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299)
전직용병 재벌서자-299화(299/305)
299화. TSF의 새 주인 (3)
제임스 캐넌은 TSF Investment의 임시 주주총회 상황을 회장실에서 영상으로 보는 중이었다.
아까 만났던 란펑의 송유메이가 투표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저 여자가 내가 한 말을 잘 이해했어야 할 텐데…….”
그러던 중에 하르파스의 글렌 라슨이 오큘러스 펀드에서 온 타일러 차와 같이 앉아 있던 모습을 발견했다.
“저 인간은 왜 저기 있는 거지?”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같았다. 다만, 소리는 마이크를 사용 중인 애덤 소비노의 목소리뿐이어서 내용을 들을 수 없다 보니 궁금증이 커졌다.
그러다 글렌 라슨이 대화를 마쳤는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개표에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중요한 사안인 데다가 개인과 기업이 소유한 지분을 정확히 합산해야 하다 보니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똑똑―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 문이 두드려지더니, 글렌 라슨이 얼굴을 내밀었다.
“굳이 주주총회 자리까지 참석하더니, 왜 다시 올라온 겁니까?”
살짝 삐딱한 느낌의 물음이었다.
이에 글렌 라슨이 웃으면서 소파에 앉았다.
“그곳에 계속 있을 필요는 없었으니까요.”
덤덤한 대답. 그 모습을 잠시 빤히 보던 제임스 캐넌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래서, 타일러 차와 무슨 이야기를 그리 조심히 나누셨습니까?”
영상에서 보던 분위기가 딱 그러했다.
글렌 라슨은 제임스 캐넌을 슬쩍 보면서 미소 지었다.
“그들이 허미트로 예상된다고 한들, 일단은 저희 하르파스 인더스트리와 계약한 곳이지 않습니까. 이런저런 대화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조금 알아만 봤습니다.”
여전히 미심쩍은 대답이었다.
“나온 것이 있긴 합니까?”
“오큘러스 펀드에서 저희 하르파스도 노리고 있는 듯하더군요.”
그 순간 제임스 캐넌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거기서 확보한 하르파스의 지분이 거의 10%가 되었던가요?”
“정확히는 9.9%입니다. 게다가 DAX라는 곳에서 23.9%의 지분까지 확보한 상태죠. 만약 두 곳이 손을 잡는다면, 합친 지분이 33.8%입니다.”
DAX 쪽의 하르파스 지분 확보량은 지난번 장로들 회의에서 공유됐다. 그때는 21.6%였는데, 그동안 2.3%를 더 확보한 것이다.
만약 TSF처럼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면 경영권까지 위협할 수준이었다.
“브릴리언트에서 확보 중인 지분은 이제 35.5% 아닌가요?”
고작 1.7%의 차이. 최근까지 TSF의 지분을 모으느라 화력을 집중시켰던 탓이다.
“맞습니다.”
“MH퓨처시큐리티와 노스월에서도 보유 중인 지분이 있지 않습니까.”
“각각 4.5%와 5.3%입니다.”
총 9.8%였다. 파벌을 가른다면 그곳들은 오큘러스 펀드 쪽이다.
전부 합친다면 43.6%가 되는 것이다. 흩어진 상태인 지분 20.9%를 빨리 확보하지 않는다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
“괜찮은 겁니까? 만약 미확보 지분이 7% 이상 그쪽으로 넘어간다면…….”
“하르파스가 오큘러스에 넘어가겠죠.”
하지만 하르파스와 TSF는 브릴리언트의 일부가 될 계획이다.
지금도 그걸 위해서 브릴리언트가 TSF의 새 경영자가 되어 매각하는 순서로 일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대비책은 강구해두었습니까?”
“당장은 TSF의 새 대표직에 카일 롱이 오르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방법이 있다고 한들, 쓰기도 어려웠고 말입니다.”
결국 자금의 운용이 문제였다. 물론 그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TSF의 비자금 일부를 허미트에게 강탈당한 것이다.
그때 일만 아니었다면 하르파스 쪽의 계획도 TSF와 함께 진행할 수 있었다.
더불어 TSF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지금처럼 아슬아슬하지 않았을 것이 확실했다.
그사이 아까부터 지켜보던 주주총회의 상황이 진행되었다. 마침내 신임 대표이사 지분 개표가 끝났다.
[지금부터 신임 대표이사에 관한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의장 대행인 애덤 소비노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서 회장실까지 전해졌다. 두 사람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화면을 지켜봤다.
애덤 소비노도 긴장되는지 입술에 침까지 바르며 말을 이어갔다.
[지분 투표에 의해 결정된 TSF Investment의 신임 대표이사는… 아이린 모레티입니다.]그 순간 제임스 캐넌의 표정이 사색으로 물들었다.
“아, 안 돼…….”
화면 속에서 애덤 소비노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투표로 확보된 지분은 총 4억 5,540만 주. 지분 비율 50.6%로 확정되었음을 말씀드립니다.]끝내 란펑의 송메이유가 오큘러스 쪽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암담해진 제임스 캐넌은 이가 갈렸다. 자신들의 계획에 본격적인 찬물을 뿌린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이내 곧장 서랍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안 그래도 결과를 확인하고서 연락하려 했습니다.]수화기에서 성별을 알기 어렵게 변조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화로 연결된 대상은 조직의 히드라였다.
제임스 캐넌은 방금 말을 듣고서 침음을 흘렸다.
“…상황이 좋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브릴리언트에서 가졌어야 할 TSF의 대표이사 자리를 오큘러스에 빼앗겼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계획의 시작부터 어그러졌으니,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히드라의 반응은 그가 예상했던 것과 달랐다.
[애초에 우리가 경영권 확보와 회사의 매각을 순서대로 진행하려던 이유는 기초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습니다.]“그 사항은 알고 있습니다.”
TSF의 투자 실패와 경영 부진에서 손실된 자금은 전부 브릴리언트로 들어갔다.
그 덕분에 브릴리언트는 TSF와 하르파스 매각 준비와 더불어 다른 쪽으로도 사업을 미리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게다가 경영권이 넘어갔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 그건 기회만 만들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혹시 몰라서 그런 식으로 안전장치를 만든 것이기도 하니까요.]“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준비시키겠습니다.”
[아이린 모레티가 내부에서 힘을 키울 수 없도록 철저하게 고립시키십시오. 그 후에 건수를 만들어서 해임시키고, 우리가 원하는 식으로 매각을 진행하면 됩니다.]제임스 캐넌은 자신이 있었다. 물론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되지만, 그가 TSF에 깔아둔 파벌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아, 쓰레기 처리는 완료되었습니까?]이번 물음에 제임스 캐넌은 바로 대답했다.
“주주총회가 시작되기 전, 확인 연락을 받아뒀습니다.”
[불필요한 인원들만 잘 선발해서 정리한 거겠죠?]“문제없습니다.”
지사장들을 말함이다. TSF가 브릴리언트로 넘어가면 가장 큰 약점이 될 인물이 지사장들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TSF는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기 전에 문제가 될 인원들을 먼저 처리했다.
[혹시나 오큘러스 펀드에서 포섭할 만한 인물이 있다면 미리 해결하도록 하세요.]“문제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옆에 오르트로스 있습니까?]이미 두 사람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말씀하십시오.”
글렌 라슨의 대답에 히드라가 말했다.
[현재 하르파스 쪽 지분 확보에도 문제가 있는 걸로 압니다. 1차 계획의 실패는 TSF로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상부에는 그만큼 불필요한 움직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아시겠죠?]“알겠습니다.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자금 집행도 문제없다는 걸로 알면 되겠습니까?”
[덕분에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원래 장로들은 상하관계가 아닌 동업자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번 TSF 계획의 실패로 관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통화는 그렇게 끝났다.
핸드폰을 들고 있던 제임스 캐넌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
.
.
같은 시각.
임시 주주총회가 진행된 대회의실 안은 크게 술렁였다.
TSF의 대표이사 자리에 브릴리언트가 아닌, 오큘러스 펀드의 사람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사이 신우는 단상 위 아이린 모레티의 모습을 한 릴리안을 바라보았다.
“다시는 실패가 없는 TSF로 만들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릴리안은 소감 발표를 하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대회의실 한쪽 자리에는 TSF의 임원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예상과 다른 결과와 그녀의 말을 듣고서 똥 씹은 표정이 지어졌다.
이내 릴리안이 단상에서 내려와 신우에게로 다가왔다.
“이거, 상황이 완전 재미있게 흘러가는데?”
스릴을 잔뜩 만끽한 표정이었다.
물론 사투리가 심하게 섞인 프랑스어로 말하는 것이라 주변에서는 알아듣지 못했다.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으니 그럴 만도 하지.”
그러던 중에 옆으로 한 사내가 다가왔다.
방금 릴리안과 대표이사 자리를 놓고 겨뤘던 브릴리언트의 재무이사, 카일 롱이었다.
“축하드립니다. 아이린 모레티.”
경쟁에서 졌음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 그런 얼굴을 보던 릴리안도 미소를 지었다.
“감사해요.”
“일전에 두 분이 저희 어머니를 찾아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카일 롱의 어머니는 체스트룩 쇼핑센터 사장인 헤이즐 롱이었다.
이에 신우가 나섰다.
“쇼핑몰 프랜차이즈 사업에 관심이 생겨서 리서칭해보던 중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헤이즐 롱 사장님과는 이야기가 불발되었지만요.”
카일 롱의 시선이 신우에게로 향했다.
“아, 타일러 차 지부장님이시죠? 요즘 대단하시다는 소문을 많이 들었습니다. 꼭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시원시원한 표정으로 악수를 위해 손을 내밀었다.
신우는 그걸 받아주고서 덤덤한 표정을 유지했다.
“저도 헤이즐 롱 사장님께 이야기를 조금 들었습니다. 워싱턴에서 회계사 일을 하신다던데, 브릴리언트의 재무이사로 들어가 계실 줄은 몰랐네요.”
현재 브릴리언트의 대외적인 조직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해킹을 위한 대비도 마친 것인지 내부 서버가 오프라인으로 운영되는 중이었다. 그래서 장만수도 카일 롱이 브릴리언트로 들어간 것을 알지 못했다.
원래 미래와도 다른 상황이었기에 조금 혼란스러웠다.
“스카우트로 입사했죠. 시기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TSF Investment의 대표이사 후보라니… 내부에서 카일 롱 재무이사님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큰가 봅니다.”
“운이 좋았죠. 뭐, 부담스러웠던 자리이기도 해서 지금 상황이 후련하기도 합니다. 하하하―!”
털털하게 웃어 보이는 그의 행동에도 신우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앞으로 뵙게 될 일이 더 있을 듯싶네요.”
“경제 시장을 생각한다면 뵙지 않을 수는 없겠죠. 게다가 저희가 보유하고 있는 TSF 지분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경영을 위해서 신경 써야겠고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지분이 브릴리언트와 TSF 본사가 보유 중인 것이다.
비상장인 상태와는 완전히 달랐다. 경영에 있어서도 간섭할 무리가 한 트럭이었다.
특히 브릴리언트는 대표이사 자리를 오큘러스에 뺏긴 만큼 더 날카롭게 접근할 것이 분명했다.
“그건 저희도 마찬가지죠. 물론 여기, 아이린 모레티 대표이사가 알아서 잘하겠지만요.”
“기대해보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뵙죠.”
카일 롱은 계속해서 시원한 분위기를 풍기며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릴리안은 얼굴을 잔뜩 구겼다.
“저거, 완전 사이코 같은데?”
“확실히 보통은 아니지. 그러니 조심해.”
신우도 릴리안과 헥터를 이끌고서 밖으로 나갔다.
이제 예상했던 전면전이 시작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