하면 바로 빠지는 거고, 그게 실패하더라도 놈들이 우릴 막을 수는 없겠지.”
저격은 다른 포인트도 알아보긴 했다. 하지만 앞에서 백신우가 시찰할 곳은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데다가 지대도 살짝 높아서 위치를 잡기가 어려웠다.
차량으로 이동 중일 때를 노려볼까도 했지만, 유리부터 방탄으로 된 데다가 선팅도 짙어서 타깃 확인이 힘들었다.
“알겠습니다. 빨리 끝내고서 돌아가기나 하죠.”
그때 러시아어로 무전이 들려왔다.
치지지직―
[여기는 C ONE. C ONE. 타깃 입구로 접근 중. 타깃 입구로 접근 중.]입구 쪽과 망을 보는 팀에서 온 연락이었다.
그와 동시에 부대장인 이반이 저격용 소총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를 지키러 가보겠습니다.”
“고생하지. 웬만하면 한 방에 끝내주고.”
저격을 담당한 것이 바로 이반이었다.
“성공하면 의뢰비, 제가 다 먹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나?”
“쳇―!”
이반은 밖으로 나가서 간이 건물의 지붕으로 올라가 누웠다. 그곳에서는 정보로 파악한 백신우의 시찰 루트가 훤히 보였다.
옆으로 망원경을 든 부하들이 포인트까지의 거리와 풍속, 풍향을 확인했다.
“거리 200m. SouthWest SIX.”
“Ok.”
대기하면서 시간이 흘렀다.
그들의 귀에 꽂힌 송신기로 다시 무전이 들려왔다.
[여기는 C ONE, 타깃 입구로 접근. 거리 100m.]목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에 무전기로 대장인 마카르의 목소리가 울렸다.
[여기는 A ONE. 다들 긴장하도록. 적들의 무장 상황을 잊지 말도록.] [Roger.] [Roger.] [Roger.].
.
창고 단지 곳곳에 배치된 이들의 대답이 이어졌다.
그사이 이반은 계속해서 바뀌는 풍속과 풍향에 맞춰서 부하가 전달하는 대로 스코프의 조준을 조정했다.
십수 년 전이지만, 이반도 SVR에 있을 때 저격으로 나름 이름을 날렸다. 물론 지금의 실력은 그때보다 더 성장해서 조건이 맞는 거리라면 적중률 90%를 넘겼다.
[여기는 A ONE, B ONE 송신.]“B ONE. 말씀하시죠.”
[성공할 수 있겠나? 어려울 것 같으면 바로 플랜 B도 준비하고.]일부러 놀리는 듯한 물음이었다.
이반은 목만 살짝 꺾으며 눈꼬리를 씰룩였다.
“내기하시겠습니까?”
[그냥 믿는 걸로 하지.]마카르도 이반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기에 대답을 마쳤다.
그동안 다른 팀에서 무전이 울리면서 창고 단지 안으로 차량 행렬이 들어섰다.
마침대 백신우가 부지 시찰을 위해 도착한 것이었다.
그때부터 이반의 저격을 위해 모든 무전이 조용해졌다.
창고 단지 한복판으로 들어온 차량이 줄줄이 세워졌다. 그곳에서 내린 사람들은 신우와 주변 사람들을 경호하는 대형을 둘러쌌다.
“거리 180m. SouthWest Four.”
옆에 같이 엎드린 부하가 상황을 알려줬다.
이반은 스코프로 백신우의 모습을 쫓기 시작했다.
단 한 발로 끝내야 했기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러면서 방아쇠 앞으로 빼두었던 검지손가락이 미동조차 전해지지 않게 천천히 들어갔다.
“후우…….”
입 밖으로 뱉어내기 시작한 숨이 끝나는 순간을 기다렸다.
이내 잔잔하게 내뱉어지던 숨소리가 쥐 죽은 듯이 잦아들었다.
스코프의 조준선이 백신우의 머리를 정확히 겨누고 있었다. 더불어 바람까지 도와주는 것인지 점점 느껴지지 않았다.
약 180m 거리에서 이런 조건이라면 확실히 사살할 수 있었다.
이에 이반의 검지손가락은 총신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도록 천천히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