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94)
전직용병 재벌서자-294화(294/305)
294화. 협작질에는 발길질 (2)
상황 발생 30분 전…….
【5°46’37.5″S/28°05’56.0″E】
신우는 전투복 차림에 마스크까지 쓴 상태로 숲에 몸을 숨긴 상태였다.
나무들 너머로 넓은 공터와 이곳저곳에 세워진 천막이 보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총기와 나이프로 훈련 중인 이들이 있었다.
회귀 전에 트라이드 아이와 치열하게 싸웠던 666부대의 근원 중 하나인 캠프였다.
“여기는 LOX. 각자 상황 보고.”
조용히 무전을 치자 동료들의 대답이 들려왔다.
[SILVER. 7시 방향 점거 완료.] [KIRIN. 2시 확보.] [RHINO. 11시 준비 완료.] [HOUND. 5시 저격 포인트 확보.] [MANDU. 적의 인원 총 73명 확인. 신호 차단 및 영상 송신 완료!]마지막 무전과 함께 장만수가 작전 지역 상공에 띄운 드론 아나스타샤로 촬영 중인 열화상 화면이 팔뚝의 기기 액정에 띄워졌다.
“Copy that.”
신우는 그렇게 대답하고서 미소를 지었다. 묘하게 흥분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준비가 전부 갖춰지자 무전으로 차분히 중얼거렸다.
“Fire.”
그와 동시에 캠프 중심의 5시 방향에서 저격이 시작되었다.
수풀에서 일어난 신우도 곧장 소총의 총구를 들어서 쏘았다.
투두두두두―
전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666캠프의 교관과 훈련병들은 혼비백산하며 엄폐물 뒤로 숨었다. 그러면서도 총기로 훈련 중이던 이들은 곧장 대응 사격을 시작했다.
“적이다!”
“어디서 쏘는 거야?”
트라이드 아이는 한 곳으로만 돌입한 것이 아니었다. 666캠프를 둘러싸듯 포진해 각자 위치에서 적들을 섬멸하는 중이었다.
“저격수가 있……!”
그렇게 외치던 부대원의 머리가 저격으로 인해 덜컹거리며 쓰러졌다.
콰쾅― 쾅―
난리가 난 666캠프 한가운데로 포격까지 떨어졌다. 11시 방향에 있던 릭이 로켓 런쳐를 사용해 그들이 밀집한 곳으로 맞히는 중이었다.
[여기는 SILVER. 장비 확보 완료.]어느새 릴리안은 7시 방향으로 침투해 천막들을 확인했다. 그러다 여러 장비가 있는 천막을 찾아낸 것이다.
[여기는 MANDU. Thank you∼! Connecting Complete.] [미국인한테 영어 쓰지 마라.] [시끄러.]두 사람은 무전으로도 티격태격하면서 할 일을 문제없이 진행했다.
그사이 신우는 지척까지 다가온 666부대원을 총으로 맞혀 쓰러뜨렸다.
일방적인 몰살. 물론 그들도 나름 총기를 들고서 반격했지만, 트라이드 아이를 상대하기에는 실력이 한참 부족했다.
“저쪽이다!”
몇몇이 신우를 비롯해 돌격팀인 동료들의 위치를 알리며 소리쳤다. 그들도 나름 온갖 훈련으로 단련된 살인 병기에 가까운 실력자들이었다.
하지만 근접, 사격, 전투 기술, 경험. 거기다 죽음과 함께 회귀로 돌아오기까지 한 트라이드 아이를 상대하기에는 한참 부족했다.
게다가 공중에서 드론이 송신 중인 열화상 촬영으로 적들의 움직임까지 파악하고 있으니, 그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교관들은 최소 WHITE인 건가?’
지금까지 달려든 이들은 교관과 훈련병들이었다. 그들의 대응 능력과 실력으로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알 수 있었다.
‘밀집 중인 곳은 여기서 11시 방향.’
666캠프 내에서 총기와 탄약을 비롯한 온갖 화기들을 보관해둔 무기고였다.
이전 생에서도 666캠프를 섬멸시켜 본 적이 있어서, 신우도 그곳에 뭐가 있는지 알았다.
콰앙―
동시에 11시 방향에서 로켓 런처의 탄두가 날아가 떨어졌다.
[RHINO. 바퀴벌레 덫 처리 완료.]릭은 일부러 놈들이 그쪽으로 몰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처리했다.
“Copy that.”
이에 신우는 덤덤히 대답하고서 666캠프 안으로 진입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다. 근접전이 시작되면서 릭과 웨이도 튀어나와 666캠프의 교관과 훈련병들을 빠르게 쓰러뜨려 나갔다.
[여기는 MANDU. 42명 남음.]그사이 장만수는 드론으로 파악한 적의 수를 알려주었다.
간혹 눈먼 총알이 어깨나 허리, 복부로 날아들었다. 그러나 다들 장만수가 만들어준 케블라 우블렉 소재의 마스크와 전투복을 착용 중이었기에, 충격만 살짝 전해지고 부상은 입지 않았다.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70명 넘게 주둔 중인 666캠프에 단 6명이 쳐들어올 계획을 세우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이대로 섬멸까지 간다. HOUND는 총 가진 놈들 위주로 처리하고.”
[Roger that.] [Roger that.].
.
동료들의 대답과 함께 신우는 더욱 속도를 높였다.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려 적의 움직임이 느껴질 때마다 정확히 머리와 가슴을 조준해서 쏘았다.
어느새 천막들이 몰려 있던 구역을 지나쳤다.
그 순간 옆에서 누군가 튀어나와 신우에게 나이프를 휘둘렀다.
하지만 신우는 이미 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기에, 상체만 젖혀서 피한 후 왼손에 쥐고 있던 나이프 너클로 반격했다.
챙― 카가각― 타탕―
오른손은 소총을 놓고서 권총으로 바꾼 후, 다른 방향에서 튀어나온 666부대원을 맞혀서 쓰러뜨렸다.
그런 상황을 지켜본 맞은편 사내의 미간이 잔뜩 구겨졌다.
“대낮부터 이런 식으로 습격을 감행하다니… 네놈들이 허미트구나.”
사내는 666캠프의 훈련 총교관인 듀빌이었다. 캠프 총대장이자 케르베로스인 로만 마트베예프를 통해 비격도에서 싸웠던 허미트의 전투복 생김새를 들었던 덕분에 알았다.
물론 신우도 그의 정체를 잘 알았다.
“여전히 여기 있었네. 듀빌 워락…….”
“나를 안다고?”
깜짝 놀란 그의 표정에 신우는 마스크 속에서 웃었다.
“무슨 질문을 해도 대답해줄 시간이 없으니 빨리 끝내자고.”
“네놈이 죽기 직전까지 말할 생각이 없는지는 두고 보자고!”
듀빌은 신우와 떨어진 후 옆에 떨어져 있던 권총을 주워서 쏘았다.
이에 신우는 천막 쪽으로 몸을 던진 후 다른 곳에서 튀어나오던 이들부터 정리했다.
타탕― 타타탕―
주변에서 바쁘게 울려 퍼지는 총성들.
독기가 바짝 오른 듀빌은 최대한 냉정을 되찾고서 반대쪽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갑자기 발목이 휘청거렸다.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를 와이어가 발목에 감겨 당겨진 것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틈과 함께 언제 천막 위로 올라갔는지, 신우의 인영이 허공에서 떨어지며 듀빌의 쇄골 사이로 나이프를 찔러 들어왔다.
단순하게 허의 허를 찌른 방식이었다.
“크윽―!”
“역시 이 정도 페이크에 속을 정도면 실력은 그때보다 못하네.”
회귀 전에도 666캠프를 급습하면서 그와 싸웠고, 방금과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당시는 와이어를 피한 후 반격까지 하며 높은 전투력을 보여줬다.
이내 듀빌은 나이프가 좌측 쇄골 아래의 심장까지 닿으며 숨통이 끊어졌다.
“여기는 LOX. 듀빌 워락 처리 완료.”
작전은 계속되었다.
그때 릴리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LOX! 구역 내에 로만 마트베예프는 없는 거 같아.]“없다고?”
처음부터 작전의 목표는 666캠프의 총대장인 로만 마트베예프였다. 그의 존재는 이전 생에서도 알고 있었고, 당시 유즈니섬에서 죽기 전에 처리했다.
원래 미래에서는 로만 마트베예프와 그 배후에 있는 브릴리언트 그룹만 끝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준비가 필요했고, 루두스란 조직의 존재까지 알았기에 그를 곧바로 죽이지 않고 기다렸다.
[훈련병 하나를 잡아서 족치니, 못해도 6시간 전에 헬기를 타고서 밖으로 나갔대.]신우와 동료들이 작전 지역으로 들어서기 한참 전에 빠져나간 것이다.
그렇다고 이번 작전이 새어 나간 건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처럼 자신들의 손에 666캠프가 무자비하게 당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
“언제 돌아오는지는 모르고?”
[훈령병들이 알 리가 없잖아. 교관들이면 알 수 있지 않을까?]“방금 듀빌 워락을 처리했어.”
[아…….]불과 몇 분 전에 그나마 알 만한 사람을 신우가 직접 죽여버렸다. 물론 살려뒀다고 해도 뭔가 말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때 무전기로 웨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신호? MANDU가 전부 차단한 거 아니었어?”
드론인 아나스타샤로 적의 위치를 탐지하면서 비인가 통신 신호를 전부 차단한 상태였다.
이에 장만수가 끼어들었다.
[단파 무전기 같은 것으로 모스 부호를 띄운 거면 통과할 수도 있지.]“로만 마트베예프가 캠프에 없어서 보낸 거겠네.”
[그 신호를 받았다면 바로 숨어버리겠고.]안타까움이 가득한 릴리안의 대답에 신우도 동의했다.
“아마도 그렇겠지. 일단 여기부터 빨리 마무리하자. MANDU는 계획대로 움직여주고.”
[Okay―!]신우는 그렇게 무전기로 대화를 나누면서도 권총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타타탕― 타탕―
주변에서 666부대원들이 튀어나올 때마다 맞히면서 상황을 정리해 나갔다.
어느새 로켓 런처를 쏘아댔던 릭도 합류해 있었다. 코뿔소처럼 달려가 666부대원들을 볼링핀처럼 날려버리고서 바닥으로 박아버렸다.
작업을 마친 릴리안과 근접전만 고수하던 웨이도 마찬가지였다.
그사이 헥터는 5시 방향의 캠프보다 조금 높은 고지의 나무에서 저격을 성공시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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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시간 후.
콩고 민주 공화국의 칼레미 지역에서 출발한 헬기 2대가 1시간쯤 날다가 숲 한복판에 있던 공터로 내려앉았다.
거기서 내린 이들은 로만 마트베예프와 헤이즐 롱이었다. 다른 헬기에서 내린 사내들이 주변으로 퍼지면서 사주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그사이 헤이즐 롱은 손수건으로 코를 막았다. 사방에서 피비린내가 진동했기 때문이다.
“…전부 죽은 것 같군요.”
주변은 666캠프에 있던 교관과 훈련병들의 시신으로 가득했다.
로만 마트베예프도 그 사실을 알았기에 천천히 걸으며 탄식을 흘렸다.
“대체 어떤 자식들이―!”
그러다가 천막 구역 사이에서 죽어 있는 듀빌 워락의 시신을 발견했다.
좌측 쇄골에 난 자상에 의해 심장이 꿰뚫리면서 절명한 것이 확실해 보였다.
헤이즐 롱이 시신들을 피해서 옆으로 다가왔다.
“몇몇 시신의 강직도를 살피니 사망 후 최소 5시간은 지난 듯싶네요. 그 시간이면 이미 여길 벗어난 지 한참 됐겠고요.”
“젠장―!”
로만 마트베예프는 수십 년에 걸쳐 666캠프를 바닥부터 지금의 위치까지 키워왔다.
그런 곳이 고작 몇 시간 만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분노로 인해 그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캠프는 다시 세우면 되니까 진정하세요. 여기서 당장 뭘 할 수도 없잖아요.”
“내 손에 잡히는 순간… 산 채로 사지를 찢어버릴 겁니다.”
“그런 날이 꼭 왔으면 좋겠네요.”
헤이즐 롱도 지금과 같은 사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애초에 666캠프의 위치가 발각된 것부터가 이상했다. 누군가 잠입해 있었을 수도 있지만 훈련병은 이동 중에 시야가 가려지게 된다.
그러니 로만 마트베예프를 비롯한 정식 부대원이 아니면 캠프의 위치를 알기는 불가능했다.
당연히 통신 장비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바깥으로 연락을 넣을 수도 없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혹시 모르니 CELLA를 전부 폐기하도록 하죠.”
로만 마트베예프는 천천히 분노를 가라앉히고서 말했다.
“그걸 전부 말입니까?”
“옮기는 건 흔적이 남을 수도 있으니, 불가능하다는 걸 알잖아요.”
666캠프의 위치까지 들켜서 괴멸된 상황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은 로만 마트베예프도 충분히 인지했기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TSF에서 수거될 이들로 구성해서 진행하겠습니다.”
“최대한 의심받지 않도록 깔끔하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