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59)
전직용병 재벌서자-59화(59/305)
59화. BaeSung (3)
신우는 순찰자의 목소리가 자신에게 향한 것을 눈치챘다.
‘내가 조금 흐트러뜨린 기자재만 보고 파악한 건가?’
일반 경비원이 알아차린 거로 생각하기에는 섬세한 부분이 강했다.
게다가 방금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도 심상치 않은 느낌이었다.
이에 신우는 이어폰으로 조용히 말했다.
“여기는 LOX. MANDU, 발각된 거 같아. 경비 상황 좀 알려줘.”
[여기는 MANDU. 정말이야? 경비는 문제없는 거 같은데. 다들 조용해.]“그래? 37층 순찰자 위치는 어디야?”
[엘리베이터 쪽에서 지금 네가 있는 탕비실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어. 어떻게 할 거야?]신우는 생각이 복잡해졌다.
“PTA 진행 속도는?”
[15분은 더 걸릴 거 같은데.]“일이 갑자기 이런 식으로 꼬일 줄은 몰랐는데… 어쩔 수 없지. 플랜 D로 가자.”
[괜찮겠어?]“일단 해보는 데까지 해봐야지.”
대답과 함께 신우는 품속에서 손 지압기처럼 생긴 막대기를 꺼내 쥔 후 탕비실 밖으로 나갔다.
그쪽으로 다가오던 순찰자는 그런 신우를 보고서 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여, 쥐새끼가 생각보다 당당하네.”
순찰자는 동양인 외모에 갈색 머리, 목 주변으로 기다란 밴드를 붙이고 있었다.
그런 사내를 보던 신우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길로틴?”
“뭐야? 날 알아? 도둑이 아니라 나랑 동종업계였나?”
그 순간 이어폰으로 상황을 듣고 있던 릴리안이 소리쳤다.
[뭐?! 거기서 왜 갑자기 길로틴이 나와! 그 자식이 거기 있어?]대답할 상황이 아니었다.
신우는 스스로 길로틴이라 부른 사내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물론 길로틴은 그의 별명이었다. 목에 붙여진 기다란 밴드 밑으로 단두대에서 떨어진 칼날에 닿았던 듯한 칼자국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딴 건 아니고, 당신이 여기서 경비원이나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지.”
“오, 난 네놈을 처음 보는 거 같은데? 나를 꽤 잘 아나 봐?”
스르릉―
길로틴은 어느새 소매 속에서 꺼낸 나이프를 쥐고 있었다.
“본명은 안덕칠. 별명은 목뒤에 생긴 긴 칼자국 때문에 길로틴이라고 불린다지.”
순간 안덕칠의 표정이 구겨졌다. 사실 그의 진짜 직업은 경비원이 아닌 해결사였다.
솔직히 말만 해결사이지 암살자에 가까웠다. 어떤 의뢰든 해결해주고서 비용을 받는 식으로 말이다.
신우는 그런 안덕칠과 트라이드 아이에서 지내던 중 수차례 부딪친 적이 있었다. 물론 둘 사이에 목숨이 걸린 칼부림이 있었기에 절대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
당연히 지금 그가 착용한 경비원 복장도 진짜 취직한 것이 아닐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당장 그의 목적을 한 가지로 유추할 수 있었다.
‘설마 장부를 찾아서 온 건가? 정말 그런 것이라면 김상훈을 직접 잡아다가 고문부터 했을 놈인데.’
열심히 생각하던 중에 안덕칠도 복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한 듯 말했다.
“이 나라에서는 더 이상 내 본명을 아는 녀석이 더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네. 물론 그 전의 사람들은 전부 내가 죽였거든.”
“생각보다 인간관계가 별로였나 보네. 몇 명이나 죽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로 아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 거 보니.”
일부러 그의 속이 뒤틀리도록 말했다. 당장 신우는 그의 흥미로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려 한 것이다.
그런 상황 덕분에 안덕칠도 다른 경비원들을 부르지 않고 마주 본 채 서 있었다.
“날 어떻게 알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부로 한 명 더 지울 수는 있겠네.”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못 할 것도 없지.”
마음을 먹은 것인지 안덕칠이 나이프를 든 채 빠르게 다가왔다.
‘최대한 빨리 처리하는 수밖에 없겠네.’
안덕칠의 나이프는 신우의 목을 노리며 꽂혀 들어왔다.
동시에 신우가 우측으로 피하자 안덕칠의 왼쪽 팔꿈치가 휘둘렸다.
팍― 파팍―
순식간에 둘 사이에 나이프와 팔꿈치, 주먹이 격렬하게 오갔다.
퍼퍼퍽― 퍼퍽― 쾅―
주변 집기들이 그들의 공방으로 부서져갔다. 그러다 잠시 간격이 벌어지자 안덕칠이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뭐야? 한가락 할 거 같더니, 고작 이 정도야?”
“나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뭐? 으억―!”
신우는 왼손으로 옮겨 쥔 손 지압기처럼 생긴 걸 당겼다. 그 순간 안덕칠은 앞으로 내놓았던 발이 뭔가에 잡아당겨지며 중심을 잃었다.
손 지압기처럼 생긴 것에서 와이어가 나온 것이었다.
거기서 신우의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왼손과 연결된 와이어가 허공에서 출렁이더니 칼을 쥔 안덕칠의 오른쪽 손목을 휘감았다.
“이 새끼! 스트랭글러였냐?”
일명 교살범. 와이어를 주무기로 사용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했다.
안덕칠이 다급히 팔을 잡아당겨서 와이어가 팽팽해졌다.
이에 신우는 고정시켜 뒀던 와이어를 풀면서 그에게 달려들었다.
“내가 뭔지보다 네 앞날이나 걱정하지.”
이번에 뒤쪽으로 힘이 쏠린 안덕칠은 자세를 고쳐 잡기에 급급했다. 동시에 신우는 어둠 속에서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옆에서 튀어나왔다.
퍼억―
신우의 발이 다급히 올려진 안덕칠의 팔을 무시하고서 내리꽂혔다.
“무, 무슨 힘이…….”
상당한 충격이었음에도 안덕칠은 나이프를 놓치지 않았다.
“너야말로 만만치 않네.”
안덕칠은 나이프로 발목과 손목 순으로 감긴 와이어를 잘라버리고서 책상 사이 쪽으로 굴렀다.
하지만 신우도 그를 놓치지 안 됐기에 옆의 책상을 밟고서 뛰어올랐다.
“도망치는 줄 알았지?”
타이밍을 재고 있던 것인지 안덕칠이 튀어 올라와 신우를 찌르려 했다.
하지만 신우의 몸은 그의 예상과 달리 옆에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옆으로 휘둘려진 발차기가 안덕칠의 머리를 축구공처럼 차버렸다.
퍼억―
“너야말로 그럴 줄 알았다. 어떻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수를 쓰는 건지… 아, 예전이 아니라 나중인가.”
바닥을 굴러버린 안덕칠은 자꾸만 빗나가는 공격에 약이 잔뜩 올랐다.
“크윽―! 너 대체 누구야! 나에 대해서 왜 이렇게 잘 아는 거냐고!”
“그런 건 알 바가 아니고, 이제 실력 차를 알았으니 슬슬 끝내야겠다.”
지금까지는 탐색전…….
혹시나 했었다. 미래에 전장의 살인마 길로틴이라고 불리던 때와 역량 차이가 상당했다.
무려 12년의 경력이 사라진 상태인 데다가, 지금의 신우는 회귀를 통해 오감이 예전보다 날카로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런 새끼를 만날 줄이야… 응?”
안덕칠은 경비원들을 호출할 생각에 가슴 쪽 무전기로 손을 올렸다. 그런데 방금까지 매달려 있던 무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이거 찾아?”
어느새 무전기는 신우의 손에 들려 있었다. 처음 타격 때 그의 공격을 피하면서 빼낸 덕분이었다.
“스트랭글러에 소매치기. 잡다한 건 전부 모아놓은 놈이었군. 아, 도둑도 포함인가?”
“여전히 주둥이도 기네.”
안덕칠의 또 다른 별명은 수다쟁이 길로틴이었다.
그 말에 발끈한 안덕칠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달려들었다.
후웅― 훅― 후웅―
날카롭게 벼려진 나이프가 신우를 찌르고 베기 위해서 휘둘렸다.
하지만 신우는 아까보다 여유롭게 피하다가 오른쪽 손목을 낚아챈 후 비틀었다.
“아악―!”
비명과 함께 그의 손목에서 힘이 빠지자 신우는 나이프를 낚아챘다.
그와 동시에 옆구리, 겨드랑이.
푹, 푹. 우드득―
이어서 팔을 반대로 꺾으며 뒤로 돌아가 허벅지와 오른쪽 쇄골 사이, 마지막으로 늑골로 나이프를 찔러넣었다.
“크읍―!”
불과 몇 초 만에 벌어진 상황이었다.
안덕칠은 폐에 구멍이 뚫린 탓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실력은 잘 봤다. 웬만하면 조용히 보내줄까도 했는데, 네놈이 한 짓을 생각하면 그렇게 해주기 어려웠네.”
그사이 신우는 이어폰으로 장만수의 목소리를 들었다.
[경비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위랑 아래에서 비상계단으로 수색하면서 오는 중인데, 곧 37층에 도착해. 빨리 벗어나라.]“PTA로 찾아낸 위치는 지하 주차장 2층이 맞는 거지?”
아까 안덕칠과 싸우는 중에 들은 내용이었다.
[맞아! 거기가 유력해.]“괜히 올라왔네. 경비원들 위치만 잘 알려줘. 나는 최대한 빨리 내려갈게.”
[엘리베이터 가동시켜? 해킹으로 다이렉트도 가능한데.]“아니. 그것보다 빠른 길.”
대답과 함께 신우는 사무실을 나가 엘리베이터 문을 강제로 열었다.
CCTV로 그 상황을 지켜보던 장만수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야! 너 설마……!]“시간 없잖아.”
신우는 엘리베이터 줄에 클립 2개를 겹쳐서 걸고는 와이어로 고정해서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걸 본 장만수는 이어폰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이 미친 새끼야! 너 그거 브레이크 안 걸리면 죽는다고!!] [뭐야! 뭐야! 무슨 일인데!] [넌 시끄러워!]상황을 모르고 있는 릴리안의 다급한 목소리에 장만수는 성질만 부려댔다.
그사이 신우는 엄청난 속도로 밑을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촤아아아아아아악―
[야! 이제 멈춰야 해!]“나도 알아!”
대답과 함께 신우는 와이어를 잡아당기면서 마찰력을 높인 후 와이어 릴의 발사기를 비스듬히 쏘았다.
촤아아악! 팍! 철컹―
완전히 죽지 않은 속도와 와이어 릴로 고정한 브레이크로 인해 신우의 몸이 붕 떠올랐다.
제대로 중심을 잡지 않으면 엘리베이터 통로 벽에 부딪힐 수도 있는 상황. 그럼에도 신우는 평정심을 발휘해 몸의 방향을 고쳐잡은 후 통로 옆 난간을 부여잡았다.
“후우―!”
[살아 있는 거지? 안 떨어졌지?]“방금 한숨 못 들었냐?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했지만… 지하 2층은 위야? 아래야?”
[위야. 좀 더 내려왔어.]신우는 그 말을 듣고서 엘리베이터 문을 통해 나갔다.
“경비원들은?”
[이미 CCTV가 이상하다는 걸 발견하고서 수색에 들어갔어. 일단 내가 통로 폐쇄를 막고 있기는 한데, 거기서 전체 회선을 차단해버리고 시스템까지 리셋시키면 나도 방법이 없으니까 빨리 가!]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에 신우는 지하 2층의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구역 표시를 보며 이동했다.
【B2―C3】
장만수가 알려준 위치였다. 그곳 구석 벽에 설치된 소화전을 열었다. 소방 호스와 밸브만 보였지만, 신우는 이곳저곳을 살피다가 비닐에 쌓인 수첩 한 권을 발견했다.
“…찾았다.”
내용을 대충 훑어보니 수많은 이름과 그들이 소속된 곳, 금액과 날짜, 장소까지 해서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지금 건물 앞으로 갈 테니까 최대한 빨리 나와!]“아니야. 비상이 걸린 상태에서 지금 네 작업용 차량으로 가면 추적당하기 쉬워.”
[그럼 어쩌게?]“적당한 거 타고서 도망쳐야지.”
신우는 주차장 한쪽에 줄줄이 세워져 있는 오래된 느낌의 차들을 보았다.
“다 퇴근한 회사에 뭔 차들이 저렇게 있어?”
[그거 배한준 소유의 클래식 카일 거야.]“명운석 친구?”
[맞아.]“그럼 뭐 나쁘지 않네. 추천은?”
[페르쉐911. 거기 무광 블랙으로 된 조그만 차. 전자식이 아니라서 작동시킬 수 있을 거야.]가방에서 도구를 꺼내서 차 열쇠 구멍에 끼워 넣었다.
문을 따고서 시동까지 거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부르르릉―!
[놈들이 회선을 끊었어. 이제 곧 보안 시스템이 리셋될 거야!]“Ok―!”
신우는 액셀을 세게 밟으며 지하 주차장을 달렸다. 곧장 지하 1층으로 올라가 출구를 향해서 점점 가까워졌다.
그 순간 리셋된 보안 시스템으로 인해 주차장 입구 위에서 셔터가 내려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