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61)
전직용병 재벌서자-61화(61/305)
61화. MH퓨처시큐리티 (1)
오한성은 무거워진 주주총회 분위기 속에서 말을 이어갔다.
“저희가 발견한 문제는 배성환 부회장님에 관한 것입니다. 당사자께서도 인지하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배성환 부회장님은 배영철 회장님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조용히 듣고 있던 배성환이 벌떡 일어나 김상훈의 마이크를 뺏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씀을 하십니까!”
“익명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걸 입증할 유전자 검사 자료도 여기 있습니다.”
주변이 크게 술렁였다.
하지만 배성환은 배영철 회장이 오랫동안 아끼며 키워온 장남이었다. 부회장 자리에 앉았을 정도이니 오한성의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려웠다.
“그게 진짜라는 증거가 됩니까? 조작하면 그만인 것 아닙니까!”
배성환의 뒤쪽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던 배민숙도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그녀에게 배성환의 자격 상실은 최고의 수였다. 그러나 50년이 넘게 형제로 알고 자라면서 그런 의심을 조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이에 오한성은 여전히 차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지금은 돌아가신 배영철 회장님의 부인 이영희 여사님은 당시 딸을 출산하였고, 그걸 미리 준비시켜 둔 산모의 아들과 바꿔치기한 것이죠.”
사람들의 술렁임은 더욱 커져만 갔다.
배성환은 더욱 얼굴을 구기면서 대응했다.
“어디서 그딴 거짓말로 주주총회를 방해하려는 겁니까! TSF가 이렇게나 경우가 없는 곳이었습니까?!”
“저희는 당시 출생 기록과 출산을 담당했던 산부인과 의사. 그리고 당시 이영희 여사님을 도왔던 김장석 비서실장님. 마지막으로 진짜 따님까지 찾아서 확보했습니다.”
동시에 오한성의 옆에 앉아 있던 벙거지와 마스크를 쓰고 있던 여인이 일어났다.
그녀가 모자를 벗자 얼굴이 드러났다. 동시에 수많은 사람이 그녀의 얼굴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눈, 코, 입을 비롯한 얼굴 자체가 배영철의 딸들…….
배민숙, 배민선, 배민주와 너무나 똑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오한성이 제시한 가능성은 점점 신빙성이 생겨났다.
그건 배민숙에게 절호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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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배성물산 장남, 배성환은 배영철 회장의 친자가 아니라는… 주주총회에서 TSF Investment 대리인 오 모 씨가 익명의 제보를 받아 조사한 결과로…….】
【배영철 회장 끝내 사망… 배성환 부회장이 친자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배성물산 이사회에서는 새로운 후보로 차남이자 배성시멘트 배성욱 대표를 지지… 배성환의 자격 상실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유서의 효력 또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판단되는…….】
배성물산은 배영철의 사망보다 더욱 큰 파도가 휘몰아쳤다.
물론 배성환의 친자 유무는 당장 그가 가진 지분과 자리를 무효화시킬 정도의 힘을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차기 회장 자리와 그의 권한을 이사회가 묶어둘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오너 일가에서는 소송으로 그가 가진 것의 권리를 박탈시키기 위해 움직였다.
이에 다른 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배성물산이라는 거대한 회사가 흔들리는 중인 만큼 이득 볼 일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건 MH그룹도 마찬가지였다.
명인철의 사무실에는 명운석이 방문해서 그 일을 논의 중이었다.
“아버지. 배성물산의 일… 미리 알고 계셨던 겁니까?”
그런 물음에 명인철도 고민이 많아졌다.
배성환의 친자 유무란 일이 터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로 인해 지금 상황은 TSF Investment의 곽치영이 예견한 대로 되었다.
배성물산은 복잡해진 내분으로 경영 자체가 어려워졌다. 동시에 계열사에서 각종 사건이 터지며 주가는 나날이 하락세였다.
“조금은.”
“어떻게 아셨는데요?”
“거기까지는 네가 알 필요 없다.”
명운석도 생각이 있었다.
유지영과의 거래. 그것으로 배한준을 통해 그의 아버지 배성환을 회장으로 올리려 했었다.
하지만 지금 배성물산에서 배한준은 아버지의 존재가 부정당했기에 완전히 궁지에 몰렸다.
만약 아버지의 말을 듣고 계획을 원래대로 밀어붙였다면 자신도 그 꼴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아버지가 할아버지 모르게 뭔가 꾸미시는 걸 알아요. 그렇다면 최소한 저도 알 자격이 되는 거 아닌가요?”
창밖을 보던 명인철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너는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 조용히 지내면 알아서 다 될 거다.”
“제가 어떻게 아무것도 안 합니까? 지금도 그 자식은……!”
명운석은 순간 백신우의 이름을 꺼내려다가 자신이 너무 치졸해 보였기에 멈췄다.
물론 명인철도 아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알았다.
“백신우 때문에 초조해서 그러냐?”
“후우. 솔직히 그래요. 할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도 모르겠고요.”
MH퓨처시큐리티는 문제 없이 계열사로 승격되면서 백신우가 대표 자리에 올랐다. 게다가 MH홀딩스의 지분 1%까지 그런 백신우에게 넘어갔으니, 명운석은 불안감을 지우기 어려웠다.
“너는 이 아버지만 믿고 기다리면 되는 일이다.”
“아버지! 계속 그 말만 되풀이하시잖아요!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지켜만 보냔 말입니다.”
명인철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지금 뭘 할 수 있는데?”
“뭐든지요!”
“지금 백신우와 너 사이에 얼마나 큰 격차가 벌어졌는지 몰라? 차라리 뭐라도 제대로 해놓고서 말하든가!”
물론 명운석도 가만히 있던 것은 아니었다. 나름 좋은 계획을 세워서 이래저래 움직여봤지만 언제나 끝이 좋지 못했다.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일단 MH전자에서 중국 쪽과 연계한 프로젝트가 있다. 중국 바이포에서 우리가 보유 중인 기술 특허를 빌려가는 계약이지.”
명운석은 지난번 발령으로 MH전자에서 미래기술기획3부장 자리를 맡았다. 당연히 기술 특허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도 숙지 중이었다.
“기간은 3년, 비용은 최소 연간 2억 위안을 책정했다고 들었습니다.”
한화로 약 350억 원이었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상대가 중국 기업인 만큼 예민한 부분이 많았다.
“책임자를 너로 바꿔줄 테니 문제없이 성사시켜 봐라. 그럼 네가 원하는 걸 들어주마.”
협의가 웬만큼 진행된 프로젝트였다. 그 상황에서 책임자가 바뀐다는 건 누가 봐도 숟가락 얹기였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명운석도 더 고집을 피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대답과 함께 밖으로 조용히 나갔다.
혼자 남게 된 명인철은 배성물산 사태를 다시 되짚으면서 고민했다. 이제부터 TSF Investment가 보여줄 행보는 간단했다.
겉으로는 차남인 배성욱을 지지해주는 척하면서 계속 하락세인 배성물산과 계열사의 지분을 사들여 오너 일가부터 완전히 쳐낼 것이다.
예상 소요 자금은 약 1조 원. 원래 배성물산 시가 총액만 2조가 넘었었다. 거기서 절반도 안 되는 자금으로 그룹 하나를 통째로 삼키게 된다.
“나도 조심하지 않으면 그 꼴을 면치 못하겠지.”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박상규가 얼굴을 내밀었다.
“사장님. 이병진 전무가 왔습니다.”
“들어오시라고 하지.”
예정된 방문이었다. 그가 들어와서 앉자 명인철도 엉덩이를 붙이고서 말했다.
“요새 근심이 많으시죠.”
“…뭐, 조금 그렇습니다.”
이병진은 저번 회의로 명중환 회장의 심기만 건드렸다. 그로 인해 임희연이 총괄감사본부를 움직여서 본사와 전 계열사를 들쑤시는 중이었다.
당연히 다른 임원들과 사장단들의 원성은 총회의를 열도록 만든 이병진에게 향할 수밖에 없었다.
“부탁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
“말씀하시죠.”
“MH퓨처시큐리티에 잠시 가 계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순간 이병진의 표정이 서늘해졌다.
“저보고 백신우의 밑에서 일하라는 말씀입니까?”
현재 MH퓨처시큐리티는 임원이 없는 상태였다. 앞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최종 결정권자를 백신우만 둘 수는 없으니 임원의 위치는 필요한 요소였다.
“원래 생각해둔 임원진이 있진 하지만, 그들보다는 이 전무님이 확실하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백신우 대표가 그걸 받아들이겠습니까?”
MH퓨처시큐리티의 대표가 된 백신우가 당장 할 일은 계열사 내에서의 입지 구성이었다.
당연히 그 기반에는 임원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러니 파벌을 위해서라도 포섭이 가능한 인물을 임원으로 앉히고 싶어 할 것이 분명했다.
“결국 계열사 아닙니까. 본사가 있는 한 모든 임원을 혼자서 구성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백신우 대표가 가진 MH퓨처시큐리티의 지분은 31%입니다. 그만한 권한은 충분히 있습니다.”
나머지 지분 69%는 MH그룹의 소유였다. 출자금은 그 비율대로 신우와 명중환이 분할하여 회사를 만든 것이다.
“나머지 69%의 발언권은 본사가 가졌죠. 그리고 이병진 전무님이 스스로 MH퓨처시큐리티를 위해 가신다고 하면 회장님께서도 좋아하시지 않겠습니까.”
현재 이병진은 명중환에게 안 좋은 이미지로 찍혔다. 당장 자리가 위험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중을 위해서도 전화위복을 위해 공로가 필요했다.
“…그래보죠.”
“투자와 경영은 확연히 다르잖습니까. 이번 기회를 빌려 전무님께서는 투자 유치를 빌미로 백신우의 지분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시면 좋을 겁니다.”
어떤 회사든 운영 자금이 필요하다. 물론 MH퓨처시큐리티는 일반적인 회사와 달리 투자로 이익을 만든다. 재고 부담은 적지만, 고객의 자금을 관리·투자해야 한다는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었다.
“백신우 대표도 초기 운영 자금은 필요할 테니, 제가 적당한 투자처만 잘 끌어온다면 무리가 없을 겁니다.”
“저도 도움을 드리도록 하죠.”
훈훈하게 일이 마무리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에 통화를 위해 잠시 나갔던 박상규가 돌아왔다.
“사장님. 요즘 복잡한 문제가 생긴 듯합니다.”
“무슨 일인데 그러나.”
잠시 망설이던 박상규가 천천히 입을 뗐다.
“MH퓨처시큐리티와 MH테크 간에 연구 협약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MH퓨처시큐리티가 무슨 이유로?”
투자와 방산.
완전히 결을 달리한 계열사였다. 그런 둘이 묶일 이유는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에 MH퓨처시큐리티 장만수 부장이 특허 출원한 기술이 있답니다.”
“장만수? 특허?”
“R2ED란 레이더 방사 확장 기술이라는데, MH테크 연구진들이 확인한 결과 상용화는 둘째 치고 획기적인 기술이란 판단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명인철은 지난번 장만수에 대해서도 조사했었다. 신상 정보에서는 특별한 사항이 전혀 없어서 매일 괴상한 패션으로 출근한다는 것만 떠올랐다.
그런 장만수가 어떻게 MH테크에서 상용화 판단이 떨어질 만한 기술을 가진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이 소식이 왜 이제야 전해진 거지?”
“회장님이 직접 관여하신 탓인지 MH테크에서도 기술 감사에 참가한 책임 연구원 외에는 누구도 몰랐다고 합니다.”
이제 와서 퍼진 소식이라면 이미 확정된 일이나 마찬가지란 의미였다.
“그래서 회장님이 백신우를 그렇게까지 밀어주셨던 건가?”
“회장님께서 백신우 대표를 놓치지 않기 위해 힘쓰셨다는 말이군요.”
이병진도 그 상황을 지켜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이에 명인철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외의 복병이 숨어 있었나 봅니다. 그 장만수라는 한량에게 방산기술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