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Tyrant's Resignation RAW novel - Chapter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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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공이 칭제 문제를 꺼내든 건, 몽주와 더불어 세력의 도입에 대해 고려국왕의 최종적인 결인을 받은 직후였다.
어찌 보면 성급한 움직임인 것 같기도 하나, 사실 세력의 도입과 함께 칭제 여부를 꺼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요동공은 많이 인내한 것이었다.
어차피 독자적인 역법의 사용이 칭제와 같은 것이라 여기는 마당에 얼마든지 황제 선언을 언급할 수 있고, 그러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을 텐데도, 그러지 않은 건 굳이 칭제 문제로 세력의 도입에 장애를 주지 않겠다는 요동공 나름의 아량인 셈이었다.
물론, 요동공의 칭제 권유가 크게 충격적이거나 격렬한 논쟁을 불러올 일은 아니었다.
세력의 도입을 아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으로 예정하고 있던 일이었으므로.
“내년 정월 초일부터 세력을 공식적으로 쓰니, 그와 동시에 전하의 황제 등극을 선언하심이 가장 보기에 좋을 것입니다. 괜히 두 번 욕을 먹을 이유가 없지요.”
요동공의 말 중에 두 번 욕을 먹는다 함은, 세력을 도입하고 나중에 칭제하면 황제 등극의 문제로 명나라와 두 번이나 얼굴을 붉혀야 한다는 뜻이었다.
어차피 나눠 먹을 거 한 번에 먹는다고 두 배로 욕을 먹는 것도 아닌 바, 전혀 생각이 없는 거라면 모를까, 세력의 도입과 칭제 선언을 동시에 하자는 것이 요동공의 주장이었다.
요동공은 그 주장을 하며 몽주를 직시하니, 그 문제에 있어 국왕 본인보다 탐라공의 의견을 더 중시함에 분명했다.
몽주의 의견은 무색무취이었다. 해도 그만, 아니 해도 그만이라는 자세였다.
세력의 도입을 추진함으로써 칭제의 문제를 다시 꺼내게 만든 이치고는 상당히 무책임한 자세였지만, 몽주로서는 그럴 만했다.
만약 어떤 형식으로든 금상이 칭제한다면, 이는 정통성이 크게 부족한 선언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외왕내제의 형태로나마 황제국을 칭한 적이 있다곤 하나, 정통성이란 게 자타가 공인하는 데에서 비롯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자체가 정통성의 부족함을 증명하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결국 고려의 칭제는 힘에 의한 칭제이니, 그것이 정통성을 갖추기까지는 수십 년 단위로는 부족할 게 분명했다.
물론, 몽주는 고려가 황제위를 지켜 내지 못하리라 여기진 않았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것을 제외하고 지금 가진 것만 따져도 능히 가능하리라 보았다.
다만, 그렇게 힘으로 지켜 낸 뒤, 역사적으로 정통성을 갖추게 될 만큼 시간이 흘렀을 때, 그때도 과연 황제위가 의미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몽주는 부정적이었다.
현대에도 여전히 국왕이 존재하는 나라들이 많지만, 그중에서 공식적으로, 외부적인 칭호로는 차치하고, 내부적으로라도 황제로 일컬어지는 왕위는 거의 없다.
존재감 있는 나라들 중에는 일본 정도가 거의 유일할 것이다.
그것도 자국에서나 천황이지, 외국에서는 일왕일 뿐이다.
몽주가 보기에, 고려의 제위가 정통성을 가질 만큼 역사성을 띨 무렵에는 황제라는 칭호 자체가 가진 힘이 그리 의미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역사에서도 황제라는 칭호가 근대까지 유지되긴 했지만, 이미 그때도 황제라는 칭호는 외교적인 장애물이 되지 않기 위해 오히려 삼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신성로마제국은 즉위식 때말고는 늘 독일의 왕이라는 명칭을 썼고, 이후 독일황제도 마찬가지.
영국왕도 인도를 얻은 뒤 황제라 자칭할 수 있었지만, 당시 유럽의 외교 상황에서 특별한 변수가 되진 않았다.
러시아의 짜르는 처음부터 별로 인정받지도 못했고 무시 받았으니…….
너무 냉소적인 평가일 수도 있으나, 황제라는 게 여러 군주들이 존재하는 한 지역의 패권자로서의 의미는 있을지언정, 국제화되어 외교 상황이 그 지역에 국한되지 않게 되면, 오히려 방해물로 작용한다는 건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었다.
그러니 앞으로 고려가 발을 디딜 국제 환경, 나아가 고려가 주도적으로 만들 외교 상황에서 황제라는 칭호는 단지 이로움만 주지는 않을 것이라 몽주는 판단하고 있었다.
“짐이 염치 불구하고 제위에 오르는 게 고려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보오?”
“특별한 도움이 되리라 여기지는 않습니다.”
“짐도 그렇소.”
혼자 생각을 잇고 있던 몽주의 귀에 흥미로운 문답이 오갔다.
그만의 생각이라 여기던 바와 일맥상통한 생각이 고려국왕과 요동공 사이에 순식간에 오갔기 때문이다.
“하면, 어찌하여 요동공은 고려를 황제국으로 만들고자 함이오? 세간에 떠도는 말처럼 공이 왕위에 오르고 싶은 마음 때문이오?”
“그런 욕심이 없진 않으나, 전에 비하면 크게 욕심을 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몽주는 묘한 시선으로 요동공을 바라보았으니, 그 답이 진심인지를 살피고자 함이었다.
요동공도 그 시선을 느낀 것인지, 짐짓 쓴웃음을 잠시 보이곤 말문을 열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이미 왕과 다름없는데 단지 칭호에 얽매이는 게 언젠가부터 우습게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음, 하면 어찌……?”
본인의 능력과 요동국에 대한 자신감이 칭호라는 허위(?)로부터 자유롭게 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몽주도 요동공이 고려국왕에게 제위를 권하는 이유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에 요동공은 국왕과 몽주를 잠시 번갈아 바라본 뒤, 크게 심호흡하곤 진지한 음성을 내었다.
“역사에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려가 제위를 선언하고 지킬 수 있다면, 지난날 고려가 명나라에게 승전한 것이 단지 운이 좋아서가 아님을 대대손손 증명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제위에 등극하신 이후, 단 한 번도 황제의 위를 언급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저 또한 설령 왕작을 받는다 하더라도, 왕의 칭호를 쓰는 건 요동성 안뿐일 겁니다. 하나, 어쨌든 황제는 황제로 남고, 왕은 왕으로 남는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
몇 번이나 되풀이하여 깨닫는 것이지만, 옛 사람들의 시선도 당대에 머무르지마는 않았다.
비록 패러다임의 경계를 넘는 것까지 가능하진 않겠으나, 통시적인 역사 정도는 능히 내다봤으니, 오래전 요동정벌 때, 그러니까 몽주가 일개 산원이었던 시절에 이성계 장군로부터 요동 정벌의 가능성과 그 이유를 들으면서 깨달았던 바를 새삼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동시에 몽주는 문득 늘 걱정하던 것을 떠올렸다.
그것은 천몽이 마감된 후, 고려의 몽주와 현실의 몽주 사이에 존재할 역사가 ‘한국’을 추락시켜 버릴 수도 있다는 것.
만약 천몽 이후 현실이 시궁창이거나, 설령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작은 나라’의 한계에 갇혀 있다면, 고려의 칭제 선언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
그것이 자부심으로 역할을 할지는 의문이었다. 오히려 한때의 영광으로 치부하며 오히려 자기비하적인 용도로 쓰일 수도 있었다.
또, 국가와 민족의 지난 영광을 개인의 자부심으로 치환하는 것에 몽주는 오히려 거리낌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하나, 적어도 한 가지 긍정적인 효과는 있을 것이니, 현실이 부족하고 심지어 시궁창이더라도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극복하고 역전할 수 있다는 역사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물론, 몽주는 오늘날 고려의 영광이 천몽이라는 기연을 통해 이룩한 것이라는 점을 알지만, 다른 이들은 알지 못할 터이니…….
몽주는 문득 요동공을 향해, 이성계라는 인간을 향해 묻고 싶었다.
“혹시 두려우십니까, 지금의 고려가 한때의 미몽으로 끝날 수도 있음에?”
“……내가 나이가 많아진 모양이오. 약한 꼴을 보이고 말았구려.”
요동공은 그렇다고 정확하게 답하진 않았지만, 인정하고 있었다.
다만, 본래 역사라면 지금쯤 함흥차사의 전설을 만들며 아들 방원과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어야 했던 것에 비하면 전혀 약한 모습이 아니었다.
어쨌든 요동공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게 되자, 그 자리의 분위기가 한결 유해졌다.
“공을 위해서라도 짐이 제위에 올라야겠구려.”
“전하께서 제위에 오르시면, 만백성 또한 지금의 영광을 미몽이 아닌 만세의 영광으로 만들고자 힘을 쏟을 것입니다. 하면, 요동공의 우려마저도 기우로 만들겠지요.”
“허허, 내가 잠시 나이 든 모습을 보였기로소니…….”
세 왕공의 합의에 따라 고려는 제위 선언을 위한 준비에 임하였다.
다만, 제위를 선포함에 있어 화려한 예식은 삼가고자 하였으니, 이는 제위 선언에 의한 외교적인 충격을 줄이면서, 동시에 최대한 비밀스럽게 준비하려는 의도였다.
제후국의 승작도 마찬가지였다.
황제국 고려는 제후국들의 왕위 승작을 위한 필요조건이었으나, 제후들의 추대 형식으로 고려국왕이 황제로 등극함에 있어, 제후들의 왕위 욕심이 제위 선포의 이유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동시에 진행되진 않았다.
* * *
“그러면, 서기 1401년이 세력 1년이 되는 거죠?”
“네.”
“아, 딱 좋네요. 분명 나중에 서기년도 쓰는 나라들과 충돌할 테니, 적어도 계산하는 데는 편하겠어요.”
“…….”
재상에 있어 세력의 도입과 고려 황제국 선포 결정에 대한 소회는 그것뿐이었다.
나름 꽤 빅뉴스라 여겨 알려 줬음에도, 반응이 그것뿐이라 황당해 하니,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두신이 피식 실소하였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감탄할 일일 수도 있겠죠. 황제국 고려! 우와! 근데, 얘나 저나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서…….”
“그렇기도 하고, 이미 계속 논의하던 문제라서 그렇죠.”
재상이 두신의 말에 첨가하였다.
하기야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던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문제이니, 무덤덤한 반응도 이해할 만했다.
“아, 이거 맛 좋다.”
두신이 포장해 온 팥빙수를 떠먹자, 몽주와 재상도 자신들의 팥빙수를 뜨기 시작했다.
때는 초여름.
명나라와의 전쟁으로 한창 뜨겁게 회의하던 게 작년 한여름부터 늦여름까지였으니, 어느새 1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근데, 이제 향신료 제도랑 싱가포르 얻으러 갈 참이죠?”
쩝쩝, 꿀꺽.
“예, 탐라섬에 별일만 없으면요.”
“별일이 있을 게 있어요?”
“예상하지 못해야 별일이지, 예상하면 별일인가요.”
“아, 그렇긴 하네요.”
쓸데없는 문답이 오가는 만큼, 이번 회의는 한가했다.
향신료 제도나 싱가포르에 관한 자료는 이미 지난 몇 번의 회의를 통해 다 갖췄으니, 이제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그리 바쁘게 회의할 일도 없을 것 같았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네요.”
“말이 씨가 됩니다. 취소해 주시지요.”
“……취소.”
* * *
천몽으로 돌아온 지 닷새 후, 몽주는 탐라섬에 귀환하였다.
그곳에는 별일 아닌 별일이 몽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국이? 남조가?”
“예, 그러합니다. 배가 꽤 크게 부서져 있었는데, 굳이 도움을 피하였다고 합니다.”
내관대신 홍길도가 보고한 내용은, 지금 탐라 조정이 동금주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연해주 개척 사업의 책임자인 상달 개척대장(隊長)의 장계에 있던 것이었다.
바다와 접한 땅인 것은 마찬가지이기에 역사에서 쓰인 대로 연해주(沿海州)라 명명한 동금주의 동편 대지의 개척은 땅과 바다 양방으로 개시되었는데, 지금 전 법관대신인 상달 개척대장은 ‘블라디보스토크’ 쪽 해안 개척 기지에 머물고 있었다.
한데, 얼마 전에 왜국의 배가 거의 표류하는 꼴로 근처 바다에서 발견된 일이 있었는데, 개척대 측이 선의로 도와주려 함에도, 굳이 사양하며 약간의 물과 음식을 얻기만 했다는 것이었다.
이상한 일이긴 하나, 그럴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한데, 상달 대장이 장계에 덧붙인 말이 의미심장했다.
궁서//[그들은 단지 표류하였다고만 말하였고, 보기에도 표류한 흔적이 있었으나, 실상 운항이 불가할 정도는 아니었다 합니다. 이후 모든 문의에 답을 거부하였는데, 소신은 그들이 무언가 감추고 있는 것을 의심하고 있으니, 혹여 그들이 흑대도를 탐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합니다.]//
흑대도(黑對島)는 사할린 섬에 탐라가 붙인 이름으로, ‘검은 강(아무르 강, 흑룡강)의 맞은편에 있는 섬’이라는 의미였고, 연해주 개척의 범위에는 흑대도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남조 왜국의 배가 흑대도 방향에서 온 것과 그들이 뭔가 감추는 기색을 보인 것을 두고 상달 대장이 남조 왜국이 흑대도를 엿보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럴 만한 여력이 있다 보십니까?”
몽주의 물음은 진주시장을 역임하고 다시 내직으로 돌아온 외관대신 포은에게로 향했다.
“애매합니다.”
“애매하다고요? 그렇지 않다는 게 아니라?”
“그렇습니다. 왜국의 사정이 남조와 북조 간의 다툼임은 잘 알려져 있고, 북해도도 그 다툼에서 벗어나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달리 눈을 돌릴 여력이 있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가시 공령과 가마쿠라후 사이는 상황이 다릅니다. 그 양간에는 사실상 승패가 결정 났습니다.”
외관부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포은은 제법 자세한 사항까지 알고 있었다.
몽주는 재작년에 환갑을 넘긴 포은을 향해 믿음직한 미소를 보이곤 그가 해 준 말을 개척 대장의 보고와 함께 섞어 가늠해 보았다.
도가시 공령(公領)는 호쿠리쿠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3년 전, 남조 조정이 갈수록 독자적으로 변하는 호쿠리쿠도를 달래기 위해 도가시 가문에 공(公)의 지위를 주고 호쿠리쿠도를 다스리게 한 데서 비롯하였다.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반쯤 독립을 허락할 테니, 가마쿠라후만 막아 달라 협상한 결과였다.
그리하여, 도가시 공령은 가마쿠라후와 맞상대하니, 그 양간의 싸움은 도가시 공령이 이미 크게 이기는 중이었는데, 가마쿠라후는 가마쿠라 평야 일대로 전선을 좁히고 저항하는 데 급급한 게 현황이었다.
물론, 가마쿠라 평야의 힘이 대단하여, 도가시 공령도 더는 가마쿠라후를 공략하지 못하고 압박하는 선에서 머물고 있지만, 그래도 다른 외부적인 요인이 있지 않는 이상 승패는 결정된 셈이었다.
그리 본다면, 도가시 공령이 딴생각을 할 겨를이 있다고도 볼 수 있었다.
“하면, 대신께서는 도가시 공령이 흑대도를 넘본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에 포은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직 북해도는 남조든 북조든, 남쪽 해안 일대만을 점유하고 있고, 그곳 원주민과의 충돌도 빈번한 바, 북해도를 넘어 흑대도까지 넘보리라 보진 않습니다. 다만, 노린 것은 아니지만, 정말 표류하다가 뭔가를 발견하곤 그것을 우리에게 주지 않으려 했을 수는 있겠지요.”
“그게 뭐죠?”
“하하, 그건 저도 모르지요.”
어디 보물섬 지도라도 발견했다는 말인가 싶던 몽주는 김빠지는 표정을 지었다.
“상 대장이 오해나 착각을 한 게 아니고, 정말 그 왜선이 뭔가를 감추고 있었다면, 그게 꼭 기획한 바는 아닐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무슨 말인지는 알기에 몽주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미 흥미는 잃은 상태였다.
하기야 당대에 북해도 이북에 뭔가 유의미한 게 있을 리가 없었다.
고대에 흑대도(사할린)에 있던, 아니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귀국(流鬼國)과 조우했더라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하면, 굳이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다만, 개척 사업을 차근히 진행하되, 계획보다 빨리 흑대도 남부에 개척 기지를 세우도록 하죠. 그래야 분함대라도 파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 문제는 그것으로 일단락되었다.
확실히 그 왜선은 흑대도를 노리지 않았다.
다만, 뭔가를 발견한 일이 있기는 했으니, 그 방향이 흑대도 쪽과 다소 달랐다.
천몽 속 몽주가 말년에 소식을 듣고 크게 웃으며 왜국의 가상한 노력에 박수를 치게 만든 일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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