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88)
전직용병 재벌서자-288화(288/305)
287화. 뜻밖의 세 번째 사냥 (3)
퍽― 파팍, 촤아악―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팔라스의 공격이 계속 이어졌다. 흥분과 함께 그의 동작은 커지고, 틈만 계속 생겨났다.
신우는 그런 팔라스의 급소에 나이프를 빠르게 찔러 넣거나 베고서 선반으로 던져버렸다.
콰앙―
“미구엘 존슨에게서 본 것처럼 반응 속도에 필요한 오감과 근력을 상승시켜 주는 건가? 부작용인지 아니면 노리고 넣은 것인지는 몰라도, 통증까지 없애주는 듯하고.”
“고작 그런 공격으로…….”
선반에 부딪히며 바닥을 구른 팔라스는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려다가 또다시 휘청거렸다.
그걸 본 신우는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약물로 살인 기계라도 만들려고 한 건가? 근데 치명적인 약점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네.”
“그게 무슨 말이지……?”
“진짜 실력은 근본 없이 만든 능력이 아니라, 경험에서 비롯되는 거잖아. 게다가 공포와 긴장감까지 없애는 무통증이라니.”
신우는 그걸 확인하기 위해 직접 팔라스와 붙어본 것이다. 그리고 미구엘 존슨을 통해서도 떠올렸던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다.
“그럼… 너희는 뭐지?”
“우리가 뭘.”
“내 공격을 아무렇지 않게 막아내고, 피하고… 어찌 보면 우리보다 더한 괴물이 아닌가? 대체 무슨 실험을 당한 거지?”
그 순간 신우의 표정에 의아함이 담겼다.
“…실험? 너희는 그런 걸 당했다고?”
“네놈들은 아니라는 건가? 애초에 이 정도 실력을 가진 놈들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데! 쿨럭―!”
온갖 부상을 입은 팔라스는 급히 흥분하면서 피를 토해냈다. 신우의 타격으로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찌른 상태였다.
지금 부상 정도면 보통 사람은 거동도 힘들다.
그러나 팔라스는 약물로 인해 통증을 느끼지 못해,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우리도 666부대 배후에 TSF나 하르파스. 게다가 루두스란 곳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지.”
팔라스는 표정이 잔뜩 구겨졌다.
그 모습이 만족스럽던 신우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네 덕분에 BOU32란 약물이 어떤 효과를 주는지도 대충 알았으니 잘 가라.”
“내가 쉽게 죽을 줄……!”
후욱, 콰직―
어느새 그의 뒤에서 나타난 웨이가 머리를 잡아 빠르게 돌리고서 무릎 위로 내리찍었다. 그로 인해 팔라스는 머리에 충격을 입으면서 전신이 축 늘어졌다.
단 일격에 머리가 뭉개지며 목숨을 잃은 것이었다.
“왜 굳이 네 손을 더럽혀.”
“어차피 죽일 놈인데 누구 손이면 어때. 그보다 도망쳤다는 녀석은 대장이 마무리해야지.”
아까부터 장만수의 무전이 들려오던 중이었다.
[여기는 MANDU. 길로틴이 창고 북쪽으로 도주 중. 아나스타샤로 타겟팅해서 추적하고 있어.]안덕칠을 말함이었다. 처음에 그가 암살팀에 포함된 것을 확인했을 때도 놀랐다.
“저번에 끝내지 못한 일이 있긴 하네. 정리는 웬만큼 됐고?”
[놈들이 소지하고 있던 전자 장비들은 전부 수거했다.]헥터의 목소리였다.
뒤를 이어 장만수의 대답도 들려왔다.
[CCTV는 놈들이 먼저 건드려 놔준 덕분에 내가 조금만 손봤어.]“Okay. 길로틴만 끝내고서 돌아가자. HOUND, 발만 잡아줘.”
[Roger that.]신우는 팔라스의 시신 정리를 웨이에게 맡긴 후 밖으로 나갔다.
.
.
.
임시로 사미르 처형팀의 소속되었던 안덕칠은 얼마 전 666부대에서 WHITE로 올라갔다.
곽치영의 지시로 들어간 팀이지만, CELLA 출신도 아닌 데다 정식 캠프를 통해 부대원이 된 것도 아니다 보니 다른 팀원들에게 무시부터 당했다.
거기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든 성공해서 위로 올라가면 되니까. 그래서 몰래 국정원의 반상원에게 협조해서 돈을 벌고, 프랑스에서는 나선휘를 죽이며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그런 생각으로 가득하던 안덕칠은 어깨에 걸친 소총과 서바이벌 재킷에 달린 온갖 장비들을 흔들면서 뛰는 중이었다.
방금까지 컨테이너로 길을 막고서 대기하던 중에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너머에서 총성과 사람들의 외마디 비명이 들려왔다.
20명이 넘던 부대원들이 빠르게 쓰러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적의 정체도 몰랐기에 더욱 답답했다.
그로 인해 스스로를 선배라고 거들먹거리며 전방으로 지원하러 나가려던 부대원 하나까지 죽이고서 도망쳤다.
“이런 곳에서 죽을 수는 없어.”
파악―
그 순간 안덕칠은 무릎 뒤쪽에 뭔가를 맞으며 고꾸라졌다.
“크억!”
총에 맞은 것이다. 비명과 함께 뒤를 돌아보니 자신이 지키고 있던 컨테이너 위로 인영 하나가 보였다.
열심히 뛰어온 거리가 약 200m.
어둠까지 짙게 깔린 곳에서 열심히 달리던 중에 총을 맞은 것이다.
그사이 창고 쪽에서 안덕칠이 타고 왔던 차량 한 대가 가까이 다가와 섰다.
운전석에서 내린 것은 타일러 차의 모습을 한 신우였다.
“열심히 도망치는 중이라고 들었는데. 고작 여기였나?”
“저, 저는 시키는 대로 한 것뿐입니다! 그러니 하, 한 번만 사, 살려주시면……!”
안덕칠은 엎어진 채로 한없이 비굴해진 모습이 되어 고개를 조아렸다.
그 모습을 본 신우의 뇌리에 회귀 전 안덕칠에게 죽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스쳤다. 미래에 전장의 살인마로 불렸던 모습을 말이다.
물론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자신보다 더 강한 사람 밑에 붙어서 힘을 키우는 중이었다.
“너는 그렇게 애원한 사람들을 살려준 것은 있고?”
“그, 그건…….”
“왜? 맨날 먼저 죽이다가 죽임당한다고 하니, 겁나나? 길로틴.”
목뒤에 길게 난 칼자국 때문에 불리던 별명. 그것도 666부대에 들어가고 나서 거의 들은 적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그 별명이 불렸던 건 배성유통 본사에서 처참한 패배를 안겨줬던 시기이다.
“저를 아십니까? 뭐든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니―!”
“왜? 배성유통에서 봤을 때는 나를 지울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아까 생각났던 상황이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안덕칠의 표정이 굳었다.
“설마, 네놈이… 그때 그놈……?”
당시에도 안덕칠은 신우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역시 넌 그때 죽였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바빠서 이제야 마무리하네.”
철컥― 타앙!
신우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과 함께 머리가 꿰뚫린 안덕칠은 앞으로 엎어지며 목뒤의 흉터가 하늘로 향했다.
작전이 일단락되자 신우는 계속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 통해 중얼거렸다.
“Emergency Clear.”
[Copy that.] [Copy that.].
.
얼마 지나지 않아 동료들의 대답이 들려오고, 신우가 서 있던 쪽으로 커다란 승합차가 다가와 섰다.
옆문이 열리자 동료들이 앉아 있었다.
“다 끝난 거야?”
“문제없이 했지.”
장만수가 운전석에서 대답하자 신우는 곧장 올라탔다.
이제 작전이 끝났으니, 흔적이 남지 않도록 원래 일정대로 돌아가야 했다.
* * *
【좌표 : -5.923546, 29.070835】
콩고민주공화국 남동쪽 도시인 칼레미에서 서쪽으로 120㎞ 정도 떨어진 숲.
그곳은 666부대원을 키우는 캠프였다. 지금도 수십 명의 훈련병들이 숲을 달리거나 나이프, 총기 훈련 등을 하면서 땀을 흘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와 달리 캠프의 장인 로만 마트베예프는 자신의 천막에서 분노로 치를 떨었다.
“에반과 부대원들이 전부 죽었다고?!”
사미르 지단 쿠르디의 처형을 위해서 두바이로 보냈던 GRAY의 팔라스인 에반 노츠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 소식을 가져온 666부대원 통신병은 겁부터 먹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 그렇다고 합니다.”
“하면, 사미르와 타일러 차는 어떻게 됐지?
“일단 타일러 차와 그의 경호원이던 데릭 린은 흔적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사미르와 일레인 풀은 상황 직후, 지사를 방문한 것을 마지막으로 흔적이 끊겼습니다.”
“전부? 그럼 에반 노츠와 부대원들의 시신은 두바이 수사국에서 수거한 것인가?”
“저희 부대 인원과 무장 때문에 정부에서 직접 움직였습니다.”
상황이 테러로 인지된 것이다.
골치가 아파진 로만 마트베예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쪽 자료는 따로 요청해야겠군. 다른 정보가 더 들어오는 대로 보고하도록.”
부하를 내보내고서 천막 한쪽에 자리 잡은 모니터로 향했다.
위성 안테나를 통해서 연결된 프로그램을 돌리자 화상 통화로 접속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중년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프로젝트 파이몬을 목표로 움직이는 중인 조직의 정보개혁국 RIA의 수장 히드라였다. 동시에 백신우가 미국 맥린의 체스트룩에서 만났던 헤이즐 롱이었다.
[소식은 전해 들었어요. 이번에도 실패했다죠?]“…그렇습니다. 히드라.”
[팔라스와 더불어 캠프의 정예 병력을 투입했던 것 아닌가요?]“상황을 파악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관계자들의 흔적이 전부 사라졌습니다.”
그런 설명에 헤이즐 롱은 씁쓸한 표정이 지어졌다.
[애초부터 그렇게 할 생각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상황만 봐도 우리가 함정을 판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함정에 들어간 것이죠.]“대체 허미트가 우리 움직임을 어떻게 알았다는 겁니까?”
[토아스가 사망한 작전 때는 조금 긴가민가했지만, 이번 사태로 확실해졌죠. 허미트가 프로젝트 파이몬을 완성한 상태일 거예요.]로만 마트베예프는 깜짝 놀랐다.
“놈들이 모든 정보를 장악하고 있단 말입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식으로 우리 뒤통수를 칠 수는 없죠. 물론 우리도 수상한 기색 탓에 대비하고 있었지만, 소용이 없던 듯싶어요.]기존 연락망을 스마트폰이 아닌 2G폰으로 교체한 것. RIA와 TSF, 하르파스 등 조직의 정보를 관리하는 서버를 오프라인 방식으로 사용하는 등등…….
로사 테일러가 찾아낸 일렉트로닉 크리쳐가 퍼지지 않도록 신경 썼다.
“그게 사실이라면, 어찌해야 합니까?”
[일전에 오큘러스 펀드에서 체스트룩을 찾아왔던 것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이참에 처리하려 했던 건데…….]RIA 본부가 바로 체스트룩 쇼핑센터 지하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다시 찾아오거나 수상한 움직임은 없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그게 잘 넘긴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모르게 움직이는 중인 것인지는 의문이죠.]조직에서 RIA는 외부로 절대 드러나면 안 되는 곳이니 신중해졌다.
“일단 TSF부터 빨리 정리하고, 각 지사로 흩어져 있던 부대원들을 소집부터 하죠. 최근 주요 병력의 손실이 커져서 재정비가 필요합니다.”
[현재 캠프에 가용 병력이 몇이나 되죠?]“당장 가능한 건 총원 50명 중 30명이 조금 넘습니다. 그것도 WHITE로 올리기에는 애매합니다.”
화면 속의 헤이즐 롱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CELLA에서는 최근에 인원을 받았죠.]“맞습니다. 거기서 인원을 다시 대량으로 충원하려면 최소 2년은 더 있어야 합니다.”
[병력 손실이 만만치 않네요.]“개중에 상급으로 분류된 녀석들은 RIA로 보내야 하니 더 문제죠.”
두 사람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일단 오큘러스 펀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니, 그쪽의 흔적이 잡히는 대로 처리할 수 있을까요?]“문제가 커질 것을 무시하고서 말입니까? 브릴리언트에서 지분은 문제없이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그건 맞지만… 뭔가 불길해서 그래요. 모나코 본사로도 인원을 배치해주시고요.]“일단 그렇게 하겠습니다.”
통신은 그렇게 끝났다.
검게 변한 화면을 보던 로만 마트베예프는 아까 나갔던 부하를 다시 불렀다. 지시를 내린 후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그는 다른 생각을 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