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56)
전직용병 재벌서자-56화(56/305)
56화. 새로운 계열사 (3)
MH퓨처시큐리티의 계열사 승격은 문제(?)없이 진행되었다.
원래 계열사는 본사를 떠나 새로운 곳에 세워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MH퓨처시큐리티는 원래 사용하던 본사 32층과 33층, 과거 전략기획본부가 자리 잡고 있던 지하 4층까지 임대하는 방식으로 둥지를 틀었다.
동시에 본사 내에서도 여러 말들이 나왔다.
회사 밖 흡연장에서는 그런 화두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갈 수밖에 없었다.
“전략투자본부가 계열사로 승격? MH그룹을 10년째 다니면서 이렇게 되는 경우는 처음이네.”
“그보다 원래 전투본에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
“못 들었어? 그대로 승계되어서 넘어갈 사람은 지원하라잖아.”
“그럼 본사 소속이 아니게 되는 거 아닌가?”
실질적으로 본사가 아닌 계열사인 MH퓨처시큐리티 소속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MH그룹은 계열사라고 해도 대기업에 다니는 것이기에 부끄러울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룹 본사는 위를 목표로 삼은 회사원에게 결이 달랐다. 진급과 연봉 상승을 위해서도 본사로 가는 것이 가장 수월했기 때문이다.
“그 소문은 못 들었어? MH퓨처시큐리티에서 제시한 연봉이 기존보다 50%를 높인 금액이라고 하던데.”
“진짜?! 아무리 본사에서 밀어준다고 해도 그게 가능한 일이야?”
MH그룹 본사 연봉도 다른 기업에 비해 절대 밀리지 않았다. 그런 금액에서 50%라면 역대급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너무 높다 보니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로도 들렸다.
“거짓말이겠지. 어떻게 그렇게나 올려서 주겠어? 본사 눈치도 봐야 할 텐데.”
“어차피 연봉은 대표 재량이잖아. 소문으로 백신우 대표님 성격이 꽤나 화통하다고 하던데.”
“반대로 한찍남이라고 불리는 건 듣지 못했어?”
“한찍남? 그게 뭐야?”
“한 번 찍히면 남아나는 게 없다고! 그래서 지금의 전략투자운영1부의 4팀, 5팀이 원래 백신우 대표 밑에 있다가 쫓겨난 거잖아.”
예전에 신우가 팀 2개를 통째로 던져버린 일은 본사 전체에 퍼질 수밖에 없었다.
“연봉 소문이 사실이면 한번 지원해볼까? 지원자도 뽑던데.”
“솔직히 과대 포장된 거 아니야? 그리고 본사 소속도 아닌데 누가 거길 가겠어.”
MH퓨처시큐리티는 계열사로 분리된 만큼 모든 필요 부서의 직원을 새로 구성해야 했다. 이에 본사의 도움을 받아 일차적으로 경력직을 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본사에서 계열사로 옮겨야 하는 부담도 있다 보니 쉽지 않았다.
.
.
.
같은 시각.
신우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새롭게 단장한 32층 사무실 문으로 들어섰다.
【MH Future Security】
【Ceo & Management Department】
문 옆에 명패가 붙어 있었다.
사무실은 예전처럼 신우와 장만수, 릴리안이 그대로 사용했다.
먼저 도착해 있던 장만수의 뒷모습은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너 웬일…….”
신우의 목소리에 장만수가 몸을 돌렸다.
동시에 신우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무지개 저리 가라는 듯한 반짝이가 섞인 일곱 빛깔의 색동 넥타이가 포인트가 되어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다.”
“야, 백신우.”
그런데 장만수의 표정이 굉장히 우울했다.
“무슨 일이야? 문제라도 생겼어?”
신우의 물음에 장만수의 시선이 파티션 위의 명패로 향했다.
【MH Future Security】
【관리부장 장만수】
“이거 뭐야?”
“왜? 너 저번에 또 과장이라고 싫다며. 그래서 차장도 건너뛰고 부장으로 달아준 거잖아.”
무려 두 직급이나 올라간 것이었다. 원래 회사라면 불가능에 가까운 승진 사례이니 이례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왜 릴리안은……!”
장만수는 잔뜩 흥분해서 릴리안의 책상 파티션에 달린 명패를 가리켰다.
【MH Future Security】
【본부장 Lillian Foster】
“뭐… 대외적으로 그 자리를 맡아줄 사람은 필요하니까.”
“나도 있잖아!”
“너는 기술직이잖아. 본부장 자리는 그거 외에도 할 일이 많아서 네가 귀찮아지지 않겠어?”
반박하지 못한 장만수는 심통이 난 듯 입을 꾹 다물었다.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면서 출장 갔던 릴리안이 들어왔다.
“Good mor―! Holy Shit! 장만두! 대체 목에다가 뭘 걸고 있는 거야? 어디서 무지개 뜬 줄 알았네.”
기분 좋게 걸어오던 릴리안은 장만수의 넥타이를 보자마자 기겁했다.
“이게 뭐! 예쁘기만 하구만!”
“네 목에 걸리니까 안 예쁜 거지! 그리고 그 넥타이, 이번에 라오비통에서 나온 신상 맞지?”
“역시 명품을 알아보는구만!”
“어디 보는 눈만 있어서는!”
오랜만에 출근한 릴리안은 그런 장만수에게 달려가 넥타이를 뜯을 듯이 잡아당겼다.
“켁―! 야! 나! 목! 목! 목!”
“이게 내가 계속 참으니까! 이제 명품을 이딴 식으로 쓰네? 빨리 안 푸냐?!”
“나, 나! 죽어! 죽…….”
끝내 넥타이를 바짝 부여잡고 있던 장만수의 손이 밑으로 축 처지려 했다.
“진짜 그만들 좀 해라!”
신우는 더 이상 놔두지 못하고 릴리안의 손목과 허리를 잡아채 뒤로 당겼다. 그쯤이면 릴리안도 적당히 해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넥타이를 놓지 않은 손 때문에 장만수까지 앞으로 끌려왔다.
“릴리안! 그거 놔야지!”
“아! 맞네.”
정말 깜박한 것일까. 그렇게 릴리안은 넥타이를 붙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동시에 장만수는 기절한 것인지 사무실 바닥과 키스하듯 엎어져버렸다.
쿠웅―
“Oops! Sorry∼!”
“이것들은 보자마자 이러고 싶나.”
전투할 때는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이 이뤄지던 동료였다. 그런데 전투 외에는 개인적인 성향 때문인지 티격태격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게 패션으로 내 신경을 긁잖아!”
“에휴… 그보다 일은 잘 마무리하고 온 거야? 공항에서 바로 온 거?”
신우는 그렇게 물으면서 장만수의 맥을 확인했다. 다행히 깔끔하게(?) 기절만 한 것인지 문제가 없었다.
“딱 맞춰서 도착했어. 그 일은 깨끗하게 처리했고. 재판으로 최소 무기징역은 확실할 거야. 그 전에 병원에서 신세 좀 지겠지만.”
순간 릴리안은 꽤나 만족한 듯이 서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뭘 한 거야?”
미국 쪽 기사에는 연쇄살인마 차드 팔머가 부상으로 입원했다는 것까지만 떴다.
“여자들을 성폭행하고서 죽인 놈이잖아. 그래서 거길 잘라버렸지. 경찰에서는 정당방위로만 봤고.”
“…진짜 깨끗하게 처리했네. 부모님은? 괜찮으셔?”
“많이 놀라셨지. 진정시키느라고 늦게 온 거기도 하고.”
릴리안은 차드 팔머를 합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일부러 피해자가 된 것이었다.
물론 그에게 당할 릴리안이 아니었기에 차드 팔머의 범행 작업장까지 찾아낸 후 방금 말한 것처럼 해결했다.
다만, 방법이 무모한 만큼 릴리안의 부모님은 그 소식을 접하고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고생했어.”
“부모님이 한동안 같이 지내자고 하는 걸 겨우 설득했어. 근데 계획은 꽤나 많이 변경됐나 봐?”
릴리안도 한국에 들어오고서 MH그룹과 MH퓨처시큐리티에 대한 기사를 볼 수 있었다.
“맞아. 좀 복잡해졌지. 우리 입지야 커진 거지만.”
“미국에서도 기사로 볼 수 있던데. 이 정도면 연락망이 아니라 다른 녀석들이 그걸 보고서 찾아오는 거 아니야?”
“그렇게만 된다면 좋겠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였다. 다만, 유명인도 아닌데 미친놈처럼 스스로를 홍보하고 다닐 수는 없으니 선택하기 어려웠다.
“아니지. 오지나 전쟁터에 있는 녀석이면 보기 어려우려나?”
“릭이랑 헥터면 그럴지도…….”
둘 다 어릴 적에 TV도 보기 어려운 곳에서 살았다고 들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웬 웨이가 기사에서 신우를 발견해낼 가능성이 높았다.
“나 이제 본부장인가 봐?”
릴리안은 한쪽으로 밀어뒀던 캐리어를 책상 옆으로 붙이면서 명패를 발견했다.
“그게 적당할 거 같아서.”
“좋네. 이전 직장보다 진급도 빠르고. 연봉도 같이 올려주는 거지?”
“섭섭하게 챙겨주지는 않을 거야.”
용병부대 동료인 것을 떠나서도 릴리안의 실력은 세계에서 통할 정도였다. 이번에 리비오 소프트로 텔리콤을 인수합병시킨 것도 그녀가 가진 실력이었다.
물론 장만수가 주식을 흔들면서 조금 위협을 가했던 것이 도움이 되긴 했지만… 지금 그 장만수는 여전히 바닥에 쓰러진 채였다.
“변경된 계획은? TSF에서 배성물산을 먹을 생각이라면 움직이는 중이지 않아?”
“그거라면 날파리 하나가 꼬여서.”
“날파리?”
“명운석이 다른 쪽에서 냄새를 맡은 건지 유지영에게 접근해서 거래를 제안한 것 같더라고.”
그 순간 릴리안은 길바닥에 싸질러진 똥이라도 본 것처럼 얼굴이 구겨졌다.
“걔는 왜 거기서 나댄대? MH전자로 쫓겨나기까지 했으면 조용히 지내야 하지 않아?”
“종특인가 보지. 아무튼 그 이후로 조짐은 없긴 해. 그래서 우리도 손을 써두고는 있지.”
당장 필요했던 것은 TSF Investment가 신우에게 향한 신뢰였다. 그리고 배성물산 배영철 회장의 상태와 중요한 비밀 한 가지로 웬만큼 보여주었다.
TSF의 곽치영도 그 비밀의 진위를 확인했다면 웬만큼 신뢰가 굳어졌을 것이다.
“너무 늦지 않게 와서 다행이네. 그럼 연락망은?”
신우는 그동안 구한 부품과 MH테크와의 협업까지 말해주었다.
“MH테크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확인 권한만 주어지면 계산이 되겠지.”
“제작도 하지 않은 거면 그게 골치겠네. 그냥 지금 대장이 나오는 기사를 계속해서 뿌리면 안 될까? 그 방법이 더 빠를 거 같은데.”
“나도 그러고 싶지만, 이번 기사도 겨우 나갔어. 명인철이랑 본사 임원들의 눈에는 내가 아니꼬운지 언론사를 꽤나 압박하는 거 같더라고. 뭐, 그쪽에서는 내도 그만 안 내도 그만이니까.”
진실을 왜곡하는 일까지도 아니었다. 그저 신우의 존재감과 영향력이 대외적으로 커지지 않도록 만들려고 했다.
물론 그들도 신우에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그나마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뿐이었다.
“아주 지랄이 났네. 아니면 해외 언론사라도 불러볼까? 이번에 리비오 소프트랑 텔리콤 쪽 이야기에도 관심이 많은 거 같은데. 거긴 MH그룹에서도 어쩔 수 없을 거 아니야.”
“나쁘지 않은 방법이네. 본부장으로서 한번 추진해봐.”
“Ok―!”
둘이 즐겁게 이야기하는 사이, 바닥에서 잠자듯이 기절해 있던 장만수가 벌떡 일어났다.
“아, 안 돼! 사민아, 가지 마!”
뭔가 악몽을 꾼 거 같았다.
그 모습에 신우와 릴리안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쳐다봤다.
“What? 사민? 그게 누구야?”
장만수는 자신이 꿈꿨다는 걸 알았는지 이마에서 흐르던 식은땀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일어났다.
“응? 누구?”
“아까 사민이라며.”
“그래? 모르는 이름인데. 개, 개꿈이었나?”
시치미 떼기 시작한 장만수는 구겨진 정장의 매무새를 정돈하고서 조심스레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그 모습에 릴리안은 장만수의 무지개 빛깔 넥타이가 계속 거슬렸다.
“어우… 그 넥타이는 좀 빼면 안 돼?”
“이게 포인트라서 안 되는데∼!”
장만수는 그녀를 무시하듯 키보드를 두드려댔다.
동시에 릴리안은 진짜 죽일까 고민하듯 날카로운 눈빛을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