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83)
전직용병 재벌서자-83화(83/305)
83화. 넌 너대로, 난 나대로 (2)
신우는 그간 곽치영하고 쌓은 관계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물론 찔러보는 것 자체로 위험할 수 있겠지만, 대단한 정보력을 갖췄다는 걸 보여줬으면서 계속 가만히 있는 것도 모순이었다.
그가 자신을 파악한 만큼 신우도 그를 파악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견제가 되기 때문이다.
[저와 명인철 사장의 관계를 알고 계셨군요. 나름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했는데… 어떻게 아신 건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명인철 사장이 진행한 사업 몇 가지에서 페이퍼컴퍼니로 자금이 흘러 들어간 걸 확인했습니다. 그곳의 자금은 TSF Investment 한국 지사와 연결된 관리하는 회사로 이동했고요. 물론 직접적으로 알게 된 것은 아닙니다. 최근까지 명운석의 공격을 받다가 반격을 위한 조사 중에 나온 거죠.”
곽치영도 신우가 명운석에게 얼마나 시달렸는지를 알았다. 물론 명운석은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역공을 맞아 리비오 소프트와의 투자 계약을 뺏기고, 미국 텔리콤 주식으로 농락까지 당했다.
게다가 이후에는 배성물산 후계자 싸움에 끼어들기를 시도했지만, TSF 한국 지사 밀어내면서 무산되어버렸다.
[그렇게 역으로 조사가 가능했군요. 꽤나 꼼꼼하십니다.]“명운석이 자기 실력만 믿고서 그럴 수는 없을 테니까요. 당연히 뒤에 명인철 사장이 있으니 그런 것일 테고, 저도 대비를 하려면 패는 쥐고 있어야죠.”
[그러셨군요. 제가 꽤나 실례되는 행동을 해버렸습니다.]“이제라도 아셨으면 된 거죠. 그러면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하실지 기다리면 될까요?”
신우는 자신과 명인철 중에 누굴 선택할 것인지를 물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 곽치영의 입장에서 좀 더 구미가 당기는 건 백신우 쪽이었다.
하지만 그 저울질을 끝내기에는 MH그룹 안에서 명인철이 다져놓은 기반이 걸렸다.
[생각할 시간을 주시죠. 그게 아니더라도 명인철 사장과는 사업적인 관계가 있으니 정리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그러시죠.”
통화를 끝낸 신우는 비릿한 웃음이 지어졌다.
곽치영에게 명인철은 MH그룹을 집어삼키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이었다.
그사이 차는 MH그룹 본사에 도착했다.
32층 MH퓨처시큐리티 사무실로 올라가자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던 직원들이 곧장 고개부터 숙였다.
“아, 대표님 오셨습니까.”
불과 몇 개월 전까지 뒤에서 혼외자의 아들, 낙하산, 무대뽀 등등으로 불리던 신우는 그들에게 경외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그 배경에는 높아진 연봉과 나날이 오르는 MH퓨처시큐리티의 실적이 있었다.
“고생하세요.”
신우는 그들의 인사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뻥 뚫린 사무실 안에서는 장만수만 자리에 앉아 뭔가를 바쁘게 처리 중이었다. 물론 장만수의 오늘 패션도 말로 설명하기 싫을 정도로 화려했다.
“…넌 대표님이 오셨는데 쳐다도 안 보냐?”
“응? 왔냐? 기다려봐. 이것만 좀 처리하고.”
뒤로 돌아가면서 컴퓨터 화면을 보니 장이 끝나기 전인 듯 매수·매도 주문을 빠르게 넣는 중이었다.
“뭘 그렇게 많이 거래하는 거야?”
“슬슬 떨어질 곳들 처분하고, 공매도 좀 걸어놨어.”
“네 덕분에 우리가 먹고사네…….”
장만수는 전부 처리했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걸 이제 알았냐? 근데 오늘 귀국한 거 아니야? 하루 정도는 쉬어도 될 텐데 왜 회사로 왔어?”
“내가 오고 싶어서 왔겠냐. 귀국하자마자 평창동에 불려 갔다가 오는 길에는 곽치영한테 전화까지 받았어.”
그렇게 말한 신우는 재킷을 벗은 후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털썩―
“진짜 지랄맞구나. 아, 너희 외할아버지 말고.”
“…아주 재미있지?”
“흐흠∼!”
어깨를 으쓱거리는 장만수의 모습에 신우는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에휴… 근데 릴리안은? 회사에 있는 거 아니었어? 외근 중?”
“몸 좀 푼다고 KITE에 내려갔어.”
“굳이?”
“통신으로 폐공장에서 네가 싸우는 소리를 듣고 더 그러는 거 같아. 툭하면 몸이 찌뿌둥하다고 난리 치고.”
“여럿 죽어 나가겠네.”
릴리안도 신우처럼 회귀 직전까지 전투를 업으로 삼고 살아왔다. 언제나 목숨을 담보로 움직였고, 죽음이 빗발치는 임무를 완수해왔다.
매 순간 등골이 서늘했던 삶에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평화는 몸을 좀 쑤시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뭐, 실전 경험도 충분히 쌓이겠지.”
“죽이지만 않으면 다행이긴 하지만…….”
신우가 중얼거리는 사이, 컴퓨터 화면으로 결재 요청 알람이 올라왔다.
“지금 보낸 거 결재 좀 해줘.”
내용을 훑어보던 신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옐로아이즈엔터? 이거 연예인 기획사를 말하는 거야?”
“내가 저번에 말했잖아. 괜찮은 회사가 하나 있어서 투자한다고.”
결재 서류 맨 위에는 3차라고 쓰여 있었다.
“30억씩 두 번 들어갔네. 뭐 하는 곳인데 그래?”
인터넷으로 들어가 그 회사 이름을 검색해봤다.
옐로아이즈엔터는 중견 가수 전담 기획사였다. 그리고 소속된 연예인 사진들을 보던 중에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띄었다.
“한…사민?”
지난번 릴리안에게 기절당한 장만수가 깨어나면서 외친 이름이었다.
하지만 장만수는 모르겠다는 듯이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응? 그게 왜?”
“네가 좋다고 노래 부르던 가수 맞지?”
“왜! 뭐! 내가 좋아하는 가수 기획사에 투자 좀 하면 안 되냐?!”
물론 신우는 할 말이 없었다. 애초부터 따질 생각도 없었고…….
“누가 뭐라 하냐? 네 돈 가지고 네가 투자하겠다는데. 근데 금전적인 부분으로만 괜찮겠어? 예전부터 알던 곳이면 앞으로 그쪽 바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알 거잖아.”
“그거야 그렇긴 한데… 괜찮을까?”
“뭐가 걱정이야? 설마 그 가수의 안 좋은 미래가 더 당겨질 것 같아서 그래?”
장만수의 표정이 씁쓸해졌다. 전장에서 쉴 때의 장만수는 툭하면 한사민의 노래를 들었다.
앨범 수는 1개. 그 안에 든 노래 9곡. 거기서 끝이었다. 한사민은 데뷔와 함께 큰 인기를 끌자마자 자살로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혹시 모르잖아. 그리고 너무 관여하면 지금 하는 일에도 지장이 생길지 모르니까.”
신우는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애초에 지금 계획은 나 때문에 벌인 일이고, 네 일은 네 일이지. 물론 주변의 의심받게 될 수위까지는 위험하겠지만, 그 안에서라면 마음대로 해.”
“그래도 될까? 그랬다가 괜히…….”
“지금까지도 많이 바꿨어. 그거 하나 바꾼다고 큰일이 날 것도 아니고. 뭐, 염라대왕이 진짜 존재한다면 우리한테 노발대발하긴 하겠네.”
대답과 함께 신우는 전자 서류를 결재해줬다.
“이 새끼는 맨날 냉정하다가 갑자기 감성적으로 말하냐…….”
“너는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시고,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아니면 옐로아이즈엔터라는 곳을 아예 사버려서 MH퓨처시큐리티의 자회사로 만들던가.”
“응? 그렇게 해도 돼?”
“너라면 성공시킬 수 있잖아.”
잠시 고민하던 장만수는 결정을 내린 듯 대답했다.
“알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그럴걸.”
“넌 너대로, 난 나대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
“멋진 척하기는…….”
장만수는 화면에 집중하고서 기다렸다는 듯이 옐로아이즈엔터에 관한 내용을 작성해 나갔다.
그사이 신우는 처리해야 할 업무를 확인했다.
“나는 기획실에 좀 다녀올게.”
“거긴 왜? 아, 이성문 부장님 때문에?”
“중국 쪽 일 때문에 환영 인사도 못 해줬으니 얼굴 정도는 비춰야지.”
원래 MH리테일 대구 지사에 있던 이성문은 곧장 사직서를 제출하고서 가족들과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MH퓨처시큐리티 사택 지원도 있던 덕분에 그 과정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신우는 옆 사무실로 넘어가 복도를 통해서 기획실 쪽으로 걸어갔다. 투명한 유리벽 너머에서는 신설된 기획부 부장이 된 이성문이 직원들과 열띤 회의를 진행 중이었다.
“…역시 데려오길 잘했네.”
조용히 지켜보던 신우는 고개를 돌리던 이성문과 눈을 마주쳤다.
동시에 이성문이 회의실에서 헐레벌떡 뛰쳐나왔다.
“대표님―!”
“워, 워. 진정하세요. 회의 중에 이렇게 나오셔도 되는 건가요?”
“논의 사항은 거의 끝났습니다. 근데 중국에서는 언제 돌아오신 겁니까?”
이성문도 MH시큐리티에 들어오자마자 신우부터 찾았지만 중국 출장으로 인해 방금까지도 오매불망 기다리던 중이었다.
“아까 입국해서 회사로 왔어요. 일은 할 만하신가요?”
“너무 좋습니다. 가족들도 좋아하고요. 전부 대표님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복도가 떠나가라 힘껏 외친 이성문은 신우에게 허리를 숙였다.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조용한 곳으로 가시죠.”
아까 이성문이 소리치며 나왔을 때부터 다른 직원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태였다.
다들 23세의 천재 CEO라고 불리는 신우를 신기한 듯 쳐다봤다.
그 시선이 부담스러웠기에 곧장 다른 쪽 회의실로 들어가 유리가 반투명해지도록 만들었다.
“본사 생활에는 잘 적응하고 계신 거 같네요.”
“덕분에 너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벌써 전주 쪽에 테마파크를 기획 중이라고 하던데요.”
“장만수 운영부장님이 정해주신 곳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의아해서 시찰을 나가봤는데 도로 상황도 제법 괜찮고, 지리적으로도 좋은 곳이었습니다. 부동산 매매가도 괜찮은 편이었고요.”
미래를 알고 있는 장만수이기에 가능한 컨택이었다.
물론 그동안 부동산 쪽은 투자 대비 이익을 보기가 오래 걸려서 제외했던 사항이지만,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줄 이성만이 생겼기에 가능해졌다.
“잘 진행해보세요. 업무 운영비가 부족해지면 언제든 말씀하시고요.”
“그건 지금도 충분합니다.”
“언제든 부족할 수도 있잖습니까. 그 외에 일하는 데 불편하신 것은 없나요?”
앞으로 이성문은 더 크게 될 사람이다. 동시에 그런 이성문을 부품으로만 생각하고서 버렸던 명운석은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것이고…….
그걸 위해서도 이성문의 성공에 힘을 실어줘야 했다.
“아유! 불편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기서 더 받으면 진짜 배탈 납니다.”
이성문은 MH리테일 대구 지사에서 봤을 때와 달리 너무나도 밝아져 있었다.
그 모습을 만족스럽게 지켜보던 신우는 웃음이 나왔다.
“그런 농담도 하실 줄 아시네요.”
“여유가 생기니 자연스럽게 되더군요. 아무튼 진짜 열심히 잘해서 보답하겠습니다.”
“기대할게요.”
신우는 대답과 함께 일어나려다 주머니에서 진동을 느꼈다.
핸드폰에는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야구자】
【하이신무역 차명 소유자 명의 확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중국에서 야구자 위수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었다.
이에 신우는 이성문과 인사를 마치고서 밖으로 나와 답장을 보냈다.
【Ok.】
방금 메시지에 쓰인 하이신무역이 레이셩그룹의 비자금이 들어간 페이퍼컴퍼니였다. 그리고 회사의 실제 소유주는 TSF Investment 중국 지사이다. 물론 TSF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 차명 등기를 이용했다.
위수안은 자신이 가진 정보력을 동원해서 신우가 알려준 소유주의 신원을 확보해 회사의 권리를 넘겨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