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77)
전직용병 재벌서자-277화(277/305)
277화. 치킨 레이스 (4)
TSF Investment의 기사는 단발로 그치지 않았다. 끊임없이 TSF의 투자 실패 원인과 지금 TSF가 처한 상황이 피해 규모와 함께 계속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평균 110∼120달러 사이를 유지하던 TSF의 주가는 결국 100달러 선을 넘어가며 매일 계속 하락했다.
【TSF Investment ― ▼92.26(U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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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F Investment ― ▼86.49(U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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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F Investment ― ▼73.66(USD)】
한화로 10만 원 선까지 무너진 것이다.
게다가 TSF Investment 본사에서는 명확한 해명조차 내놓지 않으니, 불길은 잡힐 생각보다 기름만 계속 부어지는 꼴이 되었다.
그로 인해 뒤통수를 맞게 된 TSF의 제임스 캐넌은 급히 자금을 마련하여 지분 확보부터 급하게 진행했다.
“얼마나 되었지?”
“현재까지 4억 3,110만 주로 47.9%입니다. 당장 그 이상은 자금이 부족합니다.”
브릴리언트가 지금까지 확보하고, TSF와 WIXCOIN이 보유 중인 지분까지 합쳐서 계산한 것이다.
51%까지 불과 3.1%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뭔지 모를 불안감이 커져만 갔다.
이에 미구엘 존슨의 보고를 듣고 있던 제임스 캐넌은 미간이 깊게 파였다.
“골치가 아프군. 그래서, 기사를 뿌린 쪽은 어떻게 됐고?”
일부러 꽁꽁 숨기고 있다가 라스트 플랜으로 준비해뒀던 것이 남의 손에 터진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터졌다 보니 모든 대처가 늦어지면서 상당히 곤란해졌다.
“익명의 메일로 전달된 겁니다. 페이퍼 컴퍼니에 숨겨둔 저희 자료가 증거로 나온 것만 보면 그쪽은 허미트가 확실할 듯합니다.”
“위치도 못 알아냈다는 건가?”
“대신 거기서 오피온이란 해커의 코드를 발견했습니다.”
그 순간 제임스 캐넌의 얼굴이 크게 굳었다.
“한국의 NIS에서 흔적이 발견되었다던 또 다른 크리에이터급 해커 말인가?”
프로젝트 파이몬을 위해 찾고 있는 해커 중 하나여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맞습니다. 일단 상부에서도 그쪽으로 흔적을 더 찾아보는 중이지만, 능력이 만만치 않아서 애를 먹고 있습니다.”
“허미트와 오피온이라… 복잡하군, 복잡해.”
우우웅― 우우웅―
미구엘 존슨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메시지를 확인한 그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최근 위너스골드, 올지스트와 공통으로 접촉한 곳을 찾았습니다.”
두 기업에는 총 6.1%의 TSF 지분이 있었다.
당연히 TSF에서도 그쪽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접촉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 그 이유는 경쟁사인 것을 떠나 사업적인 부분에서 여러 트러블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지?”
“MH퓨처시큐리티입니다. 릴리안 포스터 본부장이란 사람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TSF는 그 기업들이 가진 지분 때문에 비서실 쪽으로 사람을 포섭해두었다. 방금 그쪽에서 취합된 정보가 들어온 것이다.
“거기서? 설마, 지분이 넘어간 건가?”
각각 3.4%와 2.7%나 되는 지분이다. 소유주가 바뀌었다면 진작 알았어야 했다.
“그건 아닙니다.”
“릴리안 포스터라…….”
“원래 리비오 소프트에 있다가 MH퓨처시큐리티로 스카우트되어 넘어간 인물입니다. 그전까지는 스탠포드 공과대학원에서 화학공학 박사와 재료공학 석사를 마쳤습니다.”
미구엘 존슨은 최근 MH퓨처시큐리티의 동향 때문에 주요 인물을 파악해둔 상태였다.
“지분 때문에 방문한 걸까?”
공교롭게도 릴리안 포스터는 위너스골드와 올지스트를 둘 다 방문한 것이다.
그사이 미구엘 존슨의 핸드폰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두 회사에서 지분 위임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위임? MH퓨처시큐리티도 이 판에 뛰어들려고 하는 건가? 하지만 거기서 실질적으로 보유한 우리 지분은 고작 1.3%인데.”
위너스골드와 올지스트의 지분까지 합치면 7.5%였다.
하지만 보통은 지분을 크게 가진 쪽에서 주도권을 가진다.
상반되는 상황에 제임스 캐넌은 납득이 안 되었다.
“주체가 되는 다른 기업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허미트 말인가?”
아직도 어디서 지분을 확보 중인 것인지 확인조차 안 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TSF를 직접 공격했던 곳은 허미트가 유일했기에 임시로 확정 지었다.
“맞습니다. 더불어 당장 유력한 곳은 오큘러스 펀드겠죠.”
일단 조직에서는 오큘러스 펀드가 허미트라고 예상했다.
지금도 위너스골드와 올지스트가 어딘가에 지분을 위임했으니, 다음은 2.4%를 가진 오큘러스 펀드가 유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MH퓨처시큐리티가 그 의도로 움직인 것인지는 의문이었다. 게다가 오큘러스 펀드는 하르파스 인더스트리와 계약까지 한 상태였다.
브릴리언트에 대한 이야기도 공유했다고 하니 당장 의심하기는 어려웠다.
“위임장이라…….”
“어떻게 조치할까요?”
제임스 캐넌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생각했다.
“곽치영 지사장이 백신우 대표를 포섭하는 건에 대해서 보고 올린 사항은?”
“여전히 백 대표 쪽에서 만남을 거부하고 있다는 내용뿐입니다. 저도 따로 알아보니 청와대 쪽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6.1%의 지분 위임장이 MH퓨처시큐리티에 넘어간 상황. TSF로서는 그 위임장이 어떻게 쓰일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계속 지켜만 볼 수는 없겠어.”
“위너스골드, 올지스트하고 자리를 마련해보면 어떻겠습니까.”
“그 인간들이 우리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겠나?”
일말의 기대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 못했다.
게다가 지금 TSF는 무너져가는 중이니, 원하는 것보다 불필요한 말들만 오고 갈 것이 뻔했다.
“그럼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거참, 고민이군…….”
“릴리안 포스터와 자리를 마련해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자네가 만나서 확인해볼 수 있겠나?”
“그러려면 제가 자리를 비워야 할 텐데요.”
하르파스 인더스트리에서 글렌 라슨의 휘하에 있던 데미안 하인스가 죽으며 장로급 이상에게 주의 조치도 내려진 상태였다.
경호에 있어서도 함부로 자리를 비울 수 없으니 조심스러웠다.
“내가 움직이면 너무 눈에 띄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우우웅― 우우웅―
오늘따라 미구엘 존슨의 핸드폰이 바빴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서늘한 표정이 지어졌다.
“회장님.”
목소리까지 어둡고 깊었다.
이에 제임스 캐넌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서 조용히 물었다.
“왜 그러나?”
“조셉 본이 우리를 배신했습니다.”
“…뭐?”
“WIXCOIN에서 보유하고 있던 4.5%의 지분이 오큘러스 펀드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소유주를 파악 중이던 지분도 그쪽으로 이동한 듯싶습니다.”
미구엘 존슨의 설명에 제임스 캐넌의 미간이 깊게 파였다.
“…결국 오큘러스 펀드가 배후에 있던 건가? 그럼 몇 퍼센트나 되는 거지?”
“15.7%입니다.”
아직 27.7%나 차이가 났다.
“지금 상황을 보면 무조건 안심할 수치는 아니군.”
갑자기 오큘러스 펀드의 TSF 보유 지분이 4.5%나 늘어나버렸다. 여기서 다른 수작질이 더 있을지도 몰랐다.
동시에 방금까지 논의했던 모든 것들이 날아갔다.
결국 오큘러스 펀드가 TSF를 인수하겠다고 뛰어들었다는 의미였다.
“기사도 그곳에서 벌인 짓이겠어.”
오피온의 행적도 추정될 수 있었다. 그러면서 크게 걸리는 부분이 떠올랐다.
하르파스 인더스트리가 오큘러스 펀드와 계약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구엘 존슨은 의견을 내놓았다.
“일단 TSF가 브릴리언트로 넘어갈 수 있게끔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금을 더 당겨올 곳이 있겠나?”
“조셉 본이 먼저 배신했으니, 그곳에서 짜내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러다 제임스 캐넌은 아까 미심쩍어하던 것을 떠올렸다.
“일단 그건 자네가 말한 대로 하지. 그런데 MH퓨처시큐리티에서 받아 갔다는 위임장도 설마 오큘러스 펀드가 가져가는 걸까?”
오큘러스 펀드와 MH퓨처시큐리티의 협력관계는 대외적으로 유명했다.
굳이 의문을 품지 않아도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아마도 그런 것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결국 그 지분까지 합치면 21.8%겠군.”
“MH퓨처시큐리티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지분이 1.3% 있습니다.”
옆에서 미구엘 존슨이 덧붙인 말에 제임스 캐넌은 불쾌함을 느꼈다.
“그럼 총 23.1%인가?”
아까 계산한 27.7%의 차이는 한순간에 20.3%로 줄어들었다.
“어떻게든 조셉 본에게 가서 자금을 빼오도록 해. 어려울 것 같으면 무력을 써도 좋고.”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미구엘 존슨은 대답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 * *
【美, TSF Investment의 대책 없는 투자 실패! 수사국에서는 이번 투자 사기에 피의자인 이스트파머스에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표의 잠적과 자금 추적에 난항으로 TSF가 자금을 복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TSF 주가 연일 하락세! 100달러 선까지 무너진 채로 계속 떨어져… 수많은 주주가 이번 사태에 TSF와 미국 정부를 향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태까지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의문만 깊어져…….】
【미국의 대규모 투자 기업인 TSF의 모든 것이 거품? 이번 이스트파머스 투가 사기와 더불어 여러 사업에서도 문제가 발견되어… 그로 인해 총피해액은 200억 달러가 넘어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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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는 동료들의 사무실에서 기사를 훑어봤다.
옆에서 장만수가 실실 웃으며 외쳤다.
“방금 공매도로 Get―! 2.1% 더 가져왔다!”
“그럼 이제 얼마나 돼?”
“현재까지 오큘러스 펀드 명의 지분과 릴리안이 확보한 위임장까지 하면 총 31.6%. 근데 브릴리언트 쪽에서 파악한 건 방금 매입한 것까지 23.9%일 거야.”
실제 매입량보다 7.7%나 많았다.
“거기서 파악하지 못한 지분이 많을수록 유리하겠지.”
“물론이지. 놈들은 란프탄 그룹에서 가져간 7.7%까지 우리가 확보했다는 건 모를 테니까.”
신우가 아랍에미리트에서 알란드 대통령을 만나 부탁한 것이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RP 컴퍼니의 처리라는 결과와 거기서 회수한 자금으로 움직인 것이라 흔쾌히 수용될 수 있었다.
“브릴리언트가 확보한 지분이 43.4%라고 했지?”
“맞아. 사미르와 곽치영이 보유한 4.6%까지 확보한다면 총 48%인데, 놈들은 지금 타일러 차의 대답만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어떻게 될지 몰라.”
그렇게 말한 장만수는 맞은편 자리에 앉아 있던 릭의 눈치를 슬쩍 봤다.
지금 릭은 왠지 모르게 장만수의 계산이 틀리길 기다리는 눈빛이었다.
“…쳇!”
짧게 혀를 차는 소리.
그 순간 장만수는 발끈했다.
“왜? 뭐? 너 자꾸 이러면 진짜 수능 보게 만든다? 진짜 치러보고 싶어? 미래를 저당 잡힌 고3의 비애 좀 느끼게 해줄까?”
릭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딱히∼!”
“계속 이러기만 해? 너도 모르게 한국인 만들어서 고등학교에 입학시킨 다음에 진짜 수능 보게 만들 테니까.”
그렇게 말한 장만수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진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