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74)
전직용병 재벌서자-274화(274/305)
274화. 치킨 레이스 (1)
콰앙―
미국 버지니아 알링턴의 TSF Investment 본사 회장실에서 큰 소리가 울렸다.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상황이지?”
옆에는 제임스 캐넌의 비서이자 경호원인 미구엘 존슨이 서 있었다.
“보시는 대로입니다. 원래 계획보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현재 TSF Investment는 브릴리언트에 흡수되기 위한 작업 중이다. 동시에 주가 폭락과 상승을 고의로 일으켜 차익까지 챙기려 했다.
그런데 예정과 다르게 차트가 그려지자 제임스 캐넌은 분노가 치솟은 것이다.
“예상가보다 얼마나 떨어진 거지?”
“원래는 114달러였는데, 현재 98달러입니다. 수치로는 14.3%. 총 37.1% 하락했습니다.”
“손실 금액은?”
“시가 총액 기준으로 147억 달러입니다.”
한화로 19조 8,000억 원이 날아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크윽… 그럼 브릴리언트 쪽 지분 확보는 어떻게 됐지?”
“그곳은 17.4%까지 매입했습니다. 다만, 추가 하락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거기서 미처 가져오지 못한 지분이 꽤 됩니다.”
“어느 정도인가?”
“약 9% 정도 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임스 캐넌의 얼굴은 더욱 험악해졌다.
현재 주가로 약 80억 달러의 지분이 타인에게 넘어갔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누군지는 찾았고?”
“그게… 동남아시아 쪽 회사인데… 페이퍼 컴퍼니인 듯합니다.”
“누군가 우리 계획에 재를 뿌리고 있다는 의미인가?”
작전주에는 누구든 뛰어든다. 그 안에서 타이밍만 잘 잡으면 적은 자금으로 큰돈을 만질 수 있었다.
그러나 대표적인 ‘High Risk High Return’이다
실패하면 모든 걸 잃는 것으로 모자라 지옥으로 떨어질 수 있다.
당연히 그걸 아는 사람이나 기업이라면 지금 정도의 규모에 뛰어들기란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놓친 지분이 한곳에서 매집한 것으로 가정한다면, 작지 않은 규모의 기업이라고 생각됩니다.”
“당장 가능성이 있을 만한 곳은?”
“현재 지분 구조를 본다면 위너스골드와 올지스트, 오큘러스입니다.”
제임스 캐넌도 공감이 가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와 동시에 미구엘 존슨은 태블릿으로 지분의 구조가 표시된 화면을 보여주었다.
【위너스골드 Inc ― 3.4%】
【올지스트 Inc ― 2.7%】
【오큘러스 Co ― 2.4%】
.
.
【MH퓨처시큐리티 ― 1.3%】
.
.
“생각보다 많이 끌어모았군. 근데 MH퓨처시큐리티도 이렇게나 많이 가지고 있었나?”
현재 주가 하락이 심하다고 하지만, 주식 총량을 생각하면 1,100만 주 이상을 확보했다는 의미였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2억 달러. 최소한 1조 5,000억 원을 들여 TSF의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지분의 동향 기록을 보면 꾸준히 매입했습니다.”
“그 MH퓨처시큐리티에서 우리 TSF를 가치 있게 봐준다니… 고마워해야 할 일인가?”
상당히 비꼬는 말투였다.
이에 미구엘 존슨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서 본론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일단 위너스골드, 올지스트, 오큘러스. 세 곳의 지분을 전부 합하면 약 7,600만 주로 수치로는 8.5%입니다.”
“다행히 브릴리언트가 확보한 지분에 비하면 절반가량이군.”
“일단 자사 지분과 회장님, 글렌 라슨 회장의 지분까지 더해서 계산하면 37.6%로… 차질만 생기지 않는다면 이 상태로 합병과 경영권 인계까지는 문제없습니다.”
이미 30%를 완전히 넘긴 상태였다.
제임스 캐넌은 나름 만족스러운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인 지분의 분산은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었다.
“페이퍼 컴퍼니의 소유주 확인까지는 얼마나 걸리는 거지?”
“한두 곳이 아니라서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띠링― 띠링―
그때 제임스 캐넌이 들고 있던 태블릿에서 주가 변동 알람이 울렸다. 큰 폭의 움직임이 있을 때 울리도록 설정된 것이다.
이에 손가락으로 알람을 눌러보았다.
어느새 파란색이던 주가 그래프가 빨간색으로 변하여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게 왜 이러지?”
미구엘 존슨은 곧장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분 변동의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란프탄 그룹에서 지분을 쓸어갔다고 합니다.”
“아랍에미리트의 란프탄을 말하는 건가?”
란프탄은 정부의 지원으로 군함, 오일&가스 시설 및 해양·육상 건설 분야를 전담한 그룹이었다.
“맞습니다. 그곳에서 처음 보유하고 있던 270만 주에 6,660만 주를 추가로 확보해서 7.7%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만큼이나 되는 지분을 한 번에 사들이는 건 어렵다. 그러나 최근 TSF의 주가는 예상치보다 크게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소액 주주들이 가지고 있던 걸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조금 괜찮아지던 제임스 캐넌은 또다시 표정을 구길 수밖에 없었다.
“하아―! 갑자기 거기서 왜 뛰어든 거지? 뭔가 정보를 문 건가?”
“일단 사미르 지사장에게 확인해보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아랍에미리트는 그가 담당한 구역이었다.
“바로 연락해보도록 하지.”
.
.
.
같은 시각.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는 한밤중이었다.
TSF의 지사장인 사미르 지단 쿠르디는 타일러 차의 연락을 기다리며 다른 계획을 검토했다.
그때 한쪽에 놓아둔 구형 핸드폰의 진동이 울렸다.
우우웅― 우우웅―
액정에 뜬 번호를 본 사미르의 얼굴이 굳었다. 그리고 조금 망설이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전화받았습니다.”
[바쁜가?]“아닙니다. 회장님께서 무슨 일로 전화를 다 하셨습니까?”
보통 미구엘 존슨을 통해서 지시만 내려왔다. 지금처럼 직접 연락해왔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의미였다.
이에 사미르가 긴장하며 기다리자 제임스 캐넌은 잠시 목을 가다듬었다.
[크음―! 최근 란프탄 그룹의 동향에 대해서 파악한 것이 있나?]전혀 생각지도 못한 물음에 사미르는 어리둥절했다.
“란프탄그룹이라면…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곳 아닙니까. 그곳에 대해서는 딱히 신경 쓸 부분이 없습니다.”
[특이 사항도 없었단 말인가?]간접적으로 관련된 일로 MH퓨처시큐리티의 백신우가 대통령궁을 방문한 일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것을 란프탄 그룹과 연관 지을 건 아니었다.
“딱히 없었습니다.”
“예? 거기서 TSF 지분을 말입니까?”
깜짝 놀란 사미르의 반문에 제임스 캐넌은 침음을 흘렸다.
[방금까지 해서 6,900만 주 넘게 매입했네. 전체 지분의 7.7%나 말이야. 그런데도 아무런 조짐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나?]사미르는 입속이 바짝 말라갔다.
하지만 방금 떠올린 상황과 지금의 상황을 연관 짓기란 어려웠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란프탄에 특이 사항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상황이라면 문제가 있는 듯하니 바로 확인해보겠습니다.”
[얼마나 걸리겠나?]“란프탄에 심어둔 사람이 있으니 오래는 안 걸릴 겁니다.”
[결과를 기다리도록 하지.]통화는 그렇게 끝났다.
여전히 혼란스럽던 사미르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다른 핸드폰을 찾아 비서인 일레인 풀을 불렀다.
“지금 란프탄에 연락을 넣어서 TSF 지분 매입에 관한 정보를 알아보도록 해. 혹시 모르니 괜한 구설수가 나오지 않게.”
“알겠습니다.”
지시가 떨어지자 일레인 풀은 곧장 그쪽으로 연락을 넣었다.
* * *
【하이퍼 브릿지 프로젝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확정? MH퓨처시큐리티 백신우 대표는 아부다비의 대통령궁까지 방문해 회담을 나누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발표하지 않아…….】
【MH퓨처시큐리티 백신우 대표는 얼마 전 두바이에서도 무장 조직에게 습격당해… 이와 관련하여 주아랍에미리트 대한민국 대사관에서는 미흡한 대처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아랍에미리트 내에서도 문제없이 정당방위로 인정되었다고…….】
신우는 두바이에서의 볼일을 웬만큼 마치고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두바이 국제공항부터 한국의 인천 국제공항 입국장까지, 기자들이 벌 떼처럼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벌써 몇 차례 목숨을 위협받은 만큼 MH퓨처시큐리티가 진행 중인 사업에 관해 관심이 몰린 것이다.
동시에 이번 두바이에서 벌어진 일과 대한민국 대사관의 미흡한 대처에 관한 내용은 엄청난 속도로 퍼져 나갔다.
【나도 스물넷이고 대학생인데 취업 걱정만 하는 중. 졸업하고서 MH퓨처시큐리티에 입사하고 싶다. 연봉 쩐다던데.】
└ MH퓨처시큐리티는 학벌 안 보고 실무 능력만 확인한다던데.
└ 정부는 저런 분 지켜주지 않고서 뭐 하는 건지…….
└ 솔직히 저 정도로 원한을 산 거면 문제 있는 거 아님?
└ 나도 그렇게 생각됨.
└ 분탕 종자? 쓰레기 정치질하던 국회의원이면 모를까. 검찰 조사에 회계 감사까지 올 클리어한 사람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함?
└ 그것도 전부 짜고 치는 걸 수도 있지.
.
.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과 댓글들이 수많은 커뮤니티와 기사로 계속해서 올라왔다.
그런 상황으로 인해 MH퓨처시큐리티 본사 안에서도 여러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백 대표님이 정보기관 출신 스파이라는 말도 있던데. 사실 단순한 습격도 아니고, 총까지 사용됐잖아. 그런데도 큰 부상 없이 살아 계신 거면 맞지 않을까?”
“군인이셨다잖아. 차라리 드라마 대지의 후예에서 나온 송현기처럼 특수부대가 어울리지.”
“듣기로는 군수과 부사관이셨다고 하던데요.”
각 부서에서 쉬는 시간이 될 때마다 직원들이 수닷거리로 삼을 정도였다.
그런 모습에 MH퓨처시큐리티 운영1실의 실장인 나정현은 휴게실에서 나와 자리로 돌아오며 말했다.
“자∼! 점심시간도 끝났으니 다들 정리하고서 일하시죠.”
다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사무실 문이 열리며 기획부 부장인 이문성이 들어왔다.
“나 실장님. 강원도 프로젝트 용도 변경 확정은 언제쯤 마무리됩니까?”
얼마 전, 1차 프로젝트인 전주 테마파크의 착공식으로 건설사에 모든 일을 넘겼다. 이후 2차로 강원도 테마파크를 준비하는 것도 웬만큼 진행되었다.
“아, 이 부장님. 그거라면 다음 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딜레이가 걸리나 봅니다.”
이에 나정현은 살짝 난처해진 표정을 지었다.
“저희가 진행하는 일이다 보니, 지역 관청이나 건설사에서 가만히 두질 않아서요.”
“접대 때문이군요.”
최소 수천억짜리 프로젝트이니 눈독 들이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거절하느라고 지겨워 죽겠습니다.”
“저도 시찰 때문에 넘어가면 심할 정도로 귀찮게 하더라고요.”
한때 나정현과 이성문은 MH그룹 장손인 명운석 때문에 피해를 봤다. 그러다 신우에게 구원받고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 누구보다 풍족한 생활을 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보다 부장님.”
“예?”
“저번에도 그렇고 편하게 말씀하세요. 그리고 전화로도 확인 가능하지 않습니까.”
“너무 사무실에만 박혀 있는 것 같아서 산책을 겸해서 오는 거죠.”
두 사람은 그렇게 말하면서 웃다가 살짝 침울해졌다.
이내 나정현이 먼저 물었다.
“무슨 걱정 있으십니까?”
“뭐, 대표님 때문이죠. 툭하면 위험한 일이 벌어지니 말입니다.”
그건 나정현도 마찬가지였다.
“왜 그런 것인지 저도 여쭤볼 수가 없으니 답답하긴 합니다. 이러다 잘못되시기라도 하면…….”
MH퓨처시큐리티에서 백신우란 존재는 그만큼 중요했다.
특히 어떤 식으로든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백신우에게 일이 생길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정현과 이성문은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긴 탄식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