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71)
전직용병 재벌서자-71화(71/305)
71화. MOTHER (2)
임희연은 처음에 신우의 안전을 위해 천혜린에게 소개해두려고 데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무엇일까. 신우의 입에서 자신도 알아내지 못한 놈들의 정체가 술술 흘러나왔다.
어떤 때보다 진지해질 수밖에 없었다.
“너는 어떻게 그런 걸 알아낸 거니?”
“제 정보력 덕분이죠.”
“그러니까, 그 정보력이 대체 뭐냐고!”
“제게도 중요한 사항이라 그건 말씀드릴 수는 없겠네요.”
회귀로 알게 된 정보들… 당연히 동료들 외에는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었다.
천혜린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우리 의손자께서는 666이라는 단서로 어디까지 알아낸 거지?”
“지금부터 제가 말하는 것이 어디로 새어 나가지는 않겠죠?”
온실 안에는 신우와 임희연, 천혜린. 옆에서 차 시중을 드는 메이드뿐이었다.
신우는 그중 메이드가 걱정된다는 듯이 쳐다봤다.
“이 아이는 내 비서이기도 해. 믿을 만하니 걱정할 필요도 없고.”
“어떻게 믿죠? 사람의 신뢰를 판단하는 척도가 다 똑같은 게 아닐 텐데요.”
돈은 쓰임새에 따라 사람을 뒤흔들 수 있었다. 메이드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돈이 될 정보라면 그걸 이용하려는 사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우리 의손자께서 꽤나 까다롭네.”
메이드는 천혜린의 시선을 받고서 고개만 살짝 숙인 후 온실 밖으로 나갔다.
“이제 됐나?”
“조심할 뿐입니다.”
“그럼 말해봐. 666. 거기에 뭐가 있는 건지.”
잠시 생각하던 신우는 조심히 입을 뗐다.
“용병부대로 가칭은 666부대. 정식 명칭은 SHASS. Six Hundred And Sixty Six의 앞 글자만 딴 이름이죠. 목적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굉장히 위험한 놈들입니다. ”
“용병이라…….”
“그들은 TSF Investment의 휘하에서 움직이는 겁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천혜린과 달리 임희연은 자신이 아는 회사의 이름이 나오자 얼굴이 굳어졌다.
“TSF? 거기서 왜 나를 노린 거지?”
MH그룹에서 일하면서 TSF과 척질 만한 사건은 없었기 때문이다.
“명인철 사장과 TSF 한국 지사장 곽치영이 손을 잡았으니까요. 하지만 나설 생각은 하지 마세요. 어차피 그러시지도 못할 테지만요.”
그 순간 임희연은 지금까지 신우가 보였던 행보를 퍼즐처럼 끼워 맞출 수 있었다.
“…설마 MH그룹에 들어온 이유가 그거 때문이니? 대체 언제부터 알고 있던 거야?”
“666부대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죠. 놈들이 상무님을 노렸다면, 적이 지근에 있다는 것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나에게도 알려줬어야지.”
신우의 표정은 차가워졌다.
“아시면, 뭘 어떻게 하실 수 있습니까?”
“최소한 대비는 가능했을 거야.”
“어떤 대비요? 고통 없이 죽는 대비인가요? 그날도 당신은 제가 아니었다면 죽은 목숨이었을 텐데요?”
원래 미래에서 임희연은 지금 존재하지 않았어야 했다. MH그룹은 그걸 시작으로 흔들리기 시작하고, 끝내 TSF Investment의 손에 갈기갈기 찢어질 준비가 갖춰지게 된다.
“…그럼 너는 괜찮다는 거니?”
“저보다 당신 걱정부터 하시죠. 지금까지 드린 설명 때문에 제가 하는 일을 방해하지 마시고요.”
현재 TSF Investment는 배성물산 일로 위기가 왔다. MH그룹에서 명인철도 궁지에 몰리는 상황에서 명중환의 죽음, 회사의 위기 같은 원래 미래보다 앞당겨질 일들이 생길지 몰랐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명인철에게 임희연은 큰 걸림돌이 될 테니 최우선적인 제거 목표가 될 것이다.
“계속 가만히 있으라는 거야?”
“가만히 있지 않으면요? 당장 명인철 사장을 쳐내실 수 있습니까? 아니면 TSF Investment를 해결하실 수는 있고요?”
“…….”
지금까지 666부대의 정체조차도 알아내지 못했었다. 신우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계속 모르고 있다가 당했을 수도 있었다.
“지금처럼 있으세요.”
“너는? 그렇게나 위험한 놈들이면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좋지 않니? 왜 이렇게까지 하려는 건데?”
신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차가운 살기를 띄웠다.
“놈들이 제 목숨을 노렸으니까요. 저는 받은 것보다 더 돌려줘야 직성이 풀려서요.”
“그들이 널 해칠 수도 있어.”
“해봐야 알겠죠. 그리고 저는 청우그룹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을 듯싶네요.”
임희연이 신우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까지 거절한 것이다.
이에 천혜린은 조용히 듣고만 있다가 피식 웃어 보였다.
“그렇게나 대단한 곳이라면 오히려 내 도움이 필요한 거 아닌가?”
청우그룹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보유했다. 특히 홈그라운드인 중국 내에서는 청우그룹과 견줄 만한 곳이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다.
당연히 신우도 그녀의 도움이라면 자금 쪽에서나 정보력에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빚지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요. 하지만 거래라면 다를 수 있겠죠.”
“이 천혜린과의 거래? 그럴 만한 조건은 가지고서 말하는 건가?”
천혜린이 움직이는 자금의 규모는 지금까지 신우가 다루던 것과 차원이 달랐다.
“맛보기로 조금 풀자면… 레이셩그룹과 협력 중인 사업은 최대한 빨리 철수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순간 천혜린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지금 말하는 레이셩그룹이 부동산 개발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 말하는 건가?”
“다른 곳이 없다면 거기가 맞겠죠.”
“왜지?”
“조만간 레이셩그룹의 자금줄이던 금융 계열사에서 문제가 생길 테니까요. 대략… 600억 위안 정도가 빵구날 겁니다.”
한화로 약 11조 원. 그 정도 금액이면 해결하지 못할 경우 아무리 큰 회사라도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정보의 출처는?”
“말씀 못 드리는 걸 자꾸 왜 물으시는지 모르겠네요.”
레이셩그룹 일은 천혜린도 미처 접하지 못한 정보였다.
이에 천혜린은 버튼을 눌러서 아까 나갔던 메이드를 불렀다.
“바로 레이셩골드머니에 대해서 알아봐. 특히…….”
말을 잠시 멈춘 천혜린은 신우와 눈을 마주쳤다. 좀 더 정보를 원하는 눈빛이었다.
“골드머니에서 운영하던 금융 상품 쪽에서 부실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하네. 실오라기 하나 빼놓지 말고 훑어오도록 해.”
“바로 확인해보겠습니다.”
메이드가 나간 후 천혜린은 묘한 표정으로 신우를 쳐다봤다.
“이게 정말이라면 난 의손자에게 뭘 해주면 되지?”
“레이셩그룹이랑 꽤나 큰 사업을 진행 중이셨나 보네요. 그리고 아까부터 자꾸 의손자라고 하시는데, 그런 호칭은 많이 불편합니다.”
“그럼 뭐라고 부르지?”
“직급도 있으니 백 대표라고 해주시죠.”
“왜? 나는 의손자에서도 ‘의’ 자도 빼고 부르고 싶은데.”
“…아까도 말했지만 심히 불편합니다.”
신우는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뭐, 생각해보도록 하지. 아! 설마 호칭이 조건은 아닌 거겠지? 정말 그런 거면 내가 너무 밑지는 장사 같은데.”
“가격 책정이 아직 안 됐잖습니까. 그게 끝나면 다시 이야기해야죠.”
청우그룹이 레이셩그룹에 얼마나 되는 자금을 묶어둔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게다가 이미 늦은 상황이라면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었다.
“어수룩하지 않아서 좋네. 그래서, 중국에는 언제까지 머물 예정이지?”
이번 질문은 떨떠름한 표정을 짓던 임희연에게 향한 것이다.
“저는 이번 MH전자와 바이포 쪽 사업 건 감사도 겸해서 온 것이라 3일 정도 머무를 예정이에요. 하지만 신우는…….”
신우는 오직 천혜린에게 소개하기 위해서 데려왔다. 다른 일이 없기에 계속 붙잡아두기가 모호했다.
“저도 3일 정도는 머물도록 하죠. 중국에 온 김에 할 일이 생각나서요.”
트라이드 아이의 다른 멤버인 웬 웨이를 찾기 위해서였다. 원래는 출국이 어려울 것 같아 발품 자체를 포기했는데, 명중환이 해결해주었으니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좋네. 그럼 기간 안에 거래가 성사될 수 있는지 타진해보도록 하자고.”
신우는 천혜린을 통해서 웬 웨이를 찾는 일을 도움받을까도 했었다.
하지만 아무런 거래 없이 그녀의 힘을 빌리기에는 무엇을 감수해야 할지 몰랐다. 회귀 전에도 천혜린은 철저한 이익 우선주의였기 때문이다.
“그럼 대화는 끝난 걸까요?”
“숙소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호텔을 잡아둔 것이 아니라면 여기서 지내는 것도 좋은데. 어차피 방도 많거든.”
신우는 온실 유리 너머로 보이는 저택의 일면을 보았다. 아까 들어올 때도 느꼈지만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거창한 곳은 별로라서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제 연락처는 상무님이 아실 테니 물어보시면 되고요.”
그렇게 말한 신우는 온실 밖으로 나갔다.
조용해진 분위기 속에서 임희연은 그런 신우의 뒷모습을 아련하게 보다가 한숨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보던 천혜린은 미소가 지어졌다.
“아들 마음 얻기가 쉽지는 않지?”
“얻을 생각까지는 없어요. 그저… 조금만이라도 이해해주길 바랄 뿐이죠.”
“그거나 저거나. 한데, 진짜 뭐 하던 녀석인 거야? 올해로 스물셋이라고?”
“한국 나이로 하면 그렇고, 만으로 치면 이제 스물둘이에요.”
“나는 한국 사람 아니니?”
천혜린은 60년 전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와 국적만 가지게 되었을 뿐이었다.
“솔직히 중국 사람에 가깝죠.”
“일 때문에 별수 없이 사는 거지. 마음 같아서는 여기 일 전부 정리하고 한국에 들어가고 싶지만, 목숨은 하나뿐인지라.”
약 40년에 걸쳐서 지금의 청우그룹을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원수진 사람도 수없이 많았다.
지금은 청우그룹이란 성벽이 있었기에 잘 살 수 있지만 그게 없어진다면 무슨 일을, 어떻게 당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게 적당히 하셨어야죠.”
“얘가 사돈 남 말하네. 너는 그런 일 안 겪은 것처럼 말한다?”
인연은 인연대로. 서로에게 동질감도 느꼈기에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
그만큼 천혜린과 임희연은 닮은 구석이 많았다.
“그보다 신우가 말한 대로 레이셩그룹 골드머니에 문제가 있을까요? 그곳에서 운영 중인 자금만 1조 위안이 넘는 걸로 아는데…….”
“내가 모를 정도로 징후가 없었다면, 누군가 고의적으로 사람들의 눈을 가리는 중이란 의미겠지.”
“설마 두임화 대표가…….”
레이셩골드머니 CEO의 이름이었다.
두임화는 레이셩그룹 창립 멤버로 큰 역할을 해왔다. 특히 부동산 투기와 금융 상품 운영에 있어서 특출난 실력을 보였기에 자금원을 관리하는 직책까지 맡을 수 있었다.
“아마 그 확률이 제일 높겠지.”
“신우의 말이 사실이라면… 여파가 상당히 크겠는데요?”
“아니면 좋겠지만… 규모까지 추정할 정도라면 그렇게 믿기 어려울 수 있겠어. 근데 진짜 네 아들은 네 아들이네. 군인 출신이라면서 사업에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야.”
“그것도 적당이었으면 좋았죠. 여간내기가 아니에요. MH그룹에서도 온통 뒤집고 다니기 바쁘고요.”
천혜린은 임희연이 아무런 능력도 없이 목숨만 구해준 것이라면 은혜만 갚고서 끝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따로 기회를 주었고, 거기서 임희연은 충분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너보다 심하다니… 그건 그거대로 신기하네.”
그러다 임희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입구 쪽에서 대기 중인 송태훈에게 걸려온 전화였다.
“네, 말씀하세요.”
[상무님. 백 대표가 혼자서 나갔습니다.]“뭐라구요? 왜 경호로 안 붙으셨죠?”
[막무가내였습니다.]“미행으로라도 따라붙으셨어야죠.”
임희연은 뒷목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