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61)
전직용병 재벌서자-261화(261/305)
261화. 준비된 거래 (1)
용맹하고 잔인하기로 유명한 용병부대 철사자는 트라이드 아이의 손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졌다.
신우는 주변에 죽은 사람들을 확인했다.
이내 릴리안이 옆으로 다가왔다.
“대장! 슬슬 부를까?”
나름 대규모 총격전이 벌어졌으니 조용히 넘어갈 수는 없었다. 두바이의 치안을 담당한 경찰에게 상황을 알릴 필요가 있었다.
어차피 공격당한 것은 신우 쪽이었으니.
“그러면 될 것 같아.”
그렇게 말하면서 차량을 세워둔 곳으로 걸어갔다.
줄지어 세워져 있던 차량은 총격전으로 인해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대표님! 괜찮으십니까?”
경호팀장인 마크 프리먼이 다가와서 물었다.
이에 신우는 길게 늘어진 와이어를 팔꿈치와 손바닥으로 감으며 말했다.
“멀쩡합니다. 마크와 다른 사람들은요?”
“총상 환자가 총 5명입니다. 다행히 스친 정도의 상처라 지혈 중입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병원으로 보내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해주세요. 비용은 걱정하지 마시고요.”
“알겠습……!”
콰앙―
그 순간 엄청난 굉음이 울리면서 우측 컨테이너 박스가 살짝 흔들렸다.
릭과 웨이가 있는 쪽이었기에 신우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KIRIN. 방금 소리 뭐야? 놈들이 차량으로 박은 거야?”
[아니. 릭이 마지막에 남았던 놈을 벽에다가 박아버려서 난 소리야.]아무리 릭의 힘이 엄청나다고 하지만, 차가 부딪친 듯한 소리 정도까지 날 줄은 몰랐다.
잠시 후, 두 사람도 컨네이너를 넘어왔다.
신우는 뭔가 개운한 표정이 된 두 사람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다친 곳은 없는 거지?”
“멀쩡해―!”
“딱히!”
두 사람이 신우에게 향하는 동안, 멀찍이서 장만수와 헥터가 탄 차량이 다가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까 부른 구급차와 경찰차가 창고 단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 * *
TSF Investment 아랍메리티트 지사의 사미르 지단 쿠르디는 두바이 동부에서 벌어진 상황을 전해 들었다.
“창고 단지에서 총격전?”
보고를 올린 것은 사미르의 경호원이자 비서인 일레인 풀이었다.
“그렇다고 합니다.”
“우리 쪽에서 붙여줬던 인원이 있지 않았나?”
사미르도 백신우의 두바이 출장을 지켜만 볼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핀디엔프의 바지 사장인 오마르 바라크 갈란에게 경호를 핑계로 급히 붙여둔 것이다.
“별다른 것이 없어서 지사장님의 지시로 복귀시켰고, 상황은 그 직후에 벌어졌습니다.”
“허어―! 내가 그랬나?”
“분명 그러셨습니다.”
사실 사미르는 백신우에게 큰 관심이 가던 것까지는 아니었다.
물론 신경이 아예 쓰이지 않던 것은 아니지만, 브릴리언트의 완성을 코앞에 두고서 슬쩍 쳐다볼 뿐인 여흥에 불과했다.
“쯧! 자네가 좀 말리지 그랬나.”
“말씀드렸지만 무시하시고서 밀어붙이셨습니다.”
딱딱한 그녀의 말투에 사미르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한 마디도 안 지는군.”
“지시대로 따랐을 뿐입니다.”
“아무튼, 그래서 자세한 상황은?”
“일단 두바이 경찰이 출동해서 수습 중입니다. 완전 무장을 한 조직의 정체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고, 인원은 총 21명. 그중 생존자는 1명이랍니다. 신원에 대해서는 저희 쪽에서도 조사 중입니다.”
“백신우 쪽 피해는?”
“경상자 5명입니다.”
그런 설명에 사미르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오호? 어떤 놈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완전 무장을 한 녀석들을 상대로 경상자만 다섯?”
“1차 초동 수사에 따르면 무장 조직이 창고 단지에서 백신우 대표 쪽을 기다렸다가 공격했다고 합니다. 상황만 봐도 정당방위라서, 그쪽에서 큰 책임을 물 것은 없을 듯합니다.”
표면적으로 일방적인 공격을 당한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장 정체가 파악되지 않는 무장 조직이니, 백신우 쪽의 피해가 아무리 적다고 해도 가해자가 될 수는 없었다.
“내 구역에서 그런 난리를 피워놓고 조용히 넘어갈 수는 없지.”
“따로 지시하실 것이 있습니까?”
“아르샨에게 연락을 넣어두지. 이번 사건이 단순하지 못한 듯하니 좀 더 깊이 파보라고 말이야.”
증거가 없더라도 시간을 끌어보라는 의미였다.
이에 일레인은 어떠한 토도 달지 않았다.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똑똑―
그때 넓은 사무실 끝에서 문이 두드려졌다. 일레인의 부하가 들어와 뭔가를 건네주었다.
“뭐가 온 거지?”
“무장 조직의 신원이 나왔습니다. 인터폴에 수배 중인 인물들이라 바로 조사된 듯합니다.”
“그래? 누구지?”
사미르의 물음에 일레인은 내용을 확인하다가 표정이 굳었다.
“…가장 위험한 인물은 마카르 쿠즈네초프. 구소련 시절부터 정보요원이나 군인 출신들이 모여서 만든 철사자라는 용병부대의 대장입니다.”
“철사자? 그럼 사망한 이들이 전부 철사자란 말인가?”
“신원이 파악된 인물 정보를 보면 그런 듯합니다. 4일 전쯤 위조 여권으로 두바이 공항에 입국한 기록이 있었습니다.”
철사자의 명성은 사미르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잔인하고 확실한 일 처리만 본다면 666부대에 뒤지지 않는 용병부대. 최근 휠링에서 전멸한 이시크올선과도 견줄 수 있는 곳이었다.
“놈들은 돈이 아니면 절대 움직이지 않으니, 누군가 사주한 것이 분명하겠군.”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마르 쪽도 파보도록.”
“예? 핀디에프 대표는 왜…….”
오마르는 사미르가 직접 그곳 대표로 세워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그에 대한 조사는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정황만 봐도 철사자는 백신우를 급습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모양새지 않나. 그럼 어디선가 정보가 새어 나갔다는 의미겠지.”
“무슨 말씀인지 이해했습니다.”
일레인은 대답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혼자 남은 사미르는 입꼬리가 씰룩이며 묘한 표정이 떠올랐다. 옆에 놓인 술잔을 들고 일어나 두바이의 도시와 바다가 함께 펼쳐져 보이는 테라스로 걸어 나갔다.
“철사자야, 오마르든 MH퓨처시큐리티든 정보를 빼서 알았겠지만, 백신우 쪽은 어떻게 알고 있던 거지? 설마… 두바이에 온 것부터 그들을 끌어내기 위한 함정이었나?”
반대 입장에서 정보의 유출 경로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쉽게 생각한다면 철사자에게 의뢰한 쪽에서 배신자가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완전 무장한 용병들이 작정하고서 기다리던 상황이다. 애초에 정보가 새어 나간 것이라면 그곳을 방문하지 않고 상황부터 피하는 것이 먼저였다.
“…역으로 철사자를 몰살시키기 위해서?”
그게 아니라면 지금의 상황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보를 습득했다고 해도, 목숨까지 잃을 수 있을 상황이다. 아무리 백신우가 대단하다고 한들 그런 리스트까지 감수하고서 일을 벌이는 건 멍청이나 할 짓이었다.
사미르는 머릿속에서 수읽기를 하듯 경우의 수를 최대한 떠올려보았다.
* * *
【백신우 대표, 또 죽을 뻔? MH퓨처시큐리티 대표인 백신우는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 공격을 당했다. 다행히 두바이에서 충원한 경호 인력의 도움으로 큰 부상은 없다고…….】
【하이퍼 브릿지 프로젝트 두바이는 무산? MH퓨처시큐리티 백신우 대표는 두바이 시찰 중 정체불명의 무장 조직에게 총기로 공격당해…….】
.
.
일개 기업의 대표가 무장 조직에게 두 번이나 죽을 뻔한 사건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당장 두 곳의 무장 조직에게 연관성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경제 부흥에 이바지하고 있는 MH퓨처시큐리티란 기업의 존재를 위협하는 곳이 나타난 만큼 여러 곳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 중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중년의 사내가 기다란 드라이버를 열심히 휘둘렀다.
후웅― 후웅―
“아… 오늘따라 영 자세가 안 나오네.”
사내는 아랍에미리트의 대한민국 대사인 권철현이었다.
드라이브 샷 연습과 중얼거림은 계속되었다.
“내일 클럽 필드에서 제대로 쏴주려면 이게 좀 먹어줘야 하는데.”
똑똑똑―
그때 문이 두드려지더니 권철현의 비서인 박재영이 들어왔다.
“대사님. 보고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동시에 권철현은 표정을 구겼다.
“내가 오늘이랑 내일까지 중요한 일이 아니면 알아서 처리하라고 하지 않았나?”
“중요한 일로 보여서 그렇습니다.”
박재영의 표정은 심각했다.
이에 권철현은 한껏 올렸던 드라이브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뭔데?”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두바이를 방문한 한국 기업의 대표가 습격받고서 경찰서에 있다고 합니다.”
“습격? 무슨 습격?”
박재영은 태블릿으로 두바이 쪽에서 벌어진 기사를 보여주었다.
【중동, MH퓨처시큐리티 백신우 대표를 향한 무장 단체의 2번째 공격! 하이퍼 브릿지 프로젝트를 위한 두바이 외곽 시찰 중 화기로 무장한 이들에게 공격당해…….】
기사를 본 권철현의 미간이 아까보다 더 깊게 파였다.
“이게 뭐?”
“MH퓨처시큐리티는 현재 자국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기업입니다. 그곳 대표인 백신우도 투자와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대통령님과도 독대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태블릿에는 기사 다음으로 백신우의 간단한 이력이 띄워졌다.
“…스물넷?”
“많지 않은 나이에 그 정도 성과를 보여주었기에 유명세가 더 커진 것도 있습니다.”
동시에 권철현은 실소를 비릿하게 흘렸다.
“하아―! 솔직히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MH그룹의 명중환 회장이 서녀를 아껴서 도와주는 거겠지.”
권철현도 예전에 기사로 MH그룹에서 발표한 비화를 본 적이 있었다. 솔직히 그 내용을 믿지 않았다.
재벌이든 정치인이든, 혼외자가 나타나는 일이 대외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생각보다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정말 그럴까요?”
“이 바닥이 돌아가는 꼴이야 뻔하지. 그래서? 자네는 이걸 나한테 보고하는 이유가 뭔가?”
그 물음에 박재영은 잠시 고민하고서 말했다.
“내막이 어떻든 백신우 대표는 자국의 기업인입니다. 대통령님도 관심을 가지시는 인물인 만큼, 이번 사건으로 두바이 경찰서에 있는 것에 대사관으로서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름 소신이 담긴 의견이었다.
하지만 권철현은 여전히 표정이 좋지 않았다.
“내가 굳이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나?”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그러니까. 가뜩이나 밀린 외교 업무도 많은데, 그 정도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말이야.”
방금까지 권철현은 골프 연습 중이었다. 그것도 내일 예정된 두바이를 방문한 한국 유명 기업인들과 잡힌 골프 약속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쓸데없는 의견 올릴 시간에 일이나 제대로 하지. 나가봐.”
박재영은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거기서 뭐라고 더 말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하고 걸음을 옮겼다.
“가뜩이나 심란해 죽겠는데, 뭔 지랄인지.”
원래 권철현은 국민의미래당 민재열의 라인이었다. 얼마 후면 두바이 대사 임기를 마치고서 한국에 돌아가 정치 쪽으로 밀어주기로도 말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민재열은 얼마 전 갑자기 당대표를 사임하고서 물러났다. 차기 대권에 대한 말까지 사라지면서 권철현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쯧―!”
이내 권철현은 다시 드라이브를 들려고 했다.
그런데 책상 위의 있던 전화기가 불길한 느낌을 뿜어내며 울렸다.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