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32)
전직용병 재벌서자-32화(32/305)
32화. 헌집 없으니 새집만 내놔!
【美, LIVIO SOFT 상장! 주가 USD 32.33달러로 시작해 137.43달러까지 계속 오르는 중으로…….】
【새로운 이미지의 변화, 리비오 소프트는 미래형 프레젠테이션으로 꼽히는 마인드맵핑 프로그램으로 시가 총액 약 42억 달러까지… 한화로는 약 5조 6천억 원으로 추산되며…….】
리비오 소프트는 기술 특허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면서 상장까지 막힘없이 진행되었다. 동시에 지분을 노리는 기업과 개미들이 달려들면서 엄청난 주가 상승이 일어났다.
물론 그중에 MH그룹도 있었다.
대신 다른 기업들과 달리 7%를 먼저 선점하고 있던 덕분에 이익과 더불어 약 0.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때 0.5%에 쓰인 금액만 약 283억 원. 처음 7%의 지분을 매도하였을 때 썼던 300억과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그때의 7%는 6배가 뛰어서 약 4천억의 가치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오르는 중이었다.
이에 자신의 사무실에서 복잡한 기분으로 기사를 보던 명인철은 소파 쪽의 명운석에게 시선을 돌리며 일어났다.
“대체 일 처리를 어떻게 하고 다니는 거냐?”
“…….”
리비오 소프트 투자 건을 다른 사람도 아닌 백신우에게 빼앗긴 것을 말함이었다.
명운석도 그 이유를 잘 알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코앞에 떨어진 일을 놓쳐? 게다가 떠먹여주기까지 하고? 생각이 있는 거냐!”
“…죄송합니다.”
“하아… 지금까지 잘해오다가 이게 뭐냐. 아니면 무리 없이 안전하게 일하기나 하던가.”
당장 수천억을 벌어들일 큰 프로젝트를 바라였던 것도 아니었다.
조심히 지금 자리만 잘 보전하고 있다가 시기대로 적당히 올라가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똑똑―
노크 소리가 울리더니 경호원인 박상규가 들어왔다.
눈짓이 오가자 명인철은 한숨을 내쉬며 명운석에게 말했다.
“한동안은 쓸데없는 짓 벌이지 말고 조용히 지내라.”
“…알겠습니다.”
명운석이 밖으로 나가자 조금 떨어져 있던 박상규가 앞으로 걸어왔다.
“이번에는 위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듯합니다.”
“결국 움직이겠다는 말인가?”
“벌써 두 번째입니다. 아직 정보의 유출 경로를 알아내진 못했지만, 상부에서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합니다.”
이에 명인철은 수염이 거뭇거뭇 올라온 턱을 어루만졌다.
“지금은 이목이 너무 끌려서 안 돼.”
그들이 말한 대상은 백신우였다.
지난번 2차 투자 건에서 TSF Investment가 작업하던 작전주 몇 종목이 계획된 시기보다 빨리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합니다.”
“지금 백신우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르나?!”
전략투자운영실장 외에 MH테크의 자회사 경비·경호업체인 KITE의 대표였다. 게다가 KITE는 최근 국민여신 유하연의 경호와 더불어 여러 실적을 올리는 중이었다.
당연히 그럼 회사의 대표인 백신우를 건드리기에는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TSF에서는 이번 일로 발생한 손해가 수천억에 달합니다. 무리가 된다고 해도 처리가 불가피합니다.”
“어떤 식으로 말인가? 지금 회장님의 이목도 백신우에게 향해 있어. 의심스러운 문제를 만들었다가는 자네는 둘째치고,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모르나? 그리고 자네 휘하 경호원들은 놈에게 한 번 당하지 않았나.”
명인철은 백신우의 등장으로 생긴 문제들로 인해 자신의 계획을 당기려고 준비 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또다시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건 용납하기가 힘들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들어보겠습니다.”
“가능하겠나?”
“상부의 작업팀이 움직일 거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그런 제안에 명인철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금 백신우의 존재는 상당히 큰 장애물이었기 때문이다.
“어떠한 흔적도 남겨서는 안 돼.”
“문제없도록 처리하겠습니다.”
이내 명인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가는 박상규를 보았다.
.
.
.
같은 시각.
신우는 임희연의 호출을 받아 전략투자본부장실에 있었다.
“…이번에도 백 실장은 큰 건을 성공시켰네요.”
“나쁘지 않았죠.”
300억을 기업 재산 약 4천억으로 만들어낸 것치고는 너무도 덤덤한 반응이었다.
이에 임희연은 책상에서 그 모습을 지그시 쳐다보다가 소파로 걸어와 앉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뭘 바라는 건가요?”
신우는 오래 생각하지 않고 임희연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슬슬 전략투자본부의 개편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순간 임희연의 표정이 굳어졌다.
물론 얼마 전부터 생각하고서 송태훈과 함께 계획했던 일이었다.
그런데 나름 비밀리에 준비하던 일이 신우의 입에서 흘러나오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알았죠?”
“애초에 기획실, 운영실이라니. 굉장히 번거로운 일 아닌가요? 본부장님과 회장님이 계획한 자본 운영 계열사를 위해서도 굳이 끌고 갈 방향이 아닌 듯싶었고요.”
신우도 회사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되는 것이 많았다. 또한 회귀 전에 경험했던 험한 일들이 그런 지식을 쌓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것만 가지고서 추측했다고요?”
사실 예상과 더불어 장만수의 LEUCO로 MH그룹 전산망을 완전히 장악한 덕분이었다.
“뒷걸음질이든 앞으로 비틀거리는 쥐만 잡으면 그만이죠.”
“비유가… 좋진 못하군요.”
“그래서 이번 성과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
“…어떤 부탁인가요?”
신우는 잠시 생각하고서 말했다.
“이번 개편 때 장만수 과장을 제외한 기존 팀원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으면 합니다.”
“그건 안 될 일이에요. 문제가 생길 거예요.”
“지금도 1·2팀은 기획실에서 인계된 프로젝트만 진행 중인데, 그대로 기획실 하에 들어가면 될듯해서요.”
“하지만 운영실 안에 남는 사람이 없게 되잖아요.”
“장만수 과장이 있죠. 그리고 추가로 인원을 뽑을 예정이고요.”
머리가 아파오자 임희연은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짓눌렀다.
“그 인원으로 뭘 하겠다는 거죠?”
“지금까지 문제는 없었는데요.”
“당연히 지금이야 괜찮겠지만, 그게 언제까지일 거라고 생각하죠? 앞으로 자본 운영의 규모는 더 커져갈 거예요.”
“저도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딴맘을 품은 사람들을 끌고 갈 수는 없는 일이죠.”
“…그게 무슨 말이죠?”
신우가 잔뜩 귀찮아진 표정으로 말했다.
“1팀장 김종수 과장은 이명진 전무, 2팀장 지영숙 과장은 박태욱 전무, 1팀 임성주 대리는 고석현 이사. 물론 그들 뒤에는 본부장님의 배다른 형제분들이 계시죠. 뭐, 그 외에 더 있지만요.”
방금 신우의 입에서 나온 이름들은 본사의 임원들이었다. 그리고 임희연도 그 뒤에 누가 있는지 잘 알았다.
하지만 그들이 정확히 어떤 직원들을 포섭했는지는 알지 못했었다.
“어떻게 안 거죠?”
“저만의 방법이 있으니까요. 아무튼 제 요청대로 해주시죠. 빈자리는 제가 알아서 메울 테니까요.”
신우는 그렇게 말한 후 덤덤히 일어나 방에서 나갔다.
* * *
【전략투자본부 개편 사항】
▷ 전략투자운영실 → 전략투자운영1부
▷ 전략투자기획실 → 전략투자운영2부
▷ 전략투자감사실 → 전략투자감사부
【인사 발령 공지】
▷ 전략투자기획실장(차장) 명운석 → 전략투자운영1부장
▷ 전략투자운영실장(차장) 백신우 → 전략투자운영2부장
▷ 전략운영실 1팀장(과장) 나정현 → 전략투자운영2부 차장
▷ 전략운영실 1팀 → 전략투자운영1부 4팀
▷ 전략운영실 2팀 → 전략투자운영1부 5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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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전략투자본부는 올해 1·2분기 동안 운영한 결과로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했다.
기획실과 운영실이 따로 프로젝트와 투자 관리를 운영하다 보니 완전히 분리시킨 것이었다.
특이한 점은 개편된 전략투자운영1부의 규모가 커지면서 전략투자운영1부의 사무실이 공사로 더 커진 반면, 신우의 운영2부는 1부가 커진 만큼 작아졌다.
장만수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그런 사무실로 들어서며 어이없어했다.
“와… 이거 너무한 거 아니야?”
전략투자운영2부 사무실은 신우의 개인 방이 없어지고, 6개의 책상만 3개씩 묶여서 놓여 있었다.
먼저 도착해서 자리에 앉아 있던 신우가 그런 장만수를 바라보았다.
“왔냐?”
“이 넓은 사무실에 이렇게 해놔도 되는 거야? 아무리 우리 부서에 너랑 나뿐이라지만…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
“너무한 건 지금 네 옷이 너무하겠지.”
지금 장만수는 초록색 나뭇잎 재킷과 바지, 넥타이. 물을 상징하는 듯한 파란색 셔츠와 구두 차림이었다.
초기처럼 심하게 눈에 띌 정도는 아니지만, 색감 자체가 기분 좋게 볼 느낌은 아니었다.
“내가 뭐 어때서. 새롭게 개편한 사무실답게, 새로운 느낌으로 성장시켜보려고 신상으로 입었는데.”
장만수는 널찍한 사무실의 한복판을 빙글빙글 돌아댔다.
“…신상? 그게?”
“응! 신상이지!”
“…….”
잠시 신우가 할 말을 잃은 사이, 장만수는 어깨에 메고 있던 백팩을 바닥에 놓고서 재킷을 의자에 걸었다.
가방 안에서는 커다란 보온병이 나왔다.
그걸 본 신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곰탕이라도 끓여온 거야?”
“그럴 리가 있나.”
뚜껑이 열린 보온병 안에서는 형형색색의 USB와 주먹만 한 장치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뭘 가져온 거야?”
“도청·카메라 감지기. 야, 너 컴퓨터는 안 켰지?”
“아직.”
“기다려봐.”
장만수는 자리에 설치된 모든 컴퓨터를 켜면서 USB를 꽂았다. 그 후 보온병에서 나온 장치들을 요리조리 조립하더니 팔뚝만 한 감지기를 완성시켰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게?”
“혹시 모르잖아.”
“미치지 않은 이상 저번에 걸리고서 또 그런 짓은 하지 않을 텐데.”
신우의 말에도 장만수는 감지기를 들고서 사무실 이곳저곳을 누볐다. 창가 쪽에 놓인 책상들과 그 옆의 탕비실, 회의실, 복합기가 설치된 OA Room을 제외하고서 텅 비어 있었다.
“일단 도청기나 카메라는 없네. 컴퓨터도 괜찮은 거 같고.”
USB를 꽂아 넣었던 컴퓨터까지 검사 프로그램을 돌려 확인했다.
그제야 장만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회사 안에서는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거야.”
“그럼 이제 여기가 우리 아지트인 건가?”
“비슷하지.”
신우는 확인을 마친 컴퓨터로 검토가 필요한 자료들을 띄웠다.
“이제 리비오 소프트도 먹었으니 어떻게 할 거야? 일단 이전처럼 계속 투자?”
“계속해줘. 이번에 명운석이 고꾸라졌으니, 명인철도 가만히 있지 않겠지.”
“근데 말이야.”
물음과 함께 장만수는 파티션 위의 명패로 시선을 돌렸다.
“왜? 뭐 문제 있어?”
“넌 이제 부장이면서 나는 왜 아직 과장이냐? 솔직히 이번 일도 그렇고 전부 내가 한 건데.”
“…진급에 욕심 있었냐?”
원래 장만수는 회사에도 나오기 싫어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옷까지 매일 차려입는 것만 봐도 즐기는 느낌이었다.
“아니, 욕심은 아닌데… 좀 아쉽잖냐.”
“실질적으로 리비오 소프트가 네 거나 마찬가지인데 진급이 무슨 상관이야.”
현재 리비오 소프트의 지분 42%를 보유한 최대 주주는 장만수였다. 지분의 가치는 한화로 약 2조 3천억. 어마어마한 금액이 아닐 수 없었다.
다만, 정체를 드러낼 수는 없다 보니 표면적 대리인으로 릴리안이 대신 등재되어 있었다.
“그건 그렇긴 한데… 쩝…….”
띠리릭―
그때 엘리베이터 통로와 연결된 입구 쪽에서 보안장치 인증 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자신의 몸통만 한 상자를 안고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