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85)
전직용병 재벌서자-85화(85/305)
85화. 예정된 뒤통수
중국 광저우 웨슈구 TSF Investment 중국 지사는 비상이 걸린 듯 매서운 분위기가 흘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공항에서 온 차량들이 건물 앞으로 줄지어 세워지더니 금발의 젊은 여성과 함께 사내들이 우르르 내렸다.
금발과 대비되는 청색 바지 정장, 얼굴을 반쯤 가린 선글라스.
그 여성은 이번에 TSF 중국 지사장으로 온 도로시 맥다니엘이었다.
건물 앞에 따로 서 있던 이들 중 한 중국인 여성이 도로시 맥다니엘의 앞으로 다가섰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는 지사장 대리 업무를 수행 중이던 쉐이오란입니다. 그간 추이쉰 전 지사장이 맡고 있던 업무에 관해서는 저에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도로시는 선글라스를 살짝 벗고서 묘한 시선으로 그런 쉐이오란을 스캔하듯이 훑어봤다.
“쓰레기는 잘 처리했나요?”
“예? 아… 문제없이 정리했습니다.”
지원 병력이 폐공장 부근에서 정리한 추이쉰과 휘하 666부대원들의 시신을 말함이었다.
“폐공장 쪽은 공안부에서 먼저 도착하는 바람에 정리가 불가능했다고 하던데. 중국 정부 쪽에 노출된 것은 아니겠죠?”
“그쪽으로는 따로 확인도 했지만, 흔적이 나올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다시 선글라스를 쓴 도로시는 앞장서서 걸어갔다.
“아예 쓸모없지는 않나 보네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건물 안으로 들어가 지사장 사무실에 도착했다.
도로시는 책상 앞에 앉아 옆으로 다가온 갈색 머리의 서양인, 비서이자 경호원인 브래든 크로스에게 태블릿을 넘겨받았다.
안에는 중국으로 넘어오기 전에 인계된 중국 지사 쪽 자료들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일반적인 일들은 문제가 없는 거 같고… 당장 중요한 것은 ‘블랙 그라운드 프로젝트’겠네요. 정확히 어디까지 진행된 거죠?”
“레이셩그룹 쪽 자금을 빼두는 것까지는 완료해뒀습니다. 지금 상태에서 레이셩그룹의 파산까지 마무리되면 끝입니다.”
“확보된 금액은요?”
“약 100억 위안입니다.”
미화로는 13억 8천만 달러. 한화로는 약 1조 8,000억.
어마어마한 금액이었지만 도로시의 표정은 미동조차 없었다.
“나쁘지 않네요. 보관에는 문제가 없는 거겠죠?”
“페이퍼컴퍼니 소유의 창고에 문제없이 보관 중입니다. 혹시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추적되지 않도록 차명 법인으로 만들어둔 회사이고…….”
순간 도로시는 선글라스를 살짝 내린 후 날카로운 시선으로 쉐이오란을 노려봤다.
다급히 말을 멈춘 쉐이오란은 그런 도로시와 눈을 마주치고서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
“왜 문제가 생길 가정이 있는 거죠?”
“그게… 추이쉰 전 지사장님의 사건도 있고, 근래 레이셩그룹 사건도 부각되다 보니 걱정이 되어서 말씀드린 사항입니다.”
블랙 그라운드 프로젝트는 레이셩그룹 부동산 사태를 통해 막대한 비자금을 TSF 중국 지사로 빼돌리는 그림을 기반으로 삼았다.
하지만 원래 계획보다 레이셩그룹의 사건이 빨리 부각되자, 그 전에 옮겨졌어야 할 자금이 페이퍼컴퍼니에 묶이게 된 것이다.
“제 사전에 문제는 없어요. 제가 원하는 결과만 있을 뿐이죠.”
“…죄송합니다.”
“그래서 언제쯤 인출이 가능한 것이죠?”
자금은 각종 차명 계좌를 통해 이미 인출되어 현금으로 보관 중이었다. 그걸 도로시는 단순하게 표현하며 쉐이오란의 대답을 기다렸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레이셩그룹 사건으로 정부가 마카오에 밀집한 사금고도 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지금 사태가 일차적으로 완화된다면…….”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바란 것이 아닌데요.”
“예? 하지만…….”
“블랙 그라운드 프로젝트의 이번 계획은 시작에 불과하죠. 근데 시작부터 이런 식으로 딜레이가 어떨 것 같은가요?”
그 순간 옆으로 서 있던 브래든이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쉐이오란의 관자놀이에다가 겨누었다.
철컥―
깜짝 놀란 쉐이오란은 침을 꿀꺽 삼키고서 움직이지 못했다.
“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아니죠. 찾는 것이 아니라 실행해야죠.”
“그…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시켜 두겠습니다.”
쉐이오란은 핸드폰을 꺼내어 하이신무역 창고 보안을 책임진 칠원회 마카오 지부 간부에게 전화했다.
[오랜만입니다. 쉐이오란.]“중요한 일이에요. 하이신무역 창고를 옮겨야겠어요. 바로 준비해주세요.”
[…예? 그거라면 얼마 전에 옮겨 가시지 않았습니까.]순간 쉐이오란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게 무슨 말이죠? 옮겨가다뇨?”
[하이신무역에서 대표라는 사람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추이쉰 지사장님하고 영상통화까지 했습니다. 그쪽에서 뭔가 착오가 있는 거 아닙니까?]“언제 창고를… 아니, 통화를 언제 한 거죠?”
횡설수설하기 시작한 쉐이오란의 물음에 상대의 목소리에서 짜증이 묻어났다.
[이틀 정도 됐습니다.]그사이 지사장 사무실 안의 공기는 험악해졌다. 이틀 전이면 추이쉰은 이미 사망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옆에서 도로시도 그녀가 말하는 걸 듣고서 대충 어떤 상황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자, 잠시만 다시 확인하고서 연락하겠습니다.”
다급히 통화를 끝낸 쉐이오란은 핸드폰을 내리던 손이 덜덜 떨렸다.
도로시는 아까보다 차가워진 표정으로 그 모습을 빤히 쳐다봤다.
“돈이 없어졌다는 건가요?”
“뭔가 문제가 생긴 듯합니다.”
“문제요? 하아…….”
그녀의 긴 한숨에 브래든이 앞으로 나왔다.
“바로 확인에 들어가겠습니다.”
“방금 통화한 그 사람부터 확보해두세요. 사지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으니 말만 할 수 있게끔요.”
“알겠습니다. 쉐이오란은 저와 함께 나가시죠.”
“예? 아… 예. 예…….”
브래든은 총을 품속으로 갈무리한 후 쉐이오란과 함께 휘하 666부대원들을 데리고서 밖으로 나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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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타이파 페리 터미널 부근의 폐허 같은 공터. 버려진 듯한 컨테이너 박스 수백 개가 쌓여 있었다.
그런데 장소와 어울리지 않게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내들이 잔뜩 보였다.
브래든은 쉐이오란과 같이 그곳에 들어섰다. 차에서 내리자 한 사내가 다가왔다.
“TSF에서 왔어요. 루웬스 이사에게 연락해놨으니 알 거예요.”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 전에 무기는 잠시 맡아두겠습니다.”
이에 브래든은 아무렇지 않게 품속에서 권총과 나이프를 꺼내어 내밀었다.
사내는 살짝 놀란 표정으로 받았다. 이후 신체검사까지 하고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띠이―
전자음이 울리며 컨테이너로 지어진 사무실의 철문이 열렸다.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칠원회 마카오 지부 간부인 루웬스는 표정이 잔뜩 구겨진 상태였다.
“오셨습니까. 미스 쉐이오란.”
“다시 확인 부탁드릴게요. 정말 창고를 우리 쪽에서 가져갔다는 건가요?”
“아까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인수증 좀… 확인할 수 있을까요?”
루웬스는 귀찮다는 듯이 쳐다보다가 옆에 서 있던 부하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부하가 서랍에서 서류를 꺼내서 가져다주었다.
그걸 확인하기 시작한 쉐이오란은 곧바로 이상한 것을 눈치챘다.
“하이신무역의 대표자가 왜 맹한수라는 사람으로 되어 있죠? 원래는 고위연이란 이름으로 되어 있었을 텐데요. 처음에도 그 이름으로 보관을 맡겼었고요.”
“추이쉰 지사장님이 안전을 위해서 바꿨다고 하던데요. 물론 저도 이상하게 생각해서 회사 명의를 확인하니 문제없이 대표자 변경이 된 것이었고요.”
“…대표자가 바뀌어 있다고요?”
“게다가 추이쉰 지사장님이 자신의 핸드폰으로 직접 영상통화를 걸어서 확인까지 해줬는데, 거기서 제가 뭘 더 확인합니까?”
그때 조용히 대화만 듣고 있던 브래든이 앞으로 나섰다.
“영상통화 기록은 가지고 있나?”
브래든은 서양인의 외모로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했다.
다만, 반말로 나온 것 때문인지 루웬스는 심히 불쾌했다.
“왜? 내가 사기라도 칠까 봐? 나도 신용이 있는 사람이야!”
“기록은?”
“하아… 이 새끼 봐라…? 내가 이럴 줄 알고 저장까지 해놨다. 이거……!”
그 순간 브래든은 빠르게 튀어 나가 루웬스의 목을 움켜줬다.
동시에 그 옆으로 서 있던 루웬스의 부하가 덤벼들려 했지만, 브래든의 발이 먼저 뻗어 나가 가슴을 강하게 걷어찼다.
“크억―!”
다른 부하들도 그 상황에 다급히 총을 꺼내 들려 했다.
브래든은 그 모습을 보고서 루웬스를 그들에게 던진 후 뒤따라서 달려들었다.
퍽― 퍼퍽―
묵직한 주먹과 발이 그들에게 꽂힌 후 브래든의 손에는 부하들이 꺼내려 했던 권총이 쥐어졌다.
탕― 타탕― 탕―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발사된 총알은 루웬스를 제외한 부하들의 가슴과 머리를 꿰뚫었다.
그런 상황을 보던 루웬스는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을 감지하고서 도망치려 했지만, 미리 알아챈 브래든이 그의 다리를 쏘았다.
타앙―
“아아악!”
“저장해뒀다던 영상통화 기록은 어디 있지?”
“이 미친 새끼야! 이러고도 네가 여기서 살아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총성이 울렸으니 바깥에 잔뜩 깔린 부하들이 올 것이었다.
하지만 브래든은 덤덤히 쳐다보면서 그를 향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부하들이 왜 아직도 안 들어오는 줄 모르겠나?”
“뭐……?”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문 건너편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장님! 바깥은 전부 정리됐습니다.”
“알았다. 사주경계 유지하도록.”
그 대화만으로 루웬스는 어떤 상황인지 알게 되었다.
“…여길 건드린 건 칠원회를 적으로 돌리는 행위란 걸 모르나?”
“그거야 내가 알 바 아니지.”
무려 100억 위안이 걸린 블랙 그라운드 프로젝트. TSF 중국 지사는 그 계획을 위해 레이셩그룹을 통해서 긴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다.
“크윽… 절대 무사하지 못할 거다!”
“시끄럽다. 그보다 영상이 어디 있는지나 말하지.”
루웬스는 지금 상황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저, 저기… 책상 왼쪽 맨 밑에 서랍. 그 봉투 안에 USB가 들어 있어.”
그 대답에 브래든이 눈짓하자 쉐이오란이 걸어가 책상을 뒤져 OTG USB 하나를 찾아냈다.
“여기 있습니다.”
“확인해봐.”
USB는 쉐이오란의 핸드폰과 연결되어 영상으로 띄워졌다.
영상을 확인하기 시작한 브래든은 가뜩이나 심각했던 표정이 더욱 무거워졌다.
“잘 챙겨두지.”
이후 철문을 열자 안으로 들어온 666부대원들이 루웬스를 끌고 나갔다.
브래든과 쉐이오란도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공터 바닥으로 루웬스의 부하들이 잔뜩 죽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동시에 쉐이오란은 깜짝 놀라며 겁을 집어먹었다.
“히익―!”
“시신은 전부 실어서 문제 생기지 않게 처리하도록. 안의 물건들도 자료만 확보한 후에 소거시키고.”
명령이 떨어지자 666부대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사이 공터 입구 쪽으로 차가 세워지더니 도로시 맥다니엘이 내렸다.
도로시는 곧장 브래든을 향해 걸어와 한쪽으로 엎어져 있던 루웬스를 쳐다봤다.
“이 사람인가요?”
“맞습니다. 그리고 상황을 확인해보니 누군가 하이신무역의 대표자를 바꾼 후 추이쉰 지사장을 사칭해서 창고를 가져간 것 같습니다.”
“사칭이요?”
브래든의 설명에 쉐이오란은 아까 그에게 보여줬던 영상을 내밀었다.
그걸 보던 도로시는 브래든처럼 얼굴이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루웬스가 영상통화한 화면에는 누구라도 추이쉰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얼굴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