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76)
전직용병 재벌서자-276화(276/305)
276화. 치킨 레이스 (3)
미국 버지니아 알링턴에 있는 TSF 본사에서는 험악한 분위기가 흘렀다.
TSF의 회장인 제임스 캐넌은 최근 움직인 지분 동향에 관한 자료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체 어떤 놈들인 거지?”
브릴리언트 쪽에서 확보 중이던 TSF 지분은 37.6%에서 2.4% 더 매입하여 40%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미처 매입하지 못한 지분의 수도 상당했다.
이에 미구엘 존슨이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이번에는 홍콩과 중국 회사들입니다. 누군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위너스골드와 올지스트, 오큘러스 쪽의 움직임은?”
“앞에 두 곳은 딱히 움직임이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오큘러스 펀드는 저희로서 파악이 어렵습니다.”
나름 오큘러스 펀드의 모나코 본사 주변에 사람도 심어봤지만, 현재까지 다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없었다.
겉으로는 평범한 회사였다. 그러면서 엄청난 영업 이익을 내는 것을 보면 본사 말고 다른 곳이 있다는 의미였다.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군.”
“일단은 최소 51%는 확보해야 안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얼마나 걸리겠나?”
미구엘 존슨의 고민이 깊어졌다.
“적정 하락치가 저희 예상대로 적용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습니다. 우리 움직임에 맞춰서 반대쪽에서도 던지기 때문이죠.”
“그걸 누가 모르나?”
“예정보다 일찍 라스트 플랜을 가동하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그 순간 제임스 캐넌의 눈빛이 진지해졌다.
“너무 이르지 않겠나?”
방금 말한 라스트 플랜은 TSF Investment를 스스로 침몰시키기 위한 버튼이다.
그걸 사용하면 더 이상 회상은 불가능하다. 더불어 바닷속으로 가라앉기 직전에 무조건 51%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만약 그게 실패한다면 브릴리언트는 TSF를 가지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일단 WIXCOIN의 조셉 본이 가지고 있는 지분부터 회수하고서 진행하심이 어떻겠습니까?”
이번 의견에 제임스 캐넌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회수라면, 매입을 말함인가? 어차피 그쪽이야 위임장을 받아두지 않았나.”
조셉 본의 약점을 TSF에서 틀어쥔 상태였다.
당연히 그가 지금 상황에서 배신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근래에 조셉 본의 움직임이 수상합니다. 게다가 얼마 전에 MH퓨처시큐리티에서 방문도 하지 않았습니까.”
“WIXCOIN의 자회사 투자를 위해 방문한 것이지 않았나?”
“이후 다른 말이 더 오가지는 않았습니다.”
“그거야, 이래저래 소문이 나오고 있으니 그렇겠지.”
WIXCOIN 자회사에서 준비하던 사업의 문제. 정보와 기술 유출에 관한 소문이 퍼져 나갔다. 물론 그건 TSF에서 조셉 본을 더 확실히 옭아매기 위해 퍼뜨린 내용이었다.
제임스 캐넌은 MH퓨처시큐리티도 그 소문을 듣고서 손을 뗀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확실히 가져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WIXCOIN이 가지고 있는 지분이 얼마나 되는지를 몰라서 그러나?”
“…4.5%입니다.”
현재 TSF의 주가는 92.25달러. 해당 지분의 금액은 29억 달러였다. 내부 자금 대부분을 브릴리언트로 넘기기 위해 작업 중이다 보니, 상황은 마땅치가 않았다.
“그렇게나 걱정된다면 자네가 가서 한번 더 단속해두지.”
“조만간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WIXCOIN의 위치는 실리콘밸리였다.
거리만도 약 4,000㎞. 버지니아주에서 캘리포니아 주로 넘어가야 하니 쉽지 않았다.
이야기는 정리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다급한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직원이 들어왔다.
“회장님! 일이 터졌습니다.”
“일?”
직원은 숨을 몰아쉬면서 말했다.
“기사가 터졌습니다. 일단 태블릿으로 확인해보시면……!”
그사이 미구엘 존슨이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으로 기사를 찾았다.
“회장님. 여기 있습니다.”
대답과 함께 직원에게 눈짓을 던졌다. 이에 직원은 허리를 숙이고서 밖으로 나갔다.
제임스 캐넌은 미구엘 존슨에게 태블릿을 받아 내용을 확인했다. 그리고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이게 왜…….”
【美, TSF Investment의 200억 달러 투자 실패! 그중 오스트레일리아 사업의 협력사 이스트파머스와 진행하던 투자금 120억 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 이스트파머스의 레스터 풀러 대표는 잠적한 것으로 드러나… 당국에서도 수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무너지는 TSF Investment? 200억 달러의 손실? 최근까지 연이은 투자 실패와 대규모 적자를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그동안 TSF의 주가는 회복과 손실을 반복하며 큰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에 TSF의 제임스 캐넌 회장은 현재까지 발생한 손실에 관하여 최대한 복구할 것이라고 발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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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TSF Investment를 겨냥한 기사들이다.
동시에 아까 미구엘 존슨이 꺼냈던 라스트 플랜과 거의 일치하는 내용들이었다.
이 상태라면 TSF의 주가 폭락은 예정된 상태였다.
제임스 캐넌은 곧장 벽시계로 시선이 향했다. 이제 막 오후 2시간 넘어가는 중이었다. 한창 장 거래가 진행되는 중이라 다급해졌다.
“미치겠군. 당장 자금부터 끌어모아!”
지금 상황에서 주가 폭락이 이어진다면 전보다 더 많은 주주가 주식을 던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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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TSF를 겨냥한 기사들로 인해 한 남자가 고급스러운 사무실에서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 인간들이 진짜 일을 벌였어…….”
두려움이 맺힌 목소리의 주인공은 WIXCOIN의 대표 조셉 본이었다.
실리콘밸리의 사무실에 출근해 근래 오른 기사들을 보며 조마조마했다.
“그렇다면… 이제 내 차례라는 건데…….”
조셉 본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WIXCOIN에서 200억 달러를 빼돌리는 것이다.
물론 한 번에 그만한 자금을 움직이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TSF에게 약점을 잡힌 후부터 지금까지 기반 작업은 웬만큼 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조셉 본은 그게 자신의 인생을 끝낼 일이란 걸 알았다.
“대체 언제 온다는 거지?”
불안한 마음은 그의 엉덩이가 의자에 붙어 있도록 만들지 못했다. 널따란 사무실을 이리저리 걸으며 곧 방문한다던 사람들을 기다렸다.
그때 내선 전화가 울리며 비서가 말했다.
[대표님. MH퓨처시큐리티에서 왔습니다.]바닥으로 꺼질 듯했던 조셉 본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
“빨리 데려와.”
통화가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표 사무실의 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릴리안과 헥터였다.
그중에 신우가 없자 조셉 본은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릴리안 포스터 본부장님만 오신 겁니까?”
헥터는 누가 봐도 경호원의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릴리안은 미소를 띠면서 소파에 앉았다.
“그래서, 불쾌하신가요?”
“지난번 사업에 관한 이야기는 백신우 대표와 진행했던 걸로 아는데요.”
당시 자회사 매각에 관한 이야기는 조셉 본과 백신우만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와 관련된 사항은 전부 인계받았어요.”
“백신우 대표는 왜 직접 안 오신 겁니까? 이번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르시는 건 아니겠죠?”
릴리안은 그를 게슴츠레 뜬 눈으로 힐끗 쳐다봤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조셉 본 대표님만큼 급하지는 않죠.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저희 대표님이 아니라, 그쪽이니까요.”
그 순간 조셉 본의 얼굴이 더욱 구겨졌다.
“이렇게 나오시면 거래가 순탄치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 안 하십니까?”
“제안은 저번과 동일해요. WIX Tech는 4억 5,000만 달러. WIX Medical은 5억 달러. 총 9억 5,000만 달러죠.”
한화로는 1조 3,000억 원. 사건이 터지면 당장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회사이지만, 내부에서 보유한 기술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동시에 저번과 금액이 바뀌지 않자 조셉 본은 살짝 흥분이 가라앉았다.
“정말 MH퓨처시큐리티에서 그 금액으로 회사들을 매입하시겠다는 겁니까?”
“마음이 바뀌셨다면 저는 이만 일어나죠.”
릴리안이 소파에서 일어나자 조셉 본이 이를 다급히 말렸다.
“아닙니다! 혹시나 하고 한 번 더 확인한 겁니다.”
사실 WIX의 Tech와 Meldical 자회사에 관해서 이런저런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이에 처음 인수를 원하던 다른 기업들의 마음이 하나둘 돌아섰다. 당연히 MH퓨처시큐리티도 그런 상황을 알고 있을 텐데 인수가는 그대로이니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바로 WIX Tech와 Medical의 지분 인수 계약을 진행하죠.”
대답과 함께 릴리안은 가방에서 파일을 꺼내어 내밀었다.
조셉 본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내용에 문제는 없군요. 그런데 자회사 내부에서 생긴 문제는…….”
두 자회사에서 합작으로 준비하던 MCS-3392란 메디컬 웨어러블 기술은 고객 정보와 더불어 자체 기술까지 유출된 상태였다.
다만, 그 일의 배후에는 TSF Investment가 있었다. 조셉 본의 목에 줄을 걸어두기 위해 일을 벌이고서 협박하고 있던 것이다.
당연히 조셉 본은 자회사를 넘긴 후에도 그 여파가 자신에게 올지 걱정되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정말 믿어도 되는 겁니까?”
“아, 추가 조건이 하나 더 있어요.”
그런 물음에 조셉 본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한숨을 흘렸다.
“원하시는 것이 뭡니까?”
“WIXCOIN에서 보유하고 있는 TSF Investment의 지분을 저희에게 넘기시죠.”
릴리안의 제안에 조셉 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그 지분을 왜 원하시는 겁니까?”
“정확히는 저희도 그 지분의 매수를 의뢰받은 거예요. 물론 매수가는 매입했던 시기에 맞춰서 해드릴게요.”
당시 조셉 본이 TSF 지분을 매입한 주가의 평균치는 약 130달러. 거기서 4.5%는 대략 52억 달러나 되었다.
한화로 7조 원이 넘게 동원된 만큼 그로서도 혹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그걸 매입하겠다고 미리 약속한 곳은 TSF Investment였다. 애초에 그곳의 지시로 사둔 것이기 때문에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죄송하지만, 그건…….”
“매입가보다 3% 더 해드리죠.”
말이 쉬워 3%일 뿐, 금액으로 환산하면 2,600억 원이었다.
조셉은 어이가 없었지만, 곧 갈등이 찾아왔다.
“…….”
릴리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는 그를 보며 계속 말했다.
“기사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TSF 지분은 이미 휴지 조각이 되기 직전이에요. 그런데도 계속 들고 계실 건가요?”
그 물음에 조셉 본은 깊게 고민되었다.
TSF에서 매입을 약속했다고는 하지만, 매입가대로 넘겨받을지는 확신이 안 섰기 때문이다.
“지분에 대해서는 생각할 시간이…….”
“저희도 지금이 아니면 어려워요. 의뢰한 쪽에서 그렇게 정한 거라서요.”
그렇게 말한 릴리안은 미리 준비해온 또 다른 지분 인수 계약서를 내밀었다.
조셉 본은 탄식과 함께 식은땀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