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300)
전직용병 재벌서자-300화(300/305)
300화. TSF의 새 주인 (4)
【美, TSF Investment의 회장 제임스 캐넌, 대표이사직에서 해임! 새로운 대표이사로 오큘러스 펀드 아이린 모레티 결정! 오큘러스 펀드 북아메리카 지부장이었던 아이린 모레티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바가 거의 없으며…….】
【오큘러스 펀드, TSF 지분 50.6%로 확보로 북아메리카 지부장 아이린 모레티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앞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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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호텔에서 머물던 중인 곽치영은 기사와 함께 공유된 TSF의 상황에 탄식을 흘렸다.
“상부에서는 따로 나온 말이 없습니까?”
곽치영의 물음은 맞은편에 있는 로사 테일러에게 향한 것이다.
그녀는 노트북으로 뭔가 바쁘게 확인하는 중이었다.
“지금 상황을 상부에서 뭘 어쩌겠어요. 일단 지켜보고서 플랜 B로 움직일 수밖에 없죠.”
“일이 복잡해지겠군요.”
플랜 B는 곽치영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TSF의 최종결정권자인 대표이사 자리를 놓쳤으니 쉽게 갈 수 있을 길이 어려워진 것이다.
또한 내부에서 계획 중인 일이 새어 나갈 확률도 높아졌으니 더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솔직히 심하게 예상 밖이었죠.”
“그래서, 란펑의 송유메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조사가 되었습니까?”
이름만 알려졌던 TSF의 4.7% 지분을 소유한 인물. 임시 주주총회 자리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더니 오큘러스 펀드 쪽에 지분을 내세워주었다.
그로 인해 브릴리언트가 대표이사 자리를 가지게 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아직 나온 것이 없어요.”
“아무것도 말입니까?”
로사는 해커로서도 실력이 좋았다. 조사 대상이 모든 인생을 음지에서 산 것이 아니라면 기록이 전무할 수 없으니 뭐든 나와야 정상이었다.
“이름뿐이에요. 지분도 란펑이란 회사 명의라, 개인 계좌 기록을 찾을 수 없고요.”
“여권 기록으로도 안 되는 겁니까? 아니면 중국 금융감독원과 국세청 쪽을 움직여보면 뭐라도 나오지 않겠습니까?”
페이퍼 컴퍼니는 형식으로만 운영되니 어떤 식으로든 틈이 나올 수 있었다.
그걸 비집고 들어가 정보를 캐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
“아까 조사한 내용에 여권의 입국 기록도 포함됐어요. 그리고 금감원이나 국세청 쪽은 지금 상황에서 우리 기록을 남기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고요.”
TSF의 지사들은 각종 투자 실패와 비리로 대외적인 철수를 진행했다.
그중엔 중국 지사도 포함되었다. 당연히 경제적인 타격을 입게 된 중국 정부 입장에서 그런 움직임을 곱게 보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TSF가 브릴리언트로 흡수된 후에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긴 하겠지만, 당장은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계획을 위한 수단이 발목을 잡게 된 꼴이군요.”
“상황이 이렇게까지 나빠질 줄은 몰랐으니까요.”
통탄스러운 상황 인지 속에서 잠시 대화가 끊겼다.
그러다 곽치영은 문득 떠올린 것을 말했다.
“…브릴리언트의 재무이사라던 카일 롱은 누굽니까?”
너무 갑자기 튀어나온 인물이었다.
곽치영은 ‘네메아의 사자’란 코드네임을 받았음에도 조직의 상부를 전부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카일 롱의 등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곽 지사장님이 생각하시기에, 누굴 거 같은가요?”
“혹시… 당신과 같은 GRAY입니까?”
카일 롱의 외모는 아무리 많게 봐야 30대 중반. 그 정도의 연령대로 조직 내에서 활동할 만한 사람은 666부대 소속이거나 최근 알게 된 RIA의 요원일 것이다.
하지만 경호원 쪽이 아닌 대외적으로 나설 정도라면 GRAY가 가장 유력했다.
“맞아요. 히드라를 담당하고 있던 GRAY죠. 조직 내 코드네임은 오토스이고요.”
지난번 RIA에 대해 설명해주었던 히드라. 물론 당시에도 영상으로 회의하면서도 얼굴을 확인하지 못했다.
정체를 숨긴 만큼 미스터리한 인물이었다.
그런 히드라의 최측근인 GRAY가 나선 것이니 곽치영은 깜짝 놀랐다.
“그럼 카일 롱이라는 건, 진짜 신분인 겁니까?”
“일단은요. 물론 방금 말한 사실이 밖으로 새어 나간다면 곽 지사장님께서 전부 감당하셔야 할 거예요.”
로사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몇 개월간 같이 일해왔음에도 명분만 생긴다면 언제든 죽일 듯한 표정이었다.
이에 곽치영은 한숨을 흘렸다.
“제가 이런 정보를 어디 가서 말하겠습니까.”
“믿도록 하죠. 그보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우리도 슬슬 움직여야 할 거예요.”
“정해진 자리가 있는 겁니까?”
아까 지사장이라고 불리긴 했지만, TSF 지사들은 전부 철수한 상황이다.
당장 로사도 마땅한 호칭이 생각나지 않아 붙여서 말한 것이다.
“실질적인 소속은 브릴리언트그룹 매니징 디렉터가 되실 거예요.”
“그 말은… 대외적으로 활동할 소속이 따로 있다는 의미입니까?”
“TSF 본사 감사본부장 자리죠.”
곽치영은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굳이 다시 들어가야 한다는 말입니까?”
대표 자리가 오큘러스 펀드에 넘어간 상태다. 당연히 내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것이 뻔했다.
이제야 브릴리언트그룹 본사로 들어가 쉬엄쉬엄 움직이나 싶었는데, 상부에서는 그걸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다.
“맞아요. 그게 당장 필요한 일이니까요.”
“어째서 말입니까.”
진심으로 궁금해서 물은 것이었다.
이에 로사는 얕게 숨을 내쉬고서 대답했다.
“곧 TSF에 지금의 문제들을 해결할 TF 본부가 설치될 예정이에요. 물론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일이지만, 새 대표이사가 가만히 있지 않겠죠.”
그제야 곽치영은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이린 모레티를 견제하라는 말씀이군요.”
“더불어 기회를 만들라는 것이기도 하죠. 곽 지사장님… 아니, 곽 본부장님이라면 잘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 당신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다른 곳에 가십니까?”
조직 내에서 GRAY는 뛰어난 인재이자 힘이었다.
그런 GRAY 중 하나인 로사 테일러가 계속 곽치영의 곁에 있었던 것도 의외의 경우였다.
“일단 저도 해야 할 일이 있어요. 그래서 곽치영 본부장님과 같이 움직일 거예요.”
“그렇군요.”
곽치영에게 로사 테일러는 보험과도 같았다. GRAY인 그녀가 곁에 있는 것으로 조직에게 버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우웅― 우우웅―
그때 곽치영의 품속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액정을 확인하니 속보로 뜬 기사였다. 요즘 경제 시장이 복잡하게 돌아가니 알람을 해둔 것이다.
동시에 내용을 확인하던 표정이 급속도로 굳어갔다.
“이거… 상황이 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듯싶습니다.”
너무도 심각해진 분위기에 로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러시나요?”
“백신우가 살아 있습니다.”
“뭐라고요?”
곽치영은 그녀에게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아소르스 제도 끝단 약 400㎞ 지점, 구조 신호 발견! 관계자들은 JDE324 K949 전세기 생존자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포르투갈 정부에서는 해당 지점에 조대를 파견한 상황이라며…….】
기사는 그것을 시작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다만, 사실까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전부 비슷한 내용이었다.
“어떻게 바다 한가운데서 살아 있을 수가 있죠? 벌써 한 달 넘게 지났잖아요!”
“제가 어찌 이유를 알겠습니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정확한 상황이 파악될 때까지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사망하기 전의 신호가 뒤늦게 발견된 것일 수도 있었다.
곽치영은 그렇게 희망을 가져보면서도, 초조해진 손끝이 팔걸이를 두드리는 걸 미처 알지 못했다.
* * *
【43°56’45.9″N/36°29’58.7″W】
JDE324 K949 전세기가 추락한 지점에서 북서쪽으로 약 332㎞ 떨어진 지점의 무인도였다.
그곳에서는 신우와 동료들이 해안가 숲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중이었다.
그러다 릴리안이 소리쳤다.
“좀 더 박박 문질러! 얼굴에 검댕이 칠도 더 많이 하고!”
다들 릴리안의 지시에 따라 전세기 사건 당시 입었던 옷을 바위나 바닥에 해질 정도로 계속 문댔다. 땅속에서 파낸 축축한 흙을 얼굴과 몸에도 발랐다.
“언제쯤 도착할 거 같아?”
신우의 물음에 장만수는 노트북으로 뭔가를 확인했다.
“거의 다 와가. 아무리 늦어도 10분?”
GPS 신호로 구조기의 위치를 추적 중인 것이다.
이에 신우도 릴리안의 말대로 더럽게 만든 옷을 몸에 걸쳤다.
“대장도 얼굴에 진흙 좀 더 묻혀. 지금은 너무 깨끗해.”
신우와 동료들은 대외적으로 한 달이 넘게 실종된 상황이었다. 그동안 표류한 것으로 꾸미기 위해서는 최대한 지저분한 몰골을 만들어야 했다.
“섬에 고인 빗물도 있고, 주변에 널린 게 바닷물인데… 너무 심하게 더러운 것도 이상하지 않을까?”
“누가 그걸 몰라? 아무리 그래도 고생한 티가 최대한 나야지.”
제대로 연출하려는 것이었다.
이에 신우는 릴리안의 말대로 진흙을 묻혔다. 그사이 헥터가 망원경으로 허공을 쳐다보다가 말했다.
“도착까지 3분. 곧 착륙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대형기동헬기인 CH―47 시누크였다.
장만수를 비롯한 동료들은 불필요해진 장비들을 가방에 넣은 후 헥터에게 넘겨주었다.
그 후 투포환하듯이 빙글빙글 돌리더니, 시누크가 오는 반대쪽 방향의 바다를 향해 던져버렸다.
주변에 남은 것은 전세기가 추락하기 전 구조 신호용으로 떼왔던 기기들뿐이었다. 물론 침수로 인해 멀쩡하지는 않아서 사용하지 못하게 된 핸드폰과 여러 부품으로 개조된 상태였다.
“혹시 모르니 다들 긴장 늦추지 말고.”
루두스의 다른 조직이 전세기 때처럼 노려올지 몰랐다.
잠시 후, 시누크는 프로펠러 2개로 파도를 일으키며 무인도 해안가에 빠르게 내려앉았다.
“구조에 미군까지 동원된 건가?”
뒤쪽에서 열린 문을 통해 구조대와 미군 국기를 단 군인들이 함께 내렸기 때문이다.
신우는 동료들과 그 상황을 지켜보며 일부러 비틀거리면서 해안가로 나갔다.
“괜찮으십니까?!”
그들을 발견한 구조대와 군인들이 다급히 달려왔다.
이내 그들 중 흑인 사내가 신우의 앞에 섰다.
“이번 구조를 책임진 미합중국 국방부 산하 △△사단에서 나온 헨드릭스 후버 상사입니다. 다치신 곳은 없습니까?”
“크게 다친 곳은 없습……!”
신우는 그렇게 말하다가 팔과 다리 이곳저곳에 너덜너덜해진 옷가지를 감고 있는 동료들을 보았다.
혹시 몰라서 표류 중 부상당한 척 상처를 내둔 것이었다.
“…경상 정도만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일단 올라타십시오. 일단 여기서 가장 가까운 병원이 있는 사오 미겔 섬으로 가겠습니다. 그곳에서 급한 조치부터 한 후에 공항을 통해 모시겠습니다.”
“혹시 승무원들과 경호원들은 발견됐습니까?”
바깥 상황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여야 하니 일부러 물은 것이다.
“사고 당일 발견되어 구조했습니다. 상황도 그분들의 진술로 일정 부분 보도되었고요.”
“아, 그렇군요. 시신들도 챙겨야 합니다.”
“시신이요?”
“전세기를 조종한 기장님의 시신이 여기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탈출하던 중에 두고 올 수 없어서 챙겼습니다.”
“아…….”
헨드릭슨은 사건의 자세한 상황을 알지 못했기에 감탄사부터 흘러나왔다.
“저희는 조금 기다려도 되니 챙겨서 가시죠.”
“알겠습니다.”
이내 다른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려 신우가 알려준 위치로 가도록 만들었다. 그들은 미리 챙겨갔던 보디백에 기장의 시신을 담아서 가져왔다.
이후 헬기는 사람들이 전부 올라타고서 떠올랐다.
그곳에서 구조대는 동료들의 상처를 봐주었다.
“죄송하지만… 괜찮으시다면 상황을 설명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신우의 상태가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말입니까?”
“먼저 구조된 분들이 탈출 직전까지는 설명해주셨습니다. 이후 어떻게 된 것인지 말씀해주시고, 앞은 나중에 진술해주시면 됩니다.”
이에 신우는 전세기가 추락하게 된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