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39)
전직용병 재벌서자-39화(39/305)
39화. 도발한 새끼를 위해
아침이 되었다.
신우는 택시를 타고 회사 앞에서 내렸다.
로비로 들어서는데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춰 있었다.
이상함을 느낌 신우는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다가 엘리베이터 앞에 선 남자를 보고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
위아래로 유광 핫핑크색의 정장 차림을 한 장만수였기 때문이다.
‘진짜 숨겨진 옷장을 찾아서 불 질러버려야 하나. 아니면 릴리안한테 발화식 폭탄이라도 하나 설치해달라고 해야 할지도…….’
릴리안이라면 흔쾌히 승낙하는 걸로 모자라 장만수의 작업장을 통째로 날려버릴지도 몰랐다.
그런 생각에 잠겨 있던 신우는 잠시 멀찍이 서서 장만수가 먼저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걸 보고서 탔다.
잠시 후, 사무실로 들어서자 장만수가 핫핑크 재킷 자락을 펄럭이며 다가왔다.
“오―! 신우야! 어제 쥐새끼가 걸렸어!”
잔뜩 인상 쓰고 있던 신우는 그 말을 듣고서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쥐새끼? 666부대?”
“아니, 명운석 말이야. 정확히 어디서 유출됐는지는 찾는 중인데, 텔리콤 프로젝트 자료를 다른 기업 2·3세들한테 보냈더라고.”
장만수는 어젯밤에 알람이 뜬 것을 시작으로 거기까지 추적했다.
“근데 자료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전부 알 수 있는 거야?”
“중요한 자료만 LEUCO에 감염시켜 두면 되지. 물론 보안등급을 올려서 설정해줘야 하지만.”
“감염된 정도로 추적까지 가능한 거였어?”
“아, USB 같은 오프라인 기기는 안 돼. 그게 온라인 상태인 기계에 다시 꽂히면 가능하고.”
이전 삶에서 LEUCO를 왜 국정원에서 노렸었는지 충분히 알 수밖에 없었다.
“지금 국내에 LEUCO가 퍼진 정도를 알 수 있어?”
“그건 지금 확인하기 불가능하지.”
“왜?”
“온라인으로 접속된 현황 전체를 서칭해야 하는 거야. 여기서 그거 집계했다가는 MH그룹 전산 서버가 폭발할지도 모른다.”
어느 때보다 가장 진지한 대답이었다.
LEUCO는 전자기기를 감염시키면서 전염병처럼 계속 퍼져 나가기 때문에 그 규모는 상상 이상으로 컸다.
“아… 그 정도야?”
“당연하지! 슈퍼컴퓨터가 아닌 이상, 작업실에서도 가끔 한 번씩밖에 못 돌려. 전기세도 엄청나게 나오고.”
경험한 것이 아니고서야 방금과 같은 대답이 나오기 어려웠다.
“…해봤었냐?”
“작년에 한 번. 그거 때문에 서버 기기 제대로 작살났었지. 주변에 정전까지 걸렸고. 전기세는 오지게 나온 데다가, 집계는 되지도 않았어.”
신우는 그런 장만수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툭― 툭―
“고생했겠네.”
“근데 굳이 집계하지 않아도 웬만한 곳은 다 퍼져 있을 거야. 뭐, 나도 키 파일이나 좌표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지만.”
LEUCO라고 해도 만능은 아니었다.
그건 신우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계획을 세우며 움직였다.
“이제 자금도 있으니 작업식을 새로 만들어서 옮기는 건 어때?”
“지금 작업실을?”
“네가 원하는 대로 사양을 맞춰서 장비도 넣을 수 있잖아.”
현재 장만수는 리비오 소프트의 지분 42%.
한화로 환산한다면 약 2조 3천억 원을 소유한 대주주였다.
게다가 리비오 소프트는 상장으로 주가 폭등과 함께 기업 운영 면에서도 안정권에 들어가는 중이었다. 그 뒤에서 천재인 장만수가 도움을 주기로도 되어 있으니 더 성장할 일만 남았다.
“으흠… 나쁘지는 않지만, 좀 귀찮은데. 옮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짐은 계속 늘어날 거잖아. 이참에 더 안전하고 실용적인 곳으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지.”
신우는 장만수의 핫핑크 정장을 슬쩍 보며 설득했다.
‘이사하면서 숨겨진 옷장부터 찾아다가 전부 처리해버려야지.’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다.
가끔 구내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을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집중되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뭐, 생각해볼게.”
하지만 장만수는 그런 의도까지는 눈치채지 못한 듯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면서 릴리안이 출근했다.
“Hey∼ Good Mor… What the fu―!”
릴리안은 사무실로 들어오다가 장만수의 패션을 보고 경악했다.
“왜? 뭐!”
“Crazy! 장만수! 너 그런 꼴로 회사에 온 거야?”
“왜 다짜고짜 시비부터 거는 건데?”
“아니, 시비가 아니라… 대체 이런 옷은 어디서 사는 거야? 혹시 직접 만들어 입는 건 아니지?”
“내가 내 돈으로 사서 입는 거거든?!”
“진짜 이런 옷을 파는 곳이 있다고? 아니, 옷보다 사람이 문제인 건가?”
물음과 동시에 릴리안은 손바닥으로 장만수의 얼굴과 몸을 번갈아 가리며 비교해봤다.
이에 장만수는 자신을 완전히 무시하는 듯한 릴리안의 행동을 보고서 더 발끈하며 소리 질렀다.
다시 시작된 싸움에 신우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것들은 하루라도 안 싸우면 몸에서 곰팡이가 피는 건지… 아니면 전생에 부부였나.”
“뭐?! 대장! 미쳤어?”
“돈 거 아니야?!”
시끄럽게 싸우는 와중에도 신우의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동시에 외쳤다.
“오해받기 싫으면 적당히 해. 그리고 만수야. 아까 말해준 사항, 릴리안한테도 설명해줘.”
“쯧―!”
“뭔데? 무슨 일 있어?”
“쥐새끼들이 우리랑 겸상하려는 거 같아.”
릴리안은 심통이 잔뜩 난 장만수에게서 어젯밤부터 조사한 사항을 설명 들었다.
“이거, 제대로 작정한 거네. 정황만 보면 신우의 투자 프로젝트에 편승하겠다는 거잖아.”
“아마도 그렇겠지. 동시에 다른 목적이 있을 수도 있고.”
“그래서 어쩌게? 우리한테는 TSF 건도 급하잖아.”
666부대는 TSF Investment와 연결되어 있었다. 물론 그걸 알았다고 해서 무력으로 공격하기는 어려웠다.
그곳을 따라 666부대가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했다.
“거긴 일단 만수가 조사 중이야. 혹시 지금까지 뭐 좀 나온 거 있어?”
“TSF? 표면적으로는 일반적인 투자회사랑 다를 게 없었어. 근데 여기서 최근 주식으로 장난치던 걸 찾아냈어. 낯익은 이름들이 나오더라고.”
컴퓨터 화면에 몇 개의 이름들이 떠올랐다.
【오세양실업】
【해남유통】
.
.
신우도 그 회사 이름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우리가 이익을 봤던 회사들이잖아.”
“TSF가 제일 큰 이익을 봤어. 그다음이 우리고.”
“놈들이 작전을 주도했다는 의미겠네.”
“우리가 눈치 없이 거기에 끼어든 거지. 근데 여기라면 MH그룹 명의로 우리가 편승한 걸 알았을 텐데.”
그사이 신우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머릿속에서 정리했다.
“저번에 날 노린 일은 명인철의 지시가 아니었다는 거네. 우리가 끼어든 일 때문에 제거하려 했던 거 같아.”
“아하―! TSF의 계획에 네가 방해된 거였구나.”
잠시 조용히 있던 릴리안이 끼어들었다.
“또 그러지 않을 수도 없다는 거네. 우리가 빨리 쳐야 하는 거 아니야?”
“아직 조용하잖아. 손을 쓰려고 했다면 내가 병원에 있을 때부터 움직였겠지.”
병원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혼자 다니면서 상황을 지켜봤지만, 감시나 미행이 붙지는 않았었다.
“그럼? 계속 기다려?”
“아니, 우리가 적이 누군지 알고서 기다리는 거 해봤어?”
옆에서 릴리안이 대신 대답했다.
“들이받자는 거지?”
“어떻게?”
“지금 TSF에서 작전 중인 종목들 골라낼 수 있어?”
“TSF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면 가능하지.”
“이제부터 공격적인 투자로 진행해보자. 거기서 작전 중인 종목으로 말이야.”
장만수는 신우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제대로 뒤집어보겠다는 말이네. Ok―! 완전히 털어버리면 되지?”
“탈탈 털어봐!”
그렇게 말한 신우가 다시 릴리안을 쳐다봤다.
“릴리안은 텔리콤을 맡아줘. 계획 변경 없이 진행하면 될 거야.”
“그럼 미국에 한 번 들어갔다 와야겠네.”
“부탁할게.”
* * *
TSF Investment 한국 지사는 강남역 인근에 있었다.
그곳 꼭대기 층에 있는 지사장 사무실에서는 곽치영이 서류를 훑어보던 중이었다.
“흐음… 백신우의 신상 중 수상한 점은… 군 복무 기록뿐인 건가?”
책상 맞은편에는 명인철의 비서이자 경호원인 박상규가 서 있었다.
“일단 그렇습니다. 저희 쪽 KITE 특수경호팀 인원들이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당했던 것만 봐도 특수훈련을 받은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군수과에서 복무라… 확실히 말이 안 되는 조합이군.”
“국방부 또는 육군본부 휘하의 특수부대 소속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그쪽으로는 서칭된 자료가 전혀 없었습니다.”
곽치영이 들추고 있던 서류를 덮었다.
“의문점이 많은 남자야.”
“명인철 사장의 지시로 미행을 붙이거나 추적기를 설치해봤지만, 그때마다 뒤를 쫓지 못했습니다.”
“오호?”
“그로 인해 회사 밖에서의 행적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마 국정원 소속은 아니겠지?”
TSF Investment와 666부대가 대한민국 안에서 벌인 일들은 어떤 식으로든 국정원에 흘러들어가서는 안 됐다.
“혹시 몰라 서칭해봤지만, 그쪽과는 관계가 없는 듯했습니다. 애초에 군대와 정보원은 앙숙이지 않습니까.”
어떤 곳이든 둘 다 국가를 보호하기 위한 기관이지만, 두 조직은 서로의 영역을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여러 부분에서 불가피한 충돌이 잦았기에 협력하기 어려웠다.
“그렇지. 하면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둬야겠군. 그 외 특이점은 리비오 소프트와 그곳을 통해서 백신우의 산하로 들어간 릴리안 포스터뿐인가?”
“릴리안 포스터의 경우에는 백신우보다 눈에 띄는 부분이 없습니다. 그나마 리비오 소프트 데일 벡커 대표의 비서였다는 부분뿐입니다.”
“스탠포드 졸업 기록을 보니 굉장한 인재인 듯한데. 백신우의 저력을 알아보고 밑으로 들어간 사람일 수도 있겠어.”
“당장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곽치영은 결정을 내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조용히 자리를 한번 만들어볼 수 있겠나?”
“그게 조금 문제입니다. 회사 밖으로는 추적이 불가능한 데다가 주거지에서는 명인철 사장의 지시로 제 산하의 특수경호팀이 감시를 합니다. 물론 그들이 문제는 아니지만, 백신우 쪽에서 저희와 명인철 사장의 연결점을 추측할 것과 더불어… 자칫 명인철 사장의 귀에도 이야기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귀찮은 짓을 하는군. 그래도 상관없으니 자리를 만들어보도록. 대화가 틀어진다면 명인철도 자각하는 부분이 생기겠지.”
이에 박상규가 고개를 숙였다.
“빠른 시일 내로 자리를 마련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명운석이 쓸데없는 짓을 벌이는 듯합니다.”
그런 설명에 곽치영이 쳐다보자 박상규는 설명을 이어갔다.
“최근 백신우가 진행하는 투자 프로젝트를 입수해서 2·3세들 모임을 통해 편승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혼자서 판을 뒤집을 수 없으니, 등에 업히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다들 웬만큼 규모가 있는 집안의 자제들이라… 그들이 움직인다면 백신우 측에서 예상한 수익보다는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식에서 작전은 모래성을 쌓고 무너뜨리는 것과 같았다. 누가 잔뜩 쌓인 모래를 얼마나 적절하게 빼내는 것인가 하는…….
다만, 그 게임의 참가자에는 순서가 없다. 누구라도 쌓인 모래를 먼저 왕창 빼버린다면 다음 사람이 피해를 넘어 독박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어디지?”
“뉴욕에 있는 텔리콤이란 IT회사입니다. 근래까지 많이 하락세인 곳인데, 알아보니 신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나옵니다만… 성공 여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그런데 백신우는 그곳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군. 자네가 보기에 성공 가능성이 작나? 아, 전문가가 아니라서 판단이 어려우려나?”
박상규는 기업인이 아닌 전투에 특화된 경호원이었다. 물론 사무 쪽 일도 담당하고 있지만, 전문가까지는 수준이 되지 못했다.
“난이도가 큰 기술이라고 합니다.”
“일단 둬보도록 해. 그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으니.”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박상규는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