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49)
전직용병 재벌서자-49화(49/305)
49화. WARNING AREA (1)
신우는 아침이 되자마자 전략투자본부장실로 호출을 받았다. 사무실로 들어가서 책상 앞에 서는데, 그 위로 익숙한 물건들과 사진이 프린트된 서류가 보였다.
“어젯밤에 우리 전략투자본부를 대상으로 불시 보안감사가 진행되었다고 해요.”
“…그렇습니까?”
사실 장만수가 MH그룹 시스템을 장악해두었기에 미리 알고 있던 일정이었다. 그리고 미리 장만수에게 릴리안의 책상 정리도 부탁했었다.
하지만 정리되어 있어야 할 군용 나이프와 공구들이 임희연의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대체 회사에서 뭘 하고 있는 거죠?”
“…….”
“아니, 장만수 과장은 업무 중에 가끔 딴짓할 수 있다고 쳐요.”
장만수가 인터넷으로 검색했던 의류, 에어건 쇼핑몰 자료였다. 특히 의류는 형형색색 정장 사진만 잔뜩이라서 신우도 민망해졌다.
“그런데 이 칼이랑 공구들은 뭐죠? 릴리안 포스터 차장은 회사에서 몰래 공사라도 하는 건가요? 아니면 뭔가 만드나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말하겠습니다.”
“설명을 해보라고요! 이걸 왜 회사에 두는지요!”
열심히 생각한 신우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일단 공구는 릴리안 포스터 차장이 물건 고치는 걸 좋아해서 가져다 놓은 것 같습니다.”
“그럼 칼은요!”
“…호신용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칼을요?”
성인 팔뚝만 한 길이의 군용 나이프를 호신용이라고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녀만의 방법이 있겠죠.”
“하아… 내가 이거 때문에 얼마나 난처했던 줄 알아요?”
불시 보안감사에서 업무에 불필요한 개인 물품이나 사용 금지 물품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용도 불명을 떠나 위협이 되는 도구가 나온 적은 없었다.
‘장만수, 이 자식을 그냥…….’
신우는 이를 악물고서 다시 고개 숙일 수밖에 없었다.
“단단히 주의시키겠습니다.”
“물론 운영2부의 실적이 대단하다는 건 본사 내에서 누구나 인정하고 있어요. 이번에 리비오 소프트와 연결시켜준 텔리콤 인수합병 건도 대단하고요.”
“…….”
지금의 칭찬은 아직 끝나지 않은 마지막 질책을 위한 준비였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겠죠. MH그룹 전략투자운영2부장으로서 경각심을 가지길 바랄게요. 부탁이에요.”
“…알겠습니다.”
임희연은 아까보다 긴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후우… 아까도 말했지만, 대단한 실적이에요. 처음부터 리비오 소프트가 텔리콤을 인수할 수 있도록 계획했던 건가요?”
모두 운영2부가 텔리콤의 주식 투자만 진행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국 증시가 진행되는 와중에 인수합병 결정이 보도되면서 양쪽 회사의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물론 리비오 소프트에서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텔리콤에서 개발한 ‘셀리움’과 더불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해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플랜 B였습니다. 다만,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서 미리 말하지는 못했고요.”
“덕분에 우리가 보유하고 있던 리비오 소프트와 텔리콤의 지분 주가 상승으로 꽤나 큰 이익을 봤어요. 물론 팔아도 좋지만, 지금 상황만 보면 계속 들고 있는 것이 이익일 거 같고요.”
우량주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재산이다.
임희연도 지금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에 신우와 같은 생각으로 결론을 내렸다.
“잘되어서 다행이죠.”
“어차피 문제없이 성공하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던 거 아닌가요?”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번 텔리콤과 리비오 소프트 외에 다른 투자 주식들도 계속 상승세였다.
“투자 내용을 보다가 조금 의아한 건데… 이번에 진행 중이던 몇 곳을 급히 중단한 사항은 어떻게 된 거죠?”
“리스크가 클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그 대답에 임희연은 태블릿으로 방금 말한 회사 목록을 살폈다. 뒤로 이어서 그 회사들의 최근 주식 동향 차트도 수집되어 있었다.
“확실히 작전주의 낌새가 있긴 했네요. 그래도 예전에는 이런 것도 서슴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해당 회사들은 TSF에서 진행하던 작전주였다.
그러나 TSF가 신우에게 접촉해온 시점에 편승하던 것을 멈춘 것이었다.
다만, 임희연은 그런 상황까지 모르기에 신우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웬만큼 자리를 잡았으니까요.”
“그전까지는 일부러 무리했다는 거네요.”
“그럴 필요가 있었죠.”
전략투자운영1부장이던 명운석은 계속 욕심을 부리다가 계열사로 나가게 되면서 신우가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물론 명운석이 간 MH전자는 계열사 중 본사 다음으로 힘을 가졌다. 그곳은 언제든 다시 올라올 수 있을 발판이 넘쳐났다.
“일단 운영1부는 당분간 나정현 차장이 담당하게 될 거예요.”
“알아서 잘하시겠죠.”
“본부 내에서는 운영1·2부를 통합하는 방안도 감안 중인데, 어떻게 생각하죠?”
신우는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싫습니다.”
“왜 그러죠? 지금 잘하는 중이고, 휘하 인원을 늘려서 투자 운영을 확대시키는 것이 더 좋지 않나요?”
“지금 인원으로 충분합니다. 추가로 필요하면 알아서 뽑겠습니다.”
“장만수 과장이나 릴리안 포스터 차장 같은 사람으로 말인가요?”
반문과 함께 임희연의 시선이 책상에 놓인 인터넷 검색 자료와 군용 나이프, 공구 파우치로 꽂혔다.
“제 몫은 충분히 합니다.”
“하아… 일단 알겠어요.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끔 꼭 주의 좀 주세요.”
철그럭―
신우는 장만수와 릴리안의 물건들을 챙긴 후 덤덤히 밖으로 나가려 했다.
“아, 백신우 부장님.”
“…왜 그러시죠?”
갑자기 불러 세우는 그녀의 목소리에 신우는 고개를 돌렸다.
“불시 보안감사가 어떻게 됐는지는 궁금하지 않으세요?”
“잘 나왔겠죠.”
어떤 의도로 물은 것인지…….
신우는 살짝 찜찜한 기분이 느껴지면서 운영2부 사무실로 돌아갔다.
“장만수, 이 자식을 그냥―!”
사무실 문을 열고서 들어가니 장만수는 열심히 주식 트레이딩을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군대를 다시 다녀오고 싶은 것인지 모자이크 국방색 무늬 정장 차림이었다. 이번에는 넥타이도 같은 색으로 통일되어 있었다.
“하아… 야! 어떻게 된 거야? 릴리안의 책상을 정리해두라고 했잖아.”
“응? 책상? 아―!”
장만수는 완전히 깜박 잊고 있던 표정이었다.
“너 기억력 좋은 거 아니었어? 여기로 돌아오고 나서는 더 좋아졌다며.”
“그건 그렇지. 근데 내 기억력은 인간만 포함되는 거라서.”
릴리안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는 의미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 때문에 본부장한테 불려갔다 왔잖아.”
동시에 장만수는 깜짝 놀랐다.
“이번에 리비오 소프트랑 텔리콤 수익 보고서 금일봉 주려고 부른 게 아니고?!”
당연히 그거라고 생각했는지 살짝 실망한 반응도 섞여 있었다.
“금일봉은 무슨! 고등학교 때 소지품 검사 끝나고 혼나는 느낌이더라.”
신우는 그렇게 말하면서 장만수를 향해 아까 가져온 물건들을 던졌다.
“이걸 왜 나한테 줘!”
“여기다가 계속 둘 수는 없잖아. 집에 가져가서 보관만 해줘.”
“에이씨―!”
조용히 중얼거린 장만수는 출근할 때 가져온 빨간색(?) 에나멜 백팩에다 물건들을 넣었다.
그사이 자리로 돌아간 신우는 더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보다, 네 컴퓨터는 왜 정리하지 않은 거야?”
“인터넷 기록? 그거야 자연스러워 보여야지. 너무 깔끔하면 들이닥친 놈들이 의심하잖아.”
“다른 자료는 들키지 않은 거 맞지?”
“내 전용 패스워드가 아니면 절대 몰라.”
신우는 장난스럽게 말하는 장만수의 태도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명인철도 꽤나 과감한 수를 쓰긴 했네. 무모하긴 했지만.”
“발악인 거지.”
“그래도 앞으로는 조심해야 해. 놈도 궁지에 몰린 만큼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Ok―!”
우우웅― 우우웅―
그때 신우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 받았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백신우 대표님. TSF의 오한성입니다.]TSF Investment 한국 지사장 곽치영의 비서였다.
“말씀하시죠.”
[일전에 요청하셨던 기술 특허를 확보했습니다. 언제쯤 뵐 수 있으십니까?]“퇴근 후면 가능합니다.”
[그럼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통화가 끝나자 옆에서 조용히 듣던 장만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구야?”
“TSF. 우리가 원하던 기술 특허를 확보했다고 하네.”
“오―! 나쁜 놈들치고는 행동력 빠르네.”
“코가제약 주가를 확인한 거겠지. 너는 리비오 소프트 통해서 텔리콤 쪽 셀리움 사용 인가를 받아둬.”
“이미 신청해뒀네.”
TSF에서 구해주기로 한 웨스트롭의 기술 특허와 텔리콤의 셀리움은 장만수가 트라이드 아이의 연락망 구축을 완성하기 위한 부품들이었다.
신우는 엄지손가락을 힘껏 치켜든 장만수의 모습에 헛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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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MH그룹 본사 사장실에는 명인철을 만나러 온 명성철이 앉아 있었다.
“이게 말이나 돼? 리비오 소프트로 텔리콤을 인수합병 시켜서 5,500억에 230억?”
두 회사의 주식은 인수합병 시너지로 인해 계속해서 올라갔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거품이 빠지긴 하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수익률은 무시할 수 없었다.
“우리 MH그룹에게는 좋은 일이지.”
“그거야 맞는 말이지. 하지만 성과가 다르잖아, 성과가∼!”
“누가 그걸 모르냐.”
백신우의 이름은 MH그룹 본사를 넘어 전 계열사로 퍼져 나갔다. 그건 회사 내에서 아무리 통제한다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와중에 명인철의 아들 명운석은 본사에서 나가 MH전자로 발령이 났다. 이유는 공표되지 않았지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그로 인해서 전략투자운영본부장 임희연과 그 아들인 백신우가 큰 기대를 받게 되었다.
“설마… 아버지한테 딴생각이 있는 건 아니지?”
저번에도 걱정했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명중환은 이번 일로 명인철과 명운석에게 경고만 준 것이 아니라, 에스원파이낸스에서 보유한 공장 부지를 원래보다 6할 가격에 매입해버렸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말이 여기에 어울리는 걸까.
실질적인 이득은 명중환이 챙겨간 것이다. 그 상황만 본다면 임희연과 백신우를 철저하게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는 느낌도 있었다.
“아버지가 생각하시는 바가 있겠지.”
“이게 무슨 생각하는 상황이야. 그런 거였으면 운석이를 그렇게 내치시면 안 되지.”
애초에 진심으로 하는 말도 아니었다. 그건 명인철도 잘 알기에 실소로 흘려들었다.
“다시 본사로 오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그거야 당연한 일이지. 하지만 임희연과 백신우는 이대로 가만히 둘 거야? 듣기로는 임원들도 여러모로 심기가 불편해진 거 같던데.”
“네가 그쪽 일을 많이 신경 쓰나 보다.”
임원들은 대부분 명인철을 지지하는 라인이었다. 다만, 몇몇은 임원 간의 이권 다툼으로 명성철과 명수연에게 붙었다.
물론 다들 당장은 회장인 명중환의 최우선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확실한 계승자가 정해질 시기에는 그 관계가 순식간에 틀어질 것이었다.
“나야 뭐, 그냥 이곳저곳에서 주워듣는 거지.”
“왜? 임원들이 내 자리가 위태로운 것 같다고 해?”
“에이, 설마. 그럴 리가 있나.”
능청스럽게 웃으면서도 언제 뒤를 노릴지 모르는 섬뜩함이 묻어났다.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네 일이나 알아서 해라. 나는 회의가 있어서 이만 가볼 테니.”
누가 봐도 명성철은 명인철의 간을 보기 위해 방문한 모습이었다.
이에 명인철은 대답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