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41)
전직용병 재벌서자-41화(41/305)
41화. Tap Tap
곽치영은 바닥부터 시작해서 TSF Investment의 한국 지사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욕심을 버린 적이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지사장에 만족하지 않고서 더 높은 곳을 노렸다.
모든 사람이 자신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눈앞에 앉아 있는 백신우도 마찬가지라고… 그리고 지금 자신의 의도대로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TSF는 투자회사입니다. 백신우 대표님의 능력이라면 저희도 충분히 얻는 것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순간 신우는 미간을 씰룩거리며 손안의 8면 주사위를 굴렸다.
잘그락― 잘그락―
“제가 얻는 정보의 출처가 궁금하시다는 말처럼 들리는군요. 그쪽에서도 확인해보셨을 거 아닌가요?”
나름 곽치영도 자신의 라인으로 신우가 가진 정보망의 실체를 알아보았다. 그러나 신우 주변에서 그런 정보를 알려줄 만한 사람을 포착하기가 어려웠다.
“처음에는 내부 거래가 아닐까도 생각했습니다만… 전혀 접점이 없더군요. 그 외에 정보망도 보이지 않았고 말입니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격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실례가 될 수 있는 말이지만,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특히 이번에 리비오 소프트의 비상장 지분을 확보한 것까지 본다면 그건 실력이 아닐 수 없죠.”
MH그룹은 이번 리비오 소프트 지분으로 약 4,000억 원의 자산을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리비오 소프트는 기존의 마인드맵핑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프로그램 출시를 발표하며 그 가치가 계속 상승하는 중이었다.
당연히 기존에 확보한 지분의 가치도 계속 뛰어오르게 된다.
“좋게 봐주신 것은 고맙습니다만… 아직까지 제가 그쪽하고 손을 잡아야 할 이유는 모르겠네요.”
신우는 계속해서 곽치영이 던지는 패를 잡을지 말지 고민 중인 모습만 보여줬다.
물론 그 손을 잡아 TSF의 심층부를 파악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남인황, 문태범을 통해서 TSF가 미래에 거대 자금으로 만들어진 브릴리언트그룹의 전신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이 생겼다.
하지만 TSF만으로 브릴리언트그룹이 만들어졌다고 하기에는 규모의 수준이 달랐다. 당연히 TSF Investment 말고 다른 곳이 더 있을 것이었다.
“하긴, 거래에는 서로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겠죠. 원하시는 것이 있을까요?”
그 물음에 신우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몇 가지의 기술 특허를 원합니다.”
곽치영은 신우가 MH그룹 내의 기반 다지기에 필요한 자료나 명인철, 명성철의 약점 같은 것을 물을 줄 알았다. 그런데 완전히 생각지도 못한 조건이 나오니 당혹스러워졌다.
“…특허요?”
“예. 구하기가 조금 까다로운 것들이라서요. 가능할까요?”
“어떤 기술 특허를 말씀하시는 거죠?”
“여기서 자세히 설명하긴 복잡하니 따로 보내드리죠.”
신우의 대답에 곽치영은 쉬운 조건이 아닐 것이라고 충분히 짐작했다.
그러나 한 번 입 밖으로 내뱉은 것이니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걸 느꼈다.
“그 기술 특허란 것들을 저희 쪽에서 넘긴다면 손을 잡게 되는 겁니까?”
“기브 앤 테이크이지 않습니까. 구해만 주신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으로 입증시켜드리죠.”
곽치영의 입꼬리가 길게 늘어졌다. 그러나 쉽게 넘어가는 것도 그의 성격이 아니었다.
“하하하―! 거래라는 것이 선수금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맛보기를 보여달라는 말씀이군요. 흠… 그것도 괜찮죠. 제가 알고 있는 투자 정보 정도면 될까요?”
“새로운 것이 있습니까?”
그와 눈을 마주친 신우는 흥미롭다는 듯이 미소 짓고서 말했다.
“일본의 코가제약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약소한 기업이지만, 조만간 상당히 큰 호재가 있을 겁니다.”
“오호, 제약회사라… 수익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주식으로는 시기만 잘 맞추면 300%입니다. 그런데 장기 투자로는 권유드리고 싶지 않네요.”
“…장기 투자는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제약 쪽은 문제만 없다면 꾸준히 이익이 발생할 텐데요.”
신우는 그 이유를 장만수에게 들어서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설명해주지 않으려 했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자세한 것은 저도 좀 더 파악해봐야 알겠고요.”
“하면, 단기 투자 주가는 어느 정도로 보시는 건가요?”
“13,000엔. 한화로는 11만 원 선까지겠네요.”
동시에 곽치영은 핸드폰으로 코가제약의 현재 주가를 확인해봤다.
【코가제약 ― 3,400(JPY)】
“…저희도 확인을 해봐야겠군요.”
“너무 늦게 뛰어드시면 처음보다 건질 이익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겁니다.”
“명심하죠.”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신우는 김건호와 경호원들을 데리고서 바깥으로 향했다.
그사이 곽치영은 옆으로 다가온 오한성을 쳐다봤다.
“지금 바로 일본의 코가제약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지. 긴급으로 말이야.”
“…어떤 부분으로 말입니까?”
“신약 프로젝트 진행 과정과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그 외에 세부적인 것도 전부.”
“바로 지시하도록 하겠습니다.”
.
.
.
한편, 신우는 집 앞에 도착해서 김건호가 태워다준 차에서 내렸다.
“이제 돌아가셔도 됩니다.”
“정말로 경호 인력 배치는 필요 없으신 겁니까?”
“괜찮아요. 좋은 의도는 아니지만, 매일 집 앞을 지켜봐주는 사람들이 있어서요.”
대답과 함께 골목 구석구석으로 시선이 갔다. 그걸 따라가던 김건호는 뒤늦게 주변에 세워진 차들을 보고 눈치챘다.
특수경호팀 인원들이 숨어 있던 걸 알아챈 것이다.
“아… 감이 꽤나 좋으시군요. 저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뒤통수가 예민한 편이라서요.”
“일단 괜찮으시다고 하시니, 저희는 돌아가보겠습니다.”
신우는 떠나는 그들을 뒤로하고서 집으로 들어갔다. 동시에 창밖을 한번 확인한 후 핸드폰을 꺼내어 장만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 들었지?”
[확실하게 들었지. 그런데 코가제약 건은 용케 기억했네?]“다행이었지.”
곽치영과 대화할 때의 신우는 도청과 추적이 가능한 빨간색 8면 주사위를 켜두고 있었다. 그걸 신호로 장만수도 신우의 위치와 지금까지의 모든 대화 내용을 들었다.
[그놈들도 어지간히 네 실적이 욕심났나 보다. 명인철을 두고서도 너를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다니 말이야.]“이번 리비오 소프트 건이 컸던 덕분이겠지. 일단 우리가 당장 손해볼 일은 없으니 봐보자고. 아, TSF 측에는 웨스트롭의 기술 특허를 자료랑 같이 첨부해서 보내줘.”
설명과 함께 장만수는 깜짝 놀랐다.
[그걸 조건으로 내밀려던 거였어?!]“나한테 필요한 기술 특허가 뭐겠어. 그거뿐이지.”
웨스트롭은 영국의 방산기업으로 장만수가 연락망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CELIS049 양방향 초고주파 어레이 교란기의 전파 교란 시스템 칩을 개발한 곳이었다.
[거기서 구할 수 있을까? 우리도 쉽지 않아서 릴리안이 미국 출장까지 간 거잖아.]“TSF라면 우리보다는 인맥이 넓겠지.”
[가능했으면 좋겠네.]“적당한 먹잇감도 던져줬으니 알아서 해주겠지. 아무튼 늦게까지 대기해줘서 고맙다.”
[별말씀을! 나는 내일 출근할 때 입을 옷이나 골라놓고 자야겠다. Bye―!]통화를 끝낸 신우는 뭔가 찜찜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내일은 평소보다 좀 더 일찍 출근하기를 마음먹었다.
* * *
MH그룹의 사장, 명인철은 아침부터 표정이 좋지 못했다.
이내 사무실에서 박상규를 앞에 세워둔 채 묵직한 침묵만을 흘리다가 입이 떨어졌다.
“그쪽에서 내가 모를 거라 생각하고서 벌인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네. 하면, 그쪽에서도 어떤 목적으로 백신우와 접촉한 것인지도 설명할 수 있겠지?”
“…TSF 측에서는 백신우의 실력을 높이 샀습니다. 명인철 사장님이 회장직에 오른 후에도 쓸모가 많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MH그룹은 임희연이 들어오고 나서도 여러 분야에서 호재가 많았다. 물론 그 일들이 임희연의 능력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명인철도 잘 알기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득과 감정은 공존하기가 어려웠다.
“아버지가 임희연을 밑에 뒀던 것처럼, 나도 백신우를 밑에 두고서 써먹으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이에 TSF는 직접 만나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고자 한 겁니다.”
“허어―! 진심으로 그런 의도만 있었다고 말할 수 있나?”
명인철은 철이 들면서부터 MH그룹 후계자에 걸맞도록 상당한 수준의 교육을 받은 후 MH그룹에 들어와 상당한 실적을 만들었다.
하지만 임희연이 입사한 후부터는 비교되기 일쑤였다. 그러다 TSF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 지금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당연히 그런 TSF는 명인철의 자리 지분을 웬만큼 보유한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시든 사실이 그렇습니다.”
박상규의 진지한 표정에 명인철은 밀어붙이길 그만뒀다.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된 거지? 곽 지사장님의 결정은 내려졌나?”
“나쁘지는 않기에 잠시 지켜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건 그거대로, 이건 이거대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말해두지. 딴마음을 품고 있는 거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 걸 생각해봐야 할 거야.”
“잘 알고 있습니다. TSF 쪽도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명인철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지사장님이 직접 백신우와 독대하였기에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면서 나보고 아까 한 말을 믿으라는 건가?”
“제가 따로 판단하거나 알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고개를 깊이 숙이는 박상규의 모습에 명인철은 아까보다 더한 한숨이 흘러나왔다.
“내가 직접 만나러 가지. 차 대기시켜 놔.”
“지사장님은 금일 새벽에 본사가 주관하는 회의 일정으로 출국하셨습니다.”
“출국? 원래 예정되어 있던 건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하반기 회의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초와 작년 이맘쯤에도 곽치영이 출국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랬군.”
“그보다 명운석 실장의 동향에 조금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무슨 일이 있나?”
“에스원파이낸스의 안승주와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
박상규는 특수경호2팀장으로서 명인철과 더불어 그의 가족들 경호의 총책임자였다. 동시에 문제가 될 만한 상항이 생기면 명인철에게 보고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요새 잠잠한 거 같더니… 다시 모임에 나갔나 보군.”
“일단은 침목으로 보이긴 하지만, 안승주를 비롯해서 모임 참가자 4명의 동태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정확히 어떤 식으로 말인가?”
“명운석 실장이 어딘가로 투자 계획을 진행한다는 듯했습니다.”
그들에게도 나름 프라이버시가 있었다. 이에 박상규는 휘하 경호원들을 시켜서 접점이 있는 이들과 접촉하여 정보를 수집했다.
“투자? 규모와 종목은 모르고?”
“거기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조용한가 싶었더니… 일단 나머지는 내가 알아보도록 하지. 자네는 곽 지사장님이 귀국하는 날에 맞춰서 약속을 좀 잡아주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상규는 대답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혼자 남게 된 명인철은 신우를 떠올렸다. 지금까지 신우가 뛰어난 투자 감각으로 MH그룹의 자산을 불려주는 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신우의 입지도 두터워졌다.
나름 그룹 밖으로 신우의 이름이 새어 나가는 걸 막고 있긴 하지만, 그것도 슬슬 한계에 치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